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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실패유발

소은해는 차에 오르자마자 입을 열었다. 선글라스를 벗자마자 그의 찌푸려진 눈살이 드러났다. 그는 확실히 본 것이 틀림없었다. 박수혁 그 개자식도 분명 공항에 있었다.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맞아, 전 애인이 돌아왔거든.”

박수혁의 존재감은 누구든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런 그를 소은해가 못 알아볼 리는 만무했다.

“허, 옆에 끼고 있던 그 여자? 쯧쯧, 눈이 멀었구만.”

소은정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취향이지 뭐. 맞다, 공항 사진은 분명 인터넷에 퍼질 텐데… 사람 시켜서 제재해야 하는 거 아니야?”

소은해는 아랑곳 않은 듯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 내 동생이 얼마나 잘나가는지 사람들한테 보여줘야겠어!”

박수혁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없었더라면 그는 소은정을 대중에 노출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박수혁은 이미 모습을 드러냈고, 이렇게 된 이상 소은정이 얼마나 매력 있는 사람인지를 그에게 똑똑히 인식시켜야 했다.

그녀가 수천수만 명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오라버니, 내가 요즘 얼마나 많은 스캔들에 휘말렸는지 알아요? 연예계 사람이라도 된 것 같다니까!”

소은정은 웃음이 절로 나왔다. 소은정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연예인들도 눈시울을 붉힐 수준이었다.

“그럼 뭐 어때, 오빠가 여기 있잖아. 어떤 일에 휘말리던 걱정할 필요 없어!”

공항 입구의 차 안, 그 내부의 공기는 무섭도록 가라앉아 있었다.

이한석은 한참의 침묵 뒤에야 입을 열었다.

“박 대표님, 어디로 모실까요? 민영 아가씨 먼저 호텔로 모실까요?”

서민영은 재빨리 시선을 박수혁에게로 옮겼다.

“나는 집에 가보고 싶은데, 어머님 아버님 못 뵌 지도 너무 오래됐잖아. 두 분 드릴 선물도 챙겨왔어.”

박수혁의 낯이 어두웠다.

“성준상의 기일이 곧인데, 그쪽에 먼저 가봐야 하는 거 아닌가? 돌아온 것도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제안에는 왜 인지, 서민영에 대한 반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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