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혁은 박예리에게 시선을 돌렸다.박예리는 침대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그녀는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채, 증오로 가득한 눈으로 박수혁을 노려보고 있었다.그 순간 박수혁은 모든 걸 알 것 같았다.그는 냉랭한 시선으로 윤재수를 쏘아보며 말했다.“어차피 당신에게 예리는 이용할만한 도구일 뿐이잖아요. 내 동생을 이용해서 우리 집안 전체를 통제할 생각 아닌가요?”윤재수가 잔인한 미소를 짓더니 정색하며 말했다.“박수혁,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내 동생도 네 아이를 낳았는데 네 동생이 내 아이를 낳겠다는 게 뭐가 문제가 되지?”박수혁은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그 아이는 데려가도 좋습니다.”그 말을 들은 윤재수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박수혁을 노려보며 말했다.“이거 정말 독한 놈일세. 자기 아들을 버리려 하다니. 그 아이, 안진이랑 며칠 같이 생활하지도 않았어. 계속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생활했지. 동남아 학교가 어떤 상태인지 알아? 아마 학대나 괴롭힘도 많이 당했을 거야. 안진이도 애가 세 살이 되어서야 말을 못한다는 걸 알고 집으로 데려왔어.”박수혁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가련한 모습으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던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옆에 있던 박예리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유산된 자신의 아이가 떠올랐던 것이다.윤재수는 짜증스럽게 그녀를 노려보다가 다시 박수혁에게 시선을 돌렸다.“박수혁, 내 동생이 아이를 너한테 보냈으면 잘 보살펴야지. 애한테 무슨 일 생기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박수혁은 피식 웃고는 섬뜩한 표정으로 말했다.“윤재수 씨, 자신의 실력을 너무 믿지 마세요.”그는 이미 참을만큼 참았다.윤재수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박수혁, 너 설마 내 돈에 손댔어?”그는 전문가까지 보내서 박수혁을 감시했으니 돈은 안전할 거라고 자신했다.그런데 묘하게 바뀐 박수혁의 태도가 의심스러웠다.박수혁은 조용히 그를 바라보다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어떻게 했을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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