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171 - 챕터 2180

2631 챕터

제2171화 계획의 시작

곽현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그럼 우리한테 불리하잖아요. 우리가 여기를 먹은지 얼마되지도 않았고 아직 고객과의 신뢰도 쌓지 못했는데 영감님 쪽에서 손을 쓰면 주도권을 빼앗기는 게 아닌가요?”민하준은 매서운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곽현은 평소와는 다르게 조급한 기색을 내비쳤다.“형님, 우리도 미리 대비를 해야 합니다. 저쪽에서 움직이면 승산이 거의 없어요. 유일한 방법은….”“그게 뭔데?”“독사를 우리 고객으로 만드는 거죠. 동남아에서는 꽤 탄탄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만약 그쪽이랑 손을 잡으면 영감님 쪽에서 먼저 공격해 올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죠.”한유라는 그 말을 들으며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그녀는 신중한 표정으로 곽현의 눈빛을 살폈다.겉으로 보면 모든 게 민하준을 위해서, 걱정해서 이러는 것 같았다.민하준도 그를 엄청 신임하고 있었다.잠시 정적이 흘렀다.한유라는 숨을 죽이고 그들의 대화를 기다렸다.민하준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오늘 독사를 만났어. 생각처럼 교활한 놈이더라고. 말하는데 빈틈을 주지 않아. 영감님하고 오래 거래하기도 했고. 그쪽보다 더 높은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 한, 우리 쪽으로 완전히 넘어올 것 같지는 않아.”“일단 손해보는 장사부터 시작해야겠군요.”민하준은 눈을 감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그럴 수밖에 없겠지. 그쪽에 사람을 보내서 시간과 장소 확인하고 내가 직접 나갈 거야.”곽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인상을 썼다.“직접 가신다고요? 너무 위험해요. 그런 건 제가….”민하준이 그의 말을 단호하게 잘랐다.“이번에는 내가 직접 가야 해. 걱정하지 마. 여긴 국내도 아니고 지키는 사람이 몇 없어. 그쪽이랑 장소만 잘 확인하면 안전할 거야.”곽현은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같이 가겠습니다.”“그래.”민하준은 고개를 끄덕인 뒤, 창밖을 바라보며 물었다.“유경한 시체는 어떻게 처리했어?”“아직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여자한테 총 맞아 뒤지는 종말이라니. 찌질하긴 해도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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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2화 중요한 거래

옆에 있던 부하들이 웃음을 터뜨렸다.한유라는 얼굴을 붉히며 자리를 떴다.여기 오기 전까지 겪었던 일이 아니었으면 민하준의 이런 배려에 감동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사실은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민하준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주방에서 요란하게 요리를 준비하던 주방장이 한유라를 반기며 말했다.“한유라 씨, 어서 먹어요. 이건 형님이 특별히 부탁하신 특제 메뉴인데 맛있어요.”한유라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아 식사에 집중했다.현지 요리는 그리 맛이 없었다. 다행히 주방장이 요리를 잘해서 다른 반찬은 먹을만했다.그녀는 별장에서 하루를 보냈다.민하준은 다음 날에 같이 데이트나 나가자고 했다. 정말 데이트가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그들을 따라 나온 자는 곽현과 주방장 둘뿐이었다.그녀는 곽현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기회가 없었다.그들은 하루종일 현지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여가를 즐겼다.그렇게 2주가 흐른 어느 날.쇼핑을 하다 지친 한유라는 크루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잠시 낮잠을 자는데 민하준이 그녀를 깨웠다.한유라가 인상을 쓰자 그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어르고 달랬다.“가자. 중요한 자리에 가기로 했어.”한유라는 눈살을 찌푸리며 몸을 일으켰다.“어디 가는데?”“도착하면 알게 될 거야.”민하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밖에는 차가 이미 대기 중이었다.평소처럼 나들이가 아닌 검은색 제복으로 무장한 민하준의 부하들과 수십 대의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한유라가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별장에서 안면을 텄던 사람들은 아니었다.온몸에서 살기를 내뿜는 것이 잘 훈련된 용병 같았다.민하준은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고는 손을 잡고 차량을 향해 걸어갔다.방탄복으로 갈아입은 주방장이 평소보다 근엄한 표정으로 차 문을 열어주었다.한유라는 그를 힐끗 보고는 긴장한 마음으로 차에 올랐다.이렇게 많은 사람이 움직인다는 건 일반 행사는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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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3화 곧 끝나

차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다.한유라는 휘청거리며 의자를 잡았다.한유라의 다리에 자그마한 가방 하나가 나타났다.그녀는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지만 정작 당사자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번 거래, 저쪽에서 널 지목했어. 안 그러면 우리를 못 믿겠대.”한유라는 불에 데이기라도 한 것처럼 손이 뜨끔했다.“이게 무슨….”남자는 건조한 손으로 그녀의 귓불을 살짝 꼬집었다.온몸에 솜털이 곤두서는 느낌이었다.“걱정하지마. 나랑 시혁이가 뒤에서 엄호해 줄게. 그리고 우리가 데려온 애들도 있는데 뭐가 두려워? 내가 어떻게 하는지 알려줄게.”부드럽지만 단호한 말투였다.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한유라를 더러운 지옥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한유라는 독사가 숨통을 조이는 느낌이 들었다.이제는 조금 믿어줄 줄 알았는데 여전히 그녀의 마음을 가지고 계산질이나 하고 있었다니.처음부터 자상하게 대한 것도, 그녀를 위해 총을 맞은 것도 연기로 보였다.한유라는 굳은 표정으로 방시혁이 하는 말을 조용히 들었다.“한유라 씨, 어차피 이제 형님 사람이잖아요. 뭔가를 증명해야 애들이 한유라 씨를 진짜 가족으로 받아들일 겁니다. 장민이도 한유라 씨가 못 미더워서 싸가지 없게 대한 것 아닙니까?”“한유라 씨가 직접 물건을 거래하고 오면 앞으로 다들 형수님이라고 불러드릴 거예요. 모두가 형수님 말을 형님 말처럼 믿고 따르게 될 거라고요!”한유라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누가 그런 걸 바란대? 난 처음부터 너희들과 같은 세상을 사는 사람이 아니었어. 그런데 범죄에 날 끌어들이겠다고? 내가 언제 너희들 인정이 필요하다고 했어?”민하준은 굳은 표정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한유라, 별거 아니야. 정말 간단한 거야. 몇 분만 딱 참으면 끝나. 다른 의도는 없어. 어차피 널 놓아줄 생각도 없으니 내 옆에서 마음 편히 살아. 하지만 애들에게도 뭔가는 보여줘야 하잖아? 노경우 애인이 왜 애들한테 인정을 받았는지 알아?”한유라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민하준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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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4화 사방이 위험

민하준은 피식 웃고는 방시혁에게 눈짓을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방시혁은 경계 태세를 취하며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왔다.그들은 폐공장 계단을 따라 올라가서 맨 끝에 있는 방까지 도착했다.구조가 복잡해서 몸을 숨기기 완벽한 구조였다.안으로 들어서자 강한 휘발유 냄새와 곰팡이 냄새가 뒤섞여서 불쾌한 냄새가 났다.한유라가 인상을 쓰며 코를 막자 옆에 있던 민하준이 그녀를 끌고 남쪽 계단으로 향했다.한유라가 거세게 반항했지만 민하준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위층으로 올라가자 민하준이 앞장섰다.한유라는 그 뒤에서 걸었고 그녀의 뒤에는 방시혁이 있었다.겉으로 보기에는 그녀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처럼 보여도 한유라는 기분이 불쾌했다.그녀는 괴이쩍은 눈빛으로 방시혁을 노려보았다.방시혁은 그녀가 긴장한 줄 알고 웃으며 말했다.“너무 겁낼 거 없어요. 위험한 거래였다면 형님도 한유라 씨 데리고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한유라는 목소리를 깔고 차갑게 대꾸했다.“그냥 요리만 할 줄 아는 사람인 줄 알았더니 사실 진정한 2인자는 너였구나!”이런 장소에 방시혁만 데리고 온다는 건 굉장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뜻이었다.방시혁이 말했다.“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죠. 곽현이는 성격이 너무 직설적이에요.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큰일난다고요.”그냥 핑계일 뿐이었다.곽현은 아마 위장용 장소로 지정된 곳으로 출발했을 것이다.만약 거기서 경찰이 나타난다면 곽현이 스파이로 지목될 수 있었다.곽현까지 잡히면 한유라는 여기를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그녀는 긴장감속에서 머리를 굴렸다.성패는 오늘에 달렸다.그녀는 긴장을 풀려고 귀를 만졌다.위층으로 올라가자 캐주얼한 복장을 입은 사람이 있었다.그는 싱글싱글 웃으며 그들을 맞아주었다.“반가워요, 민 사장님.”민하준도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독사는 왔나요?”“물론이죠. 우리 형님도 이번 거래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그 남자는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민하준의 뒤에 있는 한유라를 힐끗 보았다.“이분이 애인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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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5화 네가 졌어

민하준이 데리고 온 용병들은 이미 포위된 상태였다.그들은 강제로 무기를 내려놓았다.제복을 입은 형사들이 그들을 포위하고 있었다.한국 형사도 있었고 현지인 형사도 있었다.방시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도망칠 수 있는 통로도 사라졌다. 거래가 아닌 함정이었던 것이다!방시혁은 다급히 민하준의 팔목을 잡았다.“형님, 도망가세요. 경찰이 여기를 포위했어요. 시간만 끌다가는 우리한테 더 불리해요.”민하준도 바깥의 상황을 확인하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의 표정이 서서히 온기를 잃었다.양면으로 포위된 상황.독사가 이걸 계획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독사가 경찰과 손을 잡았다면 결과는 끔찍했다.민하준은 자신이 떨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방시혁이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그의 앞을 막아섰다.“형님, 먼저 도망쳐요!”민하준은 다시 모습을 드러낸 독사를 음침하게 노려보았다.그는 여전히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동생, 형 너무 원망하지 마. 그러게 누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리래?”“그게 누굽니까?”독사가 웃으며 대답했다.“영감님이 나랑 거래를 하나 했거든. 경찰 출동 작전에 협조하면 그쪽에서도 나한테 유리한 딜이 들어올 거라고. 그리고 네가 가지고 있는 생산기지도 나한테 넘길 거라고 했어. 아무 조건 없이!”“돈 한푼 들이지 않고 생산기지를 손에 넣을 수 있는데 왜 기성품을 돈 주고 사겠어? 누구나 꿈꾸던 그림 아닌가? 네가 운영하는 것보다는 내가 더 잘할 것 같아서 영감님도 나한테 넘긴 거 아니겠어? 얌전히 고개 숙이고 영감님한테 가서 사과나 해!”방시혁은 상대를 죽일듯이 쏘아보며 비난을 퍼부었다.“경찰과 손을 잡아? 그러고도 이쪽 세계 사람이야? 다른 조직에서 이걸 알면 어떻게 생각할까?”독사는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며 대꾸했다.“아직도 어리네. 이 바닥에서 몇 년을 굴렀어? 내 위치까지 올라온 이상, 아무도 나를 비난하지 못해. 내 욕하는 놈들은 잡아서 죽이면 되거든. 얼마나 쉽겠어?”그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민하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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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6화 민하준, 이곳에 잠들다

민하준은 뚫어지게 그녀를 응시했다.“한유라, 너 아닌 거 알아. 너랑 상관없는 거 아니까 기다려.”다시 찾아갈게, 기다려!사다리는 그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었다.하지만 이걸 잡는 순간 총탄이 날아올 것이다.그가 사다리를 향해 손을 뻗는 순간, 등 뒤에 손을 감추고 있던 한유라가 팔을 뻗었다.“민하준, 내가 말했지? 넌 내 손에 죽을 거라고!”민하준은 경직된 자세로 자신을 향해 총구를 겨눈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공기마저 냉각된 기분.방시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한유라를 쏘아보았다.“형님, 빨리 가세요!”겨우 지탱하고 있던 민하준의 마음이 순식간에 부서지고 있었다.그녀가 했던 그 말, 한 번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홧김에 그냥 뱉은 말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짜증이 날 때면 유사한 말을 많이 했다.이제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눈에는 그녀만 보였다.그는 입가에 냉랭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유라, 넌 쏘지 못해.”그는 자신 있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그녀가 자신을 미워한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하지만 그녀는 방아쇠를 당길 용기가 없었다.어느 정도는 그를 애틋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며칠 함께 지내면서 그녀의 마음이 자신에게 기우는 것을 확인했다. 더 이상 그와의 스킨십을 거부하지 않았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의 상처를 바라본 것도 확인했다.그들도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볼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는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했다.탕!찢어질 듯한 총성이 적막을 깨뜨렸다.민하준의 마음도 같이 부서졌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닥에 쓰러지는 방시혁을 바라보았다.방시혁은 가슴에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방아쇠를 당긴 사람은 한유라였다.민하준을 향해 쏘았지만 방시혁이 대신 맞았다.정말 방아쇠를 당길 줄이야!방시혁은 민하준의 팔을 꽉 잡으며 말했다.“형님, 빨리 가세요!”민하준은 음산한 표정으로 한유라를 쏘아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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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7화 도대체 누가?

한유라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서 넘실거리는 파도를 바라보았다.민하준을 알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그가 죽기까지 그는 시종일관 그녀에게 충격을 가져다주었다.공장을 나섰으나 독사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모든 게 끝이 났다.이제 다시는 이곳으로 오지 않을 것이다.차에 오르자 곽현이 그녀에게 핸드폰을 건넸다.“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연락해요.”한유라는 복잡한 표정으로 고민에 잠겼다.힘들게 여기까지 버텼는데 어떻게든 살아야 했다.그녀는 가장 먼저 김현숙에게 전화를 걸었다.수화기 너머로 지친 모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구시죠?”“엄마, 저예요.”“유라? 유라니? 너 괜찮아? 걱정돼서 죽는 줄 알았잖아!”김현숙은 울먹이며 안부부터 물었다.한유라는 최대한 상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이제 괜찮아요. 걱정시켜서 정말 죄송해요!”“너만 괜찮으면 됐어. 이제 안심했어!”김현숙은 전화기를 붙잡고 오열하다가 몇 마디 당부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한유라는 곽현에게 핸드폰을 돌려주며 물었다.“오늘 작전 알고 있었어요?”곽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민하준은 겉으로는 날 신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신중하게 행동했어요. 나한테는 독사랑 접선하라고 하면서 사적으로 자기가 다 준비했죠. 날 견제하기 위해. 거래 지점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계획이 틀어진지 몰랐어요. 다행히 한유라 씨가 제때 형사들에게 알려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죠. 내가 알기로 독사가 도움 주겠다고 나서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누가 중간에서 압력을 넣은 것 같네요.”한유라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영감님이요. 독사가 민하준이랑 하는 얘기 들었어요.”곽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말했다.“영감님뿐이 아니겠죠. 그 귀걸이 선물하신 분이 구조요청을 받고 판을 짰다고 보면 돼요. 형사와 마약조직의 협력이라니, 전대미문의 사건이죠. 그분한테 고마워하셔야겠네요. 독사가 적극 협조하지 않았으면 형사들도 찾기 어려웠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영감님 쪽이 문제인데… 한유라 씨가 그 사람이랑 무슨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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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8화 마중 나온 사람

전동하도 웃음을 거두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한유라 씨 돌아오고 알아보면 되겠네요. 한유라 씨만 굳건하게 마음을 먹으면 사실이 공개돼도 받아들일 수는 있을 거예요.”소은정은 한숨을 쉬며 푸념하듯 말했다.“우리 유라 빨리 정신을 추슬러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전동하는 미소를 머금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러게나 말이에요.”동남아.눈 깜빡할 사이에 2주라는 시간이 흘렀다.곽현은 경찰과 협조해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민하준 일당은 한명도 남김없이 모두 검거되었다.한유라의 옆에는 여형사 한 명이 하루종일 붙어 있었다.그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감시하기 위한 목적인지는 알 수 없었다.한유라도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이날은 곽현이 과일바구니를 들고 찾아왔다.“한유라 씨랑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습니다.”여형사는 고개를 끄덕인 뒤, 방을 나섰다.한유라는 소파에서 와인을 마시며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일을 겪었는데 예상 외로 그녀는 무덤덤했다.한유라는 원래 삶의 질을 굉장히 신경 쓰는 사람이었다.민하준과 있을 때와는 다르게 표정이 많이 편안해 보였다.처음에 곽현은 그녀가 자신의 신분을 어디에 폭로할까 봐 걱정했는데 그녀는 생각보다 영리했다.처음 그녀를 봤을 때는 곱게 길러진 재벌2세라 멍청하고 아둔할 줄 알았는데 그냥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한유라 씨, 잘 지내셨나요?”한유라는 미소로 그를 맞아주었다.“네. 그럭저럭… 곽 형사님이라고 해야겠네요.”곽현은 피곤한 기색으로 그녀의 앞에 가서 마주앉았다.“이곳 작업은 곧 끝나가요. 우리는 내일 오후 비행기로 귀국할 예정입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한유라의 두 눈에 기쁨과 희열이 차올랐다.“고마워요.”곽현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방시혁은 목숨을 건졌어요. 며칠 전에 치료한다고 국내로 보냈고요. 아마 빠른 시일안에 재판받을 겁니다.”한유라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사람을 죽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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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9화 사생아

긴 통로를 빠져나오니 사람들 틈에서 휠체어를 타고 있는 심강열이 보였다.그는 전보다 살이 많이 빠졌는지 옷도 평소보다 많이 헐렁해 보였다.한유라는 저도 모르게 울컥하며 눈물이 앞을 가렸다.그리웠던 감정과 서러웠던 감정이 뒤엉켜 당장이라도 터뜨릴 것 같았다.그녀가 사랑하는 남자가 저기서 기다리고 있었다. 평생 같이 할 사람.한유라가 웃으며 사람들 쪽으로 다가가려는데 누군가가 그의 팔을 툭 쳤다.사람이 하도 많아서 그녀는 딱히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그 상대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고개를 돌리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그 순간 한유라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방시혁….”방시혁은 식지를 입에 갖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그러더니 음침한 표정을 짓고 그녀를 반대방향으로 끌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심강열도 그녀를 발견했는지 휠체어에서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다시 주저앉았다.한유라는 방시혁의 손길을 뿌리치고 달려가고 싶었지만 우악스러운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한유라, 사람들 많은데서 남편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얌전히 있어!”그는 냉기가 뚝뚝 흐르는 목소리로 그녀를 협박했다.한유라는 당황한 얼굴로 방시혁을 바라보았다.자세히 보니 외투 안쪽에 환자복을 입고 있었다.병원에서 몰래 도망친 모양이었다.방시혁은 짜증스럽게 한 손으로 그녀의 목을 압박했다.평소에 그녀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던 주방장의 모습은 더는 없었다.조금만 힘을 주면 부러질 것 같았다.한유라는 당황한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았다.“지금 뭐 하는 거지? 여기 공항이야!”형사들도 근처에 있었다.살려달라고 소리치면 달려올 수 있는 거리였다.방시혁은 그녀를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가서 바닥에 패대기치며 말했다.“한유라, 널 죽일 생각이었어.”그가 이를 갈며 말했다.“방시혁, 나한테 총 맞아서 복수하러 온 거야?”방시혁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그거 민하준 향해 쏜 거야. 너랑 아무 상관없다고!”한유라는 눈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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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0화 죽음

그 순간 주변의 모든 소리가 들리지 않고 서로를 제외한 모든 게 모자이크로 보였다.한유라는 넋을 잃은 표정으로 살아 숨쉬는 심강열을 빤히 바라보았다.기분이 좋았다.비행기에서 상상하고 또 상상했던 게 현실이 되었다.그녀는 과거의 자신이 참 다채롭게 살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 순간에야 제대로 보였다. 결혼한 뒤로 자신이 얼마나 안정감 있는 삶을 살았는지.그들은 서로를 시험하다가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그리고 그 호감이 커져서 사랑이 되었다.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하고 올라오는데 큰 소리로 말하고 싶었다.그런데 입을 열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옆을 보니 다시 중심을 잡은 방시혁이 사람들을 제치고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그녀와 심강열은 30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방시혁이 총을 들었다.한유라는 다시 몸을 돌려 방시혁이 총을 겨눈 방향을 향해 뛰었다.탕!아찔한 비명소리가 현장에 울렸다.도망치는 사람,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었다.사람들이 도망치면서 방시혁의 시야를 가렸다.다시 총을 쏘고 싶었지만 더 이상 기회는 없었다.공항을 지키던 형사들이 달려와서 방시혁을 제압했다.바닥에 쓰러진 한유라는 눈을 크게 뜨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심강열은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다가가서 조심스럽게 그녀의 상처를 보듬었다.피가 쉬지 않고 흐르고 있었다.정말 아픈 걸 싫어하는 사람이었는데, 좀 부딪히고 까져도 아프다고 울고 짜증을 부리던 사람이었는데 그를 대신해 총을 맞았다.심강열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유라야, 정신 차려. 의사가 곧 도착할 거야. 조금만 참아.”그는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렸다.한유라는 눈을 깜빡이다가 스르르 눈을 감았다.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죽기 전에 말을 정말 많이 하던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았다.아쉽고 한탄스러웠다.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안아보고 싶었고 내일은 뭐 할지 의논하고 싶었는데 너무 늦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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