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41 - 챕터 1250

2631 챕터

제1241화 그게 아니라...

이건은 여전히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었다.“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박수혁 대표님이 이런 음모를 꾸몄을 리가 없잖아요? 솔직히 지성그룹 프로젝트가 SC그룹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도 아니고... 최악의 경우 이번 프로젝트가 완전히 엎어진다 해도 SC의 근간은 흔들리지 않을 겁니다. 그걸 박수혁 대표가 모를 리가 없는데 왜...”SC그룹은 거대한 숲과 같은 존재다. 숲의 나무 몇 그루를 벤다 하여 그곳이 황량해지진 않는다. 만약 박수혁이 정말 SC그룹을 노렸다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 누구도 움직이지 못하게 은밀하게 움직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비록 파장이 크긴 했지만 어딘가 조잡한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박수혁의 솜씨처럼 보이진 않았다.이건의 말에도 한참을 침묵하던 소은정이 문득 물었다.“만약 박수혁 대표의 뜻이 아니라면요?”박수혁이 태한그룹 대표인 건 사실이지만 거느리고 있는 수많은 직원들의 생각을 훤히 들여다 볼 수는 없는 노릇일 테니까...소은정의 말에 우연준과 이건이 동시에 그녀를 바라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던 소은정이 우연준을 힐끗 바라보았다.“저녁 약속은 잡았죠?”“네. 양 회장님께서 응해 주셨습니다. 별장에서 뵙자더군요.”“그래요.”소은정도 한시름 놓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양동재 회장은 한때 S시 정재계를 꽉 잡고 있던 거물, 이 국장도 수습할 수 없는 일이라면 지금으로서 그녀가 도움을 청할 사람은 그뿐이었다.비록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났다지만 그 인맥과 입김은 여전할 테니까.게다가 양 회장은 아빠와도 사이가 좋았다고 그랬으니까 내 부탁이라면... 적어도 듣는 척은 할 거야.”자리에서 일어선 소은정이 이건을 향해 말했다.“그 기자의 행방 은밀하게 쫓으세요. 명심하세요. 무조건 조용히 움직여야 합니다. 여기서 여론이 더 나빠지면 정말 번거로워집니다.”소은정의 당부에 이건이 고개를 끄덕였다.말을 마친 소은정이 우연준과 함께 회의실을 나서고 최성문이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호텔로 이동하는 길, 현지 명품 편집샵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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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2화 작은 할아버지

방금 전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던 방에 잠깐 동안의 침묵이 흘렀다.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던 시선에는 놀라움, 감탄, 의아함 등 감정들이 섞여있었다.역시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의아했던 소은정의 시선이 사람들의 얼굴을 훑다 근엄한 표정의 노인에게서 멈추었다.“오랜만이에요, 아저씨.”흠칫하던 양동재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은정아. 아이고 못 알아 볼 뻔했네. 네 돌잔치에 갔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언제 이렇게 컸어. 이제 정말 아가씨네, 아가씨야...”양동재의 말에 소은정이 싱긋 웃어 보였다.그가 정말 그녀의 돌잔치에 참석했는지 당시 한 살이던 소은정이 확인할 방법이 없었지만 일단 그녀를 환영하는 듯한 태도에 마음이 살짝 놓였다.한편, 소은정은 그녀의 등장에 가장 놀란 듯한 강서진을 애써 무시하며 앞으로 다가갔다.“진작 찾아뵀어야 하는 건데 죄송해요.”형식적인 인사에 양동재가 손을 저었다.“젊은이들이야 부탁할 일이 있을 때만 찾아오는 거지 뭐.”그리고 식탁에 앉은 다른 이들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얘들도 다 마찬가지야. 아, 내가 소개를 깜박했구만...”이때 강서진이 벌떡 일어서더니 양동재의 어깨를 주물렀다.“작은 할아버지도 참. 대한민국에 소은정 대표 모르는 사람이 있나요? 완벽한 외모에 출중한 능력까지... 대단한 사람이잖아요?”말을 마친 강서진은 환한 미소와 함께 소은정과 눈을 맞추었다.하지만 소은정은 나 좀 칭찬해줘요라는 듯한 눈빛의 강서진은 깔끔하게 무시하며 양 회장의 질문에 대답했다.“오며 가며 만나는 사이이니 소개는 안 해도 될 것 같네요.”강서진이 양 회장을 작은 할아버지라고 불렀다라... 생각보다 복잡하네.“하하하! 그래, 그래...”한편 매정한 소은정의 모습에 강서진이 입을 삐죽거렸다.윽, 여전히 차갑네...형식적인 안부 인사가 끝나고 소은정의 모습을 훑어보던 양동재가 눈을 가늘게 떴다.“사실 아까 네가 들어오는데 네 엄마가 살아돌아온 줄 알았다. 깜짝 놀랐어.”그의 말에 소은정도, 강서진도 흠칫했다.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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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3화 밑지는 장사

잠시 후, 테라스.직원이 두 사람에게 주스를 건네고 살짝 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이 목을 축였다.그런 소은정을 가만히 지켜보던 강서진이 물었다.“왜 날 보고도 안 놀라요? 내가 왜 여기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요?”“내가 궁금해야 하나요?”왜 친한 척이야...퉁명스러운 소은정의 대답에 말문이 막힌 강서진이 괜히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다.잠깐 동안의 침묵 끝에 강서진이 다시 물었다.“그런데 여긴 무슨 일이에요? 혹시 작은 할아버지한테 뭐 부탁할 거라고 있는 거예요?”“네.”그녀의 대답에 강서진이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턱을 만지작거렸다.“잘됐네요. 양 회장님은 우리 할머니 동생이에요. 아주 가까운 친척이라 이 말이죠. 도움 필요한 거 있으면 내가 대신 좋게 말해 줄 수도 있는데? 어때요?”“그럴 필요까지 있을까요?”무슨 꿍꿍이인가 싶어 의심 가득한 소은정의 눈빛에 강서진이 어깨를 으쓱했다.“형 얼굴 봐서 내가 특별히 도와주려는 건데...”“그럼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는 말인가요?”소은정의 질문에 한동안 입술만 잘근잘근 씹어대던 강서진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만약 은정 씨가 내 사진... 돌려주면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말해 줄 수도 있고요...”아하, 결국 그게 목적이었어?괜한 내기를 했다가 소은정에게 나체 사진이 찍힌 뒤로 강서진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기가 일쑤였다.우연히 SC그룹 이름이라도 들리면 내가 요즘 소은정한테 잘못한 건 없나 다시 돌이켜보는 게 어느새 습관처럼 자리잡았다.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가슴에 품고 다니는 기분, 이제 끝낼 때도 됐잖아!하지만 소은정은 택도 없다는 듯 코웃음을 칠 뿐이었다.“글쎄요. 딱히 수지에 맞는 거래는 아닌 것 같네요.”겨우 옆에서 아부 몇 번 하는 걸로 나체 사진을 바꿔? 꿈 깨시지... 평생 발 벗고 못 자게 만들어주겠어...박수혁과 부부였을 때 그녀를 무시했던 건 그렇다 치더라도 추하나에게 저지른 짓만 생각하면 이가 갈렸다.소은정의 단호한 대답에 흠칫하던 강서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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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4화 악연으로 얽힌 사이

잠시 후, 다시 방으로 돌아온 소은정은 오늘 식사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얼굴을 다시 훑어보았다.익숙한 얼굴도 낯선 얼굴도 두루 보이는 걸 보였지만 정재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사람들이 모인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모두들 양 회장에게 굽실대는 모습에 소은정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역시... S시는 아직 양 회장이 꽉 잡고 있는 게 분명해. 하지만 양 회장과 독대하게 될 것이란 그녀의 예상과 달리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이 모인 것 같아 의아하면서도 걱정스러웠다.도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소은정이 생각에 잠긴 그때, 직원으로 보이는 이가 조용히 다가왔다.“소은정 대표님? 회장님께서 부르십니다.”“아, 네. 고맙습니다.”이에 술잔을 내려놓은 소은정이 직원의 뒤를 따랐다.은은한 조명으로 꾸며진 복도에는 하나둘씩 모여 얘기를 나누는 이들로 가득했고 다들 알게 모르게 소은정을 훑어보고 있었다.잠시 후, 양 회장 앞으로 다가간 소은정이 친절한 미소와 함께 먼저 입을 열었다.“회장님...”그제야 고개를 돌린 양 회장이 그녀를 향해 손을 저었다.“아, 은정아 왔어? 자, 이쪽은 환경부 유지석 장관, 이쪽은 장이한 부장 검사야.”양 회장의 소개를 듣고 있자니 의아함이 더 커져갔지만 일단 그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도대체 무슨 속셈인 거지?솔직히 양 회장이 따로 얘기만 해주면 쉽게 끝날 일, 왜 굳이 자신의 인맥들을 소개해 주는 걸까? 양 회장에게 이득이 될 게 없는데 말이지... 다른 목적이 있는 건가?하지만 정계쪽 사람들과 안면을 터 나쁠 게 없으니 일단 형식적인 미소로 대화를 이어갔다.생각보다 잘 풀릴 것 같기도 한데... 뭐지? 이 찝찝함은?잠시 후, 식탁에 다시 사람들이 둘러앉았다.소은정은 양 회장의 왼쪽에, 강서진은 그녀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그리고 다음 순간, 자연스레 룸으로 들어오는 여자의 얼굴을 본 순간, 소은정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바로 오늘 점심에 만났던 박수아를 여기서 다시 보게 될 줄이야...이게 정말 우연일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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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5화 남자친구예요

박수아의 말에 양 회장 역시 고개를 갸웃했다.“혼이 나다니? 그게 무슨 소리니? 은정이가 널 왜 혼내?”낮에 있었던 일이 다시 떠오르며 박수아의 주먹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기회를 잡았다 싶은 그녀가 대답을 하려던 그때, 소은정이 먼저 선수를 쳤다.“수아 씨도 참. 그렇게 말씀하시면 회장님께서 오해하시잖아요? 동하 씨랑 제가 만나는 사이인 거야 다들 아는 사실인데 그 사람 앞에서 절 새언니라고 부르면 동하 씨 입장이 뭐가 돼요. 참, 박수혁 대표와 부부였을 때도 못 받은 새언니 대접을 갑자기 받으니 당황스러워서 말이 좀 세게 나갔나 봐요. 남자친구가 오해할까 봐 걱정되기도 했고요.”박수아가 이렇게 나오는 이유가 전동하라는 걸 알고 있었던 소은정이 담담하게 입장을 밝혔다.나랑 동하 씨가 사귀는 게 창피한 일도 아니고. 굳이 숨길 필요야 없지.부드러운 말투에 날카로운 가시를 숨긴 소은정의 대응에 분위기가 다시 어색하게 가라앉았다.그중에서 가장 가시방석인 건 강서진이었다.박수혁과 절친한 사이인 그는 박수혁이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걸 가장 잘 알고 있었다.그런데 소은정이 직접 전동하와의 사이를 인정하니 그의 마음이 다 씁쓸해졌다.형, 이제 진짜 포기해야 할 것 같아... 우리 형 불쌍해서 어쩌냐...아무것도 모르고 미국에 있을 박수혁 생각에 강서진의 가슴이 먹먹해졌다.한방 먹은 박수아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겉보기엔 예의바른 듯했지만 머리가 달린 사람이라면 그 말에 담긴 뜻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다.‘전동하는 내 거니까 넘보지 마.’두 사람의 기싸움을 지켜보던 양 회장이 박수아에게 말했다.“됐어. 두 사람 이혼한 지도 꽤 됐고 그 얘기는 그만하자. 수아 너도... 해외에서 오래 지내느라 뭘 잘 모르겠지만 앞으론 조심해.”“네, 할아버지.”아무렇지 않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은 박수아는 소은정을 향해서도 싱긋 웃어 보였다.“소 대표님 말씀이 맞죠. 제가 반가움이 앞서서 철없이 행동했어요. 호칭 정리 똑바로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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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6화 의미 없는 토론

깊은 한숨을 내쉰 양 회장이 주위를 살짝 둘러보다 수저를 내려놓았다.“사실... 이번 일은 나도 도움이 못 될 것 같아. 그래도 마침 오늘 자리에 한 사람들 중에 그쪽 업무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많으니 대화는 나눠보렴.”양 회장의 눈짓에 장 검사가 먼저 입을 열었다.“사실 회장님도 잘 아시겠지만 이번 사건...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까다롭습니다. 소 대표님도 아시다시피 요즘 여론 환경이 많이 달라졌어요. 게다가 이번 사건은 소비자들의 건강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문제이니 조용히 해결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장 검사의 말에 다른 국회위원도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폭로글을 작성한 기자 본인이 직접 해명하지 않는 이상... 쉽게 끝날 것 같진 않군요.”“그런데 그 기자 지금 잠적 상태라면서요?”“휴, 이렇게 시간을 끄는 것도 그룹 입장에선 좋을 게 없는데요. 잘 진행되던 프로젝트 날개가 꺾이겠어요...”“감사도 들어갔다던데... 재점검 결과가 나오면 해결되지 않을까요?”...너도 나도 자기 의견을 밝혔지만 프로젝트 자체와 SC그룹을 걱정하는 듯한 그들의 말에는 그 어떤 영양가도 담겨있지 않았다.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답답해졌다.얼굴에 띤 미소를 유지하는 게 점점 더 힘들어질 무렵, 물 한 모금을 마신 소은정이 양 회장을 바라보았다.“전 회장님 의견이 더 궁금한데요.”애써 소은정의 시선을 무시하던 양 회장이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사실 내 의견도 저 분들과 별 다르지 않아. 지금 뭔가 조치를 취해 봤자 소비자들의 반감만 얻게 될 거다. 점검 결과가 나오면 의심도 비난도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않겠니?”양 회장을 빤히 바라보던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알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시고 이렇게 좋은 인맥도 쌓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장님께서 얼마나 절 걱정하고 계신지 느낄 수 있는 자리였어요.”말을 마친 소은정이 잔에 담긴 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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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7화 두 가지 방법

그뒤로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들려왔다.“정말 취한 것 같네요...”“자기도 마음이 착잡하겠지...”“회장님, 정말 모르는 척하실 겁니까? SC그룹이 주관하고 있는 프로젝트 아닙니까? 소찬식 회장이 직접 나서면 거절하기 힘들 텐데요...”이에 박수아가 코웃음을 쳤다.“소 회장님이 이런 일에 직접 나설 리가 있나요? 이 정도 일도 수습 못 한다며 혼이나 안 내면 다행이죠. 능력있는 척 온갖 이미지 플레잉은 다 하더니. 이제 밑천이 다한 것뿐이에요. 다들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계세요...”승리의 기쁨에 잠긴 박수아를 힐끗 바라보던 양 회장이 진지한 얼굴로 주의를 주었다.“수아야, 너도 정도껏 해. 소 회장은 나랑 꽤 친한 사이야. 소 회장이 직접 연락 오면 나도 그쪽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어.”“그럼 일단 계속 시간을 끌면 되는 거죠?”장 검사의 질문에 양 회장이 한숨을 내쉬었다.“그래. 아직 어리니 별 다른 방법이 없을 거야. 아버지한테 부탁하든 수아한테 사과를 하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겠지. 우리 수아 기분을 풀어줄 수만 있다면 이 정도야 뭐.”박수아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양 회장의 모습에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 자체가 달라졌다.박수아 때문에 소은정 대표의 부탁을 거절한다라... 그냥 박수혁 대표의 사촌동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좀 더 잘 보일 필요가 있겠어...“고마워요, 할아버지. 저도 할아버지 입장 난처해지시지 않게 정도껏 할게요.”양 회장의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리던 박수아의 눈빛이 서늘하게 번뜩였다.소은정... 멍청한 여자는 아니니 오늘 할아버지가 왜 부탁을 거절했는지도 눈치챘겠지...한편, 별장을 나선 소은정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몸을 꼿꼿이 세웠다.그녀가 진짜 취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던 최성문도 자연스레 그녀의 팔목을 놔주었다.“호텔로 돌아가실 겁니까?”10시네...시간을 확인한 소은정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비록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지만 아무 수확도 없다고 볼 순 없었다. 적당한 인맥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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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8화 좀 도와줘요

강서진의 “전략”에 소은정의 표정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아차, 실수했다...순식간에 변하는 그녀의 표정에 강서진의 등골이 오싹해졌다.“사람 참 쉽게 안 변해요. 당신 같은 쓰레기가 제대로 된 조언을 할 거라 생각했던 내가 잘못이지... 추하나 씨도 하루빨리 정신 차리고 당신한테서 벗어났으면 좋겠네요. 추하나 씨가 원하면 두 사람 이혼 내가 물심양면으로 도울 거예요.”경멸 가득한 소은정의 표정과 날카로운 목소리에 강서진의 표정 역시 점점 더 어두워졌다.사실 강서진이 이런 조언을 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박수아가 전동하와 만난다면 박수혁에게도 다시 기회가 생기는 것이니 슬쩍 던진 것뿐인데 이 정도로 반감을 느낄 줄이야.그리고 추하나까지 언급하는 소은정의 모습에 강서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겨우 다시 찾은 사랑을 눈 뜨고 빼앗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서였다.소은정이 정말 추하나를 돕는다면 어쩌면 평생 다시 그녀를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그건 안 돼... 절대 안 돼...!이때 최성문을 태운 차량이 천천히 다가오고 소은정 역시 또각또각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강서진이 다시 정신을 차리고 다급하게 외쳤다.“잠... 잠깐만요.”또 무슨 소리를 지껄이려고...?짜증 가득한 표정으로 돌아보는 소은정의 모습에 강서진은 본능적으로 움찔했지만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다. 다른 방법이 있어요.”“뭔데요?”인내심이 바닥난 소은정이 정말 욕이라도 내뱉기 전에 강서진이 대답했다.“사진... 그 사진만 넘겨요. 그럼 내가 할아버지한테 부탁해 볼게요. 솔직히 수양딸의 딸? 따지고 보면 그냥 남이잖아요? 혈연으로 엮인 나랑은 차원이 다르다고요. 내가 직접 부탁드리면 할아버지도 못 이기는 척 들어주실 거예요.”강서진의 말을 듣고 있던 소은정이 코웃음을 쳤다.그 웃음이 모욕처럼 느껴졌지만 강서진은 말을 이어갔다.“그 대신 앞으로 나랑 하나 일에 간섭하지 말아요. 우리 두 사람 이제 곧 재혼할 거예요. 다른 사람 결혼 생활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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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화 화가 많이 나셨습니다

박수혁의 섬뜩한 목소리에 강서진은 저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지만 곧 이성을 되찾았다.으이그, 지금 속 편하게 잠이나 잘 때가 아니라고, 이 양반아...“형, 큰일났어.”이 사건에 태한그룹이 엮여있다는 걸 안 이상 박수혁도 무조건 알아야만 했다. 모든 게 끝난 뒤에 박수혁이 알게 된다면...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그도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정말 큰일날지도 모르니까.“뭔데.”오랜만에 듣는 강서진의 다급한 목소리에 박수혁도 진지하게 임했다.“그게 SC그룹에서 진행하는 지성그룹 프로젝트에 문제가 조금 생겼거든? 그런데 그 루머를 퍼트린 사람이... 태한그룹 사람이래.”...죽음 같은 침묵이 한동안 이어지고 혹시 전화가 끊겼나 싶어 휴대폰을 확인한 강서진이 머리를 갸웃했다.“형, 듣고 있어?”한참 뒤에야 감정을 추스린 박수혁이 물었다.“그게 무슨 소리야. 태한그룹 사람이라니.”“은정 씨가 직접 말했으니 거짓말은 아닌 거야. 오늘 은정 씨 진짜 화 많이 났어... 양 회장 알지? 우리 작은 할아버지? S시는 꽉 잡고 있는 분이시니까 그쪽에 부탁하러 왔었는데 좀 잘 안 풀렸거든...”잠이 확 달아난 박수혁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오늘 저녁에 있었던 일 하나도 빼놓지 말고 다 얘기해. 특히 은정이가 했던 말 한 마디도 빼놓지 말고 전부!”박수혁의 말에 강서진이 억울하다는 듯 발로 바닥을 굴렀다.지금 소은정이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닌데...하지만 심상치 않은 박수혁의 목소리에 순순히 자조치종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물론 박수아가 전동하 때문에 이런 짓을 꾸몄다는 건 쏙 빼고 말이다.이 사건에 전동하까지 엮여있다는 걸 알면 정말 화병으로 미국에서 비명횡사할지도 모르니까...마지막으로 강서진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한 마디 덧붙였다.“내가 볼 땐 태한그룹 쪽 사람인 건 거의 확실한 것 같은데... 정확히 누구란 걸 말 안 하는 걸 보면 은정 씨도 정확히 알아내진 못한 모양이야...”“띠띠띠...”이 말을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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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0화 선 긋기

굳은 표정의 소찬식이 고개를 저었다.“아니. 양 회장은 아주 똑똑한 사람이야. 특히 젊은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묘한 우월감을 느끼는 타입이지. 웬만하면 부탁을 들어줄 법도 한데 이렇게 나왔을 때는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거야.”잠깐 고민하던 집사가 말을 이어갔다.“회장님, 조금 더 기다려 보시는 게 어떨까요? 아가씨 능력이라면 양 회장 도움 없이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이에 소찬식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은정이를 그렇게나 믿는단 말이야?”“그럼요. 은정 아가씨는 어렸을 때부터 쭉 봐왔는 걸요. 아가씨라면 분명 해내실 거예요.”집사의 인자한 미소에 소찬식도 기분이 좋아졌지만 짐짓 그를 흘겨보았다.“참나. 누가 보면 자네가 우리 은정이 아빤 줄 알겠어. 나도 우리 딸 믿어!”“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시죠.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면 직접 찾아올 겁니다. 은정 아가씨는 유연한 분이시니까요.”집사의 위로에 어느새 기분이 좋아진 소찬식이 훨씬 다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자네 말에도 일리가 있네. 나 혼자 속 끓여봐야 아무 소용 없지. 정 안 되면 내가 직접 나설 수밖에.”...호텔로 돌아온 소은정은 기분 전환을 위해 욕조에 몸을 담그었다.따뜻한 물의 온기와 은은한 향초의 향기에 피곤함이 밀려들고 눈꺼풀이 저절로 내려오려던 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정신이 번쩍 든 소은정이 순간 얼굴을 찡그렸다.박수혁 이 인간이 왜...받을까 말까 한참 고민하던 그녀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뭔데?”미국에서 도움 받은 게 있으니까 상대해 주는 줄 알아...소은정의 날카로운 반응에 박수혁 역시 살짝 흠칫했다.“지성그룹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다면서?”하, 빨리도 아셨네...“강서진 그 인간이 말했어? 하, 두 사람 혹시 사귀어?”매일 쌍둥이처럼 붙어다니는 꼴이 아무리 봐도 보통 친구처럼 보이지 않는단 말이야...장난스러운 소은정의 목소리와 달리 박수혁은 진지하기만 했다.“이번 일 태한그룹과 상관없는 일이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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