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해는 차에 오르자마자 입을 열었다. 선글라스를 벗자마자 그의 찌푸려진 눈살이 드러났다. 그는 확실히 본 것이 틀림없었다. 박수혁 그 개자식도 분명 공항에 있었다.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맞아, 전 애인이 돌아왔거든.”박수혁의 존재감은 누구든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런 그를 소은해가 못 알아볼 리는 만무했다.“허, 옆에 끼고 있던 그 여자? 쯧쯧, 눈이 멀었구만.”소은정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취향이지 뭐. 맞다, 공항 사진은 분명 인터넷에 퍼질 텐데… 사람 시켜서 제재해야 하는 거 아니야?”소은해는 아랑곳 않은 듯 콧노래를 흥얼거렸다.“아니, 그럴 필요 없어. 내 동생이 얼마나 잘나가는지 사람들한테 보여줘야겠어!”박수혁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없었더라면 그는 소은정을 대중에 노출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박수혁은 이미 모습을 드러냈고, 이렇게 된 이상 소은정이 얼마나 매력 있는 사람인지를 그에게 똑똑히 인식시켜야 했다.그녀가 수천수만 명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오라버니, 내가 요즘 얼마나 많은 스캔들에 휘말렸는지 알아요? 연예계 사람이라도 된 것 같다니까!”소은정은 웃음이 절로 나왔다. 소은정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연예인들도 눈시울을 붉힐 수준이었다.“그럼 뭐 어때, 오빠가 여기 있잖아. 어떤 일에 휘말리던 걱정할 필요 없어!”공항 입구의 차 안, 그 내부의 공기는 무섭도록 가라앉아 있었다.이한석은 한참의 침묵 뒤에야 입을 열었다.“박 대표님, 어디로 모실까요? 민영 아가씨 먼저 호텔로 모실까요?”서민영은 재빨리 시선을 박수혁에게로 옮겼다.“나는 집에 가보고 싶은데, 어머님 아버님 못 뵌 지도 너무 오래됐잖아. 두 분 드릴 선물도 챙겨왔어.”박수혁의 낯이 어두웠다.“성준상의 기일이 곧인데, 그쪽에 먼저 가봐야 하는 거 아닌가? 돌아온 것도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그의 제안에는 왜 인지, 서민영에 대한 반감이 느껴졌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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