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951 - 챕터 1960

2631 챕터

제1951화 그래, 이혼해

“어차피 결혼할 상대일 뿐이잖아! 진짜 남편은 나야!”이상준은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하였다.지금 문설아는 자신을 두고 바람을 피웠다. 이는 남편으로써 절대 그냥은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그는 피식 웃으며 매섭게 성강희를 노려보았다.“성강희 씨, 이게 정말 당신의 선택인가요? 남편도 있는 여자를 넘보다니…당신, 소은정을 좋아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요? 도대체 어느 쪽이 진심인 거죠? 이 사실이 소문이라도 나면 어쩌려고…”이상준의 입에서 소은정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성강희는 안색이 어둡게 변하였다. “젠장, 당신 미쳤어?”문설아는 이상준의 말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이상준, 난 너와 결혼한 것 자체가 후회돼. 여기 강희 씨는 너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멋진 남자야. 그러니, 이만 하고 빨리 꺼져.”“네가 순순히 나와 이혼해주지 않으면, 난 매체에 내가 바람을 피운 사실을 모두 알려버릴 거야. 그렇게 되면, 네 명예 그리고 내 명예 둘 다 실추되겠지.”이상준은 자신의 명예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설아는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고, 이 점을 이용하여 계속해서 이상준을 협박하였다.설령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게 된다면, 그녀의 명예 또한 실추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게 있어서 이는 중요하지 않다. 그녀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이상준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이다!문설아는 덤덤한 표정으로 이상준을 바라보았다.이어서 문설아는 이상준의 손목을 덥석 잡으며 소리쳤다.“가자. 난 이 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려야겠어. 어서 따라와!”하지만, 이때 이상준이 소리쳤다.“멈춰!”“너 정말 이럴 거야?”“응”문설아는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문설아의 단호한 대답에 이상준은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그는 이를 악물고 미친 듯이 웃기 시작하였다.눈가에는 붉은 핏발이 잔뜩 서려 있었다.“그래, 이혼해!”“이런 사소한 일로 핑계 삼아 이혼하려고 하는 거 같은데. 이러면 너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되어있어.”“그리고, 성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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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2화 결혼할 것도 아닌데

이상준은 방금 전 자신이 함부로 내뱉은 말들을 당장이라도 주워담고 싶었다.하지만 그가 후회할 겨를도 없이 성강희는 이상준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너, 제정신이야?”“어딜 함부로 말을 지껄여?”성강희가 소리쳤다.이상준은 고개를 돌려 침을 뱉았다.“우리 일에 그만 끼어들…”이상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설아가 앞으로 걸어 나와 이상준의 뺨을 세게 내려쳤다.이상준은 생각지도 못한 문설아의 행동에 그만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고 말았다.그는 그제서야 문설아와 자신은 정말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다.“너랑 난 이제 끝났어. 지금 당장 이혼하러 가자. 안 그러면, 기자들한테 너가 한 짓들을 모조리 까발려 버릴 거야!”문설아가 소리쳤다.“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겠지?”“그래, 이혼하자. 하지만 너도 바람을 피운 이상, 재산은 반으로 나누지 않을 거야.”단, 이것이 그의 조건이다.그의 마지막 발악인 셈이다.성강희의 집도 매우 부유한 편이다.하지만, 그의 집안은 최근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터라 재산은 이상준보다 조금 뒤쳐졌다.그러나 그의 집안은 지위면에서 이상준의 집안보다 훨씬 세력이 강했다.하물며 문설아와 이상준이 이혼한 후 성강희가 문설아와 결혼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문설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좋아. 이혼하자. 난 네 재산 한 푼도 원하지 않아.”“뭐? 진심이야? 한 푼도 필요없다고?”이상준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그렇게 돈을 잘 쓰는 여자가 한 푼도 가져가지 않겠다고 말하니 놀랄 수 밖에 없었다.“응. 필요없어.”문설아는 말을 마치자 마자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 나갔다.성강희도 몸을 돌려 그녀를 따라갔다.“이제 그만 가봐. 이 일은 너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문설아가 말했다.“내가 정말 따라가지 않아도 되겠어?”성강희가 말했다.“법원에 따라가겠다고?”“너가 뭐하러 가. 좋은 일도 아닌데.”문설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녀의 말에 성강희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다소 망설이는 그의 모습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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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3화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것

결혼생활 내내 그녀는 이상준 어머니의 예쁨을 받았다.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는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괴롭히는 일은 존재하지 않았고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기에 문설아는 바로 승낙했다.“좋아요, 어머니. 어머니께서 약속하신 대로 제 계좌에 송금하신다면 바로 삭제할게요.”이상준의 어머니는 머뭇거리더니 결국 하고 싶은 말을 도로 삼켜버렸다.“그래. 고마워.”문설아의 늘 손해 보지 않으려는 일관된 태도는 듣는 사람의 기분에 영향 주었고 심지어는 그녀를 아니꼽게 보던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했다.하지만 이 일로 놓고 말하면 이상준의 잘못이었기에 이대로 있으면 모순을 극대화해 서로 얼굴을 붉힐 것이 뻔했다.이상준과 문설아 사이는 결국 문설아가 SNS를 삭제하고 이상준의 어머니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이상준은 이 일에 대해 지나치게 반대하지 않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침묵으로 일관했다.문설아에게 있어서 이번 일은 큰 성공이었다.겉보기에는 두 집안이 평화롭게 맺었던 인연을 끊은 것 같았지만 오로지 그들만이 얼마나 찌질하고 이기적으로 싸우면서 얼굴을 붉혔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문설아는 다시 싱글로 돌아온 것을 축하하기 위해 졸부 네에서 이혼 파티를 열었다. 말이 이혼 파티지, 그녀의 친한 친구들을 불러 재밌게 놀면서 겸사겸사 이혼했다는 소식을 알리는 자리였다.소은정도 당연히 이 파티에 참석하게 되었다.그녀는 참석할 생각이 없었는데 소찬식이 그녀가 매일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온종일 전동하가 미국에서 생긴 일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까 봐 기분전환도 할 겸 파티에 참석하라고 했던 것이다.소은정은 그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이라이너를 과감하게 그렸는데 마치 고양이의 눈매 같았고 입체적인 오관과 요염한 화장이 어우러져 그녀의 섹시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를 돋보여주었다. 그것은 내적으로부터 느껴지는 아우라였고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이에 맞춰 그녀는 진한 녹색의 민소매 원피스를 선택했다. 원피스는 슬림 하면서도 캐주얼한데 어딘가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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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4화 낚이지 않는 남자

“바르게 했는데?”소은정은 핸드폰을 흔들며 대답했다.성강희는 화가 났지만 웃는 얼굴에 침을 뱉지 못한다고 그녀가 웃는 모습을 바라보더니 차올랐던 분노도 가라앉았다.“됐고. 왜 불렀어?”소은정은 미소를 지었다.“왜 부르긴. 너 이런 곳 되게 좋아하잖아. 와서 같이 놀자.”성강희는 이런 곳에서 놀기를 즐긴다.그런데 오늘, 그는 소은정이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찝찝했다.성강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눈썹을 찡그렸다.“나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소은정은 그가 불편해하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고 그를 불러 세웠다.“잠깐만. 나 화장실 좀 들렸다가 같이 가자. 나 골프장까지만 데려다줘.”성강희는 시간을 보더니 한숨만 내쉬었다.‘됐어. 얘랑 뭘 따지겠냐.’그는 폰에 달린 차 키를 흔들며 재촉했다.“빨리 다녀와. 나 오래는 못 기다려.”“칫.”소은정은 얼른 화장실로 향했다.얼마 후.그는 소은정으로부터 이미 문 앞에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았다.차 키를 손에 쥐고 나간 성강희는 계단에서 마침 문설아와 마주쳤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성강희는 멈칫했다.문설아는 오히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웃었다.“가는 거야?”성강희는 머리를 끄덕였다.“응. 나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될 것 같아. 다음에 또 보자.”문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비켜주었다.두 사람은 스쳐 지나갔고 성강희는 계단을 내려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까처럼 긴장한 느낌은 이미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소은정은 문 앞에서 화분을 보고 있었다.그녀는 화분 앞에서 기웃거리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성강희는 웃으며 다가갔다.“갖고 싶어? 하나 줄까?”소은정은 고개를 저었다.“아니. 난 지금 화분 통을 보고 있는 거야. 금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면 싫어.”성강희는 피식 웃었다.“웃기고 있네.”두 사람은 화기애애하게 얘기를 나누며 나갔다.문설아는 두 사람이 차에 타는 것을 내려보고 있었고 성강희가 소은정을 바라보는 멜로적인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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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5화 내 방으로 데려와

소은정의 말에 성강희는 발끈하며 화를 냈다.“나도 쉬운 남자 아니거든! 이유가 어떻든 넌 날 선택하지 않았겠지만.”소은정은 혀를 끌끌 차더니 인상을 찌푸렸다.“성강희, 난 널 친구로 생각하니까 이러지 마!”성강희는 미소를 지었다.“재미없긴. 장난이야.”소은정은 부드럽고 따뜻한 말투로 얘기했다.“네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게 될 거야. 넌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 성강희잖아.”성강희의 눈이 빛났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마음속에 엉켰던 실타래가 풀린 느낌이었다.그의 집념도 이 순간 막을 내렸다.그녀가 그한테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자라고 해주었으니 말이다.제일 멋진 남자.그거면 됐다.“그럼, 그럼! 날 사랑하지 않는 건 너의 문제라고!”성강희의 오만한 말투에 소은정은 깔깔 웃었다.“네,네. 저의 문제입니다요. 그렇고말고요.”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성강희의 핸드폰이 울렸다.문설아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소은정도 그의 핸드폰에 뜬 이름을 보고는 눈썹을 올리더니 흥미진진한 얼굴로 바라보았다.성강희는 태연한 척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성강희, 너 지갑 두고 갔지? 진한 하늘색 지갑.”성강희는 주머니를 살펴보더니 깜짝 놀랐다.진짜 지갑을 두고 온 것이다!그는 헛기침을 했다.“어… 그런 것 같아, 그럼 언제...”“시간 있을 때 와서 가져가. 아니면 내가 택배나 퀵으로 보내줄게.”문설아는 용건만 간단하게 말했다.“일단 카운터에 맡길게. 끊어.”말이 끝나기 무섭게 전화는 끊겼다.그녀가 일부러 그를 피하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하다.성강희는 멈칫하더니 소은정을 바라보았다.“나 먼저 가볼게.”소은정은 연신 머리를 끄덕였다.“얼른 가. 너의 인연을 놓치지 말고!”성강희는 두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발을 동동 구르던 그는 대답했다.“뭐라는 거야!”그러고는 뒤돌아 달아갔다.소은정은 그저 미소만 지었다.십여 분 후.그녀는 시간을 확인했고 아직도 약속시간이 8분이나 남았다.소은정은 지각하는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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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6화 전동하는 어디에

박수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착잡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미안해.”“아까 그 사람 누구야?”소은정이 물었다.감히 그녀에게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다. 그러니 미리 대비를 해두어야 했다.박수혁은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신경 쓸 거 없어. 그 인간은 당신한테 어떻게 하지 못해.”소은정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런 인간이랑 어울리다니. 박수혁, 당신 많이 변했다? 인간쓰레기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해외 범죄집단과 연관이 있다고 들었어. 당신이 왜 저런 사람들이랑 어울려? 사업 파트너라는 거야?”박수혁의 웃는 얼굴이 창백했다.“당신이 기억하는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었나 봐?”소은정은 움찔하다가 짐을 들고 뒤돌아섰다.박수혁이 약간 거칠어진 목소리로 물었다.“전동하 씨는 국내에 없는 것 같은데? 어디 갔어?”“내 남편에게 관심이 이렇게 많았다니. 고마워.”소은정은 차갑게 대꾸했다.비록 소찬식에게서 태한그룹 쪽 사정을 듣기는 했지만 박수혁에게 이민혜와 박예리를 구할 방법이 없었다는 말은 믿고 싶지 않았다.그는 천하의 박수혁이 아닌가!군수물자 상인의 딸 안진을 상대할 때도 전혀 기 죽지 않았던 그였다.그런데 상대가 이민혜와 박예리를 잡고 있다고 그에게 위협이 될까?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가족이라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 보였다.소은정은 고개를 흔들며 생각을 멈추기로 했다. 박수혁은 감정을 억누르는 듯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다치는 건 원하지 않아. 하지만 은정아, 전동하는 당신이랑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그 사람이 해외에서 건전한 사업만 하는 줄 알았어?”소은정은 멈칫 걸음을 멈추었다.박수혁은 입만 열면 전동하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그래서 분노가 치밀었다.뭘 믿고 저렇게 다른 사람 욕을 하는 거지?무슨 자격으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거지?“하고 싶은 말이 뭐야? 박수혁, 당신 일이나 신경 써. 전동하 씨가 어떤 사람인지 남한테 들을 이유는 없으니까!”거리감이 느껴지는 차가운 말투였다. 말을 마친 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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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7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윗분들의 뜻은 군수물자 사업을 다시 박수혁에게 맡기고 싶다는 뜻이네?”소찬식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명확한 지시가 없었으니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을 겁니다. 박수혁은 남아프리카 기지와 견줄만큼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위에서는 아마 우리가 남아프리카 기지의 모든 통제권을 가져오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군수물자 사업은 각국의 이익과 연관되기도 하니까 신중을 더 가하는 거겠죠.”소은정은 그 대화를 들으며 손발이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낮에 박수혁이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전동하의 사업에 문제가 생긴 건 확실한 것 같았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안에 있던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소찬식이 애써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왜 이렇게 빨리 돌아왔어? 잘 놀았어?”소은정은 머뭇거리며 입술을 깨물다가 물었다.“저한테 거짓말할 생각하지 마세요. 동하 씨한테 무슨 문제가 생긴 거죠?”소찬식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소은호는 그녀를 힐끗 보고는 되물었다.“매제한테서 들은 게 없어?”소은정은 고개를 흔들었다.“조금 전에 박수혁 만났어. 동하 씨가 해외 군수물자 상인과 결탁했다고 했어. 그리고 남아프리카 기지에 문제가 생겼다고. 이게 다 사실이야?”소은정은 속으로 무척 당황했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썼다.프로젝트 때문이 아니었다.그녀가 걱정하는 건 오로지 전동하 뿐이었다.군수물자 사업은 해외에서 흔히들 하는 사업이고 그녀는 전동하의 사업에 대해 일절 간섭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박수혁을 포기하면서까지 전동하를 선택했다는 건 그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만약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의 신변 안전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전동하는 아직 해외에 있는데 정말 문제가 생긴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했다.소은호는 이 일을 동생에게 알려야 할지 고민했다.공기마저 무거워진 느낌이었다.소은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오빠, 빨리 말해줘. 그게 다 사실이야?”소찬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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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8화 연락이 두절되다

정색해서 말하는 소찬식의 모습에 소은호는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박수혁은 여전히 밉지만 사업적으로 보면 그는 꽤 괜찮은 라이벌이고 파트너였다.만약 소은정과의 사이에서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지금 SC그룹을 선두에서 지휘할 사람은 박수혁일지도 모른다.사실 소은정과 둘 사이의 앙금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누구라도 항상 미움만 가슴에 새기고 살아갈 수는 없다.미움도 관심이 있어야 생기는 법이다. 소은정은 이제 그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그가 그녀를 구하지 않은 건 그러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고민할 게 많았다는 것도 알고 있다.하지만 이번에는 그의 가족인 여동생과 어머니의 목숨이 달린 일이니 소은정은 그가 성공하기를 바랐다.딸이 고개를 끄덕이자 소찬식은 웃으며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소은정이 다가가자 그가 말했다.“박수혁도 그렇고 전동하도 그렇고 다 좋은 사람 들이야. 한 놈은 너무 자유분방하고 한 놈은 조심성이 많은 점이 다르지만. 지금은 둘 다 위급한 상황이지. 하지만 어찌 되었든 아빠는 네가 이 위험한 일에 휘말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소찬식의 간곡한 부탁에 소은정은 가슴이 떨렸다.그녀에게 조금 진정하라는 아빠의 경고이자 부탁이었다.전동하가 관련된 문제라 그녀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소찬식도 알고 있다.자신을 위해 가만히 있는 건 할 수 있었다.하지만 전동하가 위험해지는 건 보고 있을 수 없다.소은정은 걱정 가득한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아빠.”소은호가 웃으며 말했다.“아버지, 딸을 그렇게 몰라요? 얘는 똑똑해서 자기 손해 보는 일은 안 할 거예요.”소찬식이 웃으며 말했다.“그렇긴 하지.”소은정은 길게 심호흡하며 말했다.“그럼 둘이 계속 이야기해요. 저는 새봄이 깼나 보러 갈게요.”서재를 나서자 한숨이 나왔다.가슴에 돌을 얹은 것처럼 무겁고 숨이 막혔다.핸드폰을 쥔 손에 땀이 났다.전화해서 물어볼까?그녀는 고민되었다.하지만 묻는다고 그녀가 도울 수 있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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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9화 납치

소은정은 전동하가 미국에 있는 거처를 알고는 있지만 지금 찾아가는 건 너무 갑작스러워 보였다.게다가 이곳 지리도 잘 모르는데 함정에 빠질 수도 있었다.그녀는 조금 더 생각해 보기로 하고 택시를 잡았다.“SF 그룹으로 가주세요.”여기서 소은호가 보낸 사람들을 기다리는 것도 시간 낭비라고 생각되었다.그녀는 바로 회사로 가서 야근하고 있을 지인을 만나기로 했다.광선이 어두워서 그녀는 운전기사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차량번호를 속으로 암기했다.그녀는 SF그룹으로 가는 경로를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차가 정확한 방향을 향해 움직이자 소은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꺼내 소은호에게 문자를 보냈다.이틀만 시간을 더 달라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이미 화가 날 대로 나 있는 소은호에게서는 답장이 없었다.차가 교각 밑을 지날 때, 잠시 어둠이 찾아왔다.소은정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그런데 그 순간 차체가 흔들리더니 옆에서 달리던 차량과 충돌했다.그녀를 태운 택시는 제 자리에서 몇 바퀴 돌다가 멈추었다.소은정은 관성 때문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힘들게 중심을 잡았다.그런데 등 뒤에서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손을 들어 막으려고 했지만 어두운 공간에서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순식간에 차가운 침이 그녀의 피부를 뚫었다.그녀는 가슴이 철렁하면서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문을 열고 도망치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누군가가 와서 문을 열었다.그녀는 의식이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마지막 순간,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소은정 씨, 이곳으로 온 걸 환영해요.”그녀는 상대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의식을 잃었다.소은호의 사람들을 기다릴 걸 후회가 되었다.전동하도 연락이 두절되었는데 혹시 그도 위험에 처한 건 아닐까?거대한 유럽식 별장.소은정이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에 보이는 환경은 낯설었다.긴장감이 돌아오면서 마지막에 봤던 순간이 머리속에 떠올랐다.위험이 엄습해 오는 느낌에 그녀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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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0화 연락이 닿다

생김새는 별로 특별하지 않았지만 그가 하는 말은 카리스마가 충분했다.그는 박예리를 크게 안중에도 두지 않는 태도였다.아마 평범한 사업가는 아닌 것 같았다.표정을 많이 감추려고는 했지만 특유의 날카로운 분위기는 감추지 못했다.박예리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남자에게 말했다.“감히 내 말을 거역해요? 재수 씨가 당신 가만둘 것 같아요?”남자의 눈빛에 짜증이 스쳤다.“박예리 씨, 윤재수 씨는 잘 모르겠고 계속 내 집에서 내가 하려는 일을 방해하면 내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박예리는 큰 충격을 받은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예리야….”밖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민혜였다.저번에 만났을 때와 비교해서 많이 수척해진 모습이었다.얼굴에 살이 다 빠져서 볼이 쑥 꺼졌다.이민혜는 소은정을 본 순간 복잡한 표정을 짓더니 입술을 질끈 깨물며 박예리에게 다가갔다.“일단 나가자. 너 손은 왜 그래?”박예리는 이민혜를 확 밀쳤다.“소은정이 그랬어. 우리한테 잡힌 주제에 아직도 자기가 대단한 줄 알아. 우리가 왜 이곳에 왔는지 엄마는 잊었어?”이민혜는 할 말이 많은 듯 보였지만 결국 박예리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일단 손목 치료부터 좀 하자.”방 안이 드디어 조용해졌다.소은정은 말없이 남자를 바라보았다.남자는 웃으며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말했다.“소은정 씨, 아니지. 사모님이라고 불러야겠군요. 사실 저는 전 대표님과 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이번에 이런 식으로 모셔와서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해요.”소은정은 살짝 긴장된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남편과 아는 사이라면 남편에게 직접 연락하면 될 텐데요. 사람을 이런 식으로 납치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남자가 냉랭한 미소를 짓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전 대표님은 참 교활하신 분이죠. 몇 번 만나자고 연락을 보냈는데 계속 안 만나주더라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모님을 모셔왔죠.”소은정은 말없이 상대를 바라보았다.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성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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