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51 - 챕터 1260

2631 챕터

제1251화 작작 좀 하지

샤워를 마친 소은정이 욕실을 나온 순간, 휴대폰이 또다시 울렸다.당연히 박수혁이라고 생각한 소은정이 발신인 확인도 하지 않고 짜증스레 전화를 받았다.“진짜 짜증 나게 왜 이래?”다짜고짜 화부터 내는 소은정의 모습에 잠깐 동안의 침묵이 이어지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녀의 귀를 간질였다.“누가 우리 은정 씨 이렇게 화 나게 만들었어요?”동하 씨...?그제서야 소은정은 자신이 하루종일 전동하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음을 인지했다.오늘 너무 바빠서 문자 한 번을 못 했네... 내 연락 기다렸을 텐데 난 다짜고짜 화나 내고... 진짜 최악이다.“별거 아니에요. 아직 안 잤어요?”소은정은 자연스레 화제를 돌리려 했지만 전동하는 쉽게 넘어가주지 않았다.“별거 아닌 사람 때문에 이렇게 화를 낸다고요? 뭔데요?”하... 예리하네.“박수혁 때문에요.”오늘 겪었던 일이 다시 떠오르고 왠지 울컥하는 마음에 소은정은 자초지종을 전동하에게 말해 주었다.“...”전동하의 침묵에 소은정이 조심스레 물었다.“듣고 있어요? 리액션 좀 해줄래요? 아니면 동하 씨도 내가 한심해요?”그제야 전동하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아, 미안. 생각 좀 하느라고요.”“무슨 생각이요?”여느 때와 다름없는 목소리에 소은정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화난 줄 알았네...“범인이 누굴지에 대해서요.”“그 기자부터 찾아내면 뭐든 알아낼 수 있겠죠.”생각하면 할수록 짜증 나네. 아주 잡히기만 해봐. 내가 가만히 안 둘 거야.“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벌인 일일까요? 아니면 상업적인 음모일까요?”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에 소은정이 흠칫했다.예리한 전동하의 질문에 혼돈 같았던 상황의 실마리가 조금은 보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동하 씨 생각엔 어때요?”“지성그룹 프로젝트는 S시 경제발전에도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예요. 정부 측에서 쉽게 허가를 내준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상업적인 견제였다면 아마 계약 체결 전에 태클을 걸지 않았을까요?”“그럼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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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2화 달라진 건 없어

다음 날 오전 10시.소은정은 우연준이 방문을 두드릴 때쯤에야 부스스 눈을 떴다.시간을 확인한 소은정은 묘한 죄책감에 사로잡혔다.지금 상황이 이 모양인데 속 편하게 늦잠이나 자고 있었던 거야?그녀가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세수를 끝내니 마침 우연준이 주문한 룸 서비스가 도착했다.정갈한 음식들이 식탁을 가득 채웠지만 입이 깔깔한 것이 도저히 입맛이 돌지 않았다.대충 먹는둥 하던 소은정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기자 쪽은 좀 어때요?”“아직 신변 확보는 안 됐지만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와 본가 주소까지 알아냈습니다.”우연준의 대답에 소은정이 눈을 반짝였다.“그래서요? 뭐 좀 알아낸 거 있어요?”“기자 본인과 가족들의 계좌를 다 확인해 봤는데 며칠 전 어머니 명의로 된 계좌에 5억이 입금되었더군요. 해외 계좌로 입금되었고 지금은 말소된 상태라 추적하기가 힘듭니다.”살짝 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은 저도 모르게 식탁보를 꽉 부여잡았다.역시... 우연히 일어난 사고 같은 게 아니라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거였어.“어머니란 사람도 만나봤는데 그냥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아들이 평소 무슨 일을 하는지도 돈의 존재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눈치였어요. 그래도 집 근처에 사람들을 풀어뒀으니 기자가 모습을 드러내면 바로 연락올 겁니다.”“그래요.”“그리고... 댓글 상황은 여전히 안 좋습니다. 지나친 댓글은 적당히 삭제하고 있습니다만... 영상 자체를 차단하기엔 좀... 저희의 움직임을 눈치채면 대중들은 더 반감을 가질 겁니다.”“그래요. 상대가 다시 움직임을 드러내기 전에 아무것도 하지 말아요.”“네. 환경부 쪽에서 저희 편을 조금이라도 들어준다면 확실히 편해질 텐데요.”우연준의 말에 차가운 미소를 짓던 소은정이 티슈로 입을 닦아냈다.“하, 그쪽 사람들도 국민들 눈치 보느라 쉽게 나서진 못할 거예요.”“차라리 회장님께 부탁드릴까요? 회장님 부탁이라면 양 회장도 못 이기는 척 도울 겁니다.”“아니요. 양 회장 쪽에는 다시 연락하지 않을 거예요.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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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3화 재수가 없는 거지 뭐

꽤 큰일이 일어났으니 누군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더 이상 이 회사에서 얼굴 들고 다닐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에서 한 말이었다.한편, 이건이 이렇게 나올 거라 예상하지 못한 듯 소은정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이 팀장님. 지금 팀장님께서 하고 계신 일 설령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 해도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진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 일은 이 팀장님의 무능함 때문에 일어난 게 아니에요. 그저 운이 좀 안 좋으셨던 것뿐이죠. 도망칠 생각부터 하지 말고 일단 이 상황을 수습할 방법부터 생각해 보죠.”소은정의 진심 어린 말에 이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어제보다 훨씬 부드러운 태도에 이건의 마음도 조금이나마 홀가분해졌다.어제까지만 해도 이건은 소은정이 그의 무능함을 탓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의 뜻은 곧 그룹의 뜻이나 마찬가지.이 나이에 회사에서 해고될 바에야 스스로 물러나는 게 보기에도 훨씬 좋을 것 같아 미리 선수를 친 거기도 했다.하지만 직장에서 십여 년간 구른 그도 막막하게 느껴지는 이 상황에서 소은정의 태도는 생각외로 차분했다.무엇보다 지금까지 그가 들였던 노력을 인정해 주고 무덤덤하게 건네는 그녀의 위로가 이건의 가슴을 울렸다.“이번 일로 회사 측에서도 손실을 많이 입었을 테니 주주들도 아마...”고개를 푹 숙인 이건이 말끝을 흐렸다.“돈은 다시 벌면 그만이에요. 그리고 S시의 상황에 대해 주주들도 알고 있으니 별 의견은 없을 겁니다. 물론 불만을 가진 이가 한 사람도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만... 그 정도 불만이야 항상 있었던 거니까요. 이 팀장님이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비할 바가 못 되죠.”주주들이 이러쿵저러쿵 하는 게 뭐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럼 뭐 어쩔 건데? 대주주는 나인데.소은정의 말에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려 애쓰던 이건이 이를 꽉 깨물고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대표님. 회사가 절 필요로 하는 한 최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네. 우 비서님 커피 좀 부탁할게요.”잠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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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4화 원하는 반전

소은정의 말에 사무실은 깊은 적막에 잠겼다.그녀의 설명을 듣고 있던 우연준의 표정은 걱정에서 충격으로 바뀌었다.그래. 꼭 나쁜 일이 아닐지도 몰라. 어쩌면 매출이 오히려 올라갈 수도 있겠어.파격적인 소은정의 제안에 놀란 건 이건도 마찬가지였다.잔뜩 흥분한 얼굴의 이건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이러면 소비자들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겁니다. 이번 사건의 배후에 누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선동을 받은 입주자들이 돈을 아무리 받아봤자 집 한 채 값은 아닐 테니까요. 게다가 이번 사건이 해결되면 집값이 다시 오를 텐데 그게 두려워서라도 섣불리 나서지 못할 거예요. 이 정도면 내일 입주자들 농성은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요.”며칠 내내 어둡기만 하던 이건의 얼굴에 드디어 미소가 피어올랐다.“그래요. 우리가 결백하다는 걸 명확하게 밝히는 겁니다.”이건의 연설을 가만히 듣고만 있던 소은정이 눈썹을 치켜세웠다.“그러니까 어서 움직이셔야죠?”그녀의 말에 흠칫하던 이건과 우연준이 부리나케 사무실을 달려나갔다.소은정은 그저 큰 방향을 제시한 것뿐, 구체적인 조항은 위기 대응팀과 상의가 필요했으니까.하지만 오늘 소은정의 말에서 한 가지만큼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이제 대표님께서도 반격을 시작하시려는 거야.회사 직원들은 묘한 긴장감속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고 소은정도 사건 발생 첫날보다는 훨씬 더 차분한 마음가짐이었다.내가 대표로 있는 한 지성그룹 프로젝트는 절대 포기 못해.자금적인 손실은 차치하더라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직원들의 직장을 위해서라도 이대로 물러날 순 없어.오후 5시, SC그룹의 첫 공식입장이 업로드되고 예상보다 더 강경한 태도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진짜 그냥 루머였나 보네? 이렇게까지 강하게 나오는 걸 보면...”“SC그룹이 모함당한 건가?”“불만있는 입주자들은 바로 환불하면 되겠네.”“재점검 결과가 나오려면 6개월 정도는 걸릴 텐데... 그 사이에 몇 명이나 환불할 줄 알고. 그 손해를 다 감당하고서라도 결백을 밝히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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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5화 먼저 부탁하길 기다렸어

S시의 지리를 정확히 모르는 소은정은 정처없이 거리를 떠돌았다.어느새 골목의 끝에 도착하고 왠지 길을 잃은 듯한 느낌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소은정은 혼란스러운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이런 외딴 골목에 펍이 있네.잠깐 고민하던 소은정이 펍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가슴이 울릴 정도로 큰 음악소리가 그녀를 반겼다.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한산한 펍을 쭉 둘러보던 소은정은 대충 구석쪽에 자리를 잡았다.너무 피곤하다... 한 잔 하면서 긴장 좀 풀어야겠다.잠시 후, 누군가 그녀의 앞에 멈춰 서고 화려한 조명들을 가렸다.오랜만의 휴식을 또 누가 방해하는 건가 싶어 언짢은 마음에 소은정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박수아...?반갑지 않은 얼굴에 소은정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그녀의 뒤에는 훤칠한 남자 몇 명이 서 있었는데 그들의 몸에서 풍기는 독한 향수 냄새에 머리가 지끈거렸다.“여기서 다 보네요? 박수아 씨.”이에 박수아도 싱긋 미소를 지었다.“그러게요. 그런데 왜 혼자 있어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괜찮으시면 같이 합석할래요?”박수아의 질문에 소은정이 장난스러운 말투로 되물었다.“합석은 됐고 괜찮으면 박수아 씨, 여기서 좀 나가줄래요?”그녀의 체면 따위 신경 쓰지 않는 듯한 가시돋친 말투에 박수아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지만 곧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소은정 대표님. 여긴 A시가 아니에요. 그리고 이 펍이 그쪽 것도 아니고 무슨 자격으로 나가라 마라 하는 거죠?”경멸 어린 시선으로 박수아를 힐끗 바라보던 소은정이 핸드백을 집었다.“그러네요. 그럼 제가 나가죠.”박예리고 박수아고... 진짜 짜증 나네. 누가 박씨 집안 핏줄 아니랄까 봐. 하지만 소은정이 발걸음을 옮기기 전에 박수아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다.“솔직히 난 당신이 나한테 먼저 연락하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할아버지한테 다시 연락도 안 하고 정석적인 방법을 선택했던데요?”하, 피곤해서 그냥 넘어가주려고 했더니. 기어이 선을 넘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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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6화 바꾸든가

그녀의 얼굴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소은정이 갑자기 픽 웃었다.“절 도와주고 싶으신가 봐요? 내가 용서를 빌면 정말 도와줄 건가요?”방금 전 그녀를 때리기라도 할 것처럼 다가오던 소은정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니 박수아도 턱을 치켜세웠다.“물론 그렇게 쉽게는 안 되죠. 나도 얻는 게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뭘요? 혹시 동하 씨인가요?”...소은정의 날카로운 질문에 박수아의 귀가 멍멍해졌다.시끄러운 음악소리를 뚫고 자신의 심장 박동이 더 크게 들릴 정도였다.하, 다 눈치채고 있었어?그녀의 알량한 욕망 따위 진작 꿰뚫어 보고 있었다는 소은정의 미소에 박수아는 왠지 벌거벗겨진 기분이 들었다.그리고 곧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모멸감이 그녀를 사로잡았다.겨우 정신을 차린 박수아의 목소리도 확연히 차가워졌다.“어차피 그쪽도 동하 씨 진심으로 좋아하는 거 아니잖아요? 이 정도 조건이면 쉽게 먹히는 거래 아닌가요?”이미 속마음을 들켰으니 박수아도 노골적으로 원하는 바를 밝혔다.“대표님 주위에야 남자들이 끊이지 않잖아요. 연예계 신인부터 그 천하의 박수혁 대표의 마음까지 잡았으니... 그러니까 이 세상 모든 게 다 그쪽 마음대로 될 줄 알았어요? 당신 같은 사람은 동하 씨한테 어울리지 않아요. 동하 씨는 당신 같은 여자랑 만나기에 너무 좋은 사람이라고요. 결국 가벼운 그쪽 마음에 지쳐서 상처만 받고 말 걸요? 그러니까 착한 사람 괴롭히지 말고 다른 사람 만나요.”전동하를 언급하니 눈에 띄게 긴장하는 박수아의 모습에 소은정은 화가 나기보다 왠지 웃음이 흘러나왔다.동하 씨가 이 말을 들었으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풉... 박수아 씨. 맞아요. 동하 씨가 나 좋다고 매달려서 만났던 거예요. 그게 왜요? 동하 씨가 진짜 사랑하는 날 떠나서 당신을 만나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말을 마친 소은정은 다시 박수아를 훑어보았다.얼굴도 몸매도 별로네... 외모적으론 박씨 집안 유전자를 물려받지 못했나 봐?소은정의 차가운 목소리와 날카로운 눈빛이 박수아의 자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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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7화 타협

깊이 숨을 들이쉰 박수아는 한참 뒤에야 마음이 편해졌다.큰 결심을 내린 듯한 박수아는 벌떡 일어서더니 바로 양 회장 집으로 향했다.저택에 도착하니 이미 그녀를 오래 기다린 듯한 양 회장이 미간을 찌푸렸다.“왜 연락이 안 돼! 난 무슨 일이라도 생겼는 줄 알았잖니!”박수아는 다소곳하게 허리를 숙였다.“그럴 리가요. 휴대폰 배터리가 나가서요.”하지만 양 회장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기만 했다.“그 뒤로 은정이한테서 다시는 연락이 안 왔어. 게다가 절차대로 재점검을 받겠다는 공식 성명까지 발표했잖니?”자신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소은정의 반응에 양 회장의 표정이 상당이 어두워졌다.“그러라고 하세요. 어차피 시간을 끌 수록 손해만 더 늘어날 테니까요. 설령 재점검 결과가 정상으로 나온다 해도 이번 프로젝트로 흑자를 내긴 힘들 거예요.”하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의 박수아와 달리 양 회장의 표정은 심각하기만 했다.“넌 정말 내가 SC그룹과 돌아서길 바라는 거냐? 소은정은 몰라도 소찬식은 보통 사람이 아니야. SC그룹만 아니었다면 내가 이 S시에 머물 리는 없었을 거란 말이다. 정말 소 회장과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에게 좋을 게 없어!”양 회장이 이렇게 화를 내는 모습을 처음 보는 박수아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할아버지가 저렇게나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니...“할아버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정 안 되면 며칠 뒤에 먼저 소은정 대표에게 연락을 해보시는 게 어때요? 재점검 결과를 더 빨리 얻을 수 있게 힘써 보겠다고 말하면 소은정도 바로 바짝 엎드릴 걸요?”하지만 양 회장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기만 했다.“며칠 뒤에? SC그룹이 이미 공식 입장까지 발표한 이상 내 도움을 필요없다고 말한 거나 마찬가지야.”그의 목소리에 박수아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그럼 지금 먼저 연락하실 생각이신가요?”“수아야, 너와 은정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렇게까지 해야겠니? 일이 더 커지기 전에 그 기자 꼬리 자르기부터 해. 어떻게든 이번 일 수습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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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8화 너 때문에 잠이 안 와

여전히 고집스레 입술을 다문 박수아의 모습에 양 회장의 인내심도 바닥나기 시작했다.“에휴, 내 말이 무슨 무슨 뜻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 어쨌든 그 기자더러 내일 바로 자수하라고 해. 그리고 괜한 소리 못하게 입 단속 단단히 시키고. 알겠지?”양 회장의 단호한 목소리에 박수아의 입술이 부들부들 떨렸다.이대로 물러나는 건 죽기보다 싫은데...억울했지만 양 회장의 뜻을 더 거슬렀다간 막강한 한 편을 잃는 거나 마찬가지니 한 발 물러설 순 없었다.“네. 할아버지 말씀대로 할게요.”다음 날, 소은정은 눈을 뜨자마자 기사부터 확인했다.입주자들 농성에 관한 기사가 없는 걸 보니 어제 공식 성명이 제대로 작용을 발휘한 모양이네...오랜만에 입맛이 돌아 마음 편히 아침식사를 즐기던 그때.“똑똑똑.”노크 소리가 들려오고 당연히 우연준이라 생각한 소은정은 별 고민없이 문을 열었다.헝클어진 머리로 문을 연 소은정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우 비서가 아니잖아...?깜짝 놀란 소은정을 향해 남자가 싱긋 웃었다.아침 햇살처럼 따뜻한 미소에 며칠 동안의 초조함이 먹구름처럼 사라졌다.캐주얼한 의상임에도 전동하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여전히 돋보였다.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비스듬히 서 있던 전동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굿모닝.”입에 가득 머금고 있던 샌드위치를 억지로 넘긴 소은정이 더듬거리며 물었다.“여... 여긴 무슨 일로 왔어요?”그것도 아무 말도 없이...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전동하의 완벽한 얼굴 라인에 소은정의 가슴이 주책없이 콩닥였다.“은정 씨 생각에 잠이 와야 말이죠. 그래서 아침 일찍 출발했어요.”하, 미쳤구만...전동하가 여전히 멍한 표정인 소은정의 이마를 살짝 건드렸다.“들어오라고 말 안 해줄 거예요? 설마 다른 남자랑 같이 있는 건 아니죠?”다른 남자라니... 그럴 시간이나 있었으면 좋겠다...“풉, 아니에요. 들어와요...”방에 들어간 전동하가 식탁 가득 차려진 음식을 가리키며 물었다.“나도 아침 식사 전인데 조금 먹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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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9화 이 정도 대가쯤이야

전동하의 진지한 목소리에 소은정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뭐가 그렇게 걱정되는데요? 내가 바람이라도 피울까 봐요?”“은정 씨 혼자 낯선 곳에서 고군분투할 걸 생각하니까 마음이 불편하더라고요.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사건은 누군가의 음모인 것 같아서요.”몇 년 동안 이 바닥을 누빈 전동하의 직감이 말해 주고 있었다.이건 결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고.전동하의 말에 미소를 지운 소은정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괜찮은 척 해보여도 흰 피부에 어렴풋이 보이는 푸른 자국이 며칠 동안 그녀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말해 주고 있었다.“그래서 뭐 알아낸 건 있어요?”전동하의 질문에 고개를 든 소은정의 눈동자에 장난기가 스쳐지났다.“물론이죠. 그리고 동하 씨와도 관련이 있던데요?”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전동하가 미간을 찌푸리고 소은정이 말을 이어나가려던 그때, 노크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저입니다.”우 비서의 목소리였다.잠시 후, 자료를 잔뜩 안고 들어온 우 비서는 생각지 못한 전동하의 존재에 흠칫하다 곧 침착하게 고개를 숙였다.“전 대표님.”“우 비서님도 수고가 많으시네요.”짧은 인사가 끝나고 우연준은 바로 소은정에게로 고개를 돌렸다.“어제 알아보신 것들 전부 다 정리했습니다.”파일 봉투를 받은 소은정은 내용을 확인하지도 않고 책상에 던져버렸다.“그냥 바로 말해요.”저걸 다 언제 읽는대. 머리 아파...하지만 우연준은 전동하의 눈치를 살피며 우물쭈물하기 시작했고 전동하도 눈치껏 일어섰다.“난 방 구경 좀 하고 있을게요. 괜찮죠?”소은정이 어깨를 으쓱하고 그제야 마음이 편해진 우 비서가 청산유수로 말을 이어갔다.“박수아 씨는 귀국 후 QY그룹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태한그룹이 인수를 앞두고 있는 회사라고 하더군요. 정식적인 절차를 밟고 인턴으로 입사한 거긴 하지만 박수혁 대표의 사촌동생이라는 신분을 숨기지 않은 탓에 팀장도 인턴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대표님 예상대로 그 기자... 아마 QY그룹 근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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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0화 좋아하니까

소은정과 우연준이 워낙 낮은 목소리로 말하긴 했지만 같은 공간에 있다 보니 저도 모르게 들리는 말들이 왠지 신경 쓰였다.그의 질문에 소은정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이번 일 동하 씨에게 흑심을 품고 있는 여자가 꾸민 거예요. 반전이죠?”장난스러운 소은정의 표정과 달리 전동하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었다.“뭐라고요?”“동하 씨한테 흑심을 품고 있는 여자라니까요.”“그러니까 그게 누구냐고요.”한국에 온 뒤로 전동하가 사적으로 친하게 지낸 여자라곤 소은정뿐인데 여자라니...“박수아요.”소은정의 대답에 전동하의 표정이 일그러졌다.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방긋 웃더니 얼굴 찌푸린 것 좀 봐...그 모습이 안쓰럽긴 했지만 소은정은 왠지 더 장난을 치고 싶었다.“설마 모른다고야 하진 않겠죠?”“그건 아니죠... 하지만 맹세코 얼굴 몇 번 마주친 게 다예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미친 거 아니에요?”항상 젠틀하던 전동하에게서 처음 듣는 거친 단어에 소은정이 웃음을 터트렸다.한편 화를 내긴 커녕 웃기만 하는 소은정을 바라보던 전동하가 말을 이어갔다.“뭐가 그렇게 재밌어요. 난 억울해 죽겠구만.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은정 씨, 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요.”말을 끝내자마자 전동하는 바로 휴대폰을 꺼냈지만 소은정이 그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뭘 어떻게 해결할 건데요?”“완벽하게 포기하게 만들어야죠. 욕도 한 바가지 해주려고요! 그딴 여자 때문에 은정 씨가...”풉, 그냥 자기 화풀이 하려는 것 같은데? 나도 멀쩡한데 자기가 더 난리잖아? 귀엽게...“욕 시원하게 한다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휴대폰을 만지작거리던 소은정이 싱긋 웃었다.“그럼 어떡해요. 욕으로 안 되면 때리기라도 해야 할까요? 그것도 안 되는 건 아닌데... 우리가 직접 나서는 건 안 되고... 내가 친구한테 물어볼까요?”점점 산으로 흘러가는 대화에 소은정이 다급하게 그의 말을 잘랐다.“잠, 잠깐만요. 때리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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