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이 곤경에 빠진 것처럼 보이자 마영아를 둘러싸고 있던 남자들의 얼굴에 맹수 같은 의기양양한 미소가 번졌다.지금까지 그들은 하현에게 번번이 당했었다.용 씨 가문의 별장은 지금 그들의 사람들로 에워싸여 있었다.하현에게 받았던 그동안의 설움을 마침내 되갚아 줄 기회가 그들 눈앞에 온 셈이었다.“은아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오늘 난 용천오를 포함해 당신들 모두 묻어 버릴 거야. 맹세해.”하현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아무런 감정 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희미한 살의가 매섭게 번져 나와 사방을 뒤덮었다.“뭐? 날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거야?”“뭐야? 정말로 아내를 보물처럼 여기는 거야?”마영아는 비웃듯 입꼬리를 실룩거렸다.“그럼 전화로 얼른 당신 사람들을 멈추게 해. 그것 말고는 딱 한 가지 방법밖에 없어. 당신이 무릎을 꿇는 것!”“무릎 꿇고 빌어!”“그렇지 않으면 이 여자는 죽어!”말을 마치며 마영아는 연신 요염한 미소를 떠올렸다.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남자들도 덩달아 비열한 미소를 입에 걸었다.별장 안에 있던 최희정도 이를 지켜보며 미소를 지었다.뭔가 속이 후련하다는 듯한 미소였다.하현 이 개자식!감히 용천오와 맞서 내 주식을 폭락시키다니!데릴사위 주제에 어디 감히 용천오한테 대들어?정말 분수를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 짓이지!만약 상황과 장소가 지금과 달랐다면 최희정은 벌써 하현의 뺨을 몇 번이고 후려쳤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하현이 밀리고 있는 상황을 보고 최희정은 가만히 마음을 진정시키고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었다.자신은 하현을 상대할 수 있는 꽤 값진 카드라고 할 수 있다.이런 값진 패를 중요한 순간이 되기도 전에 열 필요는 없는 것이다.눈에서 도도한 살의가 뿜어져 나오던 하현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다시 한번 말할게. 그녀를 어서 풀어줘!”마영아는 팔짱을 낀 채 손목에 있는 시계를 힐끔 보면서 큰소리로 꾸짖듯 말했다.“무릎 꿇고 어서 전화 걸어!”“당신한테 시
마영아는 오만한 미소를 지었고 손에 든 총을 휘두르며 하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무릎 안 꿇고 뭐 하는 거야?!”최희정은 하현이 굴복하기를 기다리며 뒤에서 흡족한 미소를 떠올렸다.최희정의 눈에 용천오는 하현 같은 데릴사위와는 비교도 안 되게 높은 존재로 보였다.일찌감치 무릎을 꿇었다면 자신의 주식도 반토막이 나지 않았을 것이고 자신의 딸도 이런 생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터였다.최희정의 의식 속에서 이 모든 것은 다 하현의 잘못이었다.“자, 무릎 꿇을 테니 함부로 굴지 마...”하현은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숨을 들이쉬었고 두 다리를 구부리기 시작했다.하지만 모두가 하현이 무릎을 꿇을 거라 생각한 순간 그의 두 발에 힘이 들어가면서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휙휙!”하현은 수십 명의 남자들을 제치고 마영아 앞으로 돌진했다.마영아는 멍한 얼굴로 눈앞의 하현을 바라보았다.하현의 실력이 이렇게까지 엄청날 줄은 몰랐던 것이다.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마영아를 둘러싸고 있던 경호원들도 모두 놀라 멍하니 얼어붙었다.눈으로 보고도 도무지 믿기 힘든 일이었다.도저히 자신들이 손을 쓸 수 있는 종류의 행동이 아니었다.그들은 어쩔 수 없이 손에 든 총을 들어 올려 무의식적으로 방아쇠를 잡아당겼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총알은 모두 하현을 빗나가고 말았다.그러나 총알 하나가 후방 문설주에 맞고 튀었다가 최희정의 이마에 딱 꽂혔다.하현이 무릎을 꿇는 모습을 고소해하던 최희정은 그대로 기절했다.“퍽!”하현은 마영아가 반응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얼른 마영아를 향해 손바닥을 날렸다.순간 마영아는 몸이 날리며 땅바닥에 처박혔다.그리고 하현은 설은아를 부축해 안았다.곧이어 마영아가 물러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하현은 이미 두어 걸음 앞으로 나와 마영아의 얼굴에 발을 갖다 대었다.그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마영아, 내가 지금 무릎을 꿇어야 해?”장내는 충격에 휩싸였고 모두들 이 상황이 믿
하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마영아를 쳐다보며 말했다.“당신 꽤나 침착하군그래. 어디 당신이 어디까지 이렇게 용감하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지, 용천오를 위해 어디까지 물불을 가리지 않을 수 있는지 보자고. 아주 궁금하군.”“지금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당신을 이 지경에서 구해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마영아는 비아냥거리듯 차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아니, 모두 틀렸어. 당신은 감히 날 죽이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야.”“날 죽이기는커녕 날 해칠 엄두도 못 내고 있어.”“왜냐하면 난 용천오의 사람이니까!”“어디 날 죽여 봐! 그랬다간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 주변 사람들까지도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용천오를 상대로 몇 번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 그건 용천오가 별로 상대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던 것뿐이야.”“정말 용천오가 피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당신은 절대 그를 감당할 수 없어!”마영아는 웃음기를 싹 거두고 냉기가 흐르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내가 좋은 마음으로 당신한테 충고 한마디 할게. 날 건드리지 마. 그리고 용천오를 몰아붙이지 마.”“이 정도로 좋은 말 할 때 그만두라는 거야. 내 말뜻 알아들었길 바라.”하현은 마영아의 말에는 가타부타 대꾸하지 않고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안타깝게도 난 말이야. 누군가가 날 협박하는 걸 가장 싫어해. 난 항상 부드럽게 나오는 상대한텐 부드럽게 대하고 강하게 나오는 상대한테만 강하게 반발해.”“나한테 싹싹 빌면 내가 봐줄 수도 있어.”“그런데 이제는 당신을 정말 죽여야 할 것 같아.”바로 그때 멀리서 무장 헬기 소리가 들렸다.곧이어 별장 잔디밭에 무장 헬기가 멈춰섰다.헬기 문이 열리는 순간 희미하고 냉랭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하 씨. 당신은 절대 내 사람을 죽일 수 없어!”이 소리를 듣고 마영아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용천오, 내가 일을 잘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부디 벌을 내려 주십시오.”바
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당신 형 용천진도 대단한 사람이지만 나한테 이렇게 함부로 위협을 가하지 않는데 당신은 지금 날 위협하고 있어. 누가 당신한테 이런 가상한 용기를 준 거야?”“전화해 얼른! 그리고 내 사람들을 풀어줘!”용천오는 굳어진 얼굴로 일관했다.오늘 급락한 주식시장의 여파로 그는 지금 하현과 노닥거릴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그는 단지 판을 뒤집고 싶을 뿐이었다.줄곧 가장 하찮게 여겼던 무력이라는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하현을 제압할 수 있다면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리고 그는 여기 오기 전에 조한철이 선물해 준 약을 삼켜 자신의 실력을 최고조로 치솟게 한 터였다.그 약은 인도에서 특별히 공수해 온 것이었다.약까지 먹은 용천오는 거만하게 발걸음을 내디뎠다.순간 강한 위압감이 하현을 향해 파도처럼 밀려왔다.하현은 물러서지 않고 발밑에 힘을 꽉 주었다.‘따깍'하는 소리와 함께 마영아의 척추뼈가 부러졌다.마영아는 더 이상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다.마영아는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도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두 눈을 부릅뜬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그녀는 늘 점잖고 침착하게 행동하던 용천오가 자신이 전신임을 밝힐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러나 하현은 용천오가 전신이라고 하든 말든 개의치 않았다.순간 마영아는 자신이 사람을 잘못 봤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전신이라는 단어조차도 하현에게는 아무런 영향력이 없었던 것이다.그 누가 와도 하현은 절대로 위협받고 움츠러들 존재가 아니었다.하현은 분명 모든 사람들을 제압하고 무적이 될 운명이었다.그녀는 더 이상 하현을 건드리지 말고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라고 용천오에게 경고하고 싶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도저히 마지막 이 말을 꺼낼 힘이 없었다.허리가 고꾸라진 마영아를 보며 하현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고 그의 시선은 이내 용천오에게 향했다.“당신 사람, 풀어줬어. 어때? 이젠 만족해?”눈앞에 벌어
용천오의 주먹이 가슴속 분노를 이기지 못해 부들부들 떨렸다.맹렬한 기세로 그의 얼굴이 끓어올랐다.용천오는 완전히 폭발하기 직전의 화산 같았고 확실히 전신의 문턱에 닿은 사람처럼 기세가 천지를 뒤흔들 정도였다.다만 원래 그는 절정의 병왕 정도일 뿐이고 약을 먹어서 당분간은 전신의 실력을 유지할 수 있을 뿐이다.하현은 이런 정도의 실력자를 상대하는 데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왼손으로 의식을 잃은 설은아를 끌어안고 오른손을 마구 휘둘렀다.“촥촥!”날카롭고 예리한 소리와 함께 용천오의 몸이 움찔하더니 그대로 7~8미터를 날아가 땅바닥에 철퍼덕 떨어졌다.동시에 용천오의 얼굴에는 시뻘건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떠올랐다.그는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당신, 도대체 뭐야?”“어떻게 이런 무서운 실력을?!”하현은 올가미 같은 음모를 꾸밀 뿐만 아니라 상대를 능가하는 실력을 겸비한 사람이었다.문제는 그 실력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강하다는 것이다.방금 하현의 공격을 상대하느라 용천오는 이미 자신이 가진 능력의 7할을 소모했다.하지만 하현을 물리치기는커녕 그가 휘두른 손바닥 때문에 아프기도 하고 체면이 말이 아니기도 해서 괴로울 따름이었다.비록 무학당 체인점 문제로 인해 하현의 실력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던 용천오라도 그가 이 정도로 자신을 능가하는 실력을 가졌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용천오는 수년간 와신상담하며 무수한 인력과 자산을 들여 지금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그러나 지금 그는...하현이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에 용천오는 이를 악물고 다시 앞으로 나갔다.이번에는 모든 총력을 동원해 하현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용천오의 동작은 기이하기 이를 데 없이 빨랐고 모든 수단과 방법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살상력이 담겨 있는 듯 매서운 기세를 뿜었다.마치 그가 가진 모든 기세로 하현의 온몸을 꽁꽁 묶어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
그 누구도 아닌 용천오였다!용 씨 가문 강력한 후계자 세 명 중 한 명인 용천오!용 씨 가문의 미래 예비 문주 중 한 사람!그런 그가 왜 이렇게 무력한 모습이 되었을까?왜 이렇게 고꾸라졌을까?다들 어안이 벙벙하고 머리가 멍해졌다.그들은 모두 용천오가 어떤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인도에서 공수한 약을 먹은 후 그의 실력은 더욱 일취월장해 전신의 경지에 오른 그였다!그런데 왜 이렇게 허망한 꼴이 되었을까?모두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지만 피비린내 나는 진실은 이렇게 눈앞에 선명하게 펼쳐져 있었다.완전히 폐인이 된 용천오!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순간 장내 어디서도 격앙된 사람들은 없었고 복수를 운운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절망적인 모습이었다.양복 차림의 남자들은 평소에 하늘도 땅도 두려울 것이 없었지만 용천오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을 보자 그들 마음속에는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왔다.눈을 질끈 감고 있던 몇몇 여자들은 조심스럽게 눈을 뜨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하현이 이렇게 강한 상대였다니?!양복 차림의 남자들은 하나같이 서로를 쳐다보며 멀뚱거렸다.비록 그들의 손에는 총과 칼이 남아 있었지만 하현의 곁에는 설은아라는 걸림돌이 있었다.그래서 그 누구도 감히 하현과 끝까지 싸우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하현은 장내에 병풍처럼 서 있는 사람들을 빙 둘러보며 말했다.“모두들 항복해.”항복?!이 말을 듣자마자 수십 명의 사내들은 피를 토할 뻔했다.겨우 하현 한 사람인데 이 많은 무리들을 두고 항복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다니!하 씨 이놈은 정말이지 오만방자한 놈이 아닐 수 없었다.사내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죽여!”“이놈에게 복수가 뭔지 제대로 알려줘!”몇몇 우두머리들이 참지 못하고 일어섰다.“이놈이 죽지 않으면 용천오가 우릴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게다가 지금까지 우리가 어려웠을 때 용천
”쾅!”하현이 의식을 잃은 설은아를 데리고 떠나려고 했을 때 십여 대의 벤츠 차량들이 기세등등하게 담장을 부수고 돌진해 왔다.살을 에는 듯한 살기가 사방에 퍼졌다.곧 무도복을 입은 수십 명이 남자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그들은 하나같이 관자놀이가 불뚝 솟아 있었고 눈동자에서는 매서운 기운이 도사리고 있었다.한눈에 딱 봐도 모두 고수의 풍모가 느껴졌다.잠시 후 그들은 바로 흩어져서 한 손으로 설은아를 부축한 하현을 에워싸 포위했다.용천오 뒤에 서 있던 양복 차림의 사내들도 들이닥치는 이 남자들을 보고 하나같이 굳은 얼굴이 되었다.땅바닥에서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키던 용천오조차도 약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그리고는 하현을 향해 비아냥거리는 눈빛을 가득 담은 채 고개를 돌렸다.당신도 나처럼 이제 곧 죽은 목숨이라는 무언의 눈빛이었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잠자코 무도 고수들을 바라보았다.하지만 하현이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멀리서 열두 대의 무장 헬기가 선회하며 날아오고 있었다.무장 헬기들의 문이 열리는 순간 석궁이 등장했고 뒤이어 최신식 총이 튀어나왔다.살기를 가득 품은 그들의 모습에 보는 사람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흉악하기 그지없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용천오의 눈동자에는 희미한 공포가 밀려왔다.하현도 지금은 표정이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약속대로라면 지금 나오는 사람은 용천진이어야 옳았다.용천오를 뭉개버리는 일은 용 씨 가문 사람이 해야 보기에 이치가 더 맞아 보이는 일이었다.우웅!멀리서 핏빛을 몰고 오듯 벤츠 차량이 매섭게 질주해 왔다.문이 열리자 양복을 입은 네 명의 남자가 민머리 남자를 에워싸고 내렸다.민머리 남자는 서른 살 정도에 키는 170센티미터 이쪽저쪽으로 보였지만 걸을 때마다 풍기는 아우라는 말도 못 할 지경이었다.보석을 박은 장검을 허리에 차고 있어 더욱 귀티가 흐르고 패기 넘치는 모습이었다.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섬뜩한 미소
”뭐? 감히 우리 용 씨 가문의 용천오를 협박하다니?”“용천오가 우리 용 씨 가문 유력 후계자 세 명 중 가장 가능성이 높다는 걸 몰라?”“용천오를 모욕하는 것은 우리 용 씨 가문의 존엄을 건드리는 것과 같아!”용철구는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허리춤에 있던 칼집에서 칼을 빼내 하현의 이마를 향했다.“순순히 내 말 들어. 그렇지 않으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때 가서 날 원망해도 소용없어!”용철구는 용천진의 사람도 아니고 용천오의 사람도 아니었다.오히려 그는 용 씨 가문 세 도련님 중 가장 몸을 낮추고 있는 용천두의 사람이었다.용천두는 하현과 용천진이 맺은 동맹이 진심인지 거짓인지 알지 못했지만 이해타산을 따져 보았을 때 용천진이 용천오를 짓밟는 꼴은 가만히 지켜볼 수가 없었다.용천오가 죽지 않는 한 용 씨 가문 삼파전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만약 용천오가 정말로 죽는다면 용천두는 용천진과 싸워야 한다.사실 용천두는 아직 용천진과 맞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밤 용철구를 내보낸 것이다.용천오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용철구가 나타나는 것을 본 순간 자신에게 일말의 기회가 생겼다는 것을 감지했다.그래서 용천오는 먼저 머리를 조아리고 용철구에게 납작 엎드린 것이다.자신이 해야 할 것은 이제 용철구의 비위를 잘 맞추는 것뿐이라고 믿었다.그렇게 해서 하현에게 누명을 씌우는 데 성공한다면 지금 당장 그를 죽이지는 못하겠지만 절대로 하현은 누명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용철구도 자신이 이 자리에 나타남으로써 용천두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그래서 나타나자마자 용천오에게 협조하기 시작한 것이다.“내 말 못 들었어?”“순순히 따르지 않다가 나중에 후회하며 날 원망하지나 마.”“아직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나는 용 씨 가문 관사이자 노부인을 모시는 사람이야!”“무성에서 우리의 말은 법이나 상관없지!”“우리 말을 순순히 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