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3571 - Chapter 3580

3637 Chapters

3571장

무학의 고수들이 하는 말을 듣고 조삼석은 냉소를 흘리며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하현을 노려보았다.“하 씨, 당신이 사기꾼이라는 것은 이미 증거가 확실해!”“무슨 할 말이 더 있어?!”“이 자식들이!”하현은 무슨 말을 하려는 이희광을 제지하려는 듯 손을 흔들었고 무학의 고수들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고수님들, 단지 내가 기록한 몇 마디만 보고 함부로 결론을 내리지 마세요!”“변명할 생각하지 마!”“함부로 결론 내리지 말라니?!”이 씨 성을 가진 고수가 두 손을 뒷짐진 채 도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무술을 익힌 지 몇 년인데 이따위 교본을 보고도 괜찮은 건지 아닌지 모르겠어? 딱 보면 어떤 수준인지 알아!”“당신의 교육 매뉴얼은 전부 평범한 것에 불과해. 그냥 여기저기 있는 말들 짜깁기한 수준이라고!”“만약 당신이 신체를 단련하고 몸을 튼튼하게 하는 평범한 무도관을 차린다면 우리가 뭐라고 하지 않았을 거야. 이 정도면 합격이지!”“하지만 당신은 진정한 무학의 이념과 교육철학을 내걸고 등록금을 받고 있어. 그것도 아주 비싼. 그런 사람이 가르치는 매뉴얼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건 문제 아닌가?”“아주 파렴치한 일이지! 괘씸하기 짝이 없는 일이고!”다른 고수들도 눈을 부라리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그 자리에 있던 학생들은 침묵을 지켰다.모두들 하현을 멀뚱멀뚱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함이 눈동자에 가득 서려 있었다.이를 감지한 조삼석이 입을 열었다.“하 씨.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이제 인정하시지!”“당신만 자백한다면 무맹 고위층에게는 내가 잘 말해 볼게. 벌도 좀 가볍게 받을 수 있도록 하고!”“그런데도 계속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으며 완강히 저항한다면 나도 하는 수 없지. 날 탓하지 말길 바라.”“내가 셋을 셀 테니까 그 안에 인정하지 않으면...”“멍충이들!”조삼석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하현이 차가운 목소리로 그의 말을 끊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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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2장

하현의 교본은 기초적인 것부터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 전체 무학을 연마하도록 편집되었을 뿐만 아니라 내식법, 내가권 연마 등 아주 체계적으로 교습법이 정립되어 있었다.그의 수업 매뉴얼대로만 무술을 익히면 누구나 천하무적이 될 것 같았다.적어도 한 사람이 열 명 정도 상대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탄탄했다.순간 미간을 잔뜩 찌푸린 조삼석의 시선이 교본에서 멀어지며 하현에게 떨어졌다.하현이 이렇게 양심적일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하현은 고수들을 힐끗 쳐다보았다가 학생들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입을 열었다.“무술을 배우려고 날 찾아온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여기 왔는지 잘 압니다. 모두 날 믿고 있죠!”“그러니 내가 학생을 책임져야 합니다!”“오천만 원은 교습에 꼭 필요한 돈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해요!”“그 돈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무학을 익히는 데 그 많은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돈을 받았으니 난 성심을 다해 가르쳐야 합니다.”“그 학생들이 무술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성실하고 차근차근하게 가르칠 것입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고요.”“내가권과 내식법을 전수하겠다고 한 것은 무학을 함부로 쉽게 생각하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사람마다 체질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가르칠 때 학생의 적성에 맞게 잘 가르쳐야 합니다.”“그런데 너무 학생이 많으면 우리가 잘 못 가르칠 수 있습니다.”“물론 내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내 말을 못 믿겠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환불해도 됩니다!”“세 배로 환불해 주겠습니다!”“그런데 앞서도 말했듯이 우리 국술당은 1기에 50명만 받으니 등록금을 환불받은 뒤에 다시 무학을 배우려고 지원해도 됩니다. 하지만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 합니다.”“편하신 대로 하세요!”환불?세 배로?!이 씨 성을 가진 고수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였다.하현이 가르치는 교수법에는 확실히 나름의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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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3장

”이봐! 국술당 문 닫아! 아무도 못 나가게 얼른!”“하 씨 이놈을 일단 잡아!”“그리고 나서 처분을 기다리자고!”조삼석은 냉랭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휙휙 휘두르며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하지만 그의 주변에 있던 수십 명의 남자들은 모두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한 채 머뭇거렸다.그들도 모두 무술을 익힌 사람들이었고 국술당 같은 양심적인 무도관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어느 면으로 보나 이런 무도관의 존재는 무도를 더욱 융성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근거 없는 사실로 국술당을 폐쇄하려고 여기 온 무맹 사람들의 말에 그들은 동의할 수 없었다.가장 중요한 것은 하현같이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을 건드리는 일에 그들은 더더욱 손을 쓸 수 없다는 점이었다.“뭐야? 하나같이 다 귀가 먹었어?”“내 말이 안 들리는 거야?”조삼석은 이를 갈며 또 한 번 고함을 질렀다.“국술당은 사기 혐의를 받고 있어. 주인의 혐의가 가장 크니 당장 무도관 문 닫아!”수십 명의 무맹 사람들은 조삼석의 명령을 계속 반항하기도 힘들었다.그렇지만 섣불리 나서기도 싫었다.난처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다.“개자식들! 네놈들이 감히!”하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현장에 있던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가 무맹 사람들의 앞길을 막았다.“누가 우리 국술당이 사기를 쳤대요? 정말 웃기네!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온갖 구실 다 갖다 붙이고 있어!”“감히 우리 선생님한테 손 하나 까딱했다가는 내가 당신들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무맹이라고 하니 뭐 눈에 보이는 게 없어요? 세상이 다 발아래로 보이는 겁니까? 이렇게 함부로 밀어붙여도 되는 거냐구요?”“하현 선생님을 보호해! 국술당을 지켜야 해!”학생들의 감정이 격앙되어 양측이 일촉즉발의 순간에 직면하게 되었다.“흥분하지 마세요. 이 일은 내가 해결합니다.”하현이 학생들을 막으려고 했지만 몇몇 학생들이 그의 앞을 둘러싸 완전히 보호막을 쳤다.열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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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4장

”당신이 수년간 믿을 만한 무도관을 찾아다녔다는 말은 들었어요!”“하지만 이 국술당은 진짜 사기 집단이에요!”“여긴 안 오는 게 좋아요!”“국술당 일을 처리하는 대로 재능과 학식이 뛰어난 무도관을 소개해 드릴게요.”조삼석은 김일영의 신분을 잘 알고 있었다.방계이지만 무성 김 씨 가문의 지위로 봤을 때 조삼석을 제압하고도 남았다.김 씨 가문의 배후에는 무학의 성지인 황금궁이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요즘은 황금궁이 예전만은 못하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무맹에서 작은 분대장에 불과한 조삼석이 무맹의 집사들도 아니고 황금궁을 상대로 함부로 할 수 있겠는가?“꺼져!”김일영의 표정은 매서웠고 말투는 서늘했다.“국술당은 우리 김 씨 가문이 책임지겠어!”“아니, 김일영. 이게 지금...”“퍽!”김일영은 조삼석이 늘어놓는 쓸데없는 말을 더는 듣기 싫어 직접 뺨을 날려 버렸다.“어서 여기서 썩 꺼져!”무맹 사람들도 하나같이 기세등등했지만 김일영의 목소리를 듣고 한편으로는 제 발이 저렸고 다른 한편으로는 김 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앞세우는 총부리를 무시할 수 없었다.이미 김 씨 가문 경호원들은 총의 안전장치를 풀고 있었다.양측이 맞붙은 지 불과 몇 초 지나지 않아 조삼석 일행은 모두 국술당에서 쫓겨났다.조삼석은 억울하기 짝이 없었지만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못하고 얼굴만 비벼댔다.이미 몸이 완전히 회복된 김일영은 김 씨 가문의 상석에 앉을 수도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황금궁 문하에 들어갈 기회도 있었다.조삼석은 이런 사람에게 미움을 살 수는 없었다.뺨 한 대로 조삼석 일행을 쫓아버린 김일영 일행은 하현에게 다가가 깍듯하게 인사를 한 뒤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김일영은 하현의 도움으로 몸을 일으킨 다음 집으로 돌아간 뒤 자신이 하현에게 깊은 은혜를 입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 분명했다.김일영은 오늘 은혜를 갚기 위해 친히 이 자리에 나타난 것이다.“김일영? 아주 재미있는 사람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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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5장

갑자기 탈의실 쪽에서 비명이 들렸다.옷을 갈아입던 남궁나연은 재빨리 반응해 구석으로 몸을 피했지만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게 핏기가 사라졌다.평소라면 아무 일 없이 잘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어제 김일영을 구하느라고 기력을 많이 소진한 터여서 아직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그러니 어떻게 멀쩡할 수 있겠는가?“남궁나연!”하현은 화들짝 놀란 얼굴로 달려가 차 문을 벌컥 열었다.차 안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다.하현은 술에 취해 있는 대머리 운전자를 얼른 끌어내 벽에 밀어붙였다.대머리 기사가 비명을 지르며 괴로운 듯 얼굴을 찡그렸다.하현은 이희광에게 손짓을 했고 달려온 이희광은 얼른 차에 올라 차를 후진시켰다.나머지 아홉 명의 교관들은 허둥지둥 남궁나연을 구석에서 빼내었다.서둘러 몸을 피했지만 그녀의 입과 코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다.그냥 보기에도 내상이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하현...”하현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남궁나연은 뭔가를 말하려다 울컥하고 피를 토하고 말았다.“말하지 마. 내가 어떻게든 당신 살릴 테니까!”“당신은 이제 우리 식구야. 그러니 이 일은 내가 반드시 제대로 해결할 거야. 당신 억울하게 만들지 않을 거야!”그런 다음 하현은 재빨리 손을 뻗어 남궁나연의 몸에 큰 혈을 짚었다.한편으로는 지혈할 목적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체내에 잠재되어 있는 재생력을 자극해 끌어올리려는 의도였다.그는 얼른 고개를 들어 소리쳤다.“구급차! 구급차 불러!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해!”“빨리!”십여 분 후 구급차가 불빛을 반짝이며 나타났고 아홉 명의 교관은 남궁나연에게 다가가 그녀를 구급차로 옮겼다.일행들이 다른 곳으로 가자 하현은 그제야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서 도로교통 팀장이 나타났다.그는 재빨리 현장을 훑어본 뒤 여기저기 흔적을 유심히 쳐다보았다.그리고 단순 교통사고라고 판단했다.대머리 운전자는 술을 조금 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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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6장

”누가 당신한테 가서 전해 달래. 여기는 무성이지 당신이 허세부리던 그 촌구석이 아니라고!”“어떤 사람들은 당신 앞에서 벌벌 기겠지.”“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당신이 죽었다 깨어나도 절대 넘을 수 없는 존재들이지!”“이번엔 당신 주변의 사람이 당신을 대신해 대가를 치렀지만 다음엔 그렇지 않을 거야!”대머리 운전기사는 비아냥거리는 기색을 얼굴 가득 내뿜으며 실실거렸다.하현의 눈빛에서 겨울바람이 휘몰아쳤다.“당신 말이 맞아. 어떤 사람들은 내가 절대 넘을 수 없고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람들이지!”대머리 운전기사는 이죽거리며 말했다.“하현,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이렇게 뻣뻣하게 목을 세우는 거야?”“이건 시작에 불과해.”“당신이야말로 내 뒤에 있는 분이 결국 해치워야 할 사람이거든!”“지금부터 문밖을 나설 땐 조심해. 나 같은 사람 만나면 도망가! 알았어?”“참, 당신 아내가 무성 황금회사에 있고 당신 처제는 병원에 있다고 했지?”“찻길 조심하라고 전해.”말을 마치며 대머리 운전기사는 한층 더 비아냥거리는 야비한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단호하게 물었다.“도대체 당신 뒤에 있는 사람이 누구야?!”“맞혀 봐! 당신 대단한 사람이잖아? 맞혀 보라니까!”대머리 운전기사는 이 상황이 재미있는지 놀리는 듯 실실 웃었다.“하지만 이런 생각 한 적 없어? 설령 당신이 내 뒤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안다고 해도 어떻게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 말이야?”“당신에 비하면 그 사람은 하늘에 떠 있는 달이야. 당신은 땅 위에서 노닥거리는 반딧불이고.”“반딧불이 어떻게 밝은 달과 비교할 수 있겠어?”“아무 소용없는 짓이야!”하현은 운전기사의 말을 듣고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당신이 말해 주지 않아도 괜찮아. 내가 직접 알아내면 되니까.”“알아낸다고?”대머리 운전기사는 헛웃음을 쳤다.“어떻게 뭘 알아내겠다는 거야? 당신 증거 있어?”“무슨 증거로 내 뒤에 있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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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7장

다음 날 아침 일찍 국술당 입구에 있던 그 트럭은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이희광은 인테리어 회사를 몇 군데 수소문해서 부서진 벽의 잔해를 얼른 치우고 가능한 한 빨리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힘을 쏟았다.하현은 국술당 대청에 팔짱을 끼고 상황을 지켜보았다.밤새 한숨도 못 이룬 모습이었다.그는 결코 살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누군가가 계속해서 자신의 한계를 건드린다면 그로서도 더는 마음이 약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만약 계속 이런 식이라면 다음에 사고가 날 사람은 설은아, 설유아, 심지어는 이슬기, 왕주아, 하수진이 될 수도 있다...“형부, 어젯밤에 교통사고가 났다던데 괜찮으세요?”방금 퇴원한 설유아가 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가장 먼저 국술당으로 찾아왔다.그녀는 하현에게 어떻게 국술당을 손에 넣게 되었는지 다른 어떤 것도 묻지 않았다.단지 하현이 괜찮은지 그것만 관심이 있을 뿐이었다.“걱정하지 마. 난 괜찮아.”“며칠 뒤 여기가 다 정리되고 어느 정도 꾸며지면 언니랑 모두 여기로 이사오라고 할 참이었어.”설유아가 찾아온 것을 보니 하현은 우울했던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붕!”바로 그때 갑자기 골목 입구 쪽에서 도요타 엘파 5대가 천천히 다가왔다.차는 국술당 정문에 다다르자 한쪽으로 멈춰 섰고 검은 정장을 입은 청년 십여 명이 쏜살같이 뒤차에서 붉은색 카펫을 바닥에 쫙 깔기 시작했다.누군가는 붉은 카펫 양쪽에 서서 검은 양산을 펼쳐 햇빛이 들지 않도록 했다.이희광, 조남헌은 의아한 듯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곧이어 나무 그늘 아래 멈춰 서 있던 엘파가 천천히 다가와 붉은 카펫 끝에 멈췄다.미끄러지듯 문이 열리자 검은 양산을 든 남자들이 하나같이 엄숙한 자세를 취했다.하현의 옆에 서 있던 설유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오늘 여기 여왕의 순시라도 있는 거예요?”“뭘 이렇게 떠들썩하게?”이희광은 무슨 생각이 난 듯 미간에 살짝 주름을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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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8장

”수강생? 다음 학기를 기다려?”만사가 귀찮은 듯한 표정의 청년은 두 손을 뒷짐지고 국술당으로 들어섰고 잠시 사방을 훑어본 후에야 담담하게 말했다.“바로 당신이 어제 대머리를 치어 죽였어?”“당신이 그런 짓을 했다는 건 나하고 한 판 해보자는 건데.”“자, 내가 왔어.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복수라도 할 거야?”“아님 용서를 빌 거야?”남자는 심드렁한 시선으로 국술당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다만 시선이 설유아에게 다다르자 눈이 번쩍 뜨였다.뭔가 정신이 번쩍 드는 모습이었다.“드디어 오셨군...”하현은 냉랭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세상 나른한 남자를 바라보았다.“당신이 바로 이서국, 조삼석, 대머리 운전기사의 배후야?”“무성에서 날 노리는 사람이 적지 않아. 용 씨 가문, 김 씨 가문, 강호의 주먹들... 비일비재하지.”“하지만 난 그 사람들을 다 알아. 그런데 당신은 새로운 얼굴이군.”“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봤지. 음, 당신은 아마도 서북 조 씨 가문 조한철일 거 같은데, 그렇지?”하현은 조한철을 본 적은 없지만 어제 이후로 오늘쯤 누군가 올 것이라고 추측했다.상대의 모습과 행동을 보면 대충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맞아, 당신 아주 감이 좋군. 어쩐지 상관 경홍근도 당신한테 맥을 못 추더라니. 그뿐인가? 방 감독관도 당신한테 당했고 이서국 그 쓸모없는 인간은 당신한테 교훈을 주려고 왔다가 큰 손해를 보고 물러섰지.”“어젯밤 내가 준 작은 경고조차도 당신은 바로 나한테 되갚아 주었어.”“그래서 내가 직접 나설 만한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했지.”말을 하면서 조한철은 하현의 주위를 두 바퀴나 빙 돌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힐끔힐끔 그를 쳐다보았다.하지만 조한철의 시선은 이내 설유아에게로 향했고 눈동자에선 탐욕스러운 빛이 흘러넘쳤다.설유아는 당황스러워서 자신도 모르게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그렇다면 조한철 당신은 오늘 뭔가 결판을 내기 위해 날 찾아왔단 얘긴가?”하현이 냉담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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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9장

”둘째, 당신은 거듭 내 체면을 짓밟았어. 그것도 연달아. 내가 아주 화가 날 거라는 거 생각해 본 적 없어?”“내가 화가 나면 말이야. 아주 감당하기 어려울 거야.”“용천오가 당신한테 호되게 당했고 김준걸도, 브라흐마 아부도 당신 앞에서 맥도 못 추고 고꾸라졌다는 걸 들어서 잘 알고 있지만 말이야...”“그렇다고 외지인이 무성에서 함부로 위세를 떨치는 꼴을 가만히 내버려둘 수는 없잖아!”“누군가는 당신의 실력이 엄청 무서워서 어쩌면 전신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하더군.”여기까지 말한 후 조한철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었다.“하지만 여기가 무성이라는 걸 잊지 마.”“전신이라는 두 글자는 다른 사람한테는 먹힐지 몰라도 무성에서는 우릴 위협할 수 없어!”“그렇게 말하자면 나도 전신이거든...”“그러니 당신이 전신이라고 할지라도 날 함부로 할 수는 없어!”자신만만한 조한철의 말에 하현은 눈꼬리를 가늘게 뽑아 세우며 조한철을 가만히 쳐다보았다.그에겐 다소 뜻밖이었다.이렇게 먹고 마시고 흐느적거리는 시선으로 계집질이나 하는 남자가 전신이라고?어디서 약이라도 먹었나?“당신이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조한철은 하현의 생각을 간파한 듯 손을 뻗어 하현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당신이 생각하는 그대로야.”“맞아. 난 약을 먹고 나왔어.”“하지만 이것도 정상이지. 우리 집안이 가진 게 너무 많아서 아주 곳간에서 금은보화가 썩어 문드러질 지경이야.”“우리 같은 사람이 뭐 하러 고생고생하면서 힘들게 수련하겠어?”“우린 막대한 자원을 이용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방법으로 스스로를 전신으로 만들지...”“어때? 좀 부럽고 질투 나고 막 그래? 이젠 좀 굴복할 수 있겠어?”“당신이 자랑하는 강인함은 나한테 아무런 의미가 없단 얘기야!”“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하현 대표님. 내가 원한다면 당신 뺨도 내가 마음대로 칠 수 있다는 말이야!”“당신의 강인함, 실력은 결국 남 좋은 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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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0장

”서북지역에선 말이야.”“아무리 잘났다고 위세를 떨어도 소용없어.”“일을 하려고 하면 우리 서북 조 씨 가문 규칙을 따라야 해.”“잘못했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무릎을 꿇어야 해!”“당신이 날 건드렸다면 그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일이야.”“3시간의 기회를 주겠어. 범인을 내 앞에 데려와.”말을 마치며 조한철은 뒤쪽에 있는 설유아를 다시 한번 힐끔 쳐다보고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오늘 밤에 저 여자를 잘 단장시켜서 우리 집에 보내. 내가 잘 데리고 놀아 줄 테니까.”“내일 밤엔 당신 아내도 데려와.”“기억해. 잘 단정시켜서 보내.”설유아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온몸을 벌벌 떨었다.하현은 순간 싸늘하게 식은 표정으로 발을 내디디며 조한철의 얼굴을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다.하현은 원래 이곳에서 크게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조한철의 거듭된 도발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남자가 아니다.하현이 손바닥을 휘두르는 걸 보자마자 조한철은 민첩하게 몸을 움직였다.조한철은 냉소를 흘리며 몸을 옆으로 피했고 두 사람의 손바닥이 동시에 공중을 가로지었다.‘퍽'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주먹이 닿았다.하현은 그 자리에 선 채 조금도 움직임이 없었지만 조한철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자신도 모르게 세 발짝 뒷걸음질쳤다.뒷걸음질칠 때마다 바닥에 자국이 남을 정도로 반동이 심했다.“쯧쯧, 이게 당신의 실력이야?”“이 정도론 안 될 것 같은데.”조한철은 내심 적잖은 충격을 받았지만 여전히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날 이렇게 실망시킬 거야?”“당신은 스스로 내 적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그런데 뭐 별론데.”“날 때리고 싶었지만 겨우 날 뒤로 조금 물러서게 하는 것밖에 못했잖아? 뭘 더 할 수 있겠어?”“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약을 먹으면 한 달에 한 번씩 허약기가 생겨.”“허약기가 올 때는 가장 강력할 때보다 절반의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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