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151 - 챕터 2160

2631 챕터

제2151화 다 줄게

허약한 소리가 들려왔다.한유라는 깜짝 놀라더니 천천히 몸을 돌렸다.그녀는 병실의 남자를 바라보았다.남자는 분명히 깨어있었으며, 빛나는 눈빛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유라야...”그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남자를 향해 다가가던 한유라는 이내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참아왔던 감정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물은 하염없이 흘렀고 숨이 턱턱 막혀왔다.한유라는 김현숙과 하시율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 있었다.소은정과 김하늘 앞에서도 강한 척할 수 있었다.하지만 심강열의 눈빛 하나에 그녀는 모든 걸 내려놓았다.“미안해...”가슴이 찢어질 듯한 고통에 한유라는 울먹이며 말했다.심강열은 한숨을 내쉬고는 한 손을 그녀의 손에 올려놓으며 무거운 숨을 쉬었다.“당신 잘못이 아니야. 너한테 별일 없었으면 됐어.”생사 앞에서도 심강열은 한유라를 위로했다.하긴 그녀에게 무슨 잘못이 있을까?다른 사람들의 눈에 한유라는 온통 결점투성이다. 인품이 좋지 않고 능력도 부족하다.하지만 심강열의 인생에 그녀는 가장 빛나는 빛이다.한유라조차도 심강열에게 자기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모르고 있었다.한유라는 심강열의 손을 꼭 잡고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난... 의사 선생님 불러올게.”그녀는 그제야 의사를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심강열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창백한 얼굴로 힘들게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유라야, 그 사람은 잡혔어?”심강열의 말을 바로 알아차린 한유라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심강열은 주저하지 않고 깊은숨을 들이쉬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서명할 수 있게 변호사 불러줘. 심해 그룹을 당신한테 맡길 테니 회사로 가. 회사에서 당신 지켜줄거야.”한유라가 심해 그룹을 소유해야 만이 심해 그룹에서도 목숨을 걸고 그녀를 지킬 것이다.그렇게 해야 만이 심강열의 여자를 지킬 수 있다.그렇게 해야 만이 한유라도 더는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된다.한유라는 멍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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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2화 너의 비밀

이 제약회사에서 생산한 약은 효과가 없는 가짜 약이었으며 심지어 가짜 약으로 인해 십여 개 병원에서 환자가 목숨까지 잃었었다. 이 일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에 도배되었다.그러다 보니 병원도 관리가 소홀했다는 죄명으로 도마 위에 올라 함께 비난받았다.이 일이 생긴 지 불과 며칠도 안 됐다.모든 병원이 연합하여 이 제약회사에서 생산한 모든 약품을 보이콧하고 있다.사건이 밝혀진 뒤, 이 제약회사의 오더는 다 빠져나갔고 자금줄도 거의 끊어져서 파산이 직전이다.게다가 거액의 배상도 기다리고 있다.그런데 하필 이때 심해 그룹에서 이 제약회사를 인수한다면 화를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명성에도 먹칠하게 될 것이다.게다가 거액의 배상금까지 지급해야 하는 불이익만 존재하는 일이다.완전히 밑지는 장사이다.한유라는 심해 그룹의 주주들이 아무런 이익도 없이 이런 방안을 제시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또 다른 프로젝트는,안 봐도 비디오다.앞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추가 투자인데 이 프로젝트의 상반기 실적은 아주 저조했다.솔직히 말하면 두 눈 뜨고 못 봐줄 정도이다.지금의 상황에서 추가 투자는 구멍을 메우는 것과 다름없다.죽도록 고생해도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일이다.몇 달째 눌러져 있던 프로젝트가 다시 수면위에 떠오르니 그녀는 의구심이 들었다.하지만 지금 조사하기엔 이미 늦었다.만약 두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통과시킨다면 심해 그룹의 자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그리고 그룹 이미지에도 데미지가 상당하다.상황을 대략 요해한 뒤, 한유라는 차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사람과 차가 빠르게 지나가고 바람도 제멋대로 불어왔다.무표정으로 밖을 내다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초점이 보이지 않는다.그녀는 왠지 기분이 다운되는 것 같았다.심강열을 생각하면 눈가에 슬픔이 차올랐다.하지만 이내 슬픔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지금이 그녀에겐 가장 중요한 시기다.참담했던 과거가 그녀의 인생을 무너뜨릴 수 없다.그녀의 미래는 점점 더 좋아질 것이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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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3화 스스로 아픔을 꺼내다

심명수는 회의실의 수많은 사람 앞에서 일그러진 표정으로 그녀를 가리켰다.그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한유라를 물어뜯으려고 했다.“강열이 얼굴을 봐서 봐주려고 했더니 당신 너무한 거 아니야?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여기에 있어? 한유라, 당신 비밀을 아무도 모를 줄 알아?”한유라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당황한 그녀는 눈빛이 움츠러들었고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비밀?그녀가 실종된 며칠이 그녀에게는 제일 큰 비밀이다.다만 이 일의 세부 사항은 경찰을 제외하고 아무도 모른다.심지어 소은정과 김하늘에게도 상세하게 말하지 않았다.경찰은 절대 이 일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물론 그녀도 스스로 자기의 아픔을 꺼내지 않았다.그런데 그녀의 비밀을 어떻게 알 수 있다는 말인가?심명수는 음흉하고 악독한 표정을 지으며 망설임 없이 말했다.“우리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 당신은 이미 변호사를 통해 심강열의 재산을 독식할 계획을 짜고 있지. 난 심해 그룹의 변호사가 병원에 드나드는 걸 직접 보았어. 심강열을 부추겨서 권력을 가지려는 수작 아니야?”한유라는 살짝 멈칫했다.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그녀는 그런 적 없다.하지만 심명수는 그렇다고 말했다.심강열이...심강열이 스스로 자기가 깨어 있을 때 그녀에게 모든 것을 주려고 변호사를 찾았다.그녀는 그날의 말이 떠올랐다. 그녀에게 권력을 주어야만 심씨 가문 사람들이 그녀를 지켜줄 거라고 했던 말.심강열은 정말 모든 것을 내던졌다!그녀조차도 모르게 말이다.심명수는 화가 잔뜩 나서 그녀를 노려보았다.“당신 말이야, 야망이 너무 커. 우리 심씨 가문의 가업이 왜 당신 손에 들어가야 해?”한유라를 대신해 반박했던 사람이 다시 입을 열었다.“한 대표님은 심 대표님의 사모님인데 안될 건 또 뭐가 있습니까? 생각이 지나치십니다. 아직도 진부한 남존여비 사상입니까? 한 대표님이 심 대표님의 자리를 승계받는 건, 심 대표님의 모친만 찬성한다면 정당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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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4화 여전히 그곳

한유라는 미간을 찌푸렸다.“협력을 왜 중단해요? 전에는 협력 사이였어요?”정강훈은 난처한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 하지만 상대 손에는 새로운 의약 연구실이 있어요. 게다가 규모도 꽤 크고요. 전에 심 대표님이 인맥을 통해 연락했지만 아직 만난 적이 없어요. 그래서 오늘 약속을 잡았었는데 갑자기 상대가 약속을 취소했어요.”한유라는 가슴이 답답했다.심해 그룹은 제약에 발을 들여놓으려고 했고, 만약 이 연구소와 협력할 수 있다면 평판이 좋지 않은 가짜 약품 생산업체보다 훨씬 좋을 것이다.이렇게 되면 주주들도 더는 할 말이 없게 된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정강훈을 바라보았다.“혹시 그쪽 스케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고 있어요?”정강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알아요.”한유라의 눈에서 빛이 반짝이더니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정강훈은 항상 일을 완벽하게 했으며 능력도 강했다. 그게 아니라면 심강열이 한유라에게 정강훈을 보낼 이유가 없다.저녁이 되었다.한유라는 한껏 옷을 차려입고 정강훈을 따라나섰다.그런데 놀라운 것은,정강훈이 한유라를 데려온 이곳이 그녀가 미치도록 탈출하고 싶었던 그 업소였다.어르신의 생신 잔치를 열었던 곳.그녀는 차 안에 앉아 창밖의 불빛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마치 악몽처럼 그녀를 감쌌다.한유라의 안색은 점점 창백해졌다.그녀는 이곳을 더는 터치하고 싶지 않지만, 이곳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두려움은 그녀를 얼어붙게 했다.정강훈은 자신감 있던 그녀의 표정이 밝던 데로부터 어두워지기까지 전부 눈에 보였다.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정강훈은 이유를 모르지만 그래도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한 대표님. 상대는 원래 이곳에서 저희와 만나기로 했어요. 하지만 저희와의 약속을 취소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기로 했죠. 제가 알기로는 예약된 룸을 취소하지 않았어요. 즉 시간과 장소는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죠.”한유라의 표정은 어두운 불빛에 젖어 아주 희미했다.그녀의 안색 변화는 아주 미묘했다.‘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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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5화 아름다운 꿈은 여기까지

룸 내부는 어둡지 않았고 오히려 충분히 밝았다.소파에 앉아 뒷모습만 보였던 사람들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모두 낯선 사람들이다.여자도 차림새가 멀쩡한 거로 보아 여기서 일하는 여자는 아닌 듯 싶었다.한유라는 바로 마음을 내려놓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 들어갔다.소파 센터에 앉은 남자는 볼이 움푹 패 들어간 마른 남자이다.하지만 그에게서 풍기는 카리스마는 남달랐다. 독수리 같은 눈빛에는 매서움이 가득했다.남자는 무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한유라는 애써 불편함을 뒤로하고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소파 센터에 앉은 남자를 향해 머리를 끄덕였다.“유 대표님, 저는 심강열의 아내 되는 사람이에요. 만나서 반가워요.”그녀를 바라보는 “유민”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한 대표님, 사람 잘못 보셨어요. 저 유 대표 아니에요.”남자의 말이 끝나자 주위 사람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나지막한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한유라의 미소는 그대로 굳어졌다.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았고,남자는 병풍 뒤를 가리켰다. 그곳에서는 카드를 만지는 소리만 들려 올 뿐,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유 대표 저기 있어요. 유 대표 만나려면 들어가세요.”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남자의 미소에서 이상함을 감지했다.바로 이때,한유라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말로 할 수 없는 불안감.‘분명히 많은 가능성을 배제했어. 내가 그렇게 재수 없는 년은 아니야.’밖에 사람들은 번듯한 차림으로 소파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하지만 한유라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비록 그들은 성공한 사업가의 차림새였지만,한유라는 그들 중 아무도 모른다!아니다.유민이라는 사람은 핫한 인물이다. 심해 그룹과의 협력을 거절했다는 것은 심해 그룹보다 더 강한 기업과 손을 잡겠다는 것인데,송화시에서 심해 그룹보다 더 강한 그룹의 사람을 한유라가 모를 수 있나?하지만 한유라는 눈앞의 사람들을 하나도 모른다!순간,그녀의 마음속에는 안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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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6화 죽이고 싶은 남자

민하준은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그곳에 서 있었다. 그가 그녀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키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아직도 그 일로 나를 원망하는 거야? 그땐 정말 어쩔 수 없었어. 어르신이 당장 있을 계약까지 넘겨주면서 나더러 무조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고. 그 늙은이가 우리 둘 사이를 이간질하려고…”한유라가 피식 냉소를 지었다. 그리고 애써 태연한 척하는 민하준을 조롱하며 말했다.“이간질? 그게 무슨 이간질이야? 그냥 당신이 선택한 거잖아.세상 모든 일이 당신 뜻대로 움직일 줄 알았어? 여자 하나 보내면 사업을 따낼 수 있으니까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싶었지? 민하준, 너한테 대체 난 뭐야?네가 스스로 성공했다고 생각될때 쯤에 나를 옆에 세워두면, 네 성공을 증명할 수 있겠다 싶었어? 아니면 진짜 어르신 뒤에 있는 사람과 협력하지 못해서, 나를 이용해 더 많은 정보라도 얻고 싶었던 거야?”한유라의 말에 민하준의 얼굴이 완전히 굳어졌다.그는 속으로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한유라의 말은 한 마디 한 마디 비수가 되어 그의 가슴에 꽂혔다. 그의 이기심, 추악함, 목적까지 전부 낱낱이 까 밝혀졌다.진심인 척 사실을 포장한 자신이 우습게 느껴졌다.그렇다고 해도 지금껏 그녀의 눈에는 자신이 베푼 관용과 사랑이 전부 위선처럼 보였나?두 사람이 함께 보낸 시간과, 그녀가 다시 자신을 받아들였던 게 전부 거짓이었다고?아니.분명 연회에서 어르신을 만나고, 자신이 그녀를 버려두고 간 것 때문에 이토록 화를 내는 것이 분명했다.거기까지 생각하자 민하준의 표정이 조금 온화해졌다.“네가 아직도 어르신 일로 화가 났다는 걸 알아. 비록 말로는 한 달이라고 했지만, 정말로 너를 한 달 동안이나 어르신 곁에 두지는 않을 거야.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너부터 데려올 생각이었어.”그가 인내심 있게 상황을 설명했다.한유라는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엄격한 교육을 받았고, 큰일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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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7화 한 번 더 찔러볼래?

민하준의 손에서 다른 사람에게 넘겨져, 또 다른 누군가의 노리개로 전락할 바에는, 자기 손으로 직접 이 개자식을 죽이는 게 더 나았다. 그러면 적어도 마음만큼은 훨씬 편해질 게 분명했다.민하준이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이 어두웠다.하지만 좀처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읽을 수가 없었다.한유라는 한 가지만큼은 확신했다. 그와 같은 심리 변태들은 후회란 것을 몰랐다.그들은 항상 현재보다 더한 자극과 미친 짓을 반복했다. 그는 그녀를 더욱 괴롭히며 끝없이 그녀의 한계를 검증해 보려 할 것이다.잠시 후.민하준이 그녀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그가 천천히 칼에 베인 자신의 팔을 들어보았다.팔에서는 아직 피가 흐르고 있었다.그 모습이 너무 흉측하여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었다.그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이걸로 되겠어? 화 가 좀 풀려? 안 풀리면 한 번 더 찔러 볼래?”얼음처럼 차가운 음성에 저도 모르게 몸이 흠칫 떨려났다.그 순간 그가 정말로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그곳에 있던 사람들 중 아무도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모두가 충격받은 표정으로 민하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한유라에 대한 경계심을 놓치지 않았다.만약 그녀가 다시 달려든다면,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바지춤에 차고 있던 각자의 무기를 꺼낼 것이다.겉으로는 하나같이 평범한 얼굴들이었다. 이대로 거리에 나가도 그저 일반 행인처럼 보일게 분명한 사람들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흉악하고 살기등등한 살인자의 모습들이었다.한유라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났다.그녀가 입술을 깨물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가 결연한 표정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민하준, 넌 내 손에 죽게 될 거야.”무조건.현재 그녀가 느끼고 있는 증오는, 그들 사이의 지난 과거를 잊어버릴 만큼 강렬했다.그녀는 그를 망가뜨릴 것이다.주위 사람들이 비아냥거리거나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물론 민하준도 예외는 아니었다.그가 피식 웃으며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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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8화 추락

문을 열자 바깥의 총격이 더 심해졌다.총소리가 하늘을 울리는 것처럼 느껴졌다.이렇게 큰 소란이 일었는데 문밖에서는 이상하리만치 사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노경우가 빠르게 걸어가 문을 닫고 그녀를 끌어당겼다. 그가 눈을 부릅뜨고 그녀를 노려보았다.“다짜고짜 문을 열면 어쩝니까? 그렇게 빨리 죽고 싶어요?”그의 호통에 그녀가 억울하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한유라를 꼭 끌어안고 있던 민하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말렸다.“됐어, 경우야. 지금 그런 말 할 때가 아니야.”그때 언제 나갔다 왔는지 모를 곽현이 룸 안에 있는 창문 밖에서 불쑥 나타나더니, 다시 룸 안으로 들어와 바닥에 착지했다. 그가 살짝 흥분하며 말했다.“형님, 이쪽 창문에서 맞은편 집 베란다까지만 뛰면 안전합니다. 제가 방금 가서 살펴봤는데 그쪽에는 사람이 없었습니다.”순간 다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민하준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유라의 손을 잡고 그쪽으로 향했다.노경우가 총을 바지춤에 넣으며 앞으로 나섰다.“형님, 제가 앞장서겠습니다.”제일 앞에 선 사람이 가장 위험한 법이었다.민하준이 거절하지 않고 곽현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러자 곽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제가 뒤를 맡겠습니다.”곧이어 문을 지키는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 모두 창문 앞에 몰려섰다.노경우가 날렵하게 창문 위로 뛰어올라 벽을 밟고 맞은편 베란다로 쉽게 넘어갔다.민하준이 바로 그의 뒤를 따랐다. 문밖의 총격이 점점 더 세졌다. 이대로라면 저 문은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더 이상 망설이다가 최적의 타이밍을 놓지 게 된다.노경우가 맞은편 집을 살펴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베란다로 돌아와 손을 흔들어 보였다.“형님, 아무도 없습니다!”민하준이 그제야 조금 안심했다. 곧바로 그가 한유라를 앞으로 떠밀었다.“너부터 가!”한유라는 이미 잔뜩 겁에 질려있었다. 그녀는 창문에 엎드려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길에 다니는 차가 개미만큼 작게 보였다.그녀는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오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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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9화 구사일생

그녀가 황망한 표정으로 아래로 추락하려던 그때, 귀 옆으로 찬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 뒤에 있던 곽현이 그녀를 붙잡은 것이다.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다시 난간을 꼭 잡았다.곽현이 건장한 몸으로 가볍게 뛰어올라 난간 안으로 들어갔다.곧바로 그가 한유라를 향해 손을 내민 후 그녀를 베란다 안으로 끌어올렸다.한유라는 놀란 가슴이 진정되질 않아 제대로 서 있지조차 못했다. 순간 맥이 탁 풀리며 간신이 벽만 붙잡고 서 있는 게 전부였다.만약 자신을 죽이려던 사람이 눈앞에 있지 않았다면 당장 바닥에 주저앉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방금 자신이 죽을뻔했던 걸 잊지 않았다.그녀는 진작 노경우가 자신에 대한 적의와 경멸을 눈치챘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는 그에게 만만하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아무리 그래도 이곳에서 그녀는 민하준의 여자였다. 그가 감히 자신을 함부로 어떻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그녀가 눈을 부릅뜨고 노경우를 노려보았다.하지만 상대는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그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곽현을 쏘아보며 말했다.“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저런 여자를 왜 구해?”곽현이 덤덤한 표정으로 자신의 옷을 정리하며 말했다.“형님의 여자야. 당연히 구해야지.”노경우가 어이없어는 표정으로 웃었다. 웃는 모습이 웃지 않는 것보다 한층 더 못생겨 보였다. 얼굴에 있는 흉터가 더욱 인상이 험악하게 느껴지게 만들었다.“멍청한 놈. 이 여자가 없어지면 다음 여자가 또 나타날 거야. 다음 여자는 분명 더 좋을 거라고. 갑자기 웬 착한 사람 흉내를 내고 있어?”곽현이 입술을 깨물고 아래의 상황을 살폈다. 차량 한 대가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것 같았다.“아까 형님이 한유라 씨를 어떻게 대하는지는 너도 봤을 거 아니야. 만약 방금 네가 차서 한유라 씨가 정말 죽기라도 했다면……”“했다면 뭐? 설마 형님이 이런 여자 하나 때문에 우리 형제들한테 등이라도 돌린다는 거야?”노경우가 반문했다.곽현이 담담하게 눈을 내려뜨더니 입꼬리를 씩 올렸다.“장민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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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0화 타협

민하준이 기분 좋은 표정으로 그녀를 힐끗 바라보더니 귀 옆에 삐쭉 튀어나온 잔머리를 정리해 주었다.“곧 도착하니까 너무 겁내지 마. 여기만 벗어나면 우린 자유로워질 수 있어.”민하준이 두 손을 펼쳐 보이며 거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한유라는 고개만 푹 수그리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도 더 이상 깊게 신경 쓰지 않았다.곽현이 와인 한 병을 따더니 잔까지 챙겨서 다가왔다. 흥분한 민하준의 눈이 살짝 붉어졌다.한유라에게 잔을 건넸지만 한유라는 받지 않았다.민하준이 그녀의 옆에 잔을 놓아주었다.남은 세 사람이 잔을 부딪혔다. 와인잔이 부딪히는 청명한 소리가 헬기 소리에 묻혀 사라지고 있었다.민하준이 도착한 곳은 동남아였다.한유라는 이곳이 싫었다.공기조차 탁한 이곳은 마약 하는 사람들의 천국이었다.어쩐지 민하준의 모습이 들떠 보였다. 그는 마치 오랫동안 이곳을 동경해온 사람처럼 느껴졌다.외국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아니면 그가 한유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그는 그녀가 외국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못할 걸 알고 그녀를 심하게 구속하지 않았다.그녀를 위한 거처도 따로 마련하지 않고, 자신이 진작 준비해 두었던 본거지로 데리고 갔다.그곳은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있는 곳이었다. 중무기가 아니라 평범한 총알로는 절대 유리 하나 깨트리지 못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거기다 주위를 지키는 사람 숫자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아마 이곳이 민하준의 핵심 구역인 것 같았다.그들과 함께 온 여자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문밖만 주시하고 있었다.다음날 점심이 되어서야 노경우가 나타났다. 그는 아주 살짝 긁힌 상처가 전부였다.그를 본 여자가 주저하지 않고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그 모습에 곁에 서있던 형제들이 그들을 놀려주며 비웃었다.이층 발코니에 서서 그 장면을 보고 있던 한유라의 눈빛이 희미하게 흔들렸다. 그녀는 속으로 살짝 탄식했다.순간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아주 낮은 소리였지만 그녀는 정확히 들을 수 있었다.그녀처럼 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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