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961 - 챕터 1970

2631 챕터

제1961화 남는 장사 아닌가요?

이런 사람이 신용을 지킬까?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의라는 게 있을까?소은정은 다가가서 불편한 자세로 의자에 앉았다.“여태 협력해 오면서 갑자기 이런 문제가 생겼다는 건… 진실이 뭔지는 몰라도 누군가가 중간에서 일부러 이간질을 하는 걸 수도 있겠네요.”그 말을 들은 지영준이 멈칫하더니 웃었다.“누가 아니래요? 하지만 왔다 갔다 물건을 납부하는 사람은 전동하 대표의 사람을 제외하면 전부 우리 사람인데요. 누가 중간에서 손을 썼을까요?”“전동하 씨가 이 일에 개입했다고 확신하시는 건가요?”소은정이 되물었다.지영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담배를 한모금 빨더니 소은정을 응시하며 말했다.“정부에서 전동하 씨의 실험기지를 빌리려 한다고 들었습니다. 전동하 씨는 더 든든한 지원군을 찾았으니 우리 같은 옛 친구를 버리고 더 큰 그림을 꿈꾸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 않겠어요? 과연 그쪽에서 얌전히 위약금을 지불할까요? 소은정 씨, 우린 사업하는 사람들이랑 달라요. 계약서에 의존하는 것도 아니고 문제가 생기면 돈을 배상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라고요.”날카로운 말투였지만 소은정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충분히 주었다.“괜찮습니다. 전동하 씨가 와서 죽은 두 친구의 목숨 값을 배상한다면 이 일은 그냥 없던 거로 할 수도 있겠죠.”소은정은 가슴이 철렁했다.“목숨 값이요?”지영준은 냉랭한 시선으로 그녀를 쏘아보고는 말했다.“내 죽은 두 형제의 목숨으로 전동하 1인의 목숨을 바꾸는 건 남는 장사 아닌가요?”소은정은 입을 다물고 시선을 돌렸다.‘이럴 거면 그냥 오지 말라고 해야지!’그녀는 갑자기 박예리가 떠올랐다.“박예리 씨가 왜 여기 있는 거죠?”지영준이 냉소를 터뜨리며 대답했다.“윤재수의 여자이니까요. 윤재수가 우리와 협력 계약을 체결했거든요. 성의를 보이기 위해 자기 여자를 이쪽에 인질로 남긴다던데요? 하지만 그런 걸 보면 그 여자를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네요. 조금 손해본 느낌도 나고요.”소은정은 어깨를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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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2화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박예리의 손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는데 제대로 소독하고 치료를 받은 것 같지는 않았다.소은정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들을 바라보았다.이민혜는 못 말린다는 듯이 박예리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예리야, 바보 같은 짓 하지 마. 윤재수 그 인간 딱 봐도 좋은 사람은 아니야. 네가 여기 남는 거, 네 오빠한테 해가 될 뿐이라고!”박예리는 짜증스럽게 이민혜를 밀쳤다.“엄마가 뭘 알아? 오빠는 윤재수와 손을 잡기로 했어. 당연히 일이 생기면 매제 편을 들겠지. 우리는 가족이니까. 외부인이 이 사업에 끼어들 기회는 없어. 윤재수가 어떤 사람인데? 모두가 연줄을 대고 싶어서 안달이 났어. 오빠한테 이런 파트너가 생겼다는 건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야. 내가 오빠를 위해 이렇게 큰 희생을 했으니 오빠도 내 마음을 알아줄 거라고!”박예리는 거만한 표정으로 가슴을 펴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이민혜는 뭐라고 말하려다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박예리는 소은정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저번에 죽었을 줄 알았는데 운 좋게 살아남았네? 하지만 이번은 다를 거야. 내 손에 잡혔으니까. 조금 전에 나간 남자, 내 남자친구랑은 막역한 사이거든. 널 죽이고 살리는 일은 그 사람 한마디면 끝난다고. 소은정,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빌어보지 그래?”소은정은 담담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박예리, 그런 사람들이랑은 관계를 빨리 정리하는 게 좋아. 네 체면에 달린 문제가 아니라 가족의 생사가 달린 문제니까.”소은정은 동남아에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많이 겪었다.인신매매, 장기매매, 약품… 입만 열면 중범죄를 저지르는 게 그들의 일상이었다.무고한 사람들도 그들에게 잘못 걸리면 인생이 내리막길을 걷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박예리가 이를 갈며 냉소를 지었다.“훈계 필요 없거든? 네가 뭔데? 네가 그렇게 대단해?”소은정은 한숨을 쉬며 이민혜에게 시선을 돌렸다.“사모님은 잘 아시잖아요. 여기 남아 있는 거 박수혁한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아요.”이민혜는 미간을 찌푸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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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3화 배신자

소은정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지영준이 말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요? 난 사람을 둘이나 잃었는데 성의 표시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전동하는 냉랭한 말투로 대꾸했다.“물건은 그쪽에서 가져가고 사고가 생겼어. 물량 체크할 때 그쪽에서도 아무 문제없다고 했고. 상황이 다 정리된 뒤에 사람이 죽었다고 나한테 모든 걸 뒤집어씌우는 건 좀 아니지 않나?”지영준은 잠시 침묵하더니 웃으며 말했다.“물량이 그렇게 많은데 어떻게 그 자리에서 하나씩 다 체크하겠어요? 죽은 애들이 좀 재수가 없었죠. 하필이면 가품을 건드렸으니 말이죠. 하지만 전동하 대표님, 우린 이 책임을 대표님께 돌릴 수밖에 없어요!”긴장감이 고조되었다.소은정의 손에도 땀이 났다.전동하가 말했다.“그래.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다면 어쩔 수 없지. 말해. 원하는 게 뭐야?”짜증이 잔뜩 담긴 말투였다.소은정의 안위를 두고 말장난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그리고 여기서 지영준과 길게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소은정이 위험 속에서 열 시간이 넘게 지냈다는 것만 생각해도 미칠 것 같았다.지영준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난 당신의 목숨을 원해요, 전 대표님. 한 사람의 목숨으로 두 사람의 목숨을 배상하는 것이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겁니다. 전 대표께서 자살을 택한다면 사모님은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게 제가 모시죠.”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주변 공기마저 얼어붙었다.소은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동하 씨, 저 사람 말 믿지 말아요. 저 사람 이미 윤재수, 박수혁이랑 손을 잡고 당신을 처리하려고 한다고요!”소은정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누군가가 그녀를 묶고 있는 끈을 확 잡아당겼다. 눈은 보이지 않지만 상대가 많이 화가 났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그는 습관처럼 소은정의 목을 잡았고 그녀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소은정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지만 억지로 비명을 참아냈다.분위기는 아까보다 더 팽팽하게 변했다.전동하의 얼굴도 차갑게 식었다.양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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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4화 전용기 동원

지영준은 전동하가 찔려서 숨어버린 줄 알고 소은정까지 납치한 것이다.그런데 이미 조사를 끝냈고 범인까지 찾았다니.게다가 범인이 바로 그와 손을 잡고 싶다던 윤재수였다.지영준은 돈을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돈 때문에 친형제의 목숨까지 버리는 냉혈한은 아니었다.그리고 당하고 가만히 있는 성격은 더더욱 아니었다.물론 전동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관심이 없었다.소은정과 연관된 일이 아니라면 어차피 신경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소은정과 직접 연관된 일이라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진실을 찾아낼 것이다.소은정은 뭔가 기억난 듯, 뒤돌아섰다. “박예리와 이민혜 씨는 이 일과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죠. 그 사람들도 풀어줄 수는 없나요?”비록 박예리는 사랑 때문에 남은 것이긴 해도 이민혜는 딱히 이곳에 남아 있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그들이 떠날 수 있다면 박수혁 쪽에도 부담이 덜할 것이다.그렇다고 박수혁에게 남은 감정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무고한 사람이 이곳에 갇혀 있는 건 썩 마음에 드는 일이 아니었다.그래도 알고 지낸 시간이 있는데 그가 가족을 잃는 건 바라지 않았다.지영준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모님께서 괜한 걱정을 하시네요. 제가 두 사람을 못 가게 막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안 가고 버티는 겁니다.”소은정은 인상을 쓰며 뭐라고 하고 싶었지만 박예리가 보였던 태도를 생각하니 지영준이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지영준이 너무 막무가내인 사람도 아니고 아마 별일은 없을 것이다.전동하는 그녀를 안고 차에 올랐다.그는 이번에 많은 인력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소은정도 이렇게 많은 인원은 처음이었다.그들의 차가 출발하자 뒤에서 처참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지영준은 보이는 것처럼 매너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녀가 어깨를 움찔하자 전동하가 다가와서 그녀의 어깨를 안으며 부드럽게 등을 어루만져 주었다.“괜찮아요. 이제 무사해요.”잠시 후, 그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전동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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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5화 사라진 여자

비서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대표님, 지영준은 쉽게 사람을 풀어주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박 대표랑 윤재수는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한배를 탄 것 같은데요….”전동하는 짜증스럽게 그의 말을 잘랐다.“그쪽에서 안 풀어주면 박수혁이 구하러 갈 수는 있겠지. 그냥 그렇게 전해.”비서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물었다.“박수혁이 불쌍해서 이러시는 겁니까? 잘나가던 대기업 대표가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하지만 대표님께서 가족들 행방을 그에게 알려준다고 해도 그쪽에서 고마워하지는 않을 겁니다.”“그 입 다물어. 요즘 말이 왜 이렇게 많아?”전동하는 인상을 쓰며 비서를 노려보았다.비서는 그제야 멈칫하며 입을 다물었다.그는 박수혁을 대하는 전동하의 태도가 예전과 조금 달라졌다고 느꼈다.연민일까?하지만 전동하에게서는 그 답을 구할 수 없을 것 같았다.지영준의 별장.배신자를 두들겨서 반병신을 만들어 버린 뒤, 지영준은 놈이 사실을 실토할 수 있게 약물을 주사했다.이미 놈은 맞아서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라 입을 열게 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그리고 지영준은 자신의 두 형제가 죽은 배후에 윤재수가 있다는 것을 그제야 믿게 되었다.그는 분노가 치밀었다.‘내 손을 빌려서 전동하를 제거하려고 했던 거야?’그들이 정말 싸움이 났다면 전동하나 지영준이나 서로 크게 다쳤을 테고 윤재수는 편히 앉아서 이득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지영준은 치가 떨렸다.이때, 위층에서 달려내려 온 박예리가 씩씩거리며 그를 추궁했다.“소은정은요? 그년 어디 갔어요?”지영준이 이를 갈며 대답했다.“보냈어요.”그는 그녀와 쓸데없이 싸우고 싶지 않았다.박예리가 여기 있을 수 있었던 건 윤재수가 박예리를 안중에도 두지 않기 때문이었다.지영준 역시 박예리가 얼마나 멍청한지 매일 깨닫고 있는 중이었다.조금만 더 멍청했어도 참아주기 힘들었을 것이다.박예리가 악을 쓰며 주변에 있던 물건들을 집어 던졌다.“당신이 뭔데 그 여자를 풀어줘? 남겨두고 천천히 괴롭히자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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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6화 끌고 가

두 사람은 몰래 그곳을 빠져나왔다.가는 길에는 인가가 별로 없었다.두 사람은 길을 따라 어둠속을 달리고 달렸다.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갑자기 눈앞에 차량 한 대가 나타났다. 차량 불빛이 두 사람을 비추자 이민혜 모녀는 깊은 절망감을 느꼈다.안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끌고 가.”한편 국내.소은정과 전동하가 전용기에서 내릴 때, 미리 마중을 나온 소은호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자 소은정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소은호가 다른 가족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는 뜻이었다.소은호는 그녀를 힐끗 보고는 전동하에게 물었다.“일은 잘 해결했어?”전동하는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이번 사고는 누군가 고의로 일으킨 게 틀림없어요. 일이 빨리 해결되어서 다행이죠. 시간을 좀 낭비하기는 했지만요.”소은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그들을 차로 안내했다.“막내야, 네 새언니가 뒤 차에 있어. 넌 새언니랑 같은 차를 타고 와.”단호한 말투에 소은정은 약간 걱정스러운 얼굴로 전동하의 눈치를 살폈다.‘오빠가 동하 씨한테 또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전동하는 안심하라는 뜻으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그녀를 뒤에 있는 차에 태웠다.뒷좌석 문을 열자 안에 한시연이 앉아 있었다. 전동하는 부드럽게 한시연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잘 지내셨어요?”한시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소은정에게 말했다.“아가씨, 빨리 타요. 디저트 준비했어요. 많이 배고프죠?”그녀는 옆자리에서 자신이 직접 만든 쿠키를 꺼냈다.소은정은 그제야 배가 고픈 것이 느껴졌다.밤새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니 허기가 지는 건 당연했다.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전동하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 올랐다. 전동하는 그녀의 치맛자락을 잘 정리해 주고는 아쉬운 표정으로 차 문을 닫았다.다시 뒤돌아선 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그는 소은호의 차에 올랐다.소은호는 차에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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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7화 새봄이

소은정은 혼자 차 문을 열고 자신을 기다리는 전동하에게 다가갔다.부드러운 미소가 그의 날카로운 분위기를 조금은 무마해 주고 있었다.소은호와의 대화가 그렇게 기분이 상할 정도는 아닌 모양이었다.‘오빠가 욕설을 퍼부은 건 아닌가?’소은정은 다가가서 그를 꽉 껴안았다.전동하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의 어깨를 다독여 주었다.“계속 안고 있다가는 큰형님 주먹이 날아올지도 모르겠는데요?”그녀는 멈칫하며 아쉬운 표정으로 팔을 내렸다.비행기에서는 너무 피곤하고 졸려서 그를 제대로 안아주지도 못했다.조금 전 한시연과의 대화에서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그를 필요로 하는지 새삼스럽게 느꼈다.그녀가 자세를 바로하고 그를 안고 있던 팔을 풀자, 그의 입술이 다가와서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하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시선을 주지는 않았다.소은정은 손으로 그의 허리를 살짝 꼬집고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소은호와 한시연이 그들에게 다가왔다. 소은호는 여전히 굳은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아까 보다는 표정이 한결 편해 보였다.집사도 웃으며 다가왔다.“큰 도련님, 어떻게 아가씨네랑 같이 오셨어요? 마침 은해 도련님도 오셔서 오늘은 집안이 시끌벅적하겠네요!”집사 앞에서 그들은 이상한 티를 내지는 않았다.한시연이 웃으며 말했다.“아가씨 보러 갔다가 마침 전 대표가 귀국한다길래 같이 공항에 갔다가 오는 길이에요.”“그랬군요.”집사는 인심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안내했다.소은호가 맨 앞에서 걷고 소은정은 얌전히 뒤를 따르다가 달려가서 억지 미소를 지으며 오빠에게 말했다.“역시 내 생각해 주는 사람은 큰오빠밖에 없다니까….”소은호는 멈칫하더니 약간 적응이 되지 않는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마침 그들을 마중 나왔던 소은해도 그 모습을 보고는 구토를 하는 제스처를 취했다.소은호는 그런 동생을 냉랭한 시선으로 쏘아보았지만 소은해는 전혀 개의치 않고 크게 웃었다.“막내야, 또 큰형한테 무슨 약점이라도 잡힌 거야? 너 저번에 쇼핑하러 갔다가 카드 정지됐을 때도 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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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8화 나 안 보고 싶었어요?

잠시 후.소은정은 드디어 어린 새봄이를 안아볼 수 있게 되었다.온갖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새봄이는 대범하게 촉촉한 입술로 엄마의 볼에 입을 맞추었고 소은정은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얼굴에 침이 잔뜩 묻었지만 개의치 않았다.밥을 먹을 때는 소호랑이 새봄이와 놀아주었기에 그들은 안심하고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새봄이가 넘어지려고 할 때마다 소호랑은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었다.약간 멍청한 소호랑은 아이가 자기랑 노는 줄 알고 지치지도 않고 새봄이와 함께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식사가 끝난 뒤, 소찬식은 전동하와 함께 서재로 들어갔다.소은호는 한시연과 함께 유치원에 아이를 데리러 갔다.소은해가 다가오며 소은정에게 물었다.“너 어제 유라한테 갔었어? 어제 유라 SNS 봤는데 너는 없던데?”소은정이 자리에 있었다면 사진에 나와야 정상이었다.소은정은 가슴이 철렁해서는 소은해를 힐끗 쏘아보았다.“내가 사진 올리지 말라고 했어.”소은해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물었다.“하늘이도 같이 있었어? 어제 연락이 안 되던데?”소은정은 멈칫하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리며 되물었다.“둘이 또 싸웠어?”그러자 소은해가 다급히 손을 저었다.“아니. 커플이 만나다 보면 싸울 수도 있는 거지. 그리고 우린 싸운 거 절대 아니거든? 정상적인 감정 교류라고!”소은정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오빠를 바라보았다.그녀의 머리속에는 어떻게 하면 이 화제를 넘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여자들 일에 자꾸 참견하려 하지 마.”소은해가 또 뭔가 질문을 하려는데 전동하가 이쪽으로 다가왔다.“회사에 일이 좀 있는데 나랑 회사에 갔다가 다시 집으로 갈래요?”소은정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계속 있다가는 모든 게 들통날 것 같았다.그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봄이는 아빠랑 엄마가 다 돌아간다고 생각하자 얼른 달려가서 전동하의 다리를 끌어안았다.전동하는 아이를 한번 보고는 품에 안으며 물었다.“아빠랑 집에 돌아가서 며칠 있을까? 하지만 엄마 쉬는데 방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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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9화 내가 밉지 않아요?

두 사람은 며칠 간 서로에 대한 욕구와 열정을 자제했다.진짜 서로만 있게 되었을 때, 아무도 상대를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그들은 뜨겁게 포옹하며 자신의 마음을 전달했다.전동하는 사람이 바뀌기라도 한 것처럼 거칠게 다가왔다. 그는 힘조절을 한다고 애썼지만 그래도 갈망에 미쳐버린 손길을 멈출 수는 없었다.그는 거침없이 그녀의 몸 이곳저곳을 탐했다.사실 그녀에게 차마 하지 못한 질문이 있었다.과거의 내가 두렵지는 않나요?그는 그 대답을 듣는 게 두려워서 질문의 방식을 바꾸었다.내가 안 보고 싶었어요?두 사람을 제외하고 주변은 고요했다.지친 소은정은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의 품에 온몸을 기댔다.전동하는 그녀를 안아들고 방으로 돌아갔다.그리고 또다시 이어지는 뜨거운 키스.전동하는 평소보다 더 거칠게 그녀를 탐했다.소은정은 헐떡이며 그의 가슴을 살짝 밀쳤다.“조금만 천천히요. 내가 알던 동하 씨 맞죠?”그가 흠칫하며 동작을 멈추었다.하지만 전혀 기죽지 않고 오히려 더 저돌적으로 그녀와 몸을 부딪쳤다.소은정은 처음에는 열정적으로 호응하다가 나중에는 움직이는 것마저 귀찮아졌다.평소라면 그녀의 상태와 컨디션을 굉장히 신경 쓰던 사람이었다.하지만 오늘의 그는 마치 우리에서 금방 풀려난 야수처럼 거칠게 소유권을 주장했다.그렇게 거친 밤이 지나고 있었다.소은정은 밤중에 목이 말라 잠에서 깼다.누군가가 다가와서 그녀를 안아주며 부드럽게 물었다.“목 말라요?”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물컵에 빨대를 꽂아 그녀에게 건넸다.청량한 물로 목을 축이자 갈증이 조금 가시면서 목안도 편안해졌다.전동하는 물컵을 도로 내려놓고는 그녀의 등을 다독여 주었다.“어서 자요!”소은정은 몸을 약간 움찔거렸다. 삭신이 쑤시고 피곤했지만 땀에 젖은 끈적함은 느껴지지 않았다.아마 전동하가 뒷마무리까지 다해준 것 같았다.그는 잘못을 저지른 어린애처럼 긴장한 표정으로 그녀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물론 평소에도 그는 자상한 남편이었다.그래서 가끔은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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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0화 아이 도둑

소은정도 뭔가 이상함을 깨닫고 전동하에게 물었다.“새봄이 이제 이유식 먹을 때 안 됐어요? 아니면 아침 전에 분유라도 주지 그랬어요.”전동하가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아침에 애 먹는 것만 봐도 기분 좋을 것 같아서 기다렸다가 같이 먹으라고 그랬죠.”소은정은 가련한 딸의 눈빛을 애써 무시하고 조용히 밥을 먹었다.애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했는지 소은정은 아침 먹는 내내 아이에게 장난을 치지 않았다.그녀는 부랴부랴 밥을 먹고는 아이를 안고 거실로 갔다.새봄이는 아직 젖병을 내려놓기 아쉬운지 한손으로 젖병을 꼭 쥐고 한손으로는 소은정의 목을 끌어안고는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아이도 엄마랑 아빠가 집에 같이 있으니 기분이 아주 좋아 보였다.소은정은 오늘 외출 일정이 없었다. 날씨가 좋아서 김하늘과 한시연에게 집으로 놀러 오라고 연락했다.잠시 후, 한시연이 아들 소지혁을 데리고 집을 방문했다.소지혁은 아빠인 소은호를 닮아서인지 인상이 차갑고 말수가 적은 아이였다.소은정이 아무리 아이의 비위를 맞춰주려고 했지만 아이는 고모에게 뽀뽀 한번 해주지 않았다.결국 소은정은 딸의 볼에 입을 맞추는 것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달랬다.전동하는 베란다에서 바비큐 파티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한유라와 성강희도 도착했다.성강희의 방문은 그리 의외가 아니었다. 그런데 한유라는 어떻게 알고 왔을까?소은정도 그녀를 보고 약간 놀란 눈치였다.한유라는 오피스룩을 입고 단아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풍기고 있었는데 왕년의 그녀 어머니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다.소은정도 놀라며 물었다.“너 왜 여기 있어?”한유라가 곱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말도 마. 엄마 생신 때문에 왔다가 잠깐 들른 거야. 이틀 휴가거든.”소은정이 웃으며 물었다.“그쪽 생활은 좀 어때?”한유라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어떻기는. 매일 영화 촬영하는 것처럼 여기저기 뛰어다니느라 바빠. 심강열 그 인간 회사는 미꾸라지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짜증나 죽겠어!”그녀는 불만을 터뜨리면서도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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