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21 - 챕터 1230

2631 챕터

제1221화 증오하고 혐오해

전동하와 소은정을 대하는 소찬식의 태도는 완전히 달랐다. 소은정은 제자리에서 입술을 질끈 깨문 채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아빠가 하신 말씀이시니 나중에 뭐라 하지 마세요!”소찬식은 소은정을 노려보더니 말했다.“너는 나에게 말할 자격도 없어! 내 질문에 진심으로 대답해.”전기섭을 조용히 처리할 수 있는데 왜 그 사람을 돌려보냈냐고요?소은정은 더욱더 세게 입술을 깨물면서 말했다.“저는 전인그룹이 전기섭이 죽어 가는 것을 똑똑히 지켜보게 할 거예요. 이런 쓰레기를 누가 제가 무서워할 것 같나요, 아빠?”소은호는 옆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전동하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은정씨 말이 맞아요. 만약 조용히 처리한다면 전인그룹 쪽에서 반드시 신고할 것입니다. 심지어는 FBI를 동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문제가 커집니다. 하지만 은정씨가 이렇게 한 원인은 대부분 사람이 개인 원한 관계로 알고 개입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소찬식이 눈썹을 치켜뜨더니 물었다.“그래서 지금 은정이가 처리한 방식이 맞았다고?”전동하가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소은정이 전동하를 보면서 미소를 띠었다. 역시 전동하는 언제나 소은정의 편이다. 당시 소은정은 그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처리했을 뿐이었다.소은정을 건드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누구이든지 모두 이런 대가를 치를 것이다. 당시 전동하가 그 현장에 있었더라면 일은 더욱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번졌을 것이다. 소은정을 위해서라면 전동하는 물불 가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은호와 눈짓을 교환한 소찬식는 더이상 소은정을 나무라지 않았다. “그래, 이미 벌어진 일이고 어떻게 수습할지 생각해 보자.”소은정이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말했다.“진작에 다음 단계로 진행했어야 했죠.”진정된 소찬식이 입을 열었다.“아직까진 전인그룹이 이 일에 대해 모르는 것 같은데… 어젯밤 하도 소란스러웠으니 곧 조사에 들어갈 거야.”소은호가 차가운 표정으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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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2화 처음 보는 소은정의 모습

전동하는 비참하고도 슬픈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덤덤하게 얘기했다. 오히려 주위 사람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게 하였다. 소은정은 가슴 아픈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전기섭을 전회장의 문 앞에 쓰레기처럼 버려놓은 것도 전회장에게 전기섭이 무능한 쓰레기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그녀를 위해서, 또 전동하를 위해서 버린 일이었다.이렇게 좋고 여린 사람을 괴롭히다니, 전인 그룹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소은호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어 바닥만 보고 있었다.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았다. 소찬식은 동정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미안하네, 전대표. 그들이 반드시 우리를 찾을 것이지만 일은 소은호가 처리했으니 걱정하지 말고 은정이의 안전은 내가 무슨 수를 쓰든지 더 조심할걸세. 하지만 그들은 반드시 전대표에게 복수할 걸세…”이 일을 위해 나섰던 이들이 전동하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전동하가 이 일에 대해 변명하려 하여도 기회가 없었다. 전인 그룹이 전기섭을 위해 눈이 돌아 전동하를 위험에 빠지게 했다가는 큰일이다. 전동하는 차분하게 웃으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회장님, 어렸을 때부터 그 집안에서 자라와 누구보다도 그들을 잘 압니다. 그들이 저를 어떻게 하려고 해도 쉽지 않을 겁니다.”소찬식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전인그룹과 함께 어울리지 않아 그들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은정이 웃으면서 말했다.“걱정할 필요 없어요. 만약 저희를 다치게 하려고 한다면 죽여버리겠어요.”소은정은 차분한 말투로 살인 예고를 날렸다. 여기는 소씨 집안의 구역이다. 소씨 집안의 세력이야말로 얽히고설켜 있다. 이 자리까지 올라오기까지 거친 일들은 비바람뿐만이 아니다. 소은정은 소은호가 이 자리까지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과 역경을 지나 왔는지를 알고 있었고 그녀도 그 힘든 길에 발을 뻗으려 했으나 소은호가 그녀를 끄집어낸 것이다.소은호는 그런 소은정을 힐끗 쳐다보면서 아무런 말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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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꼴등

옛 기억에 잠겼던 소찬식의 입가에 다정한 미소가 번졌다. 당황한 소은정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아빠가 잘못 기억한 거예요. 성적 나빴던 적이 없다고요!”소은호가 조용히 한마디 했다. “내가 너 과외 해주기 전까지 늘 꼴등이었어.”소은정은 억울하다는 듯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전동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고 소은정의 눈을 호기심 가득한 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어린 시절에 대해 더욱더 궁금해졌다. 외부에서는 똑똑하고 완벽한 소은정이 성적이 꼴등이었던 적이 있었다니! 디저트를 먹고 식사 준비를 기다리던 때였다. 아직 마음이 놓이지 않은 소찬식이 소은호를 서재로 불러들였다. 소은정이 쇼핑몰의 일에 익숙해지긴 했지만, 어둠과 회색 지대 같은 곳은 접촉하지 못했다. 그래서 소은호가 나서야만 했다. 한시연은 소은정과 전동하의 옆에서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매우 우아하고 차분해 보였다. 전동하와 소은정은 때때로 눈을 맞추고 달콤한 웃음을 지었다. 공기 중에는 달콤한 향이 맴돌았다. 한시연이 그런 그들을 보면서 말했다. “제가 여기에 앉아 있는 것이 두 분을 방해한 것이 아닌가요?”소은정이 멈칫하더니 얼굴이 굳어졌다. 한시연의 말을 들은 소은정은 순간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새언니…”소은정과 전동하의 관계는 아직 가족들에게 공개한 적이 없다. 소은호는 이미 알고 있지만 소찬식은 알고도 모른 척하고 있었다. 대놓고 말한 것은 한시연이 처음이다. 한시연은 다 눈치챘다는 듯 그들을 재밌다는 얼굴로 보고 있었다. “전동하씨가 전에 월 스트리트 투자은행에 계셨다고 했었나요?”전동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웃음에는 솔직하고 다정함이 묻어있었다. 전동하는 소은호의 아내이자 소은정의 새언니인 한시연에게 깍득하게 예를 갖추었다. “월 스트리트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였을 텐데… 금방 동하씨의 얘기를 들어보니 여기까지 오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네요.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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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새언니 달래주기

소은호의 얼굴에 어색한 기색이 역력했다.“그건 일 때문에…”소은정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계열사를 만나러 가는 일에 오빠가 굳이 나설 필요 없잖아. 매번 오빠가 직접 갔던 것이 새언니 때문이 아니면 대체 뭔데?”한시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눈가가 불그스름 해지고 눈물이 맺혔다. 소은호는 한시연에게 뛰어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품에 안고 다독였다.“내가 가야 하는 일이어서 갔을 뿐이야. 은정이는 …”한시연은 울먹이면서 말했다.“하지만 한 번도 거기엔 간 적이 없었다고 했잖아. 나를 보러 오기가 싫었던 거야? 매번 그쪽에 가더라도 월 스트리트는 피해서 다녔다고…”소은호는 복잡한 표정으로 소은정을 노려보았다. 한시연의 눈물을 보니 아파졌다. “울지마, 가든 말든 중요하지 않아. 당시에 모든 결정권은 너의 손에 있었어…”한시연이 놀라더니 고개를 숙여 더욱더 슬프게 울기 시작했다.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 한시연이 소은호를 밀치고 밖으로 나갔다. 이어 뒤따라가려던 소은호를 전동하가 잡고 말했다. “소대표님, 은정씨를 뒤따라가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발걸음을 옮겼다. 한시연이 울기 시작했을 때부터 소은정은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 사이에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는 소은정도 잘 알지 못했다. 소은정이 이런 말을 한데에는 둘의 사이가 더 좋아졌으면 하는 마음에 입 밖에 꺼낸 것인데 상황이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놀란 소은정은 그 자리에서 투명 인간처럼 서 있었는데 전동하가 그녀를 한시연에게 떠민 것이다. 하지만 소은정은 한시연을 잘 알지 못했는데 달래러 가더라도 소은호가 가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소은정은 눈을 크게 뜨고 전동하를 바라보았다. 전동하는 웃으면서 말했다.“어서 가세요…”소은정은 제자리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그때 소은호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에게 말했다.“거기서 뭐 해! 얼른 시연이한테 가! 달래지 못한다면 들어올 생각 하지 마!”소은해가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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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5화 그때 있었던 일

한시연이 울먹이면서 말을 했고 그녀의 목소리에 후회와 슬픔이 담겨 있었다. “내 사업이 수익이 날 때쯤 한국인들의 파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오빠가 참여하는 걸 알고 있었어요. 오빠 얼굴 한번 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봐서 겨우 그 파티에 참석했죠. 하지만 먼저 나서기는 쉽지 않더라구요. 어렵게 지인한테 연락처를 받아서 며칠 동안 고민해 문자 한 통을 보냈어요. 신기하게도 바로 저라는 것을 알더군요.”소은정은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듣고 있었다. 한시연과 소은호의 러브스토리가 순정 멜로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치정 멜로로 느껴졌다. 침묵 속에 뼈저린 마음이 베어져 있었다. “그리고 다시 만나게 된 거예요?”소은정이 물었다. 한시연은 짧은 한숨을 쉬더니 웃었다.“맞아요. 제가 먼저 잊지 못했다고 말했어요. 만약 오빠가 아직 혼자라면 저랑 잘해볼 마음이 없냐고, 물론 싫다면 어쩔 수 없고요.”그 말을 들은 소은정은 침묵했다. 소은호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라 당연히 그가 주동적으로 쟁취할 거로 생각했었는데 한시연이 먼저 다시 만나자고 했다고? 남자는 사랑 앞에서 자신의 감정이 제어가 잘 되는 편인가 보다. 한시연이 말을 이어갔다.“그가 대답을 망설이는 그 몇초의 시간 동안 시간이 멈춰 버리는 듯했어요. 다행히 오빠도 좋다고 하더라고요.”그래서 5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 다시 그들이 만나게 된 것이다.“제 생각에는 이걸 사랑이라고 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제가 은호씨가 좋아서 따라다녔고 마침 은호씨가 더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저랑 만나준 걸 거예요. 제가 운이 좋았어요.”그녀의 말을 들은 소은정의 마음이 아파왔다. 소은정이 한시연을 더욱더 비참하게 만든 듯했다.“새언니, 그렇게 깐깐한 오빠가 어떻게 그런 이유로 새언니랑 결혼하려 했겠어요? 만약 오빠가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시 만났을 리가 없어요. 두 분이 이별하고 나서 오빠 주위에는 어떤 여자도 곁에 두지 않았어요. 오빠가 새언니가 있는 도시에 갔다가 돌아오면 항상 깊은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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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6화 마지막이 제일 좋은 법

한시연이 놀라면서 물었다.“정말요? 아기를 좋아한다고요?”소은호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서있기만 한다면 아기를 울리고도 남을 모습인데. 아기를 좋아할 줄은 한시연도 몰랐다. 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겉으로는 차갑게 보이지만 아기한테는 엄청 자상해요. 아니면 둘째 오빠와 작은오빠가 그렇게까지 공부를 잘할 수도 없었겠죠.”한시연이 먼 곳을 응시하면서 듣고 있었다.소은정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제 생각엔 서로 간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요. 오해는 다시 풀면 되죠. 서로 앞을 바라보고, 중요한 건 지금은 같이 있다는 것 아니겠어요?”소은호가 한시연에게 안전감을 주지 못했다. 아니면 소은호도 조용히 그녀의 기분을 관찰하고 있었던 중이거나. 그녀가 결혼 말고 약혼한다고 했고 그녀가 아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소은호는 그의 생각을 강제로 그녀한테 말하지 않았고 무엇이든지 그녀가 원하는 대로 따라갔다. 하지만 한시연을 놓고 볼 때 더 상처받지 않기 위한 보호막이었다. 한시연은 소은호가 싫어하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 한시연이 입을 열었다. “그렇죠. 중요한 건 함께 있다는 엔딩이죠.”자신의 감정에 대해 그녀는 더이상 소은호처럼 다른 사람을 염려하지 않을 것이다.소은정이 웃으면서 말했다.“역시 제일 처음의 사람이 제일 좋죠?”한시연이 웃으면서 말했다.“아니요, 제일 마지막 사람이 제일 좋아요.”소은정이 잠시 멈칫했다. 한시연이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은호씨가 반드시 저의 마지막 사람일 거예요. 그래서 그가 제일 좋아요.”무엇인가 날아와 그녀의 마음속에 꽂혔다. 만약 그녀가 말한 것처럼 제일 첫 사람이라면 박수혁일 것이나 지금은 소은정의 마음속에서 그라는 사람이 멀리 떠나갔다. 하지만 전동하가 마지막 사람일까?아직은 전동하가 마지막이다. 하지만 그녀는 한 번도 전동하와의 미래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전동하와 마지막까지? 아마도 마지막까지 같이 있고 싶을 것이다.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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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7화 전기섭이 살아있어

소은정이 전동하에게 다가가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허나 전동하가 바로 그녀의 팔을 내쳤다. 소은정이 놀라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전동하를 올려다보았다. 처음으로 그가 그녀를 거절한 것이다. 전동하가 헛기침하더니 다른 사람들을 의식한 채 웃었다.“소대표님, 먼저 가시죠.”전동하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소은정도 이내 가족들을 의식하고 옆을 보니 소찬식이 어두운 표정으로 그들을 보고 있었다. 소은정은 멋쩍게 돌아서서 전동하의 팔짱을 끼었다.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식사하시죠.”그녀의 말에 소찬식은 흥하더니 돌아서서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집사 아저씨는 옆에서 허허 웃으면서 그 상황을 지켜보았다. 오랜만에 집에 생기가 도는 듯했다. 소은해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만…식사 자리는 시끌벅적했다. 소은해에게 영상통화를 걸었고 시차 때문에 소은해쪽은 밤이었다. 리허설을 막 마친 그는 힘이 빠져 보였다. 가족들의 식사 자리를 보니 집을 그리워하는 듯 보였다. 서로 안부를 몇 마디 주고받다가 소은호가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 난 듯 핸드폰을 낚아채 말했다.“은해야, 거기서 요즘 몸조심해.”소은해는 어리둥절한지 머리를 긁적이면서 물었다.“왜?”소은호가 간단히 이유를 말했고 소은해의 낯빛이 변했다.“그래서 나 지금 엄청 위험한 상황이라는 거지? 경호원 몇 명 붙여주거나 아니면 방탄 별장 하나 지어줄래? 별장에 리허설 실 하나 지어주고…”소찬식은 들어주지 못하겠는지 젓가락을 내렸다.“끊어. 이미 해줄 얘기는 다 해줬어.”소은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전화를 끊으려 했다.“아빠! 나 아들이야…”소은해가 저편에서 소리쳤으나 소은호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소은정은 그 모습이 웃겼는지 웃음을 터트렸다. 전동하가 말했다. “은찬씨한테도 조심하라고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식사 자리에 잠깐의 침묵이 오갔다. 소은호가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비밀 연구원이 특수부대 안에 있어서 전씨 가문이 미국 부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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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8화 점점 유치해져

아무리 소찬식이라 하더라도 모든 사람의 입을 막기는 어렵고 더욱이 흔적까지 지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찬식의 사람들이 앞에 나서서 흔적을 지우는 일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상했다. 소은정의 머릿속도 수만 가지 의혹으로 어지러웠다. 누가 이런 일을 한 거지?소은호는 어두운 표정으로 식탁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밥을 먹고 나서 소은정은 소찬식이 집에 남아있으라는 것을 무시한 채 전동하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소은정에게는 자신의 구역에서 무서운 것이 없었다. 전동하가 운전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소은정을 힐끗 쳐다보고는 혼자 환하게 웃었다. “무슨 생각 해요?”“아니에요. 그저 누가 이렇게 심심해서 제 흔적을 지우고 다니나 해서요.”전동하가 멈칫하더니 말했다.“굳이 생각해야지 알아요? 박수혁이 지우고 다니는 거잖아요.”소은정이 놀란 듯 그를 쳐다보았다. 전동하의 옆모습은 늘 그렇듯 멋있고 아름다웠다. “당신이 미국으로 간 이후 흔적을 지울 수 있는 사람은 박수혁밖에 없어요. 그가 아니라면 이런 일에 누가 손을 대려 하겠어요?”소은정은 눈썹을 만지작거렸다. 전동하의 입에서 그녀가 예상했던 인물이 나왔기 때문이다.정말 박수혁 빼곤 아무도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없었다.전동하가 짧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또 그놈한테 뺏겼어.”전동하의 질투 섞인 말투를 들은 소은정이 짧게 쯧쯧 거렸다.“그냥 예상일 뿐이에요. 누가 그러길 바란대요?”소은정의 말을 들은 전동하는 갑자기 신난 듯 보였다.“박수혁이 그렇게 처리한 것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만약 이 말이 박수혁의 귀에 들어간다면 아마 화가 나 죽었을 걸요.”“동하씨 점점 유치해지는 거 알아요?”소은정이 전동하를 보면서 웃었다. 이렇게 유추하기보다는 그냥 전화해서 물어보는 것이 낫지 않나?잠깐의 침묵을 전동하가 깼다.“아니면 전화해서 감사하다고 말할까요?”소은정이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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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9화 당신이 벌린 일이라는 것을 알아

소은정은 말이 입 끝까지 나왔지만, 박수혁이 원하는 것은 감사한다는 말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 순간 생각났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말은 소은정이 할 수가 없었다. “고마워, 박대표.”박수혁의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의 혈액마저 흐름을 멈춘 듯했다.“뭐가 고마운데?”그는 자기도 모르게 핸드폰을 꽉 쥐었다.“전기섭 일 말이야. 당신이 내 흔적을 지운 것 아니야?”박수혁 쪽에서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어떻게 알았어?”소은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운전에 집중하고 있는 전동하를 보았다. 박수혁은 웃더니 비아냥거리듯 말했다.“그 일이라면 됐어. 작은 일인데 뭐, 전기섭을 더 때리지 않은 것도 마지막 자비를 베푼 거야.”소은정은 애써 침착하게 얘기했다.“어찌 되었든 고마워, 돌아오면… 동하씨랑 내가 밥 한 끼 살게.”박수혁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는 애써 자신의 분노를 감추면서 말했다.“너랑 전동하가?”나한테 전동하의 얘기를 꺼내다니 감사 인사를 전하려고 전화한 것이 맞나?일부러 죽이려고 전화한 것이 아니라?그날 밤 전동하의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지만 않았더라도 이렇게 어렵게 이 일을 처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가 정말 전동하를 위해 도와줬다고 생각해? 그의 능력이 부족하지만 않았더라도 내가 직접 나설 일은 없었어. 적당히 본인이 처리할 수 있는 일에만 손대라고 해. 실력이 없으면 가만히 있던가, 여러 사람 피곤하게 하지 말고.”박수혁은 다시 넥타이를 풀어 헤쳤다. 그의 안색이 좋지 못했다. 소은정이 아니었다면 전인그룹이 전동하를 해치려는 것을 도와주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소은정이 말을 이어 나가려고 할 때 전동하가 전화를 낚아채 박수혁에게 말했다.“박대표님, 저를 위해 처리해준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은정씨와 저는 박대표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거예요. 하지만 실력을 따지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네요. 전인 그룹이 생각지 못하는 곳에서 수를 쓰는 것에 대해 판별하지 못했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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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0화 스캔들 남주인공

전기섭의 일로 큰 비바람이 몰아칠 줄 알았으나 국내에서는 조용했다. 하지만 소찬식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최성문 경호원은 소은정의 옆에서 경계를 놓치지 않은 채 어딜 가던 따라붙었다. 며칠 후.실리 쪽에서 잡지의 표지를 다 찍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여러 가지 다른 컨셉으로 찍은 사진은 완벽하기 그지없었다. 이제 남은 일은 이 여러 가지 사진 중 메인으로 쓸 한 장만 뽑는 것이었다. 이 일은 사진을 찍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실리는 몇 장의 사진을 소은정에게 보낸 후 선택해달라고 했다. 소은정 덕에 세미를 불러올 수 있었고 손호영의 앞길도 이 표지에 달려있기 때문이었다. 몇 장의 사진을 본 소은정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레드와 블루톤의 보색대비에 맞게 세미와 손호영은 서로 등을 대고 서 있었는데 두 가지 문화의 만남과 어우러짐 같았다. 역시 세계에서 제일가는 촬영작가들의 사진이라 그런지 명불허전 이였다. 자세히 보니 세미와 손호영은 보정하지 않은 얼굴이었다. 세미 눈 아래에 있는 작은 점이 선명하게 보였고 손호영 미간 사이로 강한 의지가 나타났다. 다른 씬에서 찍은 다른 사진은 방금 레드 블루보다 더 이목을 집중시켰다.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역시 전 세계에서 출판량이 제일 많은 VJ잡지답다. 소은정이 생각하기에는 여기서 아무 사진이나 골라도 다른 연예인들의 에이 컷보다는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쪽에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니 실리 보고 결정을 내리라고 전달했다. 실리는 직원들과의 의논 끝에 레드톤과 블루톤 보색대비 바탕의 사진을 선택했고 전체 잡지 테마 컬러로 정했다. 삼 일 뒤. 해외에서 잡지가 먼저 출간되었고 국내에서는 인터넷에서만 떠돌고 있었다. 먼저 패션계에서 이 잡지 표지에 대해 주목하였고 다음으로는 인터넷에서 작지 않은 파동이 일었다. “미친, 손호영은 언제 이 잡지를 찍은 거야? 너무 섹시하다…”“바이올렛이 없어도 VJ는 건재하네. 역시 같은 레벨이 아니야. 바이올렛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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