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611 - 챕터 3620

3637 챕터

3611장

오후 1시, 다시 주식시장이 열렸다.하현은 용 씨 가문 별채 대문을 떠나다가 주식 거래창을 열고 무성 상맹의 주식을 던져버렸다.하현의 행동은 사람을 죽이는 거나 마찬가지였다.완전히 송두리째 사람을 멸망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였다.이 모습을 보고 용천오에게 불만을 품은 용 씨 가문 사람들도 함께 뛰어들었다.다들 무성 상맹에서 탈출하려 하고 있으니 이럴 때 따라가지 않으면 나중에 혼자만 손해를 보게 되는 거 아닌가?주식시장에서 피 튀기는 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을 때 무성 황금회사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설은아의 핸드폰이 다급하게 울렸다.전화를 받으려고 핸드폰에 눈길을 돌리던 설은아는 화면에 뜬 얼굴을 보고 멈칫했다.한숨을 크게 내쉬며 설은아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엄마, 내가 말했잖아! 주식 투자하지 말라고. 주식에 함부로 투자하지 말랬잖아!”“”왜 내 말 안 들어?”“모든 재산을 다 무성 상맹에 퍼부었을 뿐만 아니라 뭐? 융자까지 받았다고?”“예전의 3분의 1 가격도 안 되지만 앞으로 계속 주가가 더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래?”“그때가 되면 본전도 못 찾고 은행에 빚만 지게 될 거야!”“알았어. 지금 엄마한테 돈 보낼 테니까 손실만 메워지면 바로 주식 팔아야 해!”말을 마친 후 전화를 끊으려던 설은아는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아냐, 엄마. 주소 좀 줘. 내가 지금 갈게. 내가 직접 주식 처리할게!”“걱정하지 마. 내가 최대한 물 타기를 해서 손해를 줄여 볼 테니까!”“어, 알았어. 기다려. 곧 갈게.”전화를 끊은 뒤 설은아는 벌떡 일어서서 하현이 자신의 곁에 배치해 준 경호원 몇 명을 동원해 얼른 사무실을 떠났다.최희정이 얼마나 탐욕스러운지 설은아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직접 자신이 주식을 처리하지 않으면 최희정이 더 깊이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고 결국 막심한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설은아의 마이바흐 차령이 시내 고가도로에 진입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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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2장

”청혼이요?”마영아는 어리둥절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최희정을 바라보았다.이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마영아는 최희정이 무슨 말을 하는지 순간 이해하지 못했다가 정신을 가다듬은 뒤 입을 열었다.“부인, 용천오가 당연히 따님에게 청혼을 하겠죠. 그런데 오늘, 지금은 아니에요.”“오늘 설은아 사장님을 오시라고 한 건 작은 부탁이 있어서예요.”“부탁?”최희정은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당신의 그 잘난 사위 하현과 용천오가 요즘 좀 사이가 그래요.”“그래서 용천오가 좀 불쾌해하고 있어요. 그래서 말인데요. 따님에게 부탁 좀 드리고 싶어요. 하현한테 잘 말해서 우리 용천오 사장님과 좀 사이좋게 지내라고 한마디 해 줬으면 좋겠어요.”“계속 이렇게 가는 건 누구한테도 도움이 안 되거든요!”마영아는 설은아가 아무리 뭐라고 하현에게 말한들 하현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할 거라는 걸 잘 안다.그럼에도 마영아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설은아를 이용해 하현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 위함이었다.오후 주식 시장이 끝나기 전에 이 모든 것을 끝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영영 때를 놓치고 만다.“하현 그놈이 감히 용천오를 건드렸어? 사이가 나쁘다고?”최희정의 목소리가 순간적으로 커졌다.“우리 은아가 편히 사는 꼴을 못 보겠다는 거지? 그놈은?”“걱정하지 마. 이따가 은아가 오면 내가 그놈을 단단히 혼내라고 이를 테니까!”“하 씨 그놈은 내 딸 말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놈이니까. 내 딸이 한마디 하면 바로 알아들을 거야.”최희정의 말에 마영아는 잠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15분 후 설은아의 마이바흐가 별채로 들어섰다.그러나 문을 여는 순간 설은아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에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하현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경호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당신들 몇 명은 나와 함께 들어가고 나머지 두 명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어요. 차는 시동 끄지 말고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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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3장

”헛소리하지 마!”“당신들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설은아는 잔뜩 경계하는 시선으로 마영아 일행을 바라보았다.“최 여사님이 설은아 사장에게 잘 말씀하세요.”“외부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해서 불편하겠지만.”“설 사장님이 간단한 요구만 들어준다면 우리가 약속한 건 모두 지켜질 거예요.”마영아의 말을 들은 최희정은 아주 흥분한 표정으로 설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은아야, 지금 저분이 다 말했잖아!”“하현 그 자식이 감히 용천오에게 대들다니! 하현 그놈은 지금 누가 나쁜 사람인지도 잘 모르면서 무턱대고 주식으로 용천오와 대적하려 있어!”“어서 지금 전화해!”“전화해서 지금이라도 용천오에 대한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일러!”“그렇지 않으면 아마 조만간 그놈은 꼴좋게 될 거야!”설은아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약간의 노기를 띤 얼굴로 마영아를 노려보았다.“염치도 없는 여자 같으니라고!”마영아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 사장.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지?”“지금 당신한테 명령한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당신 어머니야.”“순순히 전화를 걸어. 그리고 하현에게 말해. 지금 용천오를 겨냥한 모든 칼끝을 내려놓으라고. 그러면 돼.”“그렇게만 된다면 당신 어머니는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어.”“주가가 급락하는 일도 없을 테고!”“설 사장 당신한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 안 그래?”“어쨌든 당신과 하현은 이미 이혼했으니 하현한테 손해가 나더라도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 아냐?”“내가 그와 이혼한 걸 알고 있는 모양인데, 이혼한 마당에 내가 무슨 이유로 그에게 이런 일을 요구할 수 있겠어?”설은아는 자신을 위해 하현이 너무 많은 희생을 치렀다는 사실을 분명 잘 알고 있었다.하현이 지금 무엇을 하려든 간에 자신이 나서서 말릴 수는 없었다.“설 사장, 당신이 그를 생각하는 것만큼 그가 당신과 최 여사님을 생각해 줄까?”“우린 무성상업연맹 주식을 최 여사님께 많이 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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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4장

설은아의 경호원 네 명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맞섰다.설은아는 행동에는 일체의 머뭇거림도 없었다.자신이 떠나야 할 때를 그 누구보다 잘 아는 듯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그렇지 않고 마영아의 손아귀에 조금이라도 놀아난다면 상대는 반드시 자신을 이용해 하현을 위협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최희정의 안위는 걱정하지 않았다.최희정은 이미 상대방과 같은 배를 탔다는 것을 설은아는 이미 알아차렸기 때문이다.설은아가 당장 떠나려는 것을 본 최희정은 얼른 목소리를 높였다.“은아야, 넌 절대 여기서 나갈 수 없어!”설은아가 떠난다면 그녀의 주식은 완전히 바닥을 뚫을 것이 뻔했다.자그마치 이천억이었다!그러나 설은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얼른 걸어나갔다.“탕탕탕!”설은아가 차 옆으로 오기도 전에 뒤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곧이어 네 명의 경호원이 날아갔다.그리고 하나둘 피를 뿜으며 쓰러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의식을 잃고 말았다.마영아는 수십 명의 경호원들을 이끌고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설은아를 향해 돌진해 왔다.분명 그들은 이미 플랜 B까지 준비해 둔 모양이었고 주저하지 않고 실행에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마영아는 어떤 식으로든 설은아를 절대 도망치게 놔둘 수 없었다.“사장님, 얼른 들어가십시오!”보안을 책임지고 있던 경호원이 총을 꺼내 장전하면서 설은아의 몸을 보호하며 차량 안으로 들여보냈다.그러나 마영아의 눈에는 그도 일개 평범한 사람일 뿐이었고 그의 동작은 그렇게 재빠르지 못했다.그가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마영아의 몸이 이미 그의 앞에 들어섰고 늘씬한 다리를 휘둘러 남자를 바로 쓸어버렸다.순간 경호원은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다.“사장님, 얼른 가세요!”운전석에 앉아 있던 경호원이 큰소리로 소리치며 달려나와 마영아와 맞섰고 설은아가 직접 운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었다.하지만 그가 움직이기도 전에 마영아가 또 한 번 몸을 휘둘러 남자를 쓰러뜨리고 발로 걷어찼다.“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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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5장

”하현!?”“그 자식이 왜 여길 왔지?”마영아의 시선이 일순 움츠러들었고 차에 탄 사람의 실루엣을 보는 순간 그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하지만 그녀는 이내 당황스러움을 감추고 미소를 지으며 설은아의 머리채를 힘껏 잡아당기고는 앞으로 나왔다.“아! 아!”머리채를 잡아당긴 설은아는 결국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마영아는 설은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손바닥을 내리치며 소리쳤다.“더 크게 소리쳐야지! 더 크게 불러보라고!”“당신의 그 잘난 남편이 들을 수 있게 더 크게! 우리 용천오에게 덤빈 대가가 어떤 건지 똑똑히 보여 줘야지!”설은아는 밀려오는 통증에 끙끙 앓았다.그러다 결국 울음을 참지 못하고 하현을 바라보며 소리쳤다.“하현!”마영아의 무자비한 폭력에 피를 흘리고 있는 설은아를 본 하현은 눈에서 살기가 돋아 올랐다.그는 심호흡을 하며 내뱉었다.“은아, 괜찮아?”“난 괜찮아...”설은아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하현의 모습을 보자 설은아는 불안도 두려움도 모두 사라졌다.하현은 용천오가 이렇게 무자비하고 뻔뻔스러울 줄은 몰랐다.설은아에게 직접 손쓸 방법이 없다는 걸 알고는 최희정을 이용해 그녀를 유인한 것이다.“괜찮으면 됐어.”하현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설은아는 빙긋이 웃으며 하현을 바라보았다.그녀의 얼굴에는 커다란 손자국이 선명했지만 하현을 향한 굳건한 믿음에 마음이 어느 때보다 든든했다.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입을 열었다.“하현, 당신 여기 오지 말아야 했어...”“허, 헛. 정말 부부의 뜨거운 정, 못 봐주겠군!”“아무리 막장 드라마라도 이런 막장은 없을 거야, 안 그래?”“그래, 이렇게라도 애틋한 척하지 않으면 한때 부부라는 이름에 어떻게 떳떳할 수 있겠어?”하현이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에 마영아는 손바닥을 휘둘러 설은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생채기를 내었다.그녀는 그동안 하현에게서 받은 억울함을 설은아에게 모두 털어놓을 심산인 듯했다.설은아의 얼굴에 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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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6장

하현이 곤경에 빠진 것처럼 보이자 마영아를 둘러싸고 있던 남자들의 얼굴에 맹수 같은 의기양양한 미소가 번졌다.지금까지 그들은 하현에게 번번이 당했었다.용 씨 가문의 별장은 지금 그들의 사람들로 에워싸여 있었다.하현에게 받았던 그동안의 설움을 마침내 되갚아 줄 기회가 그들 눈앞에 온 셈이었다.“은아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오늘 난 용천오를 포함해 당신들 모두 묻어 버릴 거야. 맹세해.”하현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아무런 감정 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희미한 살의가 매섭게 번져 나와 사방을 뒤덮었다.“뭐? 날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거야?”“뭐야? 정말로 아내를 보물처럼 여기는 거야?”마영아는 비웃듯 입꼬리를 실룩거렸다.“그럼 전화로 얼른 당신 사람들을 멈추게 해. 그것 말고는 딱 한 가지 방법밖에 없어. 당신이 무릎을 꿇는 것!”“무릎 꿇고 빌어!”“그렇지 않으면 이 여자는 죽어!”말을 마치며 마영아는 연신 요염한 미소를 떠올렸다.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남자들도 덩달아 비열한 미소를 입에 걸었다.별장 안에 있던 최희정도 이를 지켜보며 미소를 지었다.뭔가 속이 후련하다는 듯한 미소였다.하현 이 개자식!감히 용천오와 맞서 내 주식을 폭락시키다니!데릴사위 주제에 어디 감히 용천오한테 대들어?정말 분수를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 짓이지!만약 상황과 장소가 지금과 달랐다면 최희정은 벌써 하현의 뺨을 몇 번이고 후려쳤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하현이 밀리고 있는 상황을 보고 최희정은 가만히 마음을 진정시키고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었다.자신은 하현을 상대할 수 있는 꽤 값진 카드라고 할 수 있다.이런 값진 패를 중요한 순간이 되기도 전에 열 필요는 없는 것이다.눈에서 도도한 살의가 뿜어져 나오던 하현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다시 한번 말할게. 그녀를 어서 풀어줘!”마영아는 팔짱을 낀 채 손목에 있는 시계를 힐끔 보면서 큰소리로 꾸짖듯 말했다.“무릎 꿇고 어서 전화 걸어!”“당신한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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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7장

마영아는 오만한 미소를 지었고 손에 든 총을 휘두르며 하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무릎 안 꿇고 뭐 하는 거야?!”최희정은 하현이 굴복하기를 기다리며 뒤에서 흡족한 미소를 떠올렸다.최희정의 눈에 용천오는 하현 같은 데릴사위와는 비교도 안 되게 높은 존재로 보였다.일찌감치 무릎을 꿇었다면 자신의 주식도 반토막이 나지 않았을 것이고 자신의 딸도 이런 생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터였다.최희정의 의식 속에서 이 모든 것은 다 하현의 잘못이었다.“자, 무릎 꿇을 테니 함부로 굴지 마...”하현은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숨을 들이쉬었고 두 다리를 구부리기 시작했다.하지만 모두가 하현이 무릎을 꿇을 거라 생각한 순간 그의 두 발에 힘이 들어가면서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휙휙!”하현은 수십 명의 남자들을 제치고 마영아 앞으로 돌진했다.마영아는 멍한 얼굴로 눈앞의 하현을 바라보았다.하현의 실력이 이렇게까지 엄청날 줄은 몰랐던 것이다.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마영아를 둘러싸고 있던 경호원들도 모두 놀라 멍하니 얼어붙었다.눈으로 보고도 도무지 믿기 힘든 일이었다.도저히 자신들이 손을 쓸 수 있는 종류의 행동이 아니었다.그들은 어쩔 수 없이 손에 든 총을 들어 올려 무의식적으로 방아쇠를 잡아당겼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총알은 모두 하현을 빗나가고 말았다.그러나 총알 하나가 후방 문설주에 맞고 튀었다가 최희정의 이마에 딱 꽂혔다.하현이 무릎을 꿇는 모습을 고소해하던 최희정은 그대로 기절했다.“퍽!”하현은 마영아가 반응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얼른 마영아를 향해 손바닥을 날렸다.순간 마영아는 몸이 날리며 땅바닥에 처박혔다.그리고 하현은 설은아를 부축해 안았다.곧이어 마영아가 물러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하현은 이미 두어 걸음 앞으로 나와 마영아의 얼굴에 발을 갖다 대었다.그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마영아, 내가 지금 무릎을 꿇어야 해?”장내는 충격에 휩싸였고 모두들 이 상황이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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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8장

하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마영아를 쳐다보며 말했다.“당신 꽤나 침착하군그래. 어디 당신이 어디까지 이렇게 용감하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지, 용천오를 위해 어디까지 물불을 가리지 않을 수 있는지 보자고. 아주 궁금하군.”“지금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당신을 이 지경에서 구해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마영아는 비아냥거리듯 차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아니, 모두 틀렸어. 당신은 감히 날 죽이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야.”“날 죽이기는커녕 날 해칠 엄두도 못 내고 있어.”“왜냐하면 난 용천오의 사람이니까!”“어디 날 죽여 봐! 그랬다간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 주변 사람들까지도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용천오를 상대로 몇 번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 그건 용천오가 별로 상대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던 것뿐이야.”“정말 용천오가 피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당신은 절대 그를 감당할 수 없어!”마영아는 웃음기를 싹 거두고 냉기가 흐르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내가 좋은 마음으로 당신한테 충고 한마디 할게. 날 건드리지 마. 그리고 용천오를 몰아붙이지 마.”“이 정도로 좋은 말 할 때 그만두라는 거야. 내 말뜻 알아들었길 바라.”하현은 마영아의 말에는 가타부타 대꾸하지 않고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안타깝게도 난 말이야. 누군가가 날 협박하는 걸 가장 싫어해. 난 항상 부드럽게 나오는 상대한텐 부드럽게 대하고 강하게 나오는 상대한테만 강하게 반발해.”“나한테 싹싹 빌면 내가 봐줄 수도 있어.”“그런데 이제는 당신을 정말 죽여야 할 것 같아.”바로 그때 멀리서 무장 헬기 소리가 들렸다.곧이어 별장 잔디밭에 무장 헬기가 멈춰섰다.헬기 문이 열리는 순간 희미하고 냉랭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하 씨. 당신은 절대 내 사람을 죽일 수 없어!”이 소리를 듣고 마영아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용천오, 내가 일을 잘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부디 벌을 내려 주십시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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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9장

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당신 형 용천진도 대단한 사람이지만 나한테 이렇게 함부로 위협을 가하지 않는데 당신은 지금 날 위협하고 있어. 누가 당신한테 이런 가상한 용기를 준 거야?”“전화해 얼른! 그리고 내 사람들을 풀어줘!”용천오는 굳어진 얼굴로 일관했다.오늘 급락한 주식시장의 여파로 그는 지금 하현과 노닥거릴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그는 단지 판을 뒤집고 싶을 뿐이었다.줄곧 가장 하찮게 여겼던 무력이라는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하현을 제압할 수 있다면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리고 그는 여기 오기 전에 조한철이 선물해 준 약을 삼켜 자신의 실력을 최고조로 치솟게 한 터였다.그 약은 인도에서 특별히 공수해 온 것이었다.약까지 먹은 용천오는 거만하게 발걸음을 내디뎠다.순간 강한 위압감이 하현을 향해 파도처럼 밀려왔다.하현은 물러서지 않고 발밑에 힘을 꽉 주었다.‘따깍'하는 소리와 함께 마영아의 척추뼈가 부러졌다.마영아는 더 이상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다.마영아는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도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두 눈을 부릅뜬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그녀는 늘 점잖고 침착하게 행동하던 용천오가 자신이 전신임을 밝힐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러나 하현은 용천오가 전신이라고 하든 말든 개의치 않았다.순간 마영아는 자신이 사람을 잘못 봤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전신이라는 단어조차도 하현에게는 아무런 영향력이 없었던 것이다.그 누가 와도 하현은 절대로 위협받고 움츠러들 존재가 아니었다.하현은 분명 모든 사람들을 제압하고 무적이 될 운명이었다.그녀는 더 이상 하현을 건드리지 말고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라고 용천오에게 경고하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도저히 마지막 이 말을 꺼낼 힘이 없었다.허리가 고꾸라진 마영아를 보며 하현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고 그의 시선은 이내 용천오에게 향했다.“당신 사람, 풀어줬어. 어때? 이젠 만족해?”눈앞에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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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0장

용천오의 주먹이 가슴속 분노를 이기지 못해 부들부들 떨렸다.맹렬한 기세로 그의 얼굴이 끓어올랐다.용천오는 완전히 폭발하기 직전의 화산 같았고 확실히 전신의 문턱에 닿은 사람처럼 기세가 천지를 뒤흔들 정도였다.다만 원래 그는 절정의 병왕 정도일 뿐이고 약을 먹어서 당분간은 전신의 실력을 유지할 수 있을 뿐이다.하현은 이런 정도의 실력자를 상대하는 데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왼손으로 의식을 잃은 설은아를 끌어안고 오른손을 마구 휘둘렀다.“촥촥!”날카롭고 예리한 소리와 함께 용천오의 몸이 움찔하더니 그대로 7~8미터를 날아가 땅바닥에 철퍼덕 떨어졌다.동시에 용천오의 얼굴에는 시뻘건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떠올랐다.그는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당신, 도대체 뭐야?”“어떻게 이런 무서운 실력을?!”하현은 올가미 같은 음모를 꾸밀 뿐만 아니라 상대를 능가하는 실력을 겸비한 사람이었다.문제는 그 실력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강하다는 것이다.방금 하현의 공격을 상대하느라 용천오는 이미 자신이 가진 능력의 7할을 소모했다.하지만 하현을 물리치기는커녕 그가 휘두른 손바닥 때문에 아프기도 하고 체면이 말이 아니기도 해서 괴로울 따름이었다.비록 무학당 체인점 문제로 인해 하현의 실력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던 용천오라도 그가 이 정도로 자신을 능가하는 실력을 가졌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용천오는 수년간 와신상담하며 무수한 인력과 자산을 들여 지금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그러나 지금 그는...하현이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에 용천오는 이를 악물고 다시 앞으로 나갔다.이번에는 모든 총력을 동원해 하현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용천오의 동작은 기이하기 이를 데 없이 빨랐고 모든 수단과 방법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살상력이 담겨 있는 듯 매서운 기세를 뿜었다.마치 그가 가진 모든 기세로 하현의 온몸을 꽁꽁 묶어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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