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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751 - 챕터 2760

3892 챕터

2751장

텐푸 쥬시로는 신당류의 검객, 섬나라 전신, 황실 궁중 어의, 하늘과 인간의 도리를 깨달은 도인으로 불리고 있었다.그런데 그런 사람이 이런 추잡한 수를 쓰다니!그는 자신이 시대의 걸출이라고 불리는 것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오늘 그는 많은 준비를 했었다.심지어 자신이 정성껏 훈련시킨 풍뢰팔자도 선보였다.그런데 결과는 무참했다.이런 상황에서 텐푸 쥬시로가 정말 용감하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 어떻게 하현과 싸울 수 있겠는가?그래서 정의롭고 늠름한 척 아랫사람의 뺨을 때리고 닥치는 대로 아랫사람의 몸을 던져 요트 엔진을 부순 뒤 텐푸 쥬시로는 깔끔하게 달아난 것이다.게다가 그의 탈출 경험은 아주 풍부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빠른 속도로 해안가에 도달할 것이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우두커니 서서 요트에 남아 있는 섬나라 사람들을 바라보았다.그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하여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도 없을 뿐더러 지금까지의 신념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하현은 이 사람들과는 쓸데없이 뒤엉키고 싶지 않아서 얼른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문자 메시지를 보낸 후 스스로 바다속으로 뛰어들어 텐푸 쥬시로가 도망치는 방향으로 쫓아갔다.텐푸 쥬시로는 어쨌든 전신이었고 검객이었다.아무리 실력이 찌질하기로서니 그래도 전신의 위엄은 가지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하현은 오늘 여기서 끝장을 보고 싶었다.그렇지 않으면 은신해 있던 전신이 언제 또다시 나타나 자신의 목에 칼끝을 들이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하현에게 칼날 정도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다칠 수도 있는 문제였다.하현이 자신을 놓치지 않고 쫓아온다는 것을 눈치챈 텐푸 쥬시로는 뭍에 오른 후 빠른 속도로 해변의 울창한 숲속으로 뛰어들었다.이 지역은 항성 태평산의 뒤쪽 기슭으로 상류층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함부로 개발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었다.이 숲에는 새와 짐승도 많다고 전해지며 항성에서 보기 힘든 청정 장소였다.안타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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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2장

’헉'하는 소리와 함께 피를 토해내던 텐푸 쥬시로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하현, 역시 대단하군.”“젊은 나이에 전신에까지 오르다니. 직접 보지 않았다면 절대 믿지 못했을 거야.”“이런 인제가 우리 섬나라 귀족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텐푸 쥬시로, 쓸데없는 말 하지 마. 아무리 그래도 당신을 구해 줄 순 없어.”“요트에서 이미 이 지역 통신을 다 차단하라는 메시지를 보냈어.”“말하자면 당신이 나를 따돌린 뒤 방금 보낸 메시지는 영원히 아무도 받지 못할 거라는 거야.”텐푸 쥬시로는 얼굴빛이 흐려지며 자신도 모르게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십여 분 전에 도움 요청을 보낸 메시지 앞에 아직도 빨간 느낌표가 사라지지 않은 것을 보았다!“이 빌어먹을 놈이!”텐푸 쥬시로는 버럭 화를 냈다.“젊은 놈이 섬나라 검객을 뭘로 보는 거야?! 진정 내 칼에 죽고 싶은 거야?!”“내가 오늘 갈기갈기 찢어 버릴 거야!”텐푸 쥬시로가 포효하며 양손에 들고 있던 칼을 앞으로 힘껏 내질렀다.칼날이 시리도록 날카로웠다.귀신이 곡하고 늑대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주먹을 불끈 움켜쥔 하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뒤로 물러섰다.하현은 텐푸 쥬시로가 자신을 향해 돌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텐푸 쥬시로는 하현의 곁을 지나쳐 산꼭대기 쪽으로 계속 달려갔다.하현은 눈앞에 벌어진 일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섬나라 전신이 이 지경이 되어도 뻔뻔스럽게 시치미를 떼고 칼을 내리치는 시늉으로 눈을 속이며 도망치다니!“텐푸 쥬시로! 자꾸 도망쳐 봐야 소용없어!”하현이 냉랭하게 소리쳤다.“하현, 제발 쫓아오지 마!”텐푸 쥬시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계속 숲으로 달리며 하현을 따돌리려고 했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텐푸 쥬시로를 노려보았다.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십여 미터 정도로 유지하며 사냥감과 사냥꾼처럼 빠르게 쫓고 쫓겼다.머지않아 두 사람은 산꼭대기 가까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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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3장

”퍽!”텐푸 쥬시로는 순식간에 몸이 날려 바위에 세게 부딪혔고 입에서 튀어나온 피가 바위 위에 점점이 흩어졌다.텐푸 쥬시로의 얼굴은 완전히 일그러졌고 눈동자는 매서운 칼날처럼 빛났다.그는 처음부터 온갖 계략을 써서 하현을 일생일대의 적처럼 두고 싸웠지만 하현은 결코 교만하거나 좌절하는 법이 없었다.이런 상황에서조차 냉정함을 유지하며 침착하게 공격을 막아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반나절을 넘게 계략에 계략을 더하며 끌어왔지만 결국 텐푸 쥬시로는 하현을 죽이지 못하고 되레 그의 공격에 맥을 추지 못했다.하현, 이 자는 정말 치밀하고 강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챙!”텐푸 쥬시로는 이를 악물고 다시 신경을 바짝 곤두세웠다.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그는 피범벅이 된 얼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몸을 솟구쳐 허공에서 칼을 내리쳤다.마치 별똥별이 순식간에 떨어지는 것처럼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칼날이 허공을 갈랐다.하현도 단호한 얼굴로 칼을 휘둘렀다.“쨍그랑!”양측의 칼날이 부딪힘과 동시에 두 사람의 몸이 다시 엇갈렸다.하현은 벼랑 끝에 섰고 텐푸 쥬시로는 숲이 펼쳐진 쪽에 서 있었다.“영웅이 될 만한 젊은이군.”텐푸 쥬시로는 자신의 칼날을 어루만지며 섬뜩한 표정을 지었다.“당신 같은 사람이 몇 년만 더 세월의 경험을 쌓는다면 정말 무시무시할 것 같은데. 나조차도 당신을 상대하지 못하겠는 걸.”“하지만 지금은 당신을 죽일 수 있지.”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정말로 자신이 있다면 왜 이렇게 자꾸 잔꾀를 부리는 거야?”“당신네 섬나라 사람들은 전신의 경지에 올라도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힘들 거야.”“당신이 바다에 뛰어들어 도망치던 순간부터 당신은 영원히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어.”“당신을 바로 죽이지 않는 이유는 당신이 어떤 후수를 준비했는지 보고 싶어서일 뿐이야.”“그런데 지금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당신의 후수가 날 무척 실망시켰다는 거야.”“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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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4장

”성녀?!”“오매 도관?”“당신은? 사비선?!”하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목욕 타월을 두른 여자를 쳐다보았다.하현을 똑바로 바라보는 여자의 안색이 말할 수 없이 일그러져 있었다.절체절명의 순간 몸을 피한 곳이 오매 도관 성녀 사비선의 노천탕일 줄은 몰랐다.티끌 하나 묻지 않은 흡사 선녀 같은 사비선의 얼굴을 보면서 하현은 처음으로 왜 이 여자가 사비선인지 알게 되었다.그녀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자신을 성녀의 노천탕에 떨어뜨려 목숨을 살릴 수 있게 한 것이 텐푸 쥬시로의 큰 그림에 있었던 계략이었을까?만약 그렇다면 텐푸 쥬시로는 하구천이 자신을 죽이지 않을까 걱정부터 단단히 해야 할 판이었다.하현의 기억이 맞다면 하구천은 성녀 사비선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사비선의 유리 같은 눈동자에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그녀는 당황스러운 마음을 애써 진정시킨 후 하현에게 시선을 돌렸다.잠시 후 그녀도 자신의 노천탕에 불쑥 나타난 자가 누구인지 알아차렸다.그녀는 냉랭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하현?!”“뭐? 그 쳐죽일 하현?!”“오매 도관의 얼굴에 몇 번이나 먹칠을 한 그놈? 경매장에서 난동을 부려 행사를 망치게 한 그놈?”“사송란을 죽이고도 감히 우리 오매 도관 사람들에게 3일 안에 해명하라고 했던 그놈이란 말이야?”“이놈이 어떻게 뻔뻔하게 이곳에 얼굴을 들이민단 말이야?”“성녀님, 이놈이 여기에 나타난 건 성녀님께 엄청난 모욕입니다. 죽어 마땅한 놈이죠!”오매 도관의 여제자들은 화가 난 얼굴로 달려들어 단칼에 하현을 찔러 죽이려고 했다.“솩!”사비선은 오른손을 내저으며 칼을 물리라는 손짓을 했다.이어 그녀는 병풍 뒤로 몸을 돌려 옷을 갈아입으며 말했다.“항성에 몇 안 되는 천연 온천이야. 피를 묻히고 망쳐서야 되겠어?”칼을 든 오매 도관 여제자들은 모두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성녀님, 우리가 경솔했습니다. 지금 당장 이놈을 데리고 나가서 죽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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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5장

옷을 갈아입고 나온 사비선은 그야말로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하늘하늘 눈부셨다.그녀의 유리 같은 눈동자는 차갑게 하현을 주시하다가 잠시 후 그녀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당신은 전에 사송란의 일로 우리 오매 도관에게 해명하라고 했었지.”“오늘은 또 내 노천탕에 침입했어. 당연히 죽어 마땅해!”“하지만 우리 오매 도관은 당신한테 신세를 진 것도 있으니.”“내 생각엔 이걸로 서로 끝내는 게 어떨까 싶은데 어때? 다른 의견이라도 있어?”“뭐라구요?”사비선의 말을 듣고 오매 도관 여제자들은 하나같이 눈을 희번덕거렸다.성녀가 노천탕에서 이런 큰일을 당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가볍게 처리할 수 있단 말인가?오매 도관에서 해명하는 일과 이 일을 맞바꿔 여기서 이대로 끝내자고?그렇다면 이 일에서 결국 손해를 본 사람은 누구인가?!여제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성녀 사비선을 향했다.도저히 성녀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줄곧 오매 도관과 맞서던 이 남자를 설마 성녀 사비선은 이대로 눈감아주겠다는 것인가?어리둥절하기는 하현도 마찬가지였다.속세에서 남녀 간의 정열을 불태워 본 적도 없는 것 같은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오늘은 어쨌거나 자신의 행동이 도리에 어긋나는 것이었으므로 그는 탕에서 올라와 사비선의 매서운 눈초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몸에 걸쳐져 있던 향긋한 수건을 들어 자신의 머리와 얼굴을 닦았다.제멋대로인 그의 행동에 여제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아니, 그건 성녀님이 닦은 수건인데...”“팍!”여제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사비선의 얼굴에 언짢은 빛이 스쳐 지나갔고 순간 그녀는 한 발짝 내디뎌 하현의 명치를 향해 손바닥을 뻗었다.“툭!”하현은 얼떨결에 그녀의 손바닥을 막았지만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입구 쪽으로 몸을 돌렸다.전쟁의 신인 하현이었지만 방금 그의 손에 있던 향긋한 수건이 성녀의 손으로 넘어갔다는 걸 그제야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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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6장

”당신이 24시간 이내에 항성을 떠나기만 한다면 더 이상 당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추궁하지 않을 거야. 그뿐만 아니라 우리 오매 도관은 당신한테 약간의 도움도 줄 수 있어.”사비선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하현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성녀, 오늘까지 기껏해야 우리 두 번 만난 셈이지, 그렇지?”“그런데 내가 그렇게 싫어?”“그렇게 항성을 떠났으면 좋겠어?”“그래, 맞아!”“당신이 항성에 온 이후로 항성 전체가 혼돈 속에 빠졌어. 항도 하 씨 가문도 균열이 가기 시작했어.”사비선은 냉랭한 표정으로 여제자가 건네준 차를 받아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항성과 도성이 평온하려면 항도 하 씨 가문이 안정되어 있어야 해. 그게 기본이야.”“당신의 존재로 인해 항성과 도성은 휘청거리고 있어. 그러니 당신은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떠나주길 바라.”“그렇게 하는 것이 항도 하 씨 가문에 안정을 가져오는 길이야.”“항성과 도성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고.”“당신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야.”“당신이 떠나기만 한다면 모든 일은 간단해져. 우리 모두가 편안해질 수 있다고. 그러니 안 할 이유가 없잖아?”하현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사비선, 당신의 말은 너무 편파적이야.”“그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어. 그 모든 일들로 설명할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야. 하구천은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내가 있든 없든 하구천의 위신은 흔들릴 것이고 문주 자리도 흔들릴 거야.”“그러니까 그건 나와 아무 상관없어.”“난 그런 일 때문에 항성을 떠나지는 않을 거야.”사비선은 눈썹을 가늘게 치켜세우며 말했다.“하현, 당신 정말 이렇게 고집부릴 거야?”“고집이 아니라 양심에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는데 내가 왜 항성을 떠나야 돼?”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물러서지 않았다.“내가 비록 이곳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난 내 자유의지로 살아갈 권리가 있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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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7장

”총교관은 누구보다 위풍당당하고 그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해!”“그는 우리 대하의 병부 전설이야. 살아있는 전설이라고!”“그런데 어떻게 총교관이 자신이라는 그런 망발을 늘어놓을 수가 있어?”“당신이 그런 말을 하는 순간 총교관의 이름에 이미 먹칠을 한 거라고, 알아?”사비선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쏘아보았다.“이것만으로도 당신을 싫어할 이유는 충분한 것 같은데!”“무고한 사람은 함부로 죽이지 않는다는 신념이 나에게 없었다면 오늘 당신을 절대로 이 오매 도관에서 나가지 못하게 할 수도 있었어!”하현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했다.“내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야. 믿거나 말거나 그건 당신 몫이지만!”“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당신은 구제불능이군!”사비선의 얼굴에 희미한 분노의 빛이 떠올랐다.총교관은 그녀의 우상이나 다름없었다.절대 그 누구도 총교관의 위상을 더럽히는 걸 용납할 수 없는 그녀였다.“이봐! 이놈을 당장 끌고 가!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당장 항성에서 내쫓아!”“그리고 앞으로 또 한 번 이놈이 스스로를 총교관이라 칭하거든 당장 죽여 버려도 좋아!”“오매 도관의 이름으로 명령하는 거야!”말이 끝나자 사비선은 몸을 돌리며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순간 십여 명의 오매 도관 여제자들이 하현 앞을 가로막으며 장검을 들이대었다.그중 한 사람은 험악한 얼굴로 하현에게 말했다.“하현, 당장 꺼져!”하현은 십여 명의 여제자들도, 그들이 든 장검도 모두 무시했다.그는 단지 눈을 가늘게 뜨고 사비선을 바라보며 근엄한 표정으로 말했다.“사비선, 오매 도관을 떠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어. 항성과 도성을 떠나라면 그것도 그렇게 할 수 있어. 당신이 하라 마라 할 것도 없어.”“그러나 총교관의 일에 관해서는 말이야. 당신은 내가 총교관이 아니라고 생각하나 본데, 그렇다면 내가 한 가지 물어볼게.”“바깥에서 떠도는 소문이 있던데 말이야. 곧 대하 9대 총교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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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8장

오매 도관 뒷산 금지구역 안.텐푸 쥬시로는 오른손으로 피가 흥건한 복부를 감싸고 있었다.얼굴은 피범벅에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그러나 그는 얼른 알약을 하나 꺼내 입에 털어 넣고는 벼랑 끝에 엎드려 망원경으로 아래쪽을 바라보았다.잠시 후 그는 창백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리듯 말했다.“사비선이 이 자식을 죽이지 않을 줄은 몰랐군.”“역시 여자들 치마폭에서 놀던 놈은 다르군. 어떻게 구워삶았길래 살아난 거야!?”말을 마치며 텐푸 쥬시로는 스스로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자신이 남긴 흔적을 조심스럽게 지운 후 그 자리를 떠나려고 돌아서려던 참이었다.순간 뒤에서 ‘슥’하는 소리가 들렸다.뭔가 낌새를 알아차린 텐푸 쥬시로는 얼른 거즈로 상처를 동여맨 뒤 자신의 섬나라 장도를 움켜쥐고 음산한 표정으로 뒤쪽을 바라보았다.주변의 공기는 북극의 한기를 가져온 듯 차갑게 내려앉았다.1분의 시간이 억겁의 시간 같았다.잠시 뒤 숲속에서 두 손을 뒷짐진 한 노인이 천천히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냉담한 표정에 기세는 범상치 않았다.노인은 살기 어린 눈빛으로 텐푸 쥬시로를 똑바로 바라보았다.텐푸 쥬시로는 눈을 가늘게 뜨며 건너편 노인을 자세히 쳐다본 후에야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남양 전신, 양제명?”그러자 양제명은 담담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날 알아본다니 그럼 당연히 이 사실도 알겠군. 내가 당신에게 전해달라고 당신 아들한테 부탁한 말이 있을 텐데, 그것도 알겠지?”“그런데 이제 보니 텐푸 쥬시로 당신은 나 양제명의 말을 허투루 들은 모양이야.”“왜 그랬을까?”“나 양제명이 십 년 동안 수족도 못 쓰다가 겨우 일어났더니 날 벌써 잊은 건가?”텐푸 쥬시로의 눈 밑이 파르르 떨리는 걸 보니 당연히 남양 전신 양제명을 아는 듯했다.남양국은 오랜 세월 동안 태국과 천축국에 시달렸지만 결국 나라를 온전히 지켰고 심지어 동남 해역에서는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그럴 수 있었던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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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9장

”섬나라 사람들은 달변가라더니 내가 오늘 직접 확인한 셈이로군.”“만약 지금 그 말을 대하 전신이 내게 했었다면 분명 믿었을 거야.”“하지만 당신네 섬나라 사람들은 항상 말에 신용이 없고 배신을 밥 먹듯 해.”“당신이 하는 말을 내가 어떻게 믿겠나?”“게다가 난 죽을 고비를 넘긴 늙은이야. 순망치한의 이치를 잘 알고 있지.”“우리 남양국이 비록 대하와 분쟁이 없는 것은 아니나 모두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어!”“그런데 어느 날 당신네 섬나라가 정말로 원하던 목적을 이룬다면 우리 남양국엔 아마도 좋은 날이 오지 않겠지, 안 그래?”“나 양제명은 공과 사를 잘 아는 사람이야. 텐푸 쥬시로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합당한 처사가 아니겠어?”자신이 양제명을 설득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것을 안 텐푸 쥬시로는 심호흡을 한 후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양제명, 당신 끝까지 갈 준비됐어?”“준비가 되었다면 덤벼 봐.”“저승길, 내가 배웅해 주지!”텐푸 쥬시로는 앞에 있는 양제명을 향해 굳은 표정을 지었고 동시에 마음속으로는 하현에 대한 원한이 더없이 커져 가고 있었다.하현이 항성과 도성에 온 지 얼마나 되었는가?그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많은 인물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였다니!만약 그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섬나라 사람들은 아마 두 도시에 한 발자국도 들이지 못할 것이다.“날 배웅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안 될 거야.”“당신이 한창 전성기일 때 할 수 없었던 걸 지금 무슨 수로 할 수 있겠나?”“날 죽이려면 아마 당신네 신당류 종주 야마모토 잇신을 불러야 할 거야.”양제명은 냉랭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당신은 그럴 능력이 못 돼.”텐푸 쥬시로는 한숨을 내쉬며 되받아쳤다.“잇신 어르신은 오랫동안 은둔하셔서 세상 일엔 별로 관심이 없어.”“당신들 같은 야비한 사람들이 어르신을 귀찮게 할까 봐 아예 관심을 끄신 거지.”“대신 내가 더 열심히 해야지!”말을 끝내며 텐푸 쥬시로는 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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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0장

”챙!”텐푸 쥬시로는 양제명의 칼날을 본 순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아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장도를 들어 양제명의 칼에 맞서며 몸을 날려 피해야 했다.텐푸 쥬시로는 가까스로 양제명의 일격을 피할 수 있었다.다만 양제명의 칼날은 텐푸 쥬시로의 몸에 상처를 남겼다.상처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것을 본 텐푸 쥬시로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호흡을 가다듬었다.그의 눈에는 하현에 대한 원망의 빛이 더욱 짙어졌다.험상궂게 변해 가는 텐푸 쥬시로의 얼굴을 보고 양제명은 냉랭하게 말했다.“내가 보기에 당신은 미야타보다 못하군. 어쨌거나 미야타는 하현과 몇 수는 맞서 싸웠는데 말이야.”“그런데 지금 당신은 어때?”“미야타의 죽음에 겁을 먹은 지 오래구만.”“그래서 막판에 하현의 칼을 피하지 못한 거야.”“그의 칼은 이제 당신의 목숨도 앗아갈 수 있어.”텐푸 쥬시로는 이 말을 듣고 냉소를 지으며 대꾸했다.“하현, 흥! 핏덩이 같은 애송이일 뿐이야!”“이번에 내가 급하게 나서지 않았다면 아마 오장육부가 갈기갈기 찢어졌을 거야.”“절대 그럴 리가 없어! 하현은 그렇게 당하고 말 사람이 아니야!”“이번에 섬나라로 돌아가서 일 년 반 동안 수련하고 나면 나 텐푸 쥬시로, 하현에게 반드시 보여줄 거야.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양제명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만약 당신이 지금 하현보다 실력이 못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면 난 당신을 높이 볼 수 있을 거야.”“그런데 지금 당신 모습이 어때? 싸움에서 진 개가 핑계를 대며 짖어대는 꼴이야!”“텐푸 쥬시로, 당신은 섬나라 전신과 신당류 검객의 체면을 말도 못 하게 구겼어.”“당신 손발을 모두 베어 하현에게 선물로 줘야겠군.”“그러면 당신이 섬나라도 돌아갈 기회는 영영 없을 테니까.”말을 마치며 양제명은 다시 한 걸음 내디뎠고 이번에는 텐푸 쥬시로가 있는 곳을 향해 거리를 좁혀 갔다.텐푸 쥬시로의 얼굴이 험상궂게 굳어졌고 그가 막 손을 쓰려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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