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다시 방으로 돌아온 소은정은 오늘 식사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얼굴을 다시 훑어보았다.익숙한 얼굴도 낯선 얼굴도 두루 보이는 걸 보였지만 정재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사람들이 모인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모두들 양 회장에게 굽실대는 모습에 소은정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역시... S시는 아직 양 회장이 꽉 잡고 있는 게 분명해. 하지만 양 회장과 독대하게 될 것이란 그녀의 예상과 달리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이 모인 것 같아 의아하면서도 걱정스러웠다.도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소은정이 생각에 잠긴 그때, 직원으로 보이는 이가 조용히 다가왔다.“소은정 대표님? 회장님께서 부르십니다.”“아, 네. 고맙습니다.”이에 술잔을 내려놓은 소은정이 직원의 뒤를 따랐다.은은한 조명으로 꾸며진 복도에는 하나둘씩 모여 얘기를 나누는 이들로 가득했고 다들 알게 모르게 소은정을 훑어보고 있었다.잠시 후, 양 회장 앞으로 다가간 소은정이 친절한 미소와 함께 먼저 입을 열었다.“회장님...”그제야 고개를 돌린 양 회장이 그녀를 향해 손을 저었다.“아, 은정아 왔어? 자, 이쪽은 환경부 유지석 장관, 이쪽은 장이한 부장 검사야.”양 회장의 소개를 듣고 있자니 의아함이 더 커져갔지만 일단 그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도대체 무슨 속셈인 거지?솔직히 양 회장이 따로 얘기만 해주면 쉽게 끝날 일, 왜 굳이 자신의 인맥들을 소개해 주는 걸까? 양 회장에게 이득이 될 게 없는데 말이지... 다른 목적이 있는 건가?하지만 정계쪽 사람들과 안면을 터 나쁠 게 없으니 일단 형식적인 미소로 대화를 이어갔다.생각보다 잘 풀릴 것 같기도 한데... 뭐지? 이 찝찝함은?잠시 후, 식탁에 다시 사람들이 둘러앉았다.소은정은 양 회장의 왼쪽에, 강서진은 그녀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그리고 다음 순간, 자연스레 룸으로 들어오는 여자의 얼굴을 본 순간, 소은정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바로 오늘 점심에 만났던 박수아를 여기서 다시 보게 될 줄이야...이게 정말 우연일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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