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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다음에

소은정이 맡은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는 거성 건처럼 순조롭지 않았다. 가격 협상까지 끝마친 상황에서 갑자기 상대편이 가격을 300%나 인상했기 때문이었다.

소은정은 당연히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SC그룹의 대형 프로젝트, 이사, 주주들이 모두 주시하고 있는 사안이었다.

협상을 위해 파견한 직원들도 별다른 성과 없이 돌아오더니 갑자기 건설 업체의 태도가 더 강경하게 변했다.

의미없는 기싸움을 해봤자 양쪽 모두에게 좋을 게 없다. 게다가 소은호는 해외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 즉 그녀 혼자서 온전히 이 일을 해결해야 함을 의미했다.

협상을 나갔던 직원들이 올린 보고서를 읽어보던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왜 갑자기 태도가 바뀐 거지?

그 표정을 눈치챈 우연준이 덧붙였다.

“알아봤는데 누군가 석동우 대표와 은밀히 접촉한 것 같습니다. 새 프로젝트와 보너스까지 제안한 것 같더군요. 지금 두 프로젝트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누군지는 알아냈어요?”

“그건 아직. 워낙 신중하게 움직이는 자라 종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괘씸하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다른 지역의 건설 업체와 협력한다면 원가가 더 올라갑니다. 어떻게든 석동우 대표와 협상을 이뤄내야 합니다.”

“한번 만나자고 해요.”

이대로 주도권을 빼앗길 수는 없었다.

“네.”

만나자는 제안에 석동우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흔쾌히 응했다.

하지만 약속시간이 맞춰 장소에 도착한 소은정과 달리 석동우는 30분이나 늦게 어슬렁어슬렁 나타났다. 잔뜩 굳은 소은정의 얼굴을 보며 석동우가 사과를 건넸다.

“오래 기다리셨죠? 아 제가 급한 볼 일이 있어서.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과 달리 표정이며 제스처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하? 기싸움을 하시겠다?

소은정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렇게 바쁘시면 미리 말씀하시지 그러셨어요. 오늘만 날인가요? 가보세요. 약속은 다시 잡으시죠.”

말을 마친 소은정이 핸드백을 들고 일어서려 하자 석동우는 당황하더니 그녀의 앞을 막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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