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웅진이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 “뭐? 무슨 일이야?”“저는 그냥… 인터넷에 소은정과 소은해에 관한 소문을 퍼트렸는데 소은정이 저를 신고해 버렸어요! 아빠, 빨리 무슨 방법을 쓰든지 이 사건을 덮어야 해요. 저는 연예인이라고요… 제발…”소은정이 이렇게 대처할 줄은 꿈에도 몰라 놀란 함세연은 아빠에게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였다. 심지어 소은해가 소은정의 친오빠일 줄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마음이 조급해진 함웅진은 박수혁에게 바로 달려갔으나 이한석에게 의해 저지당했다.“함대표님, 박태표님이 지금 화상 미팅 중이시니 이만 돌아가 주시길 바랍니다.”이한석의 공손하고도 단호한 태도에 함웅진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함웅진은 이내 석동우에게 연락해 SC그룹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함웅진과 석동우가 손을 잡았다는 사실을 인제 와서 감출 필요가 없었다.함웅진은 이 프로젝트를 자신이 포기하기만 하면 함세연의 실수는 눈감아 주겠다고 생각하고 찾아온 SC그룹이었는데 이게 웬걸! 소은정은 그들을 만나주지도 않았다. 조급해진 함웅진은 문 앞에서 초조하게 배회하였다. 석동우도 옆에서 아쉽다는 듯 한마디 하였다. “함대표님, 이렇게 물러서는 건가요? 무려 30%의 이윤이예요…”“조용히 해!”어두컴컴해지자 퇴근한 소은정과 우연준이 로비에 나타났다. 돌아가려 했던 함웅진은 소은정을 보자마자 헐레벌떡 그녀에게 다가갔다. “소 아가씨…”소리를 들은 소은정은 일부러 고개를 돌려 그를 못 본 체하였고 석동우에게 인사를 건넸다. “석대표님 아닌가요, 이분은 아마 항진그룹의 함대표님이시겠죠?”소은정이 자신을 한눈에 알아본 것에 대해 적잖이 놀란 함웅진은 문뜩 이 협상이 자신한테 그렇게 큰 승산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함웅진이 입을 열었다.“소대표님, 함세연은 저의 딸입니다. 부디 은혜를 베풀어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못난 딸이지만 연예인의 신분이라 경찰에 잡히면 안 돼요.”“함대표님이 자식을 곱게 키운 덕에 경찰에 잡힐 수밖에 없겠네요. 공인인 만큼 더욱
얼마 지나지 않아 함세연이 한 짓이 인터넷에서 퍼져나갔다. 큰 사건 사고가 없었던 함세연인지라 모두 놀랐다. 네티즌들을 더 분노케 했었던 것은 함세연이 네티즌들을 멍청이라고 생각하고 농락했다는 것이다. 함세연은 연예계 활동 중단은 물론이거니와 적지 않은 손해 배상금을 배상할 것이다. 어쩔 수 없었던 함세연은 나와서 사과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은퇴선언을 하고 가업을 이어간다고 하였다. 순간 함세연의 집안이 인터넷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온갖 소문이 퍼져나갔다. 함세연이 이렇게 빨리 사과한 것에 대해 소은정도 놀랐다. 눈 깜빡할 새에 성강희의 생일이 돌아왔다. 김하늘과 한유라는 매해 심사숙고하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선물을 해주었고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소은정은 자신이 무엇을 선물하던지 성강희가 좋아할 것으로 생각하여 딱히 고민하지 않았다. 한유라는 성강희의 선물을 고른답시고 소은정을 끌고 가 온통 자신의 물건만 샀고 어느새 쇼핑백이 양손에 가득하였다. 한유라가 사람을 불러 차에 싣게 하였다. 소은정은 파텍필립의 시계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화려한 것이 성강희와 어울렸다. 시계를 구경하려는 때에 우연히 박예리와 강서진을 만났다. 네 명이 함께 있는 화면이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강서진이 입을 뗐다. “소은정, 너희들도 쇼핑 중 인거야?”“보면 몰라?”한유라가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 강서진이 소은정을 찾아와 사과를 할 때부터 강서진의 기세가 수그러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소은정이 강서진의 약점을 쥐고 있는 것도 무서운 일이지만 하민호 꼴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녀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 박예리는 쓴웃음을 짓더니 팔짱을 낀 채로 소은정을 째려보았다. “여기는 웬일이야?”“여기가 네 것이라도 되는 거야?”한유라가 날카롭게 받아쳤다. 소은정은 그들을 무시한 채 파텍필립의 제일 고가의 한정판 제품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거 주세요.”“잠깐, 이거 우리가 먼저 본 제품이야.”박예리는 소은정한테서 시계를 빼앗으면서 말했다.
“진짜야. 예리랑 같이 있었는데 네가 좋아하는 파텍필립 한정판 남자 시계를 사더라니깐. 선물 받을 준비나 하고 있어.”강서진은 신이 나 자신이 본 일들을 박수혁에게 전했다. 박수혁의 마음속에 놀람과 우울함이 교차하여 지나갔다. 마음속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겠어. 끊어.”올해는 생일 파티를 준비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소은정을 위해 성대하게 주최하여 소은정을 초대할 거로 생각했다. 원래는 몇 명의 친한 친구들과 함께 소소하게 축하 파티를 해왔었다.이혼전 소은정은 매해 박수혁의 생일이 돌아오면 선물을 준비하고 들뜬 마음으로 생일상을 준비했으나 단둘이 생일을 보내기 싫었던 박수혁이 매해 핑계를 대면서 거절하였었다. 문뜩 이 생각이 난 박수혁이 이한석에게 전화하였다.“내가 전에 받은 생일 선물 어디에 두었지?”예상치 못한 질문에 이한석이 멈칫하였으나 금방 생각해냈다. “대표님, 선물과 같이 귀중한 물건들은 모두 금고거나 서랍에 넣어두었습니다.”소은정이 삼 년 동안 무슨 선물을 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소은정이 선물 한 것은?”이한석은 몇초간 뜸을 들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느 해에 받은 선물 말씀이십니까?”“전부.”이한석은 전화기 너머에서 헛기침하더니 말을 이어갔다.“대표님, 소은정씨가 첫해에 선물하신 반지는 대표님이 잃어버리셨습니다.”이한석의 말에 잊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박수혁의 안색이 어둡게 가라앉고 어두워졌다. 심장이 쪼그라드는 듯이 마음이 아파졌다. 그들이 결혼을 한 뒤 반지 하나 없었다는 것이 생각이 났다. 이런 형식적인 물건에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았었지만, 그녀가 준비한 것이라니...박수혁은 반지를 끼고 이틀이 채 지나지 않아 불편하여 옷 주머니에 넣었던 기억이 났다. 그 이후로 다시는 그 반지를 보지 못했다. 이한석이 말을 이어갔다. “소은정씨가 2년 차에는 직접 뜬 목도리를 선물해주었습니다. 제가 알기론 대표님이 목도리를 서민영에게 주었고 서민영이 버려 버린 것으로 알고
말을 마친 소은정이 전화를 끊었다. 박수혁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지도 않았다. 소은정은 속으로 박수혁의 생일이 나와 무슨 상관이지? 라고 생각했다. 박수혁의 마음이 끝도 없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자신의 생일 선물까지 골랐다는 강서진의 말에 그나마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음날, 소은정이 기지개를 켜면서 일어났다. 간밤에 내린 빗소리를 취침 ASMR삼아 듣고 자서인지 개운한 아침을 맞이하였다. 테라스 문을 여니 쌀쌀한 공기가 불어 들어왔다. 일어나자마자 성강희의 전화가 걸려 왔다. “성강희! 생일 축하해 백 살까지 살아.”소은정의 말에 성강희가 웃었다. “이건 할아버지 칠순 잔치 인사말 아니야?”소은정이 입을 삐죽거렸다.“뭐? 오늘 생일이 아니었으면 죽었을 줄 알아.”그녀는 스피커 모드로 전환한 뒤 메이크업하였다. 그리고는 한정판 롱 원피스를 꺼내입고 진주 귀걸이로 포인트를 주었다. 그 모습은 화려하면서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하이힐까지 신은 소은정은 여왕의 포스를 풍기였다. “저의 여왕 폐하, 저에게 준비한 선물이 무엇인지오? 궁금해서 잠을 설쳤어...”강서진은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며칠 전부터 소은정의 선물을 기대했던 강서진이었다. “뭐가 필요한데?”“여자친구 필요해.”강서진은 망설임 없이 대답하였다. “정식으로 고백하는 거야!”소은정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나는 남자친구 필요 없어.”“내 입장에서 말하는거야. 너가 동의하든 말든 상관없어. 나의 사랑은 마치 생명 중에서 끓는...”뚜뚜...뚜...소은정은 주저하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미친놈! 준비를 마친 소은정은 회사로 향했다. 우연준이 아침 회의 자료를 그녀의 테이블에 놓고서는 머뭇거렸다. “소대표님...”“왜 그러세요?”“태한그룹에서 박수혁의 생일 파티 초대장이 왔는데요.”우연준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 박수혁이 어디서 나온 자신감으로 소은정이 자신의 생일 파티에 참석할 거로 생각하는 것이지? 현재의 둘 사이의 관계는 물과 기름의 관계보다도 더
소리를 들은 박수혁과 강서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입구 쪽으로 나가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누가 헛소리를 하는 거야?”강서진이 화난 듯 소은정이 왔다고 한 그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 남자는 머뭇거리더니 박수혁의 어두운 안색을 보고 피식 웃으면서 핸드폰을 꺼내 보여주었다. “내 친구가 보낸 동영상인데 소은정이 여기서 내기하면서 돈 좀 만진다는데?”말이 끝나기 무섭게 박수혁이 그의 핸드폰을 낚아채 동영상을 다시 확인했다. 몇 명의 남녀가 둘러싸 앉아 칩 대신 차 열쇠와 다이아몬드를 테이블에 놓은 채 내기를 하고 있었고 어떤 이는 칩 대신 금괴를 꺼내 테이블에 놓았다. 포커판의 열기가 생일파티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듯하였다. 모두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옷을 입었으나 한정판 롱 드레스를 입은 소은정에게 눈길이 갔다.그녀의 옆에는 강서진과 김하늘이 앉아 있었고 소은정에게 몰아주기를 해주고 있는 듯 하였고 소은정은 즐겁게 그 자리를 즐기는 듯하였다.“여기 어디야?”박수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친구들 중 한 명이 대답했다. “여기 새로 오픈한 그 술집 아니야?”박수혁은 호흡이 가빠오기 시작하였다. 출국은커녕 바쁜 일도 없었다는 뜻이다.포커판에 갈 시간은 있지만 자신의 생일 파티에 올 생각은 없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마침 옆으로 이한성이 지나갔고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던 박수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이한성에게 말했다. “보너스 차감.”“... ...?”이 생일 파티는 주인공 빼고 다들 행복하게 보내고 있었다. 박수혁이 중도에 빠져나가고 다들 어리둥절해 있었다. 그는 자신을 컨트롤하기 힘든 지경에 도달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 오픈한 술집에 도착했다. 그가 들어갔을 때 소은정은 이미 떠나간 후였다. 차로 다시 돌아온 박수혁은 마음이 답답하여 미칠 지경이였다. 손가락에 끼고 있던 담배의 불씨가 꺼질 듯 말 듯 하다가 바람에 날아가 버렸다. 저녁 12시가 되고 핸드폰에 수십 개의 생일 축하 문자가 쌓였지만 정작 소은정은 상투적
“은사랑?”은사랑이 턱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나를 기억하다니. 아무리 어울리는 집안끼리 결혼한다고 하지만 아까 아저씨는 너무 하지 않나? 나이도 많아 보이던데. 집이 궁전이라도 되나 봐. 당신을 꾄 것을 보면.”아직 소은해와 소은정이 어떤 신분인지 모르는 은사랑이 기회를 잡은 듯이 비꼬았다. 함세연이 그녀에게 알려줬다면 소은정이 귀찮게 상대해줄 필요가 없었을 텐데… 김하늘이 한 소리 하려고 하던 찰나에 소은정에게 저지당하였다.차가운 눈빛으로 은사랑을 향해 소은정이 말했다. “지금 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본데… 착각하지 말고 멀리 꺼져. 구역질 나.”은사랑의 얼굴이 굳고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갑자기 손에 쥔 핸드폰을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아까 그 차주가 누군지 검색하면 아까 아저씨가 누군지 금방 나올 텐데. 포르쉐 클래식 아니야? 우리 아빠가 차주라 아는데 20억 정도 하잖아. 다들 소은정이 어떤 남자를 만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요?”소은정이 어이없다는 듯 짧은 탄식을 내쉬었다. “이거로 지금 협박하는 거야?”소은정이 겁을 먹었다고 생각한 은사랑은 의기양양해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함세연을 놓아주길 바랄 뿐이야. 어떻게 그렇게 착한 애를… 고소하다니… 그녀의 연예인 생활을 네가 다 망친 거야!”“그건 그녀가 자초한 일이야. 앞길도 본인이 스스로 망친 거고. 그녀에게 나쁜 짓을 하라고 시킨 사람은 없어.”소은정이 차갑게 은사랑을 훑어보면서 말했다.“본인 앞길이나 간수 잘하지, 그래?”말을 마친 소은정이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걸어 나갔다. 분이 풀리지 않은 은사랑이 소리쳤다.“공소 취하하지 않으면 금방 사진 인터넷에 퍼트릴 거야! 그 아저씨가 누군지 세상 사람들한테 알릴 거라고! 그렇게 되면 소은정이 나이 불문하고 돈만 있으면 사귄다는 얘기가 나오겠지?”이 얘기를 들은 주위 사람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그녀들의 대화에 집중하였다. 소은정이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 소은정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퍼트려.”소은정이
한집사의 표정이 굳더니 이내 뒤에 있던 보디가드에게 눈치를 주었다.“은사랑 대기실로 보내고 대기실에 있는 사람들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관리 잘해.”소은정과 김하늘은 한집사의 에스코트를 받아 회장님을 만나 뵙고 성강희한테 발걸음을 옮겼다. 성강희는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건배를 하고있었다. 소은정을 본 성강희는 구세주를 만난 사람처럼 환하게 웃었다.“내 파트너가 이제야 오셨네. 이제부터 여자 파트너가 없는 사람들은 나랑 술 같이 못 마셔.”성강희의 말에 화가 났지만, 소은정을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웃으면서 넘어갔다. 롱 원피스가 그녀의 분위기를 한껏 더 끌어올렸고 얇게 말린 볼륨 머리가 어깨에 아름답게 떨어지면서 어디에서든지 후광이 빛났다.소은정은 그들을 힐끗 보고서는 자리를 떴고 성강희도 뒤따라왔다.“오늘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왔다는 뉴스는 못 봤는데.”그 말을 들은 김하늘이 인상을 찌푸리더니 그들에게서 벗어나 멀리 가버렸다.소은정은 피식하더니 눈썹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죽고 싶으면 더 한마디 더 해봐.”성강희가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나는 사실만을 말한다고.”성강희가 소은정의 롱드레스 한끝을 살짝 잡아당기면서 말했고 소은정은 한 발짝 옆으로 물러섰다.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는 영락없는 사랑싸움이었다. 머지않은 곳에서 그녀의 실루엣을 뚫어져라 보는 한 남자가 있었다. 차갑고 무거운 공기만이 그를 에워쌌고 음침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 남자의 옆에 서 있는 강서진도 뚫어져라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어젯밤 박수혁은 하룻밤을 꼬박 새우면서 소은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외에 나가 공무를 수행한다던 소은정이 성강희의 생일 파티에서 화려한 등장이라. 하룻밤 간격의 두 파티는 상반되는 분위기를 풍겼다.“에헴, 박대표, 생일 파티가 웅장하기는 하다만 고작 생일 파티 아니야?”박수혁이 성강희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다니! 아무리 웅장한 생일 파티라 하더라도 박수혁에게 초대조차 보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냥, 누가 이렇게 무료한 생
그 말을 들은 소은정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 장면이 2층에 있는 박수혁의 눈에 들어 오고 바로 손에 든 술잔을 자리에 놓은 채 터벅터벅 연회장으로 걸어갔다. “파티 망치지 마…”강서진이 급하게 박수혁을 말렸다.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멈추고 공연을 마친 사람들이 허리를 굽혀 인사하였고 연회장에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은사랑은 뺀 나머지 인원들이 내려가고 은사랑은 무대에 선 채 소은정을 보면서 의미심장한 웃음을 날렸다. 낌새가 수상하다고 느낀 김하늘이 소은정에게 다가와 말했다.“은사랑이 무슨 일을 꾸민 거 아니야?”소은정이 웃더니 말했다.“자신도 은퇴하고 싶나 보네. 뭐 하는지 들어나 보자.”그 말을 들은 김하늘은 소은정도 눈치채고 있다는 것에 안심하고 물러났다. 무대 위. “안녕하세요. 저는 은사랑입니다. 이 자리에 초대해 주어 대단히 감사하고 생일 축하드려요!”괜객들의 박수 소리가 들려왔고 성강희는 술잔을 들어 감사를 표했다. 박수소리가 그치자 은사랑이 말을 이어 나갔다.“외람된 말이지만 소은정씨를 무대에 모셔서 피아노 연주를 부탁드려도 될까요?”소은정이 무슨 집안의 사람이든지 은사랑은 굴복하지 않았다. 돈 많으면 단가?은사랑도 꽤 나간다는 집안의 자식인지라 돈 앞에 굴복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소은해를 생각하면 질투가 나 죽을 지경이었다. 소은정은 무대 위의 은사랑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도대체 누가 이런 용기를 북돋아 주었을까? 감히 파티에 초대된 VIP에게 무대를 시킬 생각을 한다니! 본인이 퍼포먼스 면에서는 더 잘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인가? 성강희의 입가에 미소가 옅어지고 집사에게 은사랑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어디서 굴러먹다 온 애야?”집사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이런 사람인 줄 알았다면 초대하지 않았을 것이다.“소은정씨의 신분이 너무 고귀하여 성강희씨에게 피아노 한 곡 들려줄 수 없는 건가요? 아니면 아! 피아노를 칠 줄 모르셨나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