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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6화 전동하는 어디에

박수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착잡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미안해.”

“아까 그 사람 누구야?”

소은정이 물었다.

감히 그녀에게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다. 그러니 미리 대비를 해두어야 했다.

박수혁은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

“신경 쓸 거 없어. 그 인간은 당신한테 어떻게 하지 못해.”

소은정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런 인간이랑 어울리다니. 박수혁, 당신 많이 변했다? 인간쓰레기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해외 범죄집단과 연관이 있다고 들었어. 당신이 왜 저런 사람들이랑 어울려? 사업 파트너라는 거야?”

박수혁의 웃는 얼굴이 창백했다.

“당신이 기억하는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었나 봐?”

소은정은 움찔하다가 짐을 들고 뒤돌아섰다.

박수혁이 약간 거칠어진 목소리로 물었다.

“전동하 씨는 국내에 없는 것 같은데? 어디 갔어?”

“내 남편에게 관심이 이렇게 많았다니. 고마워.”

소은정은 차갑게 대꾸했다.

비록 소찬식에게서 태한그룹 쪽 사정을 듣기는 했지만 박수혁에게 이민혜와 박예리를 구할 방법이 없었다는 말은 믿고 싶지 않았다.

그는 천하의 박수혁이 아닌가!

군수물자 상인의 딸 안진을 상대할 때도 전혀 기 죽지 않았던 그였다.

그런데 상대가 이민혜와 박예리를 잡고 있다고 그에게 위협이 될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가족이라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 보였다.

소은정은 고개를 흔들며 생각을 멈추기로 했다.

박수혁은 감정을 억누르는 듯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다치는 건 원하지 않아. 하지만 은정아, 전동하는 당신이랑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그 사람이 해외에서 건전한 사업만 하는 줄 알았어?”

소은정은 멈칫 걸음을 멈추었다.

박수혁은 입만 열면 전동하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그래서 분노가 치밀었다.

뭘 믿고 저렇게 다른 사람 욕을 하는 거지?

무슨 자격으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거지?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박수혁, 당신 일이나 신경 써. 전동하 씨가 어떤 사람인지 남한테 들을 이유는 없으니까!”

거리감이 느껴지는 차가운 말투였다. 말을 마친 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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