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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8화 유산

그는 단 1초라도 더 기다리기 싫었다.

박예리의 배속에는 생명이 아니라 시한폭탄이 자라고 있었다.

윤재수가 망한 뒤에 박예리가 이 아이를 낳는다면 그의 가문은 비난과 비웃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는 다른 사람의 아이를 키워줄 정도로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한석은 전화를 받고 바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박예리를 지키는 경호원들에게 연락했다.

“아가씨 집에 있지?”

“네. 외출은 하지 않았어요.”

이한석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바로 병원으로 가서 대기했다.

박예리는 순순히 병원으로 따라왔고 오는 내내 울지도 않았다.

체념한 것 같았다.

그녀가 수술실로 들어가자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수술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약 30분 정도, 이한석은 경호원들을 쉬게 하고 자신이 여기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박수혁에게는 수술 끝나는 시간에 맞춰 연락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수술실로 들어간지 10분도 안 돼서 안에서 물건을 집어 던지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한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수술실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의사가 밖으로 뛰쳐나왔다.

“박예리 씨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배를 감싸고 한 손에는 메스를 든 박예리가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안에서 나왔다.

이한석은 인상을 쓰며 그녀를 말리려 했다.

“예리 씨….”

박예리가 흐느끼며 절규했다.

“난 내 아이를 지킬 거야. 이 아이가 없으면 윤재수가 다시는 나한테 돌아오지 않을 거니까!”

그녀는 이를 꽉 악물었다.

날카로운 메스 때문에 아무도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겁에 질린 의사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이한석은 조용히 그녀를 달래려고 했다.

“예리 씨, 일단 진정해요. 지금 당장 대표님께 연락할게요.”

박예리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든지 말든지 상관없어. 어차피 오빠는 자기만 생각하니까!”

그녀는 메스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엘리베이터 근처에서 누가 지키고 있을까 봐 우려한 그녀는 바로 계단으로 뛰었다.

하지만 한 층도 채 내려가지 못해서 발목을 삐끗했고 다리에 힘이 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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