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2771 - Chapter 2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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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1장

”왜 불복하려고요?”하현은 앞으로 나서서 손을 내밀어 하구봉의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불복하고 날 죽이기라도 하려고요?”“감히 날?”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하는 하현을 보고 있자니 하구봉의 눈에는 분노의 경련이 일렁거렸다.순간 그는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하고 바로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하현의 이마에 갖다 대었다.“하 씨, 그 입 닥쳐!”“잘 들어!”“여기는 항도 하 씨 가문이 지배하는 곳이야!”“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이 지배하는 곳에서는 날아다니는 용도 감히 함부로 행동하지 못해, 호랑이 같은 맹수라도 엎드려 있어야 한다구!”“우리 항도 하 씨 가문 영역에서 감히 당신 따위가 날뛰고 있을 차례가 아니야!”“똑똑히 새겨들어. 저격수가 당신을 다치게 했든 안 했든, 당신네 용문이 날 심문하든 안 하든 난 눈도 깜짝하지 않을 거야!”“난 딱 한 가지만 알면 돼! 사람을 넘겨줄 거야? 말 거야?”“사람을 넘겨주지 않겠다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난 당신네 용문의 체면 따위 절대 봐주지 않을 거니까! 나중에 원망이나 하지 마!”“당신이 버틸 수도 있을 거라는 거 알아. 하지만 버틴다면 총 앞에서도 굳건하게 버틸 자신이 있어야 할 거야!”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오십 명에 가까운 호위대 요원들이 동시에 총구를 꺼내어 하현을 향해 일제히 겨누었다.하구봉의 한 마디면 호위대 요원들은 당장에라도 하현의 온몸을 벌집 쑤시듯 총알을 박아 넣을 것 같았다.하현은 냉담한 표정을 지을 뿐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그는 그저 빙긋이 웃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내 손에 있는 사람을 데려가고 싶거든 당신의 진짜 실력을 좀 보여줘야 할 겁니다.”“하구봉 당신의 실력과 총알 수십 발만 믿고 그런 말을 한다면 큰 코 다칠 거라구요!”“뭐?”하구봉은 냉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내 말 잘 들어. 우리 항도 하 씨 가문 앞에서는 용전도, 용옥도, 용위도 아무 소용없어. 당신을 포함한 용문도 마찬가지야!”“4대 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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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2장

호위대가 겁을 먹고 꼼짝도 못 하며 기가 눌린 듯이 서 있자 하구봉은 분노에 휩싸였다.그는 손을 번쩍 흔들며 냉소적으로 말했다.“이놈이 사람을 내놓지 않겠다니 어서 이놈을 잡아!”“내 말을 거역하는 자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하구봉의 명령을 듣고 호위대 요원들은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절대적인 명령 앞에서는 두려움도 뭣도 버리고 오로지 돌진해야만 했다.섬뜩하게 입을 벌리고 있는 총구가 하현의 급소를 노리고 있었다.호위대가 한 발 한 발 천천히 다가왔다.마치 하현이 갑작스럽게 반격해 올까 봐 겁을 먹은 듯 조심스러워 보였다.하현은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와 입을 열었다.“날 감당할 수 있겠냐고 내가 말했었지?”말 한마디 동작 하나하나에 위엄이 가득 서려 있었다.만고의 푸른 하늘을 짓누르는 듯한 기운이 퍼져와 호위대 요원들은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들었다.마치 지금 눈앞에 있는 남자에게 총기를 겨누는 것은 일종의 신성 모독이자 무례한 짓을 범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호위대 요원들의 소극적인 자세에 하구봉의 얼굴이 말할 수 없이 일그러졌다.그는 눈을 흘기며 하현을 노려보았다.“하 씨, 당신도 실력이 출중하다는 거 알아.”“당신이 직접 미야타 신노스케를 죽인 것도 잘 알고 있고.”“신당류의 풍뢰팔자도 단숨에 제압했다더군.”“텐푸 쥬시로는 감히 당신과 정면으로 맞서지도 못했고 말이야!”“정말 대단하고 강해! 하지만 당신 이거 생각해 본 적 있어?”“당신이 말하는 그 실력이라는 게 총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당신 혼자서 우리 호위대의 총 오십 자루를 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당신이 우리 호위대를 어찌저찌 물리쳤다고 해도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에는 삼천 명의 호위무사가 있어!”“정 안 되면 항성과 도성에 흩어져 있는 각 세력들을 모두 동원할 수도 있어. 아마 십만까지는 아니더라도 족히 팔만은 넘을 거야!”“혼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상대할 수 있겠어?”“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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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3장

하구봉의 얼굴이 말할 수 없이 일그러진 것도 그 때문이었다.그는 애써 화를 가라앉힌 후 냉정을 되찾아 입을 열었다.“내 기억이 맞다면 당난영 부인은 분명 문주 부인이지만 십 년 전부터 아들을 잃은 아픔 때문에 항도 하 씨 가문의 지위와 권세를 포기한 걸로 아는데.”“우리가 가문 법규를 어겼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우선 당난영이 문주 부인으로서 병든 환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할 거야.”“당신이 관 뚜껑을 보기 전까지는 인정하지 않을 거라는 거 잘 알아요.”하현은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한 뒤 하운빈에게 손을 내밀었다.하운빈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품에서 금빛 영패를 꺼내 하현의 손에 조심스럽게 놓았다.하현은 ‘퍽'하고 금빛 영패를 하구봉의 얼굴에 내리치며 차갑게 말했다.“눈 똑바로 뜨고 똑똑히 보세요!”“항도 하 씨 가문 문주령. 당신들의 문주는 문주 부인을 보호할 영패를 보내셨죠!”“문주를 아뢰듯 이 영패를 보아야 할 겁니다!”“죄를 지었으니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제 집 물건 가져가듯이 편안하게 사람을 데려가겠다고요? 가든 별장을 풍비박산 내겠다고요?”“내 말 똑똑히 들어요. 하구봉 당신은 말할 것도 없고 당신 뒤에 있는 하구천이 여기에 온다고 해도 감히 함부로 할 수 없을 거예요!”“그래?”하구봉의 얼굴이 일순 얼어붙으며 하현을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그는 손에 든 총을 돌려 금빛 영패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펑'하는 소리와 함께 영패는 순식간에 박살이 나 버렸고 더 이상 원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하구봉은 냉랭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문주령이 어디 있어? 난 못 봤는데!”“문주령이 없으면 이 땅에선 우리 호위대가 제일 힘이 세!”말을 마치며 하구봉은 차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반항하는 자는 즉각 사살해도 좋다!”“다 부숴버려!”호위대 요원들이 움직이려던 찰나였다.하현은 얼른 한 걸음 먼저 앞서 손바닥을 휘갈겼다.“퍽!”하구봉은 피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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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4장

냉담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였지만 하현이 풍기는 기세는 호위대 요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 충분했다.호위대 요원들은 이를 보고 감히 앞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지금 이 순간 하현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는 미야타 신노스케도 한 발로 밟아 죽인 인물이었다.창술만 수련하고 무학을 수련하지 않은 하구봉은 일찌감치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결국 하구봉은 하현의 발길질에 저절로 무릎을 꿇은 꼴이 되었다.하구봉의 눈가는 계속 경련을 일으키며 더욱더 볼썽사나운 얼굴이 되어 갔다.그는 하현이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분명히 하현은 열세였다.그런데 감히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얼굴을 때리다니!게다가 한 발로 그를 땅바닥에 주저앉히다니!하구봉은 처음으로 하현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어쩐지 하구천 같은 인물이 하현을 맞서는데 주저하더라니!하구천이 예전만 못한 것이 아니라 하현의 실력이 너무나 강하고 위협적이었기 때문이었다.적어도 지금까지 하구봉의 기억 속에 내륙에서 온 내로라할 강자 중에 이렇게 함부로 손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개자식! 어서 하구봉 대장님을 놓아줘!”“당장 풀어줘! 그렇지 않으면 죽여 버릴 거야!”“개자식아! 여기가 누구 땅인지 알기나 해?!”호위대 요원들은 마침내 정신을 차린 듯 하나같이 총구를 들고 하현을 향해 겨누며 욕을 퍼부었다.하운빈도 짐짓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며 조용히 말했다.“하현,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하구봉을 죽이면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어.”“어쨌든 그는 항도 하 씨 가문 셋째 아들이니까.”하구봉은 분노가 가득 담긴 눈으로 하현을 노려보며 말했다.“하 씨, 당신 나 잘못 건드린 거야.”하현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항성과 도성에서 나한테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적지 않았지.”“곽영준, 진태유, 무카이 나오토...”“너무 많아. 너무 많아서 도대체 몇 명인지도 모르겠어.”“그런데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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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5장

살기는 광기로 번졌다.모두가 살기 어린 광기를 띤 채 언제든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하구봉의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졌고 이제는 비명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그의 입가에선 사악한 웃음기만이 감돌았다.“하 세자, 집법당 당주, 배짱 한번 좋으시군!”“감히 내 손을 밟아 부러뜨려?!”“그렇지만 잘 들어. 이렇게 된 이상 나도 당신 손목을 부러뜨릴 수밖에!”“당신은 감히 날 밟아 죽일 수 없어!”“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결국 당신은 겁을 먹었단 얘기야!”“당신은 날 이길 수 없는 운명이라고!”“배짱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날 죽여 보시든가!”“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죽여 버릴 테니까!”“지금이라도 어서 내가 원하는 사람을 내놓지 그래?”“다른 선택이 없을 텐데. 있다면 어디 한번 해 보셔!”말을 마친 하구봉은 신경질적인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분명 왼손이 망가진 상태였지만 마치 흥분제라도 먹은 사람처럼 포악하고 흉측한 얼굴이 되었다.매섭게 눈을 뜨고 자신을 노려보는 하구봉을 보면서 하현은 이 사람이 진정으로 기개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만큼 미쳐 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예전에 항성 S4 중 한 명인 맹인호도 그런 기질을 가지고 있었지만 하구봉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졌다.항성과 도성에서 오랜 세월 동안 항도 하 씨 가문이 우뚝 설 수 있었던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듯했다.이렇게 기개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하현은 이번에는 왼발을 들어 하구봉의 오른손을 밟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밤 내가 여기 있는 한 당신은 아무도 데려갈 수 없어.”“당신 하나 죽이는 것에는 난 관심 없어.”“하지만 당신 오른손도 가만히 내버려둘 순 없어. 오른손도 왼손처럼 만들어 놔야지!”“당신은 절세의 총잡이였잖아? 백발백중 아니었어?”“두 손이 다 망가진 후에 절세의 총잡이께서 어떻게 소란을 피우실지 내가 똑똑히 두고 볼게.”“내 두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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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6장

”악!”이 총은 공포탄이었지만 가든 별장의 많은 하인들은 모두 소스라치게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하구봉의 수법은 너무나 악랄했다.요원들을 모두 데리고 자살 폭탄 테러를 하려 하다니 간담이 서늘했다.누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하구봉은 다시 흉악한 미소를 짓더니 손가락을 까딱했다.“펑!”강력한 폭약을 몸에 두른 호위대 요원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이번에도 공포탄이었지만 그 과정은 가든 별장 경호원과 하인들을 얼어붙게 만들기 충분했다.모두 호위대의 광기에 놀라 겁을 먹고 물러섰다.미치광이 같은 하구봉의 놀음에 혹여라도 목숨을 잃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하운빈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하구봉, 이 개자식아!”“부인께 변고가 생기면 어쩌려고 그래? 그러고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것 같아!?”“하하하하.”“그때가 되면 아마 모두 부둥켜안고 저승길에서 길동무가 되어 있을 텐데 무슨 목숨 따위가 필요하겠어?”“저승에 갈 배짱이 있다면 날 죽여 보시든가!”험상궂은 얼굴을 한 하구봉은 하늘을 향해 미친 듯이 웃으며 자신의 오른손을 밟고 있는 하현을 노려보았다.“하 씨, 능력이 있으면 날 죽여 봐!”“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내 명령에 당장이라도 총알받이 신세가 될 테니까!”“당신이 총에 맞아 죽을지 우리가 모두 부둥켜안고 죽을지는 아무도 몰라!”“어때?”“너무 짜릿하지 않아?”“너무 재미있지? 아주 신나 죽겠지?”하구봉은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날 짓밟았어? 협박을 해? 감히 날 때려?”“당신은 내가 맹인호처럼 바보 멍청이인 줄 아나 본데.”“잘 들어. 난 시체산과 피바다를 헤쳐 나왔어. 세상에서 가장 두렵지 않은 것이 너 따위 놈의 위협이고 모두가 함께 죽는 거야!”하현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하구봉은 다시 손가락을 까딱했다.“펑!”운이 좋아서 앞의 두 발은 공포탄이었지만 경호원과 하인들은 모두 겁에 질릴 대로 질려 있었다.공포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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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7장

”펑!”네 번째도 공포탄이었지만 폭탄을 두른 호위대 요원은 식은땀을 계속 흘렸다.다른 요원들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듯 놀란 눈을 껌뻑거렸다.앞의 세 발은 어찌저찌 참을 수 있었지만 방금 전의 한 발은 마치 저승길 문턱까지 갔다 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하운빈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고 호위대의 총을 빼앗고 싶었지만 섣불리 행동할 수 없었다.상대방이 어떤 충동적인 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죽음의 먹구름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덮치자 모두 오한을 일으키며 덜덜 떨었다.하구봉은 음흉한 미소를 보이며 몸을 비틀었다.“하 씨, 당신이 날 놓아주지 않고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다음 한 방에 우리 모두가 죽을지도 몰라!”“그래?”하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순간 하현은 번개보다 빠른 속도로 몸을 움직였다.강력한 폭약을 몸에 두른 호위대 요원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하현은 얼른 그의 손에 있던 리볼버 권총을 빼앗았다.“개자식!”하구봉은 화가 치밀어 오르는지 온몸을 부르르 떨며 이를 갈았다.하지만 하현은 하구봉을 힐끔 쳐다보다가 강력한 폭약을 두른 호위대 요원에게 직접 리볼버 권총을 겨누었다.하현은 희미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하구봉, 당신이 이렇게 놀기를 좋아하니 나도 당신 놀음에 놀아 줄 수밖에 없지!”“이 총에는 두 번의 기회가 더 있어.”“첫 번째 기회에 다 같이 죽든지, 두 번째 기회에 다 같이 죽든지!”“이제 선택은 당신한테 달렸어!”하현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자, 스스로 오른손을 망가뜨리고 무릎을 꿇고 당난영 부인께 머리를 조아려 잘못을 인정해.”“그렇지 않으면 바로 쏴 버릴 거야!”하구봉은 눈살을 찌푸리며 어리둥절해하다가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흥! 하 씨! 감히 네까짓 것이 날 협박해?”“너희 내륙 놈들은 하나같이 목숨을 아까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군!”“능력이 있거든 어서 쏴!”“당신이 그 총을 쏘지 않으면 당신은 개자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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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8장

미친 사람처럼 날뛰던 하구봉이 마지막 순간에 겁을 먹고 꽁무니를 뺄 줄은 아무도 몰랐다.하구봉 자신도 이렇게 미친 짓을 할 줄은 몰랐지만 하현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기는 미친 짓을 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엄마를 외치며 꽁무니를 빼는 하구봉의 모습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져서 아무런 반응도 할 수가 없었다.이것이 미친 듯이 날뛰던 하구봉의 민낯인가?하구봉의 행동에 어안이 벙벙하던 사람들이 순간 갑자기 정적에 휩싸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폭발하지 않은 건가?왜? 어떻게 폭발하지 않았지?총을 쏘면 모두가 부둥켜안고 다 함께 죽는 게 아니었던가?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공포에 떨었던 하구봉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하지만 이 짧은 순간에도 하구봉은 틈새를 비집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생사를 걸고 모든 사람을 협박하던 하구봉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엄마를 부르짖으며 꽁무니를 빼다니...순간 하구봉은 자신이 맹인호와 같은 급으로 취급되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울어버린 것이다.사람들의 모든 이목은 한가운데 있는 하현에게 떨어졌다.하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손에 들고 있던 리볼버 권총을 쳐다보았다.“걸렸나?”“다들 운이 좋은가 봐.”심드렁하게 말을 내뱉은 하현은 다시 리볼버를 들고 강력한 폭약을 몸에 두른 호위대 요원을 겨누었다.방아쇠를 당긴 순간 ‘펑'하는 소리는 났지만 총알은 나오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현이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사람들은 놀란 가슴을 부여잡아야만 했다.비록 총알은 나오지 않았지만 살 떨리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호위대 요원들의 얼굴은 보기 힘들 정도로 새하얗게 빛을 잃어갔다.그들이 평소에 아무리 날뛰고 거칠 것이 없던 사람들이었어도 대장이 엄마를 찾으며 울부짖는 마당에 제대로 정신줄을 부여잡기 힘들 것이다.호위대는 오늘부터 항성과 도성에서 가장 큰 웃음거리로 전락할 판이었다.“재미없군. 총을 바꿔서 놀아 봐야겠어.”하현이 리볼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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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9장

하구봉은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딱 봐도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하현은 도무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같았다.하구봉 자신보다 훨씬 악독한데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 따로 없었다.하구봉은 마음속으로 잔뜩 겁을 집어먹었지만 오랫동안 고귀한 몸으로 살아온지라 이 순간만큼은 존엄을 다 내려놓고 용서를 빌 수 없었다.게다가 지금 이렇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면 하구봉이든 호위대든 항성과 도성에선 분명 큰 웃음거리가 될 거라는 건 뻔한 일이었다.“당신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어. 오른손을 부러뜨리고 당난영 부인께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려 사죄해.”“아니면 가만히 앉아서 당신의 죽음을 기다리든지.”하운빈의 입에서 하구봉이 어떤 운명에 처했는지 상세한 설명이 흘러나왔다.하구봉은 얼굴을 한껏 일그러뜨렸다가 뭔가 결심이 선 듯 자신의 오른손을 붙잡았다.그때였다.하늘의 장막이 걷히기라도 할 듯 갑자기 큰 굉음이 들려왔다.그러자 열 대의 거대한 검은색 헬기가 쉭쉭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멀리서 바다를 가르며 위엄 서린 아우라를 풍기는 무장 헬기였다.사람들이 어리둥절한 채 아무 반응도 하지 못한 사이 무장 헬기는 어느새 가든 별장 정수리를 향해 날아왔다.그리고 헬기에서 거대한 총 한 자루가 머리를 내밀더니 현장에 있던 호위대를 향해 입을 크게 벌렸다.그때 허공에서 호령하듯 냉엄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여기는 항도 하 씨 가문 문주 친위대다.”“이제부터 여기는 우리가 인수하겠다.”“총을 버리면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산신령 같은 목소리가 하늘을 뒤덮자 얼굴을 가리고 있던 하구봉의 안색이 흙빛이 되었다!호위대 요원들은 하나같이 온몸에 힘이 쭉 빠지며 손에 든 총을 땅바닥에 풀썩 떨어뜨렸다.항성과 도성에서 감히 문주 친위대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문주 친위대였다.누가 감히 그 앞에서 함부로 할 수 있겠는가?하운빈은 그제야 정신을 다잡고 입을 열었다.“문주께서 돌아오셨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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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0장

호위대도 가든 별장 경호원도 하인들도 모두 지금 이 순간은 몸을 사릴 수밖에 없었다.항상 오만하고 흉악했던 하구봉은 하문준 앞에서 갑자기 자신이 어릿광대처럼 우습고 어리석어 보였다.그의 광기, 히스테리도 이 남자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잠시 후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몸을 숙여 공손히 말했다.“문주님 오셨습니까?”하현만이 고개를 숙이지 않았고 눈앞의 카리스마를 풍기는 중년 남자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었다.하문준이 이번에 항성에 온 것이 우연이든 필연이든 오늘 밤 호위대를 맞서는 일에 혼자일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당난영과 가든 별장이 받은 수모와 억울함은 반드시 공명정대하게 처리될 것이다.이렇게 하면 하현 자신도 많은 힘을 아낄 수 있다.웃는 듯 마는 듯한 하현의 시선 속에서 하구봉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키더니 얼굴을 가리고 하문준 앞으로 다가가 공손히 한마디 내뱉었다.“숙부님 오셨습니까?”하구봉은 항도 하 씨 가문의 약한 고리라도 이용해 살아갈 구멍을 찾느라 안간힘을 쓰는 게 분명해 보였다.하문준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조카를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호위대는 먼저 죽이고 나중에 보고해도 된다는 말은 내가 한 것이 분명해.”“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어쩔 수 없이 불법적으로 침투를 해야 한다는 것도 이해해.”“네가 문주령을 깨뜨려도 난 너에게 책임을 물을 생각이 없어.”“어쨌든 난 항상 호위대의 일을 지지해왔고 호위대가 있었기에 우리 가문의 기강을 확실히 할 수 있었으니까.”“하지만 넌 가든 별장을 장악한 후 규칙에 따르지 않고 모조리 죽이려고만 했어. 문주 부인을 존중하지도 않았어.”“심지어 호위대를 움직이면서도 나에게는 한마디 보고도 없었어.”“오늘 밤 내가 돌아오지 않았으면 너의 숙모, 문주 부인까지 해치울 심산이었어?”그러자 하문준은 손을 뻗어 하구봉의 턱을 잡고 옆으로 휙 젖히며 담담하게 말했다.“노부인 생신 후에 하구천이 후계자로 올라설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지?”“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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