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1 - 챕터 160

2631 챕터

제151화 죽고 싶어?

소은정은 고개를 저었다.싫어! 이제 와서 용서해 달라고?꿈 깨!평소에는 온갖 똑똑한 적은 다 하던 사람들이 왜 이렇게 멍청하게 구는 건지?소은정의 반응에 강서진의 미소가 어색하게 굳었다. 실망한 그가 사무실을 나서려던 순간, 소은정이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강서진 씨, 몇 번을 다시 찾아온다 해도 그쪽을 용서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러니까 평생 그렇게 불안하게 하면서 살아요.”소은정의 멈칫하던 강서진은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고개를 돌렸다.“은정 씨, 혹시 아직 수혁이 형 좋아해요?”아직 박수혁에 대한 호감이 남아있다면 지금 다시 재결합을 한다 해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에 물은 것이었다. 3년 전에 배경 차이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했다면 신분이 밝혀진 지금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커플이 도리 수 있을 테니까.하지만 강서진의 말을 들은 소은정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정말 죽고 싶어요?”이렇게 대놓고 협박을 한 건 처음이었다. 이에 겁을 먹은 강서진은 어색하게 웃은 뒤 부랴부랴 사무실에서 도망쳤다.아직도 좋아하냐고? 그 꼴을 당하고도? 웃기는 소리.SC건물에서 나온 강서진은 바로 박수혁에게 전화를 걸었다.“형, 사실 나 지금까지 한 번도 형이랑 소은정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적 없었다?”하지만 방금 전 그녀의 모습을 본 강서진은 다시 깨달았다. 성격, 포스, 가문의 배경, 외모, 스펙까지 소은정은 완벽했고 강서진은 소은정이야말로 박수혁에게 어울리는 단 한 사람이라는 생각라는 걸.“뭐?”아무렇지 않은 척 차갑게 물었지만 강서진의 말에 왠지 기대감이 차올랐다.하지만 강서진이 한숨과 뱉은 말에 기분은 다시 바닥까지 곤두박질쳤다.“그런데 이제 다시 잘 될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짜증스레 전화를 끊은 박수혁이 욕설을 내뱉었다.“미친 놈.”강서진이 사무실을 나서고 다시 퇴근 준비하려던 그때, 소은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저녁에 있을 자선 파티에 함께 참석해야 한다는 소식이었다.아직도 소은해와 소은정의 사이를 의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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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오직 너만이

얼마 전 귀국한 허하진은 오늘 경매가 국내에서 참석한 첫 행사였다. 물론 박수혁의 옆에 앉은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경매장에서 박수혁을 발견하고 의도적으로 다가간 것이었다. 3년 전에는 소은정에게 빼앗겼지만 이번에는 어떻게든 박수혁을 내 남자로 만드리라 칼을 갈고 있었다.허하진의 말에 박수혁은 아무런 대답 없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오랫동안 박수혁을 모신 이한석은 바로 그의 언짢음을 눈치채고 물었다.“대표님, 불편하시면 저랑 자리 바꾸시죠.”이한석의 제안에 박수혁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고 이한석이 박수혁이 원래 앉았던 자리에 착석했다. 옆에서 허하진의 따가운 눈빛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하면서 말이다.이때 소은정의 휴대폰이 울렸다.“하늘이: 박수혁 옆에 앉은 여자 말이야. 트윈즈 엔터 사장 딸 허하진 아니야?”허하진? 미간을 살짝 찌푸리던 소은정이 답장했다.“글쎄. 허하진이 누군데?”한참 뒤에야 소은정은 허하진이 누구였는지 떠올랐다. 엔터 업계를 꽉 잡고 있는 트윈즈 엔터 대표 허강운의 딸 허하진, 평소에 워낙 박수혁과 결혼하겠다고 떠벌리고 다닌 탓에 그녀가 박수혁을 짝사랑하는 걸로 재벌 2세들 사이에서는 이미 소문이 쫙 퍼져있었다.하지만 박수혁에게 무참하게 차인 뒤 해외로 성형까지 했지만 그 사이에 소은정과 박수혁이 결혼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동안 굉장히 슬퍼했다는 사실을 소은정도 건너 건너 들어 알고 있었다.“하늘이: 얼굴 뜯어고치는데 몇 억은 퍼부었다더라. 저 턱 좀 봐... 아주 종이도 뚫겠어.”문자와 함께 김하늘이 “뜨헉!”하는 듯한 이모티콘을 보내자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곧이어 경매가 시작되었지만 소은정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바로 커프스단추였다.드디어 커프스단추 경매가 시작되었다.시작 가격 2천만 원, 아무리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이라지만 커프스단추 치고는 이미 상당히 높은 가격이었다. 소은정의 옆에 앉아있던 유준열이 팻말을 들었다.“2500만원.”“3000만원.” ......어느새 6000만원까지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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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가치

소은정을 바라보던 박수혁은 다시 전방을 주시하더니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마음에 든다면 그깟 단추 하나 양보하는 것쯤이야.“2억!”낙찰을 알리는 망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사람들은 싱겁게 끝난 대결에 실망스러우면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천하의 박수혁이 이렇게 쉽게 물러난다고?한편, 소은정은 그제야 박수혁을 힐끗 바라보고 코웃음을 쳤다. 1억이면 낙찰받을 수 있었던 걸 괜히 끼어들더니 1억이나 더 쓰게 되었다. 일부러 엿 먹이는 건가?소은정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고 유준열이 졸졸 그 뒤를 따랐다.결제를 마치고 커프스단추가 담긴 상자를 받은 소은정은 바로 옆에 있는 유준열에게 건넸다.“받아요.”“네?”유준열의 두 눈이 커다래졌다.2억이나 쏟아부은 커프스단추를 이렇게 쉽게 선물한다고?“선배 부탁이라 어쩔 수 없이 나온 거 알아요. 오늘 많이 지루했죠? 그래도 곁에 있어줘서 고마웠어요. 그러니까 받아요.”“아, 마음은 감사하지만 이렇게 귀한 걸 제가 어떻게... 괜찮습니다.”“아니요. 유준열 씨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에요.”꿈을 위해 모든 걸 버릴 수 있다는 말에 꽤 감동을 받은 소은정이었다.이때, 뚜벅뚜벅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소은정은 딱히 개의치 않았다. 유준열이 또다시 거절하려 하자 소은정은 억지로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마음에 안 들면 다른 사람한테 선물하든가요. 나 이 정도 돈은 충분히 쓸 수 있는 사람이에요. 민망하게 만들지 말고 받아요.”이때 소은해와 김하늘도 대기실로 들어왔다.“박수혁 대표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나가던데. 싸웠어?”김하늘이 질문에 유준열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대기실에는 저와 은정 씨뿐이었는데요?”방금 전 들려온 인기척을 떠올린 소은정은 대충 상황을 눈치챘지만 역시 모르는 척 어깨를 으쓱했다.“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김하늘이 소은정의 손을 잡았다.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은 소은해, 유준열에게 인사를 전한 뒤 김하늘을 따라나섰다.“박수혁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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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기준

방금 전, 대기실로 들어가려다 소은정이 유준열에게 한 말을 듣고 이미 화가 날 때로 난 박수혁이 억울하게 허하진이 뿌린 주스를 맞고 만 것이다.분위기가 싸해지고 소은정을 제외한 모두가 박수혁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수혁 오빠! 괜찮아요?”허하진이 다급하게 다가갔다.“말끝마다 오빠 오빠, 친한 척 하지 마시죠?”차가운 눈빛으로 허하진을 노려보던 박수혁은 소은정이 무사한 걸 확인하고 바로 자리를 떴다. 안절부절못하던 이한석도 바로 그 뒤를 따랐다.한편, 박수혁의 말에 허하진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방금 전까지 사람들 앞에서 박수혁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결혼을 할 수도 있다며 온갖 허풍을 떨어댔는데 박수혁의 말로 모든 게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허하진은 텅 빈 유리잔을 부숴버릴 듯 꽉 부여잡으며 소은정을 노려보았다.“풉, 지금이라도 따라가서 자기소개라도 하지 그래요?”막타를 날린 소은정도 김하늘과 함께 자리를 떴다. 요주의 인물들이 사라지자 주위의 연예인들은 어떻게든 허하진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잠시 후, 무대 위에 오른 MC가 형식적인 멘트를 내뱉더니 유준열을 언급하며 인사라도 해달라고 요청했다.물론 경매에 참석한 연예들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소은해였지만 워낙 톱스타인데다 제멋대로인 그를 건드릴 수는 없으니 요즘 핫하면서도 신인인 유준열이 타깃이 된 것이었다.유준열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무대에 올라 형식적인 인삿말을 건넸다. 하지만 MC는 이대로 유준열을 보내줄 생각이 없는 듯 짓궂은 질문을 쏟아냈다.“유준열 씨, 아마 이 자리에 계신 분들과 팬분들까지 가장 궁금할 질문일 것 같은데. 이상형이 어떻게 되십니까?”갑작스러운 질문에 유준열은 싱긋 웃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MC는 질문을 교묘하게 바꾸어 집요하게 물었다.“아, 구체적인 범위를 정해 드리죠. 오늘 자리해 주신 분들 중, 이상형에 가까운 분 계시나요?”다들 숨죽인 채 유준열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속, 잠깐 고민하던 유준열은 정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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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운수 나쁜 날

허하진이 다시 매달리려던 그때, 소은정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렇게 된 이상 숨는 것도 의미도 없으니 소은정은 자연스레 나오며 전화를 받았다.“야, 그 근처에 수배범이 나타났대. 거기 꼼짝 말고 있어. 내가 기사 보낼 테니까.”소은해가 말했다.“됐어. 내가 알아서 갈 수 있어.”소은정은 두 사람을 자연스레 지나쳤다.“은정아...”하지만 박수혁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내가 데려다줄게.”이 인간이 도대체 왜 그래? 왜 친한 척이야?“오해하지 마. 근처에 수배범이 나타났대.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겨 봐.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어.”연쇄 강간범이라는 소리에 박수혁의 마음은 더 불안해졌다. 순간 스쳐지나는 불안감을 개치한 소은정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뭐야? 지금 나 걱정해 주는 거야? 별꼴이야.박수혁의 뒤를 따라온 허하진이 소은정을 노려보고 있었다.“괜찮아. 수배범이랑 마주치는 것보다 당신이랑 같이 있는 게 더 끔찍하니까.”단호하게 돌아선 그녀의 뒤에서 허하진이 소리쳤다.“저 여자 뭐야? 자기가 뭘 잘했다고 오빠한테 저래?”박수혁의 호의를 대놓고 거절하니 방금 전까지 그에게 매달렸던 그녀의 꼴이 더 비참하게 느껴져서였다. 저 여자 분명 일부러 저러는 거야.하지만 박수혁의 시선은 여전히 소은정을 향해 꽂혀있었다. 마침 이한석이 운전한 차량이 도착하고 차에 탄 박수혁이 말했다.“얼른 가.”허하진이 목이 터져라 박수혁의 이름을 불렀지만 소용이 없었다.주차장을 나선 박수혁의 차량이 도로를 달리고 거리에 가로등이 몇 개나 고장 난 걸 발견한 박수혁은 왠지 불안한 예감에 더 초조해졌다.이때, 어두운 가로등 불빛 아래, 길가에 세워진 빈 차량이 눈에 띄었다.“소은정 씨 차입니다.”뭐야? 잠깐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긴 건데?“차 세워!”다급하게 소리친 박수혁이 바로 차에서 뛰어내렸다. 이한석도 부랴부랴 그 뒤를 따랐다.갓길에 세워진 차량 앞에 소은정과 대머리 남자가 서 있었다. 온몸이 흙투성이인 박수혁은 흉기까지 들고 있었는데 소은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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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기름 떨어졌어

박수혁은 피가 묻은 그녀의 팔을 낚아채며 물었다.하지만 소은정은 거칠게 그 손길을 뿌리쳤다.“아니, 내 피 아니야.”말을 마친 소은정은 바로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신고까지 했으니 남은 건 경찰에게 맡기면 될 테고 박수혁을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아서였다.왜 이렇게까지 날 밀어내는 걸까?박수혁이 원망 섞인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수배범을 완전히 제압한 이한석이 달려오더니 물었다.“소은정 씨, 병원 안 가보셔도 괜찮으시겠습니까?”“네, 괜찮아요.”소은정이 싱긋 웃었다.박수혁과 관련된 사람들에게는 항상 차가운 태도로 일관하던 그녀였지만 이한석은 달랐다. 지난 3년간, 이한석은 유일하게 그녀에게 친절하게 말을 걸어준 사람이었다.박수혁의 가족, 친구, 다른 직원들까지 다 그녀를 무시할 때도 이한석만은 그녀를 사모님으로서 깍듯하게 대했다. 3년 동안 그녀가 느낀 유일한 호의였다.“그래도 운전은 안 하시는 게 나을 텐데요. 많이 놀라셨을 텐데 혹시 사고라도 나면... 대리기사라도 부르시는 게...”이한석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소은정은 침묵하며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한석의 말대로 운전을 하는 건 위험할 것 같고 그렇다고 대리기사를 기다리기엔 시간이 아까웠다.“그냥 제가...”다시 입을 연 이한석은 차가운 시선을 느끼고 바로 입을 다물었다.맞다. 대표님이 아직 옆에 계셨지!“아니, 대표님께서 직접 데려다주시는 게 어떨까요? 저는 경찰 도착할 때까지 여기 있겠습니다.”그제야 그를 노려보던 시선이 사라지고 이한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휴... 하마터면 잘릴 뻔했네.하지만 소은정은 바로 제안을 거절했다. 박수혁의 도움을 받느니 차라리 여기서 집까지 걸어가는 게 마음이 편했다.소은정이 차에 시동을 걸려 했지만 차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시동을 걸었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었다.뭐야? 왜 이래?운전석 창문으로 얼굴을 빼꼼 들이민 이한석이 말했다.“아, 저기... 기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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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아무 사이도

“왜? 또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정말 말하면 죽여버릴 것 같은 소은정의 표정에 박수혁은 다시 고개를 돌리고 시동을 걸었다.하긴, 아직 소은정에게 진 마음의 빚도 다 갚지 못했다. 무슨 얘기를 더 할 수 있을까? 요즘 보여준 몇 번의 호의로 그의 과거를 용서해 달라고 할 정도로 그는 뻔뻔하지 않았다.연구실에 도착하자 소은정은 바로 차에서 내렸다.건물 앞에 서 있는 소은찬을 발견한 그녀는 그를 와락 안더니 소녀처럼 방방 뛰기 시작했다.“정말 성공한 거야?”“응.”소은정의 머리를 쓰다듬던 소은찬은 누구 하나 죽일 것 같은 표정으로 다가오는 박수혁을 발견하고 고개를 까닥했다.품에 안겨 소은찬의 온기를 느끼던 소은정이 물었다.“그런데 왜 나와있었어?”“너 기다렸지. 들어가자.”한눈에 봐도 서로를 향한 애정이 뚝뚝 흘러넘쳤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박수혁은 질투인지 미련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가슴이 답답해졌다.연구실에 들어가자 역시 잔뜩 흥분한 표정의 임춘식이 말했다.“소 대표님, sunner이라는 친구 어디서 데리고 오셨어요? 정말 대단하던데요!”“그게 무슨 말씀이세요?”“프로젝트의 가장 어려운 부분을 단번에 해결했어요! 게다가 원래 방안보다 원가도 훨씬 절약할 수 있겠던데요!”잠깐 망설이던 임춘식이 다시 입을 열었다.“저기... sunner 씨 말인데. 저희 회사에 입사시키면 안 될까요? 지금 몸값의 10배, 아니, 100배도 지불할 수 있어요! 저희 회사 지분까지 보너스로 드릴 수 있습니다.”“아니요. 관심 없습니다.”소은찬이 단호하게 거절했다.소은찬에게 어차피 돈은 숫자에 불과한 것, 높은 연봉으로는 그를 움직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소은정은 임춘식이 괜히 안쓰러워졌다.“sunner 씨는 이미 다른 회사에 입사한 상태예요. 1달간 쉬는 동안만 도와주기로 한 거고요.”“계약은 파기하면 되죠! 위약금은 저희가 내겠습니다!”이 정도 천재라면 얼마를 들여서라도 영입하는 게 맞았다.“한신연구원이에요.”임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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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보상해 주고 싶어

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왜 이렇게 과민반응을 보이는 걸까? 그녀가 다친 게 그와 무슨 상관이라고.“대표님, 제가 하겠습니다.”어색한 분위기가 흐르던 그때, 소은찬이 다가왔다. 박수혁에게 잡혀 빨갛게 된 소은정의 손목을 만지작거리던 소은찬이 미간을 찌푸렸다.전 남편이라면서? 그럼 끝난 사이 아닌가? 왜 이제 와서 걱정하는 척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소은정의 손을 잡고 양호실로 향한 소은찬은 구급상자를 꺼내 상처에 소독약을 발라주었다.“어쩌다 다친 거야?”한편, 소은정은 여전히 신제품 개발 성공의 기쁨에 잠겨있었다.“아, 수배범이랑 마주쳤는데 제압하다가 살짝 긁혔어. 그런데 아까 그거 정말 대단하더라?”소은정의 실력을 알고 있는 소은찬이 싱긋 웃었다.“별거 아니야.”“이제 출시만 남은 거네?”“아직은 안 돼.”소은정의 질문에 소은찬이 고개를 저었다.“왜?”“지금 버전은 질병 점검은 가능하지만 우리가 설정한 인체 평균 데이터에 따라 진단을 내리는 거야. 하지만 의학은 그렇게 간단한 학문이 아니야. 환자가 앓고 있는 질병에 따라 그때그때 취해야 할 조치가 달라지는 법이니까.”“에이, 그 정도로 대단하면 의사들은 뭐 먹고살라고? 간단한 것만 판단할 수 있으면 되지. 방금 이 상처에 관한 컨설팅을 해준 것처럼.”“아니야. 이런 상처에는 바르는 항생제 연고라든가 감염되었을 때 복용해야 할 소염제에 관한 솔루션이 필요한데. 이 세상에 가격대, 기능이 다양한 소염제 제품이 수백 가지는 있어. 그리고 각 나라마다 약품에 관한 규제도 다르고. 아직 갈 길이 멀어.”소은찬의 설명에 소은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확실히 그녀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아직 멀었구나 싶어 실망한 듯한 소은정의 표정을 살피던 소은찬이 그녀의 이마를 톡 건드렸다.“물론 지금 이 정도로도 획기적인 성과인 건 맞아. 첫 술에 배부를 수야 없지.”그래. 비록 바로 생산에 돌입하는 건 한계가 있겠지만 뉴스가 발표되면 바로 주가가 치솟을 것이다. 상처 소독을 마치고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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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삼각관계

“소 대표님, 내일 바로 기자회견부터 열 겁니다. 이 소식을 모두에게 알려야죠!”임춘식이 성큼성큼 다가와 말을 건넸다.획기적인 기술인만큼 먼저 입지를 다지고 최초라는 타이틀을 차지하는 게 중요했다.“당연하죠. 저도 참석하겠습니다.”“sunner 씨도 참석할 거죠?”임춘식이 두 눈을 반짝였다. 소은찬의 손길이 닿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더 화제가 될 것이다.하지만 소은찬이 단호하게 고개를 젓자 더 강요하지 않았다. 괜히 심기를 건드렸다가 당장 프로젝트에서 빠지겠다고 하면 큰일이니까.반면, 박수혁의 시선은 여전히 소은정의 팔목에 꽂혀있었다.“다친 건 괜찮아? 기자회견 일정은 미뤄도 괜찮아.”박수혁이 소은정의 표정을 살폈다.“이 정도로 안 죽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고맙네요. 박수혁 대표님.”걱정하는 척하기는. 가식적인 자식.소은정이 비릿하게 웃었다.“집에 가야지?”소은정이 소은찬을 향해 말했다.소은찬을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고 있던 슈트를 벗어 어깨에 걸쳐주었다. 큰 슈트가 여리여리한 소은정의 몸매를 더 부각시켜주었다.임춘식은 항상 차갑기만 하던 소은찬의 다정한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반면, 박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다정한 소은찬의 손길도 거슬리지만 집으로 가자는 소은정의 말이 더 불쾌했다.두 사람 도대체 무슨 사이인 거야?”“각자 집까지 데려다줄게.”갑작스러운 박수혁의 말에 임춘식이 고개를 홱 돌렸다.천하의 박수혁이 기사를 자처한다고?“어차피 가는 길도 다르고 됐어.”또 선을 긋는 소은정의 말에 박수혁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멀어져 가는 소은정과 소은찬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박수혁을 관찰하던 임춘식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안 좋아한다더니... 천하의 박수혁도 여자 때문에 흔들릴 때가 있구만? 어디 장난 좀 쳐볼까?“두 사람 동거하나 봐요?”불난 집에 기름을 퍼붓는 임춘식의 말에 박수혁은 말없이 건물을 나섰다.긴 하루를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소은정은 밀려오는 피곤함에 바로 침대에 누웠다.다음 날 아침, 창문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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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하필

통화를 마친 소은정은 바로 우연준에게 연락했다.“오늘 기자회견 전에 회사 하나 인수할 수 있겠어요?”“네?”아침부터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싶어 당황하던 우연준이 대답했다.“인수할 회사의 규모를 먼저 말씀해 주시죠.”피규어도 아니고 요즘 회사 모으는데 재미를 들이셨나?“트윈즈 엔터요.”트윈즈라면... 저번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트윈즈는 워낙 규모가 커서 절차가 복잡합니다. 하지만... 저희 그룹에서 트윈즈 엔터의 지분을 7% 정도 보유하고 있고 은해 도련님이 대주주로 계시는 이글스 엔터도 지분을10%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3%만 더 인수하시면 대표님께서 트윈즈 엔터의 대주주가 되실 수 있습니다.”대주주? 그래, 그것도 나쁘지 않겠네.“좋아요. 서둘러 움직여줘요.”통화를 마친 소은정은 아침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으며 기사를 검색했다.“유준열, 저런 스타일 좋아했구나. 나랑 겹치네.”“연애는 소은정처럼! 멋지다!”“은해 오빠, 질투하는 모습도 귀여워!”“은열 커플 응원합니다!”“우리 준열 오빠는 건드리지 마세요...”“유준열, 설마 소은정 백으로 뜬 거 아니야?”......소은정은 피식 웃더니 휴대폰을 껐다.하여간, 남일에 관심도 많으시지...아침을 먹은 소은정은 회사가 아닌 이글스 엔터로 향했다. 트윈즈 엔터를 인수하면 그녀 대신 회사를 관리해 줄 사람이 필요했고 도준호가 바로 그 적임자였기 때문이었다.이글스 엔터 건물에 도착한 소은정은 예상치 못한 얼굴을 발견했다. 온몸을 명품으로 치장한 허하진이었다.아무 능력도 없이 집안 돈이나 까먹는 식충이, 해외 유학파라면서 영어 한 마디 제대로 못하는 멍청이 주제에...허하진을 무시하고 바로 건물로 들어가려던 그때, 허하진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이른 아침 여긴 무슨 일이래? 설마 도준호 대표한테 부탁하러 온 건가?”허하진은 팔짱을 낀 채 도도한 표정으로 소은정을 내려다보았다.“내가 어딜 가든 허하진 씨랑 무슨 상관이죠? 그리고 트윈즈 엔터 따님이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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