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621 - 챕터 630

2631 챕터

제621화 거친 킥

강서진과 추하나가 이후에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호텔로 돌아온 소은정은 밀린 업무를 처리해나갔다. 느긋한 오후였지만 회사에서 갑자기 처리해야 하는 일들 때문에 영상통화로 업무를 보아야 했다. 두 시간 후. 전화를 끊은 소은정은 기지개를 켜고 룸서비스를 시키려고 하였다. 전화기를 드는 순간 전화 소리가 들렸다. 박수혁? 전화를 받은 소은정이 물었다.“무슨 일이야?”“내려와, 급한 일이야.”박수혁의 냉담한 목소리를 듣고는 공적인 일이라고 판단한 소은정은 잠시 멈칫하더니전화를 끊고 이내 엘리베이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른 사람들이 묵고 있는 호텔 층으로 내려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복도는 사람들로 가득 찼고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심지어는 울음소리도 들렸다. 소은정은 무슨 일인지 궁금해 그쪽으로 다가갔다. 소은정을 본 사람들은 그녀를 위해 길을 터주었다. 시끌벅적한 방문 앞에 선 소은정은 박수혁과 눈이 마주쳤다. 박수혁은 차가운 안색으로 문밖에 서 있었고 주위의 사람들은 그의 기에 눌려 방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소은정을 본 박수혁은 소은정을 방 안으로 들어가라는 눈치를 주었다. 소은정의 가슴이 철렁하였다. 천천히 방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어두운 얼굴의 도준호와 감독이 보였다. 도준호는 창백한 얼굴을 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고 감독과 작가들은 진지하게 의논하는 듯하였다. 여자의 울음소리는 그칠 줄 모르고 방안에서 울려 퍼졌다. “은정 씨, 여기는 어떻게?”소은정을 본 도준호가 놀라면서 일어났다. 방안을 훑어보던 소은정의 얼굴이 굳어졌다. 차태현과 양예영이?양예영은 갈기갈기 찢긴 잠옷을 입고는 침대에 앉아 울고 있었고 몸에는 몸부림의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소은정을 놀라게 한 것은 채태현의 옷도 변변치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반바지만 입고 상반신은 노출 상태였다. 채태현의 얼굴은 울긋불긋해졌고 분노와 억울함이 얼굴에 보였다. 채태현이 바닥에 앉아있는 자세와 너저분해진 침대를 놓고 봤을 때 그는 침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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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부자의 갑질

소은정의 극도로 차가운 목소리에 채태현은 그녀를 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소은정이 문밖을 쳐다보자 얼른 다른 사람이 호텔 문을 닫았다. 박수혁과 이한석도 방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마치 그들이 어떻게 처리할지 알고 있는 듯하였다. 양예영은 울면서 겉옷을 걸치고 호텔 밖으로 뛰쳐나갔다. 다른 사람들의 눈길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였다. “소 대표님, 도 대표님, 다 계시니 하는 말인데 채태현 지금 데뷔한 지 고작 몇 년입니까, 이렇게 당당하게 여배우를 탐하다니요.”그 말을 듣고 있던 채태현은 화를 주체하지 못한 채 뛰쳐나갔다. “당신이 먼저 나를 꼬시고 암시를 한 거잖아, 나를 좋아했던 거 아니야? 여기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증명해줄 수 있어!”“내가 암시했다고? 내가 당신한테 호감이 있었던 건 맞아, 하지만 프로그램 요구였어. 사적으로 연락할 마음은 일도 없었어. 알아?”양예영이 그를 째려보더니 씩씩거리면서 다가가 채태현에게 귀싸대기를 날렸다. “당신한테 웃으면 모두 당신이랑 자고 싶다는 시그널이라고 생각해? 시퍼런 대낮에 내 방에 찾아와 여기저기 만지면서 내가 싫다고 말했는데 놔주질 않았잖아!”채태현의 얼굴이 당근처럼 빨갛게 변했다. 그도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 질렀다. “그건 내숭이야!”양예영이 차가운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내숭이라고? 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뭐 내세울 거나 있어? 내가 이혼한 여자라지만 연예계에서 오래 있었던 사람으로서 너 같은 사람 많이 만나봤어. 내 전남편은 돈이 있었고 전남친은 미모가 있었는데 너는 대체 뭐가 있어?”양예영의 말이 비수처럼 다가와 채태현의 마음에 꽂혔다. 이토록 많은 사람 앞에서 체면이 구겨진 것에 대해 타격이 컸다. 그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양예영은 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소은정을 보고서는 말했다. “은정씨, 다 같은 여자라 말하는 거예요. 저 연예계에서 정말 힘들게 버텼어요. 이혼 후에 저희 사장님이 저를 뜨게 해주신다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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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역시 꺼지는 게 좋겠어

채태현은 그녀의 거절이 그저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채태현이 그녀의 방으로 찾아갔을 때 양예영은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오히려 반갑게 맞아 주었기 때문이다. 침대에 누워 스킨십을 하려고 할 때 양예영은 갑자기 부끄러워하면서 거절을 헸다.그가 양예영이 정말로 거절하고 있었다는 것을 채태현은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거절하는 제스처가 커지면서 채태현은 그대로 양예영을 침대에 눕혀버렸고 그 순간 양예영이 소리를 질러 모든 사람을 불러낸 것이다. 채태현의 머리는 둔기에 맞은 것처럼 멍해졌다. 늙은 여우한테 당하다니! 소은정은 아무 말 없이 도준호를 바라보았다. 도준호는 차가운 목소리로 얘기했다. “이렇게 된 이상 차태현씨를 우리 회사에 계속 남길 수 없습니다. 회사로 돌아가면 계약 해지 신청을 할 것이니 처리해주시죠.”채태현은 당황하더니 고개를 들어 애원했다. “소대표님, 도대표님, 저 진짜 억울해요. 저는…”그는 불쌍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올려다보았다. 지금 현재 애원할 수 있는 곳은 소은정 밖에 없다. 제일 능력 있는 여자이니 말이다. 소은정은 채태현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차가운 눈빛으로 꺼지라는 눈빛을 보냈다. 채태현의 눈앞에 박수혁이 있었지만, 박수혁의 잊을 수 없는 경고를 받은 채태현이었기에 그는 도준호의 발목을 붙잡고 말했다. “도대표님, 저 진짜 잘할게요.”도준호는 손을 절레절레하면서 말했다. “늦었어. 아무런 말도 듣고 싶지 않아.”채태현은 다시 양예영을 바라보았다. “예영씨, 알잖아요. 저희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기대가 엄청 커요. 이런 스캔들은 서로 이미지에도 좋지 않고 장조한씨와 이은영씨도 곧 합류할 건데 그 둘과의 협업은 말하지 않아도 알잖아요. 하고 싶다고 해서 함께 방송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양예영의 눈빛이 흔들렸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도준호에게 얘기했다. “도대표님, 이 기회 놓치지 않겠습니다. 채태현만 내보내시고 저는 저희 예능에 남아있길 바라요. 그리고 프로그램팀에 이번 일을 설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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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성형이라도 좀 해

채태현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박수혁은 손수건으로 여유롭게 손을 닦은 뒤 바닥에 툭 던져버렸다.소은정이 방을 떠나고 남은 사람들은 박수혁을 비롯해 다들 채태현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이라 그 누구도 박수혁을 말리지 않았다.또 박수혁이 이렇게 나서 양예영의 편을 들어주는 걸 보고 다들 줄을 제대로 섰음에 안도감을 느꼈다.도준호가 형식적인 위로를 건네고 다른 사람들도 하나 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박수혁은 바닥에서 나뒹구는 채태현을 보며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네 까짓 게 나한테 덤벼? “박 대표님...”박수혁도 방을 나서려던 그때 양예영이 그를 불러세웠다.“박 대표님 저기...”양예영이 말꼬리를 흐렸다.한편 바닥에 드러누운 채태현은 의아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뭐야? 두 사람 아는 사이었어?박수혁의 포커페이스에 보기 드문 미소가 실렸다.“잘했어요. 하고 싶은 작품 있으면 이 비서한테 말해요.”말을 마친 박수혁은 미련없이 돌아섰다. 두 사람의 대화에 채태현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양예영은 묘한 미소를 지었다.박수혁을 백으로 둔 이상 앞으로 연예게 생활은 탄탄대로일 게 분명했다.박수혁 대신 소은정 주위에 몰려든 똥파리 하나 처리해준 게 단데 이런 헤택을 얻게 되다니. 옷까지 벗고 달려들었다가 모욕만 받은 채 나가떨어진 다른 두 사람의 신세를 생각하니 기분은 더 산뜻해졌다.아직도 바닥에 누워있는 채태현을 바라보던 양예영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채태현 씨, 아직 어려서 뭘 잘 모르나봐요. 소은정 대표님 같은 사람 곁에는 아무나 설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양예영의 말에 채태현은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소은정! 그래 이게 다 소은정 때문이야!처음부터 그를 노린 함정이었던 걸까?한편 방으로 돌아온 소은정은 멍청한 채태현 덕분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상태였다.이런 멍청한! 소은정이 한참 씩씪대던 그때 우연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대표님, 대구에서 긴급 회의 열릴 예정인데 직접 가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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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속았어

추하나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도준호에게 촬영을 무사히 마칠 것을 부탁한 소은정은 바로 대구로 향했다.이깟 프로그램 촬영보다 야근이 훨씬 더 재미있겠다 싶은 소은정이었다.과연 2시간도 안 돼서 네티즌들의 반응이 들끓기 시작했다.“신인 연예인 갑질!”“유명인 닮은꼴 신인 연예인 인성 폭로!”......현장에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보니 소식이 유츨되는 걸 막을 수 없었다.휴, 이건 그냥 도준호에게 맡겨야겠다.어차피 사람들은 냄비 근성이라 다른 화제거리를 던져주면 주의를 돌리기 마련이니까.대구에 도착하고 우연준이 기사에게 연락하는 사이 소은정은 휴대폰을 뒤적거렸다.이때 누군가 다가오고 소은정의 액정 위에 그림자가 드리웠다.고개를 들어보니 전동하였다.“전 대표님?”지금쯤 해외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소은정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해외 쪽 일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요. 마침 오늘 회의도 있다고 해서 들어왔습니다.”전동하의 대답에 소은정도 고개를 끄덕였다.아마 그녀와 같은 회의를 참석하러 온 거겠지.“귀국을 환영합니다.”이때 전동하가 길가에 세워둔 차량을 가리켰다.“같이 이동하시죠.”소은정이 살짝 망설이자 전동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어깨를 으쓱했다.“소 대표님에게 여쭤볼 것도 있고 오늘 회의에 제가 발표해야 할 내용이 있는데 아직 준비가 안 돼서요.”그제야 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이 우연준에게 말했다.“우 비서는 기사님과 함께 움직여요. 난 전 대표님과 함께 갈 테니까.”“네.”우연준은 마침 전동하가 온 걸 다행이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지사 직원들 도대체 일처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 대표님을 기다리게 만들고...한편 소은정이 차에 타자 전동하가 옆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이게 뭐예요?”“선물이에요.”“제 선물이요?”의아한 소은정의 표정에 전동하가 미소를 지었다.“네, 은정 씨 거랑 마이크 선물 좀 사봤어요.”마이크와 그녀를 동등한 존재를 보고 있다는 뜻이 담긴 전동하의 말에 소은정은 왠지 선물이 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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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훌륭한 연기야

전동하는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쓴웃음을 지었다.“이런 일에 속다니! 다소 절망스럽네요.”비즈니스 엘리트인 월가의 천재에게 이건 심리적으로 너무 큰 충격이었다.이때, 소은정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차 안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벼워졌다. 그녀는 늘 들고 다니던 아이패드를 꺼내더니 이렇게 말했다.“이번 강연 주제를 말씀드릴까요?”이번 회의는 사실 주요하게 시장 연구조사에 관한 비전 교류회였는데, 실제 회의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주식 시장을 뒤흔들 만한 거물들이라, 나아가 그들이 주식 시장을 뒤흔들기에 중요한 것이었다.그리고 회의에서는 프로젝트가 하나가 제안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소 씨 일가도 이미 일정 기간 동안 계획하여 왔기에 매우 기대하고 있었다.전동하는 즉시 진지하게 가르침을 원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얼굴은 매우 매혹적이고, 겸손하면서도 부드러웠으며, 기질이 남다르고, 또 존귀하면서도 약간의 차가운 티도 없지 않아 있었다. 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상쾌한 향기는 결코 사람에게 거리감을 주지 않았다.그는 박수혁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처음에는 그녀만 얘기하다가 나중에는 전동하도 같이 토론하기 시작했다. 목소리는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았고, 이 프로젝트에 대한 두 사람의 견해는 모두 긍정적이면서도 어느 정도 의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소은정이 주최 측에서 제의한 무대로 올라가 강연 요청을 거절한 주된 원인은 제작팀에 일들이 너무 많아 화가 났기에 자신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까 봐서였다.차는 아주 평온하게 가고 있었다. 소은정은 이 도시에 몇 번이고 왔었지만, 매번 일 때문에 바쁘게 다니느라 자세히 둘러볼 시간이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온 것이긴 하나 또 다른 변화가 있는 것 같았다.그녀가 무심하게 차창 밖을 내다보자 전동하가 무심코 한 마디 내던졌다.“마이크는 잘 지내나요?”소은정은 순간 멈칫했다. 그녀는 갑자기 죄책감이 들었다. 그녀는 요 며칠 내내 제작진과 같이 붙어 있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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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변덕스러운 남자

회의 도중, 소은정은 몇 통의 전화와 문자를 받았다. 전부 채태현한테서 온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한 통도 답장하지 않았다.그렇게 문자가 연달아 날아왔다.“은정 씨, 제발 믿어주세요. 이 모든 건 박 사장님과 양예영이 판 함정이에요. 그들이 모함한 거라고요.”“은정 씨, 당신을 매우 존경하고 좋아해요. 처음 봤을 때부터 은정 씨가 좋아졌어요. 그래서 매우 존경하고 성스러운 마음으로 은정 씨에게 다가갔어요. 정말 은정 씨에 대한 저의 마음은 하늘보다도 더 크답니다...”“은정 씨, 제발 좀 살려주세요. 정말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아요. 제 인생은 아직 긴데...”...문자 내용을 힐끗 쳐다보던 소은정은 금세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속이 메스꺼워 났다.‘내가 정말 눈이 멀었었네. 이렇게 찌질한 사람을 추어줬다니!’그녀는 망설임 없이 그의 번호를 차단했다. 그리고 도준호에게 문자를 보냈다.“채태현 꺼지라고 해. 당장!”그녀는 더 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돈줄이 글쎄 썩은 나무가 되다니! 그야말로 인생의 걸림돌이 따로 없었다.…회의 중, 갑자기 박수가 터졌다.“자! 다음 분 모시겠습니다.”전동하는 웃으며 일어서더니 그녀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제가 나설 차례인데 좀 아니다 싶은 내용이 있으면 나중에 말씀해주세요.”소은정은 주먹을 쥐고 “파이팅!”의 자세를 취했다.전동하는 빙그레 웃으며 무대 위로 걸어 올라갔다. 순식간에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아 안았고, 장내는 금세 다시 조용해졌다.훤칠한 키에 일거수일투족에 귀티가 팍팍 나는 차분한 분위기, 그리고 예리함과 겸허함을 갖춘 눈빛은 타인에게 온화하면서도 지적인 느낌을 주었다. 다만 가끔씩 무심코 바라보는 시선으로부터 은연중에 그의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있는 냉혹함이 드러나기도 했다.“안녕하세요. 우선 이 자리에 서게 되어 영광입니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지켜보았다. 그의 강연 내용은 앞 사람에 비해 더 대중적이고 실용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회사를 소개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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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일부러 이러는 거 맞지?

순간 부장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고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회의실 분위기도 순식간에 무겁게 가라앉고 다른 부장들은 행여나 불똥이 튈까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했다.아니 분명 방금 전까지 실적이 좋지 않은 부장을 위로까지 해주는 등 기분이 좋아보이더니 갑자기 왜 저러시나 의아할 따름이었다.감정기복이 거의 사춘기 소년 수준이었다.박수혁의 곁에 서 있던 이한석은 괜히 쓸데없는 말을 해 스스로 무덤을 판 부장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냥 운명이라 생각하세요...박수혁은 서슬 퍼런 눈빛으로 부장을 노려보다 입을 열었다.“퇴근 전까지 정확한 보고서로 올리도록 해요. 1분이라도 늦으면 회사 그만두는 걸로 알겠습니다.”말을 마친 박수혁은 바로 회의실을 나섰다.박수혁이 책상에 던진 휴대폰을 챙긴 이한석이 쪼르르 그 뒤를 따랐다.“대표님...”이한석이 건넨 휴대폰을 받은 박수혁이 이한석을 노려보았다.“내가 은정이 지켜보라고 했을 텐데? 왜 전동하 대표와 함께 회의에 참석한 건 모르는 거지?”박수혁의 말에 이한석이 멈칫하더니 대답했다.“소은정 대표님이 주최하신 회의는 대구에서 열렸습니다. 박 대표님도 초대했는데 딱히 중요한 회의가 아니라 참석하지 않겠다고 대표님께서 말씀하셨고요. 전 대표님도 일정대로라면 3일 뒤에 돌아오셔야 하는데 왜 그쪽으로 가셨는지...”전동하가 미리 돌아올 줄은 몰랐던 이한석이었다.월가를 뒤집어 놓을 만큼 큰 기업을 운영하면서도 오랫 동안 신비주의를 유지했던 전동하였다. 평소에도 굉장히 은밀하게 움직이다 보니 스케줄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았다.굳은 표정으로 사무실로 들어가던 박수혁이 물었다.“회의는 언제쯤 끝날 예정이지?”“회의 일정은 오후라 소은정 대표님은 아마 저녁쯤에 돌아올 것 같습니다...”박수혁은 이한석의 불확실한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박수혁의 언짢은 표정에 이한석이 한 마디 덧붙였다.“어차피 지금 가셔도 회의 일정은 못 맞추실 겁니다.”게다가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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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이런 행운이

소은정은 그녀를 노린 사람들인 줄 알고 바로 경계태세를 갖추었지만 다행히 모두 그녀를 스쳐지나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아, 아니었네. 다행이다.또 한참을 걸은 소은정은 한 쇼핑몰의 전시 구역에 피아노 한 대가 놓여있는 걸 발견했다.피아노 앞에 앉아본 지도 꽤 된 것 같네.소은정은 마치 뭐에 홀린 듯이 피아노 앞에 앉았다. 소은정의 손가락이 건반 위에서 움직이고 산뜻한 분위기의 이 흘러나왔다.오랜만에 여유를 즐기는 가벼운 그녀의 마음과 어울리는 선곡이었다.이때 누군가 다가와 그녀의 옆에 앉았지만 소은정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눈을 감은 채 연주에 심취했다.다음 순간, 남자의 기다란 손가락 또한 건반 위를 움직이며 소은정의 연주와 어우러지고 그제야 소은정은 고개를 돌렸다.전동하의 완벽한 옆선이 소은정의 시야로 들어오고 역시 소은정의 시선을 느낀 전동하는 그녀를 향해 싱긋 미소 지었다.처음 해보는 합주임에도 두 사람의 음악은 마치 수천, 수만 번 호흡을 맞춰본 듯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음악에 대한, 피아노에 대한 전동하의 진심을 느낀 소은정의 입가에도 미소가 피어올랐다.따스한 해살이 내리쬐는 여름날, 푸르른 들판을 거니는 듯한 분위기의 곡 속에서 소은정은 그녀의 삶에서 가장 즐거웠던 추억들을 하나, 둘씩 떠올렸다.마지막 음표와 함께 곡이 끝나고 소은정은 거친 숨을 내쉬었다.이렇게 순수하게 즐거웠던 때가 언제였더라? 마치 전생의 기억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박수혁을 사랑하게 된 순간부터 그녀의 삶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 막장으로 치닫기 시작했다.박수혁, 정말 지긋지긋한 남자야.소은정은 고개를 돌려 전동하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뚜렷한 골격감이 아니었다면 여자 손이라고 해도 믿길 정도로 희고 긴 손가락, 피아노에 가장 어울리는 손이었다.“부족한 실력이라 부끄럽네요.”전동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럴 리가요. 저보다 훨씬 더 잘하시던데요? 오히려 제가 부끄러웠어요.”말은 그렇게 해도 사전 연습 한 번 없이 이렇게 완벽한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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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이런 반전은 처음이지?

쇼핑몰 담장자는 잔뜩 들뜬 말투로 말했지만 전동하, 소은정 두 사람은 아무런 리액션도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담당자는 머쓱한 기색 하나 없이 설명을 시작했다.“두 분께서는 오늘 행운의 커플로 선정되셨습니다. 오늘이 바로 저희 쇼핑몰 이벤트 마지막날이거든요. 이 피아노로 합주를 한 커플들 중 가장 훌륭한 연주를 보여준 커플분들께 드리는 상인데 두 분의 연주는 아주 감동적이었어.”쇼핑몰 담당자가 두 눈을 반짝였다. 두 사람 모두 외모와 분위기를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특히 남자가 손목에 착용한 시계는 웬만한 아파트 한 채는 살 수 있을 정도였고 여자쪽은 옷차림은 수수하지만 들고 있는 백은 에르메스 한정판이었다.이렇게 좋은 고객을 놓칠 수야 없지.담장자의 설명에 소은정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이벤트에 당첨되었으니 사은품을 받을 수 있을 게 분명했지만 커플 이벤트라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전동하와 커플이라니... 말도 안 돼.소은정이 거절하려던 그때 쇼핑몰 담당자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한 마디 덧붙였다.“저희는 태한그룹 산하 쇼핑몰이랍니다. 그 품격에 맞게 이번 이벤트의 사은품도 아주 굉장하죠.”태한그룹? 굉장한 사은품?흠칫하던 소은정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하, 그렇다면 받아야지.“그래요. 사은품이 뭐죠?”박수혁 돈이라면 무조건 써줘야지.“오늘 두 분께서 저희 쇼핑몰에서 구매한 제품들 모두 무료로 드리겠습니다. 어때요? 흔들리시죠?”사실 담당자는 두 남녀 모두 쇼핑백 하나 들지 않은 걸 발견하고 이렇게 말한 것이었다. 이렇게 말함으로써 아쉬움을 심어주어 다시 쇼핑몰을 찾게 만드려는 게 담당자의 계획이었다.전동하는 담담한 미소를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소은정은 짐짓 두 눈을 커다랗게 떠보였다.“전부요?”“네! 그런데 아쉽지만 오늘은 저희 쇼핑몰에서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은 것 같네요...”말을 마친 쇼핑몰 담당자가 작은 선물을 주려던 그때, 소은정이 기다란 카드 영수증뭉치를 담당자에게 건넸다.“자요.”영수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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