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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뜻밖의 동거

소은정은 전화를 끊고, 작은 소호랑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착하지…….”

그 무렵 브랜드 매장 측은 소은정의 번호를 입력하여 고객 정보를 조회하였고, 직원은 깜짝 놀라 큰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소은정 아가씨?!”

소은해는 하는 둥 마는 둥 대충 샤워를 마친 뒤 재빨리 욕실을 나왔다. 어서 그 작은 호랑이를 더 보고 싶어 발걸음을 옮기려던 그 때, 마침 현관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내가 주문한 스카프가 도착했을 거야. 결제는 오라버니가 해주는 거 잊지 말고!”

소은해는 소파 위에 소호랑과 세상 편히 엎드려 누운 소은정을 째려보았다. 결코 일어날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맨몸에 샤워타올만 두른 채로 급히 현관으로 향하며 비아냥거렸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현관문을 연 소은해의 말은 이어지지 않은 채 뚝 끊겼고, 그의 표정 또한 삽시간에 굳어졌다.

“여긴 무슨 일이지?”

공기가 한 순간 무거워졌다.

표정이 안 좋아진 건, 박수혁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매서운 눈으로 소은해에게 말했다.

“그러는 그 쪽은, 여기 왜 있지?”

제 앞의 소은해는 분명 방금 샤워를 마치고 나온 모습을 하고있었다. 공항에서 나서자마자 여기로 곧장 왔다는 건가?

공항에서 찍혔던 소은정과 소은해의 사진과 스캔들 기사는 이미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이는 제재할 수준이 아니었다.

박수혁은 수 많은 방법을 동원해 소은정의 현재 거처를 알아내었다. 그는 지난 3년의 빚을 갚을 의항이 있었고, 직접 만나 대화하길 희망했다.

지난번 소은정의 제안, 서민영과 비취 담뱃대 둘 중 무엇을 택해야 하나?

그는 도저히 결단을 내릴 수 없었고, 소은정을 찾아 분명하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다른 조건들을 들이대어도 그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나 이 상황은 그의 예상과 달랐다. 백주대낮부터 저 둘은 이곳에서 함께였다.

저 둘이 무엇을 하고있었는지, 그의 생각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불난 속에 기름을 붓는 듯, 소은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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