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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0화 체포

박수혁은 박예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박예리는 침대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그녀는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채, 증오로 가득한 눈으로 박수혁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순간 박수혁은 모든 걸 알 것 같았다.

그는 냉랭한 시선으로 윤재수를 쏘아보며 말했다.

“어차피 당신에게 예리는 이용할만한 도구일 뿐이잖아요. 내 동생을 이용해서 우리 집안 전체를 통제할 생각 아닌가요?”

윤재수가 잔인한 미소를 짓더니 정색하며 말했다.

“박수혁,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내 동생도 네 아이를 낳았는데 네 동생이 내 아이를 낳겠다는 게 뭐가 문제가 되지?”

박수혁은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아이는 데려가도 좋습니다.”

그 말을 들은 윤재수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박수혁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거 정말 독한 놈일세. 자기 아들을 버리려 하다니. 그 아이, 안진이랑 며칠 같이 생활하지도 않았어. 계속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생활했지. 동남아 학교가 어떤 상태인지 알아? 아마 학대나 괴롭힘도 많이 당했을 거야. 안진이도 애가 세 살이 되어서야 말을 못한다는 걸 알고 집으로 데려왔어.”

박수혁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가련한 모습으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던 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옆에 있던 박예리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유산된 자신의 아이가 떠올랐던 것이다.

윤재수는 짜증스럽게 그녀를 노려보다가 다시 박수혁에게 시선을 돌렸다.

“박수혁, 내 동생이 아이를 너한테 보냈으면 잘 보살펴야지. 애한테 무슨 일 생기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박수혁은 피식 웃고는 섬뜩한 표정으로 말했다.

“윤재수 씨, 자신의 실력을 너무 믿지 마세요.”

그는 이미 참을만큼 참았다.

윤재수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박수혁, 너 설마 내 돈에 손댔어?”

그는 전문가까지 보내서 박수혁을 감시했으니 돈은 안전할 거라고 자신했다.

그런데 묘하게 바뀐 박수혁의 태도가 의심스러웠다.

박수혁은 조용히 그를 바라보다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어떻게 했을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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