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601 - 챕터 3610

3637 챕터

3601장

사청인은 용천진의 말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지만, 용천진...”“자, 그 얘기는 그만하지.”용천진이 손을 내저으며 사청인의 말을 강하게 끊었다.“그나저나 당신, 다친 건 좀 어때?”“많이 놀랐지?”“이 개자식! 내 사람인데 당신까지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몹쓸 놈이야!”말을 하면서 용천진은 손뼉을 쳤다.그러자 갑자기 누군가가 그의 손에 총 한 자루를 쥐여주었다.그는 하현 앞에 총부리를 겨누었던 경호원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펑!”피가 한가득 튀고 나서야 용천진은 사청인을 껴안은 채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마. 이 사람이 감히 당신한테 몹쓸 짓을 했다면 내 심복이어도 절대 내버려둘 수 없어!”“가능하다면 백 번 천 번도 더 죽일 수 있어!”“앞으로 그 누구도 당신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할 거야. 약속해!”용천진이 패기가 가득 담긴 눈빛으로 사청인에게 다짐하듯 말했지만 사청인은 그의 얼굴에서 따뜻함이라고는 조금도 느낄 수 없었다.오히려 온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언젠가는 자신도 지금 저 경호원과 같은 신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자신에게서 아무런 가치가 보이지 않는다면 그는 언제라도 자신을 버릴 것이다.이런 생각이 스치자 사청인은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그녀는 태연하게 용천진의 몸을 밀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용천진, 난 괜찮아요.”“샤워하고 한 이틀 푹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그래, 맞아. 하현은 역시 고수야. 그가 그 자리에 있어서 당신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내 여자를 지켜줘서 아주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나중에 봐서 적절하게 보답을 해야지.”용천진은 하현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는 듯 말했지만 그의 눈가에는 예사롭지 않은 음흉한 빛이 비쳤다.분명 그는 지금 사청인 앞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그는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하현을 열두 번도 더 죽이려 들 것이다.“용천진, 하현은 정말로 당신 경호원들을 해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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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2장

용천진이 후궁 자리를 하나 더 마련하던 그 다음날.무성 국술당 안뜰.하현은 편안한 얼굴로 흔들의자에 기대어 가볍게 몸을 흔들었다.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그는 눈을 뜨고 아침 해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진주희, 어젯밤 공해원한테 알아보라고 한 거 자료 도착했어?”“네, 오늘 아침 일찍 공해원 쪽에서 벌써 보내왔습니다.”진주희는 하현의 옆에 서서 향긋한 보이차 한 잔을 따라주며 미소를 머금고 입을 열었다.“내가 이해하기로는 용천진은 용문 안팎의 여덟 개 당 중 절반과 서른여섯 지회 중 절반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이 외에도 용 씨 가문 내부에 일부 장로들이 그의 편에 섰고요.”“표면상으로는 용 씨 가문의 세 젊은이 중 용천진이 가장 강력한 힘을 손에 쥔 것으로 보입니다.”“무성의 관청, 병부, 무학계에도 그의 사람이 있고요!”“다만 이 모든 방면에서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치명적인 결함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그는 여전히 젊고 강력해 보이지만 문제는 그냥 잘 관리하고 버티고 있는 것뿐이라는 겁니다.”“사실 그는 마흔이 다 되어가고 있고 용천두보다는 열 살이나 많고 용천오보다는 열몇 살이나 많죠.”“남들은 지금의 용문주가 천천히 물러나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길 바라겠지만.”“용 씨 가문 장자 용천진은 더 이상 가만히 기다릴 수만은 없을 겁니다.”“이러다간 계속 나이만 먹게 될 테니까요.”“용 씨 가문 규율상 일정 나이가 되면 후계자 자격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죠.”“그래서 용 씨 집안 세 젊은이 중에서 가장 절박하게 상석에 오르고 싶어 하는 사람, 그리고 용문주가 빨리 죽기를 바라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용천진일 거예요.”“용인서가 곧 죽을 것 같아서 용천진이 더 가만히 있지 못한다는 말이 돌고 있어?”하현은 진주희의 말을 듣고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맞아요. 내 생각에도 그런 것 같아요. 정확한 소식통에 의하면 용인서는 정말로 이제 얼마 안 남았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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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3장

”다만 앞선 상황들을 고려해 볼 때 우리는 무성에서의 용천진의 영향력을 이용해 용천오를 처리해야 해.”“아직은 용천진한테 바로 반격을 시도할 때는 아니야.”하현이 일어섰다.“용천오를 빨리 해치우는 게 좋겠어...”진주희는 의아한 눈빛을 띠며 말했다.“하현, 우리는 용천오에 대해서 70% 이상의 승산을 확신하고 있어요.”“다만 정말 그를 해치운다면 다른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을까요?”하현이 무덤덤하게 말했다.“얻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무성 바닥은 아직 그다지 혼탁하지 않아. 우리가 용천오를 없애야 물이 더 혼탁해지지. 물이 혼탁해져야 원하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고...”“자, 진주희. 준비해. 이제 시작해야지.”30분 후 하현은 용 씨 가문 별채에 나타났다.이 별채는 용천오의 거처였다.하현은 곧바로 대문 앞에 와서 진주희에게 노점을 차리게 한 후 ‘국술당'이라는 세 글자의 현수막을 내걸었다.어제 국술당 덕분에 무성 상맹이 소유한 무학당 체인점의 학생들 절반 가까이가 몸이 회복되었고 건강도 좋아졌다.이 일로 하현의 국술당은 더 많은 돈을 벌었고 하현의 명성은 무성에서 드높이 울려 퍼졌다.그래서 하현은 용 씨 가문 별채 입구에 노점을 차린 것이다.나머지 혼수상태에 빠진 학생들은 순식간에 가족들과 함께 용 씨 가문 별채 앞에 도착했다.하현은 쓸데없는 말 대신 남궁나연에게 사람들을 구하라고 지시했다.자신이 서 있는 이곳은 용문주가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하현은 학생 가족들이 용천오를 찾아가 항의할 것을 예상하고 이곳에 노점을 차린 것이다.하현은 학생들을 구하면서 많은 비용을 청구했고 조금도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치료할 돈이 부족했고 가족들은 하나둘씩 용 씨 가문 별채 앞으로 돌진해 울부짖으며 배상하라고 소리쳤다.어떤 사람은 큰소리로 용천오를 호통치며 양심이 없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30분도 채 되지 않아 용 씨 가문 별채 앞에는 성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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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4장

”그뿐입니까?”용천오는 다이닝의 긴 테이블에 앉아 우유를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하 씨 그놈이 고작 한다는 게 이 정도야?”“좀 더 참신한 수를 쓸 수는 없었어?”“이것밖에 못해? 정말 실망이군. 재미없어.”마영아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용천오, 그뿐만이 아닙니다.”“지난 이틀간의 영향으로 우리 무성 상맹의 주가가 아침에 개장하자마자 폭락했습니다.”“불과 몇 분 만에 10분의 1 가까이 떨어졌습니다!”“지금 무성 상맹의 원로들의 원성이 자자합니다.”“모두 전화를 걸어와 길길이 뛰고 있어요. 빨리 저놈을 없애버리라고 성화예요!”“그렇지 않으면 주식시장에서 잃은 돈 이천억을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요.”“왜냐하면 애초에 그들은 원금 보장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에요.”하현과 몇 차례 싸운 후 용천오의 정신력은 예전보다 훨씬 단단해졌었다.그런데 마지막 말을 들었을 때는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이 늙은이들이!”용천오의 도도한 눈동자에 분노의 소용돌이가 일었다.“자기들끼리 울고불고 앞다투어 무성 상맹에 가입하고 상장할 때도 서로 주식을 사려고 했던 사람들이!”“배당을 받아서 돈을 벌 때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더니!”“이제 돈 좀 잃으니 득달같이 달려들어 뜯어먹으려고 해?”용천오는 가느다란 담배를 들어 불을 붙인 다음 한 모금 깊게 빨았다가 말을 이었다.“늙은이들한테 전화해서 지금은 이 고난을 함께 할 때라고 전해 줘.”“이 고비를 넘기면 모두가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고.”“그들이 와서 난리를 부려 일을 더 크게 만든다면!”“아주 이판사판 모두 다 함께 죽자는 거지!”“하지만 지금 그들이 잠시 물러나 있는다면 이 고비는 잘 넘어갈 수 있어. 그렇게 된다면 올해 배당금은 세 배로 준다고 약속해!”용천오의 말투에는 어느새 살의가 가득 서려 있었다.그의 성격상 이 늙은이들이 자신을 위협하는 한 좋은 말이 나올 수가 없었다.문제는 그 늙은이들이 아니라도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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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5장

”도련님!”마영아가 물러가 일을 처리하려고 했을 때 용 씨 가문 별채의 집사가 숨을 헐떡이며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용천오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왜 그래?”“하현이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용천오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왜? 왜 날 만나자는 거야?”“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떠보려고?”“아니면 뭐 우스갯소리라도 할 생각인가?”집사는 망설이다가 머뭇거리며 말했다.“물건을 사러 왔고 도련님과 화해를 하고 싶다며 도련님을 만나길 원합니다.”용천오는 원래 하현을 상대할 마음이 없었지만 물건을 사고 화해를 하고 싶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움직였다.잠시 후 그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들어오라고 해.”하현이 평화 회담을 원한다면 그로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계속 싸우다 보면 양쪽이 다 다칠 수 있다.곧이어 두 손을 뒷짐진 채 하현이 별채 안 다이닝에 모습을 드러내었다.아직 아침식사 중이던 용천오를 보고 하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용천오, 너무 여유로운데. 이런 상황에서도 아침밥을 먹을 수 있다니 말이야. 당신의 담력과 정신력은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해! 인정! 인정!”“오죽하면 와신상담을 몇 년 동안 하면서 결국 용 씨 가문 중심에 우뚝 섰을까, 안 그래?”“내가 당신 처지였다면 당신처럼 그렇게 냉철하지 못했을 거야.”혼잣말을 하듯 말을 늘어놓는 하현을 보고 용천오는 치즈 한 조각을 뚝 잘라 삼키며 말했다.“하현, 당신과 난 그럴 얘기를 주고받을 만큼 좋은 사이는 아니잖아? 할 말이 있으면 얼른 하고 물러가!”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용천오, 따지고 보면 우리 사이에는 그리 원한이 쌓일 일이 없었어.”“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신은 내 아내를 때렸을 뿐만 아니라 내기에 졌으면서 승복하지도 않고 조한철과 브라흐마 아부 등과 야합해서 나쁜 짓을 꾸몄어...”“그래서 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꼼수를 부릴 수밖에 없었어.”“결국 일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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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6장

위협하는 용천오의 말에 하현은 가타부타 대답은 없이 담담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용천오, 당신이나 나나 둘 다 아주 똑똑한 사람들이야.”“똑똑한 사람들끼리 빙빙 돌려 말할 필요가 뭐 있어.”“이런 잔꾀로 날 망칠 수 있었다면 무성에서의 당신 능력으로 진작에 난 망했을 거야.”“그런데도 당신은 아직도 날 협박하는 거야?”“당신이 지금까지도 날 어떻게 하지 못한 것을 보면 알잖아? 지금 당신의 그런 협박이 나한테 먹힌다고 생각해?”마영아는 하현의 오만함과 불손함에 격노하며 테이블을 탁 쳤다.“하현! 당신 분수를 좀 알고나 말해!”“협박이 먹히겠냐고?”“그 사람들은 모두 당신 사람들이야. 그들이 진술을 번복하면 당신이 자작극을 벌인 거라는 걸 세상이 다 알게 될 거야!”“그러면 당신은 끝장이야! 알기나 해?!”“지금 당신을 떠받드는 그 사람들, 아마 그때쯤이면 당신을 죽이고 싶어 안달일 거야!”“나무가 쓰러지면 원숭이들은 다 흩어지고 만다는 걸 몰라?!”“쫙쫙쫙!”하현이 손뼉을 치며 만면에 미소를 내걸었다.“용천오, 당신 주변 사람들 말주변 한번 좋군!”“단지 머리가 좀 나쁠 뿐이야.”하현은 관자놀이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진실은 이제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모른다는 게 문제지.”“그 학생들이 믿겠어?”“그 가족들이 당신 말을 믿겠어?”“그들은 무성 상맹, 용천오가 날 제압하기 위해 사람을 보내 모함했다고 생각할 뿐이야.”“그렇게 되면 당신들은 더 골치가 아프게 돼!”하현이 머리가 나쁘다고 하자 마영아는 몹시 언짢은 듯 날카롭게 핏대를 세우며 맞섰다.“하 씨! 머리가 나쁜 사람은 바로 당신이야!”“여론의 힘은 쇠도 녹인다는 말 몰라?”“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거짓 행동에 대해 증언하는데 어떻게 믿지 않을 수가 있겠어?”“그때 우리가 기자회견을 하면 당신은 그냥 매장이야!”마영아는 여기서 한 수만 더 쓰면 하현은 반드시 이 사회에서 매장당할 거라고 굳건히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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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7장

하현은 보이차 한 잔을 따라 마셨다.용천오는 확실히 멋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근에 수천만 원이나 하는 차를 마시다니.“바깥에서는 다들 하현 당신을 두고 여자 치마폭에 둘러싸여 그 힘으로 권력을 잡았다고 하던데.”“실제로 보니 당신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군.”용천오는 손에 든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고 하현을 바라보며 치켜세웠다.“당신은 능력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천하를 다스리는 능력이 있어.”“당신이 이번 일을 벌이기 전에 내가 당신을 어쩔 수 없다는 걸 이미 계산했겠지, 안 그래?”“바깥에서는 형님의 기세를 등에 업고 나를 압박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하지만 당신은 나 같은 사람을 꿰뚫어 본 거지. 당신의 수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어!”하현에게 당한 것이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 일은 하현의 기가 막힌 수완에 용천오도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그래서 용천오는 쓸데없는 반격을 깔끔하게 접은 것이다.쓸데없이 반격했다가는 자신의 처지가 더 수렁으로 빠질 수도 있고 외부에서 아무 자극이 없다고 하더라도 까딱 잘못하다간 스스로 구덩이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게까지 치켜세워주니 고마운데. 뭐 당신이 그렇게 말하니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이 있어야지.”“용천오 당신이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나도 더 이상 다른 수단을 쓸 필요가 없어진 거지, 안 그래?”용천오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을 힐끔 바라본 뒤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자, 이제 말해 봐. 화해를 하러 왔다고 했잖아? 물건을 사러 왔다고? 어떻게 할 건지 말해 보시지?”“간단해. 용천오 당신이 한 가지 조건만 들어준다면 우린 지금부터 서로 웃으면서 지난날을 얘기할 수 있을 거야.”하현은 껄껄 소리 내어 웃었다.“아침에 곰곰이 생각해 봤지. 당신의 무성 신시가지에는 아직 팔리지 않은 부동산이 몇천 채나 있지?”“한 채에 십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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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8장

”개자식!”용천오는 화가 나서 테이블을 탁 쳤다.“하현, 당신 꿈도 꾸지 마!”“무성 신시가지는 썩어 문드러져도 나 용천오가 가져갈 거야. 내가 가난해서 굶을지언정 당신한테는 안 팔아!”“자, 그럼 무성 신시가지 건은 관둘게!”“무성 상맹에서 운영하는 무학당 체인점이 몇 개더라....”하현은 조금도 화를 내지 않고 다른 우회로를 제안했다.“어쨌든 당신들 무학당은 지금 매일 사람들이 찾아와 물건을 때려 부수는 통에 장사도 할 수 없잖아. 평판도 나빠져서 거의 폐업 상태나 마찬가지고.”“내가 천억에 인수할 테니 차라리 나한테 넘겨. 교관과 직원, 심지어 청소부까지 다 내가 그대로 떠안을게, 어때?”“이봐, 이거 내가 당신 많이 생각해 줘서 가격을 쳐 준 거야. 당신은 이 기회에 골치 아픈 무학당을 처분하고 현금을 손에 쥐는 거라고!”“역시 난 좋은 친구야, 안 그래?”“꺼져! 당장!”용천오의 낯빛이 말할 수 없이 일그러졌다.“내 무학당이 이렇게 된 건 모두 당신의 그 파렴치한 수법 때문인데 이제 와서 뭐? 인수하겠다고?”마영아 일행은 하현의 말을 듣고 감정이 격앙되어 죽일 듯이 하현을 쏘아보았다.하현 이놈은 정말 악랄하기 그지없는 놈이라고 생각했다.감히 이런 말로 용천오를 면전에서 업신여기다니!“이 무학당을 창고로 쓸지언정 절대 팔지 않을 거야!”“꿈도 꾸지 마!”용천오는 당장이라도 하현의 얼굴을 때려눕히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하지만 그는 감히 하현을 건드릴 수 없어 끓어오르는 화를 억눌렀다.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용천오를 느긋하게 바라보았다.“이 두 가지 물건을 팔지 않겠다니 그럼 시내에 있는 백화점은 어때? 그건 팔 의향 있어?”“어쨌든 이런 큰일을 당했고 무성 상맹도 반쯤 폐업 상태인데 앞으로 몇 년 동안 백화점도 장사가 안 될 텐데 말이야.”“만약 이 부동산들을 나한테 잘 넘긴다면 내가 섭섭지 않게 쳐 줄게.”“내가 당신을 친구로 생각해서 흥정 같은 건 하지 않을게.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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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9장

하현은 웃으며 일어섰지만 바로 떠나지 않고 용천오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뺨을 툭툭 건드리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용천오, 천리 밖에서 온 귀인을 이렇게 거절할 필요있어?”“지금 이 상황에서 당신 혼자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해?”“물건도 팔지 않고 돈을 빌려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 같아?”“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누가 당신한테 돈을 빌려줄까?”“조한철? 김준걸?”“눈앞의 이런 어려운 상황도 함께 견딜 만큼 그들이 당신과 가깝다고 생각해?”“순진한 생각 하지 마...”“조만간 부동산을 팔아야 할 거야. 누구한테 파느냐가 문제지.”“나한테 직접 파는 게 꺼려진다면 중개업자를 불러서 얘기해도 돼.”“결국 내 손에 넘어오게 될 테니까.”“게다가 당신이 이렇게 시간만 끌면 가격만 점점 더 낮아져. 하루에 10% 정도?”“그러니까 누가 먼저 굴복하나 보자고! 누가 더 오래 버티나 두고 보지 뭐!”“내 생각엔 결국 당신이 얼마 못 버틸 것 같긴 하지만.”말을 마치며 하현은 테이블 위에 놓인 반찬을 손으로 슬쩍 집어서 오물오물 씹으며 돌아섰다.하현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용천오의 도도한 눈꺼풀이 자꾸 떨렸다.만약 자신이 여기서 정말 무너진다면 그건 여러 가지 일이 어쩌다가 겹쳐져서 무너지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하현 저놈이 파놓은 구덩이에 옴짝달싹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6년 만에 무성의 중심인물로 부상했고 무성 상업 질서를 재창조했다는 명성을 들었던 용천오가 지금 이런 꼴이 되다니 억울하고 분하기 그지없었다.그는 잠시 이를 악물고 험악한 얼굴로 하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마영아, 플랜 B를 실행해. 하현 저놈이 강한지 내가 강한지 두고 보자구!”...바깥으로 나온 하현은 태연하게 용 씨 가문 별채를 떠났다.국술당으로 돌아온 하현은 몇 명 학생들에게 지도를 한 후 업무용 차로 들어가 잠깐 휴식을 취했다.현장의 질서를 담당하던 진주희도 지금 현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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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0장

30분 후, 무성 상맹의 주가는 원래 가격에서 10%이상 하락했다.주가가 약간 올랐을 때 큰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었다.이 자금은 바로 무성 상맹을 향해 돌진했고 팔자마자 바로 공매도로 들어갔다.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공매도를 던졌다.그러자 시장의 개미들이 모두 화들짝 놀라 넋이 나갔다.모두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거의 같은 시간에 모든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버렸다.전후 불과 십여 분 사이에 무성 상맹의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6만 원에서 4만 원까지 떨어졌다.오천억의 시가총액에서 순식간에 3분의 1이 증발한 것이다.무성 상맹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는 무성 사람들을 제외한 외지 투자자들은 어리둥절했다.그러나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일단 손실을 막는 것이었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개인투자자들은 더욱 매도에 집중했고 무성 상맹의 주가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한 시간 후, 무성 상맹은 처참하게 무너졌다.이를 악물고 버티던 용천오도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개인 금고를 모두 내놓았고 무성 상맹 장부의 모든 유동 자금을 빼내 주식시장에 퍼부었다.이렇게 방어를 한 결과 무성 상맹의 주식은 그나마 20% 정도 끌어올렸다.다만 이러는 사이 용천오의 손에 있던 유동 자금은 완전히 고갈되었다.그가 조한철과 김준걸에게 전화를 걸고 있을 때 이슬기가 지휘하는 대성그룹 자금도 때맞춰 시장에 들어왔다.이슬기는 우윤식보다 더 악랄하고 치밀하게 움직였다.그녀는 오전 최저점을 뚫고 주가를 원래의 40%까지 끌어내렸다.원래 6만 원이던 주가가 오전을 지나면서 2만원이 되었다.돈을 빌리려 이곳저곳에 전화를 돌리던 용천오는 이를 보고 피를 토할 뻔했다.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가 돈을 빌릴 수 있겠는가?조한철과 김준걸이 아무리 바보라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돈을 빌려주지 않을 것이다.오전장이 끝나고 잠시 한숨 돌릴 시간을 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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