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차 안, 한참을 가만히 있던 김하늘이 입을 열었다.“은정아, 아무리 생각해도 박수혁 좀 이상한 것 같아. 설마 너 좋아하는 거 아니야?”김하늘의 질문에 소은정은 박수혁이 임춘식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그럴 리가? 함진그룹과 결혼 얘기가 오갔다는 그 말, 아무런 근거도 없는 말은 아닐 거야.”함세연이 아무리 뻔뻔하다지만 빌미 없이 박세혁의 약혼녀를 사칭할만큼 멍청하진 않을 테니까.“하긴. 그런데 태한그룹이 왜 굳이 함진그룹이랑 정략결혼을 하려는 걸까?”김하늘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알 게 뭐야.”조용히 운전을 하던 소은해가 피식 웃어다.김하늘을 집까지 데려다준 뒤 소은해와 소은정은 본가로 향했다.다음 날 이른 아침, 1층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목소리에 소은정이 부스스 눈을 떴다.“너, 너 도대체 뭐야? 네 동생 혼사길 막으려고 작정했어? 저, 저 로봇보다도 못한 놈!”소찬식이 소은해를 혼 내는 소리였다.눈을 비비적거리며 내려온 소은정이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왜 그러세요?”소찬식이 대답하기 전에 집사 아저씨가 태블릿을 건넸다.“소은정이 소은해의 스폰서?”“톱스타 소은해, 재벌 2세에게 스폰을 받다?”자극적인 기사 타이틀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너 같은 걸 요즘 애들 말로 관종이라고 한다더라. 아주 인기 좀 얻더니 점점 막 나가고 있어!”아버지의 분노에 소은해는 잔뜩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아빠, 기사 제대로 보신 거 맞죠? 지금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건 저거든요?”“이 자식이 뭘 잘했다고. 그러니까 진작 친동생이라고 말했으면 될 걸. 뭘 꽁꽁 숨기고 있었어!”거친 숨을 몰아쉬던 소찬식이 다시 입을 열었다.“분명 누군가 일부러 루머를 퍼트린 거야.”“이렇게 된 이상 루머를 밝힐 수 있는 방법은 오빠랑 제가 남매라고 밝히는 수밖에 없어요.”소은정이 한숨을 쉬었다.“하이고, 잘 됐네. 이제 다들 네가 집안 배경 덕분에 톱스타가 된 걸 알게 되겠네?”“아빠, 전 제 실력으로 당당하게 된 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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