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641 - 챕터 2650

3671 챕터

2641장

”데구루루.”수류탄이 땅에 떨어져 몇 바퀴를 굴렀는데도 터지지 않았다.사람들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어? 안, 안 터졌어?”“수류탄이 안 터져?”하현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맹인호의 몸에 달려 있던 수류탄을 또 꺼내 안전핀을 뽑았다.“풀어 줄게! 강옥연 풀어 줄게!”맹인호가 미처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허민설이 덜덜 떨면서 내뱉었다.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하물며 방금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허민설은 정말이지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았다.그녀의 남은 날이 얼마나 창창한데 여기서 눈을 감을 수 있겠는가?맹인호도 깊은숨을 내쉬며 안도하는 기색이 번졌다.동시에 자신의 몸에서 지독한 지린내가 풍겨 오는 게 느껴졌다.순간 그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맹인호는 자신도 그렇게 두려워할 때가 있을 줄은 몰랐다.허민설은 얼른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곧이어 몇몇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강옥연의 모습이 보였다.그녀는 비록 안색이 창백했지만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은 것 같았다.어쨌든 다들 선수들이니 해서는 안 될 일이 어떤 것인지 허민설도 모르지 않았던 것이다.동리아와 최영하가 급히 달려와 강옥연을 감쌌고 하현의 얼굴에는 의미심장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오늘 밤은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할게!”순식간에 판세가 뒤집히자 지린내를 풍기던 맹인호는 갑자기 험악한 얼굴로 말했다.“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지 않았어?”“무릎 꿇는 거, 할 수 있어. 하지만 당신 뒷일을 감당할 수 있겠어?”여기까지 와서도 맹인호는 여전히 하현을 도발하고 나섰다.강옥연은 맹인호가 무릎을 꿇는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이제 됐어...”다른 사람들은 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두 하현을 바라보며 그가 자비를 베풀길 바라는 눈치였다.하현이라는 두 글자를 듣고 허민설은 마침내 고개를 들고 그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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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2장

맹인호의 얼굴은 하현의 발에 짓밟혔다.하현에게서 살기를 느낀 맹인호는 이를 갈면서 말했다.“미, 미안해.”맹인호의 말소리를 들고서야 하현은 웃으며 자신의 오른발을 뗐다.맹인호는 서둘러 일어서려고도 하지 않았다.그는 무릎을 꿇은 채 냉랭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며 으르렁거렸다.“성이 하 씨라고? 당신이 바로 하현이었군!”“좋아. 오늘 이 일, 내가 꼭 기억하겠어!”“하 씨. 푸른 산은 언제나 우뚝 서 있고 푸른 물은 영원히 흐른다는 걸 알아야 할 거야.”“오늘 밤 이 일, 조만간 내가 꼭 되갚아 줄 테니까 기다려!”하현은 웃으며 말했다.“그거 알아?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뭔지? 누군가가 내 앞에서 주제도 모르고 허풍 떠는 거!”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현은 맹인호의 목을 졸랐다.그리고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을 맹인호의 입에 넣었다.“입이 이렇게 거치니 이거라도 깨물어야지!”“만약 당신이 입을 떼면 수류탄이 폭발하겠지! 날 원망하지 마! 다 자업자득이야!”하현은 손을 뻗어 맹인호의 오른쪽 얼굴을 툭툭 쳤다.맹인호는 화가 나서 뭐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저 죽기 살기로 하현을 노려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또 맹인호를 발로 걷어찼다.맹인호는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을 보호하느라 허둥지둥거렸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낭패한 모습이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하현은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보였던지 얼굴 가득 웃음기가 넘쳤다.칼끝에 피만 묻혀 본 구제불능에게는 이만한 방법도 없었다.허민설이 하현을 노려보며 앞으로 나와 입을 열었다.“하현, 당신은 정말 운이 억세게도 좋군!”“하지만 하늘에 맹세해!”“나 허민설, 오늘 밤의 이 치욕 반드시 되갚아 주고야 말겠어!”“두고 봐! 나...”“퍽!”하현은 허민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손바닥으로 그녀의 얼굴을 후려쳤다.“아직도 분수도 모르고 입을 놀리고 있어?”“무릎 꿇어!”허민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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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3장

하백진의 관심사는 그게 아니었다.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그놈이 그렇게 배포가 크다고? 수류탄을 땅에 던져버릴 만큼?”“그 수류탄 이미 안전핀 뽑혔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안 터졌어?”하구천은 차를 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나중에 조사해 보니까 그 수류탄은 불량이었대. 안에 든 폭약도 이미 폭약으로서의 기능을 잃었고.”“그놈은 운지 좋은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그 수류탄이 불량이라는 걸 알아차렸는지 정말 알 수가 없군...”“하지만 그가 한 행동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숨도 쉴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었지!”말을 하면서 하구천은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하나 재생한 뒤 하백진이 볼 수 있도록 그녀의 눈앞에 보여주었다.그제야 두 사람은 모든 과정을 선명하게 알 수 있었다.세 번을 반복해서 본 후 하백진과 하구천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어쨌든 간에 하현은 등장하자마자 좌중을 압도했다.하백진은 동영상을 노려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놈은 정말 여자들한테는 인기가 많아.”“최영하, 동리아, 이제는 강옥연까지!”“세 여자 모두 항성과 도성에서 내로라하는 위치에 있어.”“이번에 허민설이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바람에 강옥연도 그들한테 등을 돌렸어.”“최 씨 집안, 동 씨 집안, 강 씨 집안, 화 씨 집안...”하백진이 일일이 열거했다.하현이란 놈이 항성에 온 지 얼마나 되었는가?길지 않은 시간 동안 이렇게 많은 집안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다니!하백진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말을 이었다.“하구천, 이놈이 이대로 커 가게 놔둘 수는 없어!”“만약 그가 계속 이런 식으로 세력을 키운다면 조만간 네 지위까지도 위협할 거야.”하구천은 별다른 동요 없이 무덤덤하게 말했다.“화 씨 집안이든 동 씨 집안이든 강 씨 집안이든 그 집안들은 원래도 나한테 마음이 없었어.”“다만 과거에는 이 항성과 도성에서 감히 나한테 대적할 만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그들의 의사를 보여주지 못했을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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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4장

눈앞에 있는 최문성에게서 예전과 사뭇 다른 느낌이 물씬 풍겨났다.세상 물정 모르던 부잣집 도련님의 자태는 온데간데없이 어느새 깊어진 그의 눈매에는 진중한 모습이 엿보였다.하현은 그런 최문성의 모습을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어젯밤 금옥클럽에서의 수업이 결코 헛되지 않은 것 같았다.“밤새 고생했으면서 좀 쉬지 않고?”하현은 스스로 차 한 잔을 따르며 흥미로운 눈빛으로 최문성에게 말했다.하현이 나타나자 최문성은 자세를 고쳐 앉았다.“하현, 밤새 들어온 소식들 보고드리려고 했었어요.”“그런데 쉬고 계시길래 방해하면 안 되겠다 생각해서 그냥 있었어요.”“수고했어.”하현이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수고는요.”최문성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리고 원래 제가 잠을 잘 못 잡니다.”하현은 웃으며 물었다.“잠을 잘 못 자? 왜? 화가 나서? 억울해서?”“아, 아닙니다.”최문성이 또 고개를 저었다.“당도대에서 병왕급이 되려면 자신의 마음을 직시할 줄 아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예전에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몰랐지만 어젯밤 일을 겪고 나니 알 것 같습니다.”어젯밤 일을 겪으면서 최문성의 심성이 한층 단단하게 단련이 되었음이 틀림없다.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나 참고 하지 않는 것, 포악하게 굴 수 있으나 참고 억누르는 것.이것은 보통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하현은 손을 내밀어 최문성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그래, 아주 잘 했어.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면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있어.”“그 정도쯤 되면 전신급으로 가기도 어렵지 않을 거야.”“전신은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경지로 승화되어야 이룰 수 있거든.”“진정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며 자신의 신념에 위배되는 모습으로는 단 일 초도 살지 않으며 세속에 얽매이지 않으면 돼. 그럼 점점 자신이 원하는 경지에 가까워질 거야.”최문성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총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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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5장

그 시각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강 씨 집안에서는 가족 모두가 거실에 둘러앉아 무거운 표정으로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강옥연이 돌아왔음에도 그녀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아직 아무도 언급조차 하지 못했다.“부릉!”강 씨 가족들 사이에 불안이 고조되고 있을 때였다.갑자기 강 씨 집안 대문 앞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문 앞에는 검은색 미니밴 십여 대가 거칠게 엔진 소리를 내뿜고 있었다.문이 열리더니 수십 명의 용문 집법당 사람들이 총기를 들고 살벌한 얼굴로 내렸다.강 씨 집안 보안을 담담하던 용문 제자들은 집법당 사람들의 모습을 보자 안색이 급변하며 어찌해야 할지 몰라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집법당 사람들은 비아냥거리는 표정으로 얼른 강 씨 집안을 포위했다.공송연이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앞장서서 수십 명의 사람들을 거느리고 집안으로 들어왔다.강옥연은 다급히 소리쳤다.“이게 뭐하는 짓이야?”“퍽!”공송연은 강옥연을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손바닥으로 그녀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그리고 나서 공송연은 핸드폰을 꺼내 강옥연을 위아래로 훑어본 후 차갑게 입을 열었다.“이 여자야! 용문에서 명령이 떨어졌어. 당신을 데리고 용문 도관으로 오라는 명령이 떨어졌다구!”공송연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용문 집법당 사람들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강옥연을 붙잡아 항성에 있는 용문 도관으로 보냈다.강옥연의 아버지는 이 광경을 목격하고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 소리쳤다.“당신들 누구야? 여기가 어딘지 몰라?”“아무리 집법당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우리 강 씨 집안에 쳐들어와서 이렇게 함부로 사람을 데려갈 수는 없어!”“우리 아버지가 용문 항도 지회장이라는 걸 몰라? 용문 지회장이 얼마나 권위가 높은지 당신들 몰라서 이러냐고?”“퍽!”공송연은 두말없이 강옥연의 아버지의 얼굴에 일격을 가했다.다른 강 씨 집안사람들도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대들었다.“감히 우리 집안에 와서 이런 행패를 부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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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6장

”도대체 당신들 뭘 어쩌려는 거야?’강옥연의 아버지는 얼굴 가득 분통을 터뜨렸다.그들 강 씨 집안은 용문 항도 지회장으로서 오랜 세월 동안 지회를 주관하고 있었다.그런데 어떻게 이런 모욕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강학연은 아직 행방불명이고 자신의 딸은 또 집법당 사람들에게 끌려갔다.이 사람들 도대체 뭘 어떻게 하려는 심산일까?“뭘 어쩌려는 거냐고?”공송연은 담담하게 말했다.“그건 아주 간단해. 우린 몇 가지 진술과 약간의 증거가 필요해. 당신네 강 씨 집안은 오랫동안 지회를 호령했으니 우리한테 이 정도는 제공할 수 있겠지?”“강 씨 집안에서 외부의 적과 내통한 증거를 내놔! 30분 줄게!”“순순히 내놓지 않으면 나 공송연이 당신들 체면이고 뭐고 봐 주지 않고 마구 칼을 들이댈 거니까 그때 가서 나 원망하지 말고 알아서 해!”공송연의 말에 강옥연의 아버지는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이건 분명히 강 씨 가문을 모함하고 죄를 뒤집어씌우려는 수작이었다!강옥연의 아버지는 이를 갈며 말했다.“당신들 집법당이 이렇게 함부로 굴면 분명 나중에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찰싹!”공송연은 또 한 번 강옥연의 아버지의 얼굴을 강타했다.“혹독한 대가?”“하하하! 자, 지금 말해 봐. 그 혹독한 대가가 뭐야?”“어서 수색해!”“모두들 샅샅이 뒤져서 이들이 외부의 적과 내통한 증거를 찾아내!”공송연의 말이 떨어지자 십여 명의 집법당 사람들은 모두 일사불란하게 흩어져 각 방들을 뒤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심보가 검은 집법당 사람들 눈에 곳곳에 있던 값나가는 물건들은 그냥 지나치기 힘든 유혹이었다.그들은 값나가는 물건을 만지작거리며 군침을 흘렸다.이를 본 강 씨 집안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그들을 막으려 나섰다.하지만 집법당 사람들에게 여지없이 걷어차여 바닥에 엎어졌다.강 씨 집안사람들도 나름 훈련된 사람들이었지만 용문 집법당 사람들을 어찌 막아낼 수 있겠는가?그리 오래지 않아 집법당 사람들은 온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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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7장

”똑똑히 들어. 나 공송연이 강 씨 집안에 죄가 있다고 하면 있는 거야!”“나한테 반항을 해? 날 상대해 보겠다는 거야?”“당신들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천왕 태자가 와도 당신네 강 씨 가족을 구해 줄 수는 없을 거야!”“감히 하현의 편에 서서 뒤를 봐 주다니! 당신들은 이제 죽었어!”공송연의 말에 집법당 사람들은 모두 음흉한 미소를 입가에 내걸며 앞으로 나섰다.전에 그들은 하현에게 호되게 당한 적이 있지만 오늘은 하나같이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마치 잃어버린 그들의 체면을 오늘 강 씨 집안에서 되찾으려는 것처럼.“쾅!”집법당 사람들이 막 움직이려는 순간이었다.갑자기 강 씨 집안 대문을 누군가가 걷어차며 들어왔다.펄럭이는 대문을 뒤로하고 한 줄기 사람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듣자 하니까 내가 없는 틈을 타서 당신네 집법당 사람들이 나한테 외부의 적과 내통했다는 죄목을 뒤집어씌우려 했다던데.”“강 씨 집안사람들을 협박해서 나한테 모함을 하려고 한다면서?”“왜? 지난번에 내가 준 따끔한 교훈으로는 부족했어?”“그렇게도 죽고 싶어?”말이 끝나자마자 하현이 집안으로 홀연히 들어섰다.불빛 아래 보이는 하현의 모습은 다소 야위어 보였지만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의 차가운 눈은 예리하게 장내를 쏘아보았고 그와 눈이 마주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강 씨 가족은 이전에 하현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그래서 하현이 들어서자 그의 얼굴을 알아보고 자신도 모르게 얼른 인사를 했다.“하 지회장님!”하현이 나타나자 강 씨 가족들의 표정이 복잡해졌다.이전에 강학연이 하현의 편에 서려고 했을 때 강 씨 집안사람들은 그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그러나 강학연의 생사가 불분명한 지금 그들을 구하러 온 사람이 하현이었던 것이다.강 씨 가족들의 표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하현, 드디어 오셨군. 난 당신이 요 며칠 항성과 도성에 틀어박혀 감히 나오지도 못하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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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8장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을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 공해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용정재에 대해 조사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하현이 자신의 말은 무시하고 태연하게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을 보고 공송연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하 씨, 허세 좀 그만 부리지!”“용정재의 신분이 이 정도인데 누가 감히 그를 제압할 수 있겠어? 아무도 못 해!”“당신이 어떤 사람을 불러와도 소용없어!”“마침 잘 왔어. 나랑 같이 가자고. 가서 용문 감옥에서 푹 썩는 거야!”“시간이 되면 용정재가 나타나 당신한테 와서 물어볼 거야!”“반항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이전에 당신이 내 말을 거역했을 때는 당신의 그 지회장이라는 신분이 당신을 지켜줄 수 있었지!”“하지만 당신이 용정재의 명령을 거역한다면 용문주도 당신을 지켜줄 수 없을 거야!”“당신은 기껏해야 용문주가 조금 아끼는 사람일 뿐이야. 그렇지만 용정재는 달라. 용문주의 친척이니까!”“용문주의 마음속에 어느 쪽이 더 무게가 있는지 당신 스스로 생각이란 걸 좀 해 보는 게 좋을 거야!”공송연은 한껏 비웃으며 그와 용정재 사이에는 신분의 격차가 엄청나다는 걸 끊임없이 하현에게 각인시켜 주려고 했다.다른 사람들은 하현의 뒤에 용문주가 받치고 있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겠지만 용정재 앞에서는 용문주라는 큰 산도 가히 마음 편히 기댈 만한 뒷배는 아니라고 공송연을 믿었다.공송연이 의기양양하게 말을 마치자 집법당 사람들은 가소로운 표정을 한 채 하현을 바라보았다.이놈은 이전에 감히 공송연을 때리고 용오정을 괴롭혔다.만약 이번에 이놈을 죽이지 않으면 그들은 분통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이놈을 이번에 해치우지 않으면 앞으로 어떻게 용문 집법당의 권위를 세울 수 있겠는가?이것이 집법당 당주가 이번에 용정재를 직접 이곳에 내려오게 한 이유였다.“강 지회장님은 나와 막역한 사이야.”“그래서 강 지회장님 가족은 내 가족이라고 할 수 있지.”“날 괴롭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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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9장

하현의 살기 어린 눈빛에 공송연은 저절로 온몸이 움츠러들었다.그녀는 하현이 감히 용정재를 거역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용정재는 용 씨 가문을 대표하는 거물이었기 때문이다.용정재가 항성에 왔을 때 하구천은 약간의 체면을 세워 주려고 그에게 인편으로 선물도 보내주었다.하구천이 이럴 진대 어떻게 하현이 감히 용정재에게 반항할 수 있겠는가?집법당 사람들은 모두 하찮게 마지않는 눈빛으로 빈정거리며 하현을 쳐다보았다.한 치 앞도 볼 줄 모르는 남자가 가소롭기 짝이 없었던 것이다.“감히 당신이 우리를 넘봐?”“잘 들어. 능력이 있으면 우리부터 죽여 보시지!”“뺨 한 대 때리는 게 무슨 재주라도 되는 줄 알아?”“감히 나한테 덤벼들면 내가 당장 네 무릎을 꿇려 놓겠어!”분명 그들은 하현이 지금 보이는 의기양양한 태도는 허세일 뿐 달리 실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찰싹!”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하현은 한걸음 나서서 건방지게 입을 놀리던 집법당 제자의 멱살을 움켜쥐고 이리저리 흔들었다.둔탁한 소리와 함께 집법당 제자는 땅바닥에 쓰러져 제대로 숨도 쉬지 못했다.그의 얼굴에는 믿기지 않는 듯 충격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이렇게는 절대 죽어도 눈을 감을 수 없을 것 같은 분노가 가슴속에서 치밀어 올랐다.그는 하현이 정말로 자신을 제압할 능력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땅바닥에 널브러진 사람은 하현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던 것이다.공송연은 화가 치밀어 올라 버럭 소리를 질렀다.“하현! 죽으려고 환장했군! 감히 집법당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순간 십여 명의 집법당 제자들이 동시에 총을 꺼내 일제히 하현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하현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한 걸음 내디디며 또 한 번 손바닥을 휘둘렀다.찰진 소리가 사방에 흩어졌다.“아아아!”연이은 비명소리와 함께 하현에게 달려들었던 집법당 제자들은 하나같이 목을 움켜쥔 채 숨을 헐떡거렸다.단지 이 모습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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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0장

”뭐!”공송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자신의 부하들은 거의 다 죽었지만 자신은 아직 죽지 않았다.아무리 하현이 거침이 없더라도 그녀의 신분과 지위를 두려워해서 감히 자신을 어쩌지 못할 거라고 그녀는 확신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그녀는 얼른 정신을 다잡은 뒤 다시 의기양양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하현, 감히 날 건드린다면 강학연은 반드시 죽은 목숨이 될 거야.”“솔직하게 말하자면 당신의 편에 섰다는 이유만으로 강학연은 이미 저세상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어!”“그리고 한 가지 더. 당신과 맞선 아닌 맞선을 본 강옥연 말이야. 30분 전쯤에 용정재의 침소로 보내졌다지 아마.”“만약 당신이 날 건드린다면 용정재는 강옥연을 노리개처럼 가지고 놀다가 씹던 껌처럼 그 여자를 없애 버릴 거야!”“지금 당신 편에 섰던 사람들이 내 손아귀에 있는데 당신이 감히 날 어쩌겠어, 안 그래?”“허세 그만 부려. 당신은 날 죽일 엄두도 못 내!”“날 건드리지 않는다면 강학연과 강옥연은 살아서 돌아올 거야. 하지만 날 건드린다면 분노한 용정재가 모두 깡그리 시체밭으로 만들어 버릴 거라고! 당신들 모두 다 함께 저승길 가는 거지!”하현의 눈빛이 차갑게 일렁거렸다.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이 벌어질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감히 내 말을 거역한다면 강학연은 반드시 목숨을 잃을 거야!”공송연은 매섭고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지만 속으로는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었다.하현은 여느 때처럼 담담하게 웃으며 심드렁하게 내뱉었다.“이 여자 팔다리를 부러뜨려!”하현이 손짓을 하자 최문성이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와 공송연의 사지를 부러뜨렸다.공송연은 뭐라고 말할 틈도 없이 이 세상 가장 처참한 고통을 맛보게 되었다.“아악!”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고 공송연은 고통을 이기지 못해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발악했다.“지금 뭐하는 거야?”“용정재가 당신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하현은 단호하게 말했다.“지금은 당신 사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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