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11 - 챕터 1220

2631 챕터

제1211화 늦을까 봐

콰직.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울리고 방금 전까지 술기운으로 빨갛던 전기섭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네가 감히...”하지만 전기섭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소은정은 거칠게 뺨을 날렸다.전기섭의 하얀 뺨에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고 소은정이 몰래 돌려놓은 반지에 달린 다이아몬드가 그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며 긴 상처를 남겼다.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과 함께 뺨을 만지던 전기섭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감히... 감히 날 때려?”비록 팔 하나가 부러지긴 했지만 전기섭은 전혀 겁 먹지 않은 듯한 표정이었다.난 남자야. 저깟 연약한 여자 하나 못 제압할까 봐?하지만 어느새 뒤로 물러선 소은정은 팔짱을 낀 채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왜요? 오늘 여기로 온 거 누구도 모른다면서요? 내가 쥐도 새도 모르게 당신을 죽여도 괜찮다는 말 아닌가요?”말을 마친 소은정은 방금 전 소파에 버려둔 스카프를 돌려 밧줄처럼 꼬았다.그 순간 전기섭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보통 이 정도 협박을 하면 꼬리를 내리는 게 당연한데... 저 여자는 도대체 뭘 믿고 저렇게 당당한 걸까?미지에 대한 두려움에 점점 마음이 불안해진 전기섭이 뒷걸음질쳤지만 곧 소파에 움직임을 가로 막히고 말았다.그리고 다음 순간, 소은정은 그의 가슴을 거세게 걷어찼다.순간 전기섭은 붕 뜨는 느낌과 함께 옆에 놓인 캐비닛에 거칠게 부딪힌 뒤 그대로 꼬꾸라졌다.대충 만력으로 제압할 수 있을 거란 전기섭의 착각이 완전히 엇나가는 순간이었다.바로 그때 문 밖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안에 계십니까?”“대표님 괜찮으시죠? 문 좀 열어주세요.”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에 전기섭과 소은정 두 사람 모두 꽤 놀란 듯한 표정이었다.동하 씨가 부른 건가...하지만 소은정은 아직 문을 열어줄 생각이 없다는 듯 하이힐로 전기섭의 어깨를 꽉 밟아눌렀다. 견갑골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전기섭은 결국 짐승 같은 비명소리를 터트렸다.밖에서 안절부절 못하던 사람들은 소은정에게 무슨 일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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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2화 죽기 전에

전기섭은 마치 도살 직전의 짐승처럼 힘없이 소은정의 손에 끌려갈 뿐이었다.정말 죽을 수도 있겠어...전동하가 그를 가두었을 때도 이런 기분은 느껴본 적 없는 전기섭이었다.전동하는 어디까지나 그의 자존심을 짓밟고 모욕을 주고 싶었던 것뿐이었다면 소은정은 정말 그를 죽이려는 듯한 기세로 달려들고 있었다.이 여자... 전동하보다 훨씬 더 독종이잖아?숨 쉬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얼굴색은 붉은기를 넘어 파랗게 질리기 시작했지만 소은정은 여기서 물려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베란다 물이 열리고 차가운 겨울 바람이 거침없이 불어왔다.뼈를 깎는 듯한 한기가 상반신은 이미 나체인 전기섭의 몸을 그대로 침식했다.잠시 후, 호텔 방문이 열리고 다급하게 호텔방으로 들어온 우연준 일행은 참혹한 상황에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그리고 다음 순간, 소은정은 망설임 없이 전기섭을 차버리고 종이장처럼 나풀거리며 떨어졌지만 스카프로 만들어진 고리가 베란다 난간에 걸려 다행히 추락은 막을 수 있었다.아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스카프 고리에 목이 묶인 전기섭은 더 강력한 질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어두운 밤, 잠깐 동안 이어진 죽음의 침묵은 전기섭의 짐승 같은 울부짖음에 의해 파괴되었다.그나마 먼저 정신을 차린 우연준이 베란다로 달려갔지만 소은정은 여전히 무표정일 뿐이었다.“대표님...”마른 침을 꿀꺽 삼킨 우연준이 말끝을 흐렸다.방금 전 다급해진 전동하는 바로 우연준과 미국에 있는 자신의 경호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수십 명의 사람을 모집했다.하지만 그의 명령에 따라 호텔에 모인 사람들은 할 말을 잃고 말았다.도대체 누가 약자란 말인가.한편, 베란다에 대롱대롱 묶인 전기섭은 여전히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었다.스카프를 푼다면 19층 빌딩에서 추락해 죽겠지만 깔끔하게 죽을 수 있을 테고 그게 아니라면 숨이 끊어질 때까지 이곳에 매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목이 졸려 죽을 것이냐 아니면 추락해서 죽을 것이냐.내 선택은 이 두 가지 중 하나뿐인 것인가...의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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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도망칠 거야?

잠시 후, 경호원들과 다시 올라온 우연준은 엉망이 된 소은정의 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청소가 끝나고 혹시나 소은정에게 트라우마라도 남았으나 어쩌나 싶어 우연준이 먼저 물었다.“아, 여기서 지내는 게 불편하시면 다른 방으로 바꾸시는 게 어떠시겠습니까? 아니면 아예 다른 호텔로 옮기시는 것도 괜찮고요.”하지만 소파에서 일어 선 소은정은 여유로운 미소로 응했다.“아니에요. 오늘은 대충 여기서 묵고 내일 아침 바로 여길 뜨죠.”“도망치시는 겁니까?”무의식적으로 질문을 내뱉은 우연준은 혀라도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으면 어떡해.하지만 소은정은 화 대신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네. 당연히 도망쳐야죠.”전기섭의 내뱉은 여러 가지 개소리 중 굳이 한 가지 정확한 말을 고르자면 미국은 확실히 전인그룹의 영역이었다.마지막으로 살아있는 걸 확인하긴 했지만 혹시나 전기섭이 그 사이에 죽기라도 한다면 일이 더 복잡해질 터.그쪽에서 소은정이 한 짓임을 알아내기 전에 먼저 이곳을 뜨는 게 어떻게 보나 현명한 선택이었다.소은정이 화를 내지 않자 우연준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바로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소은정도 측과 세미에게 촬영 장소를 변경하는 게 어떻겠냐 제안했다. 물론 모든 비용은 그녀가 지불하는 조건으로 말이다.소은정이 제안한 새 촬영 장소가 더 끌리는 곳이기도 했고 모든 비용도 소은정이 부담하겠다고 했으니 양쪽 모두 별 이견 없이 그녀의 제안에 응했다.통화를 마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소은정은 그제야 전동하에게서 총 89개의 부재중 전화가 도착해 있음을 발견했다.아, 걱정 많이 하고 있겠네.그녀가 전동하에게 전화를 다시 걸려던 그때, 휴대폰 액정이 다시 반짝였다.“여보세요?”“하... 드디어 받았네요. 괜찮은 거죠? 전기섭 그 개자식은요? 경호원들은 도착했어요?” 전동하의 다급한 목소리에서 초조함이 고스란이 느껴졌다.그 목소리에 방금 전까지 그녀를 예민하게 만들던 날카로운 얼음가시가 사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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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화 고자질이나 하고 말이야

흠칫하던 경호원은 몇 초간 침묵하다 전동하의 질문에 대답했다.“그게... 저희가 호텔방으로 들어갔을 땐 전기섭 대표는 스카프에 목이 묶인 채 베란다에 매달려 있었습니다...”경호원은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렸다.전기섭 같은 사람 10명 정도가 덤벼도 꿈쩍 없을 것 같은 소은정을 지키라고 한밤중에 수십 명의 경호원을 부르다니... 굳이?실전 경험은 부족해 보였지만 여러 움직임을 보아할 때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게 분명했다. 평생 곱게 자란 전기섭 하나 정도 처리하는 거야 식은 죽 먹기일 텐데.사랑에 빠지면 바보가 된다더니 그게 사실이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남자였다.팀장의 말에 전동하도 당황한 듯 입만 벙긋거렸다.맞아. 은정 씨... 싸움 잘했었지... 그때 펍에서 날 구해 준 적도 있었고. 내가 너무 당황해서 제대로 된 판단을 못 했었나 봐. 다시 생각해 보면 은정 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한 목소리였어. 전기섭 따위는 두렵지 않다는 듯...그녀와의 대화를 떠올린 전동하가 웃음을 터트렸다.“그래서요?”그래서? 전기섭은... 죽은 건가?“소 대표님께서 전기섭 대표를 저택 문 앞에 버려두고 가라고 하셔서 말씀대로 했습니다. 도착할 때까지는 숨이 붙어있었는데 지금은 모르겠군요. 절대 전기섭 대표에게 손 대지 말라고 하셔서 명령대로 움직였습니다.”은정 씨... 전기섭을 그렇게 만든 게 나라고 오해할까 봐 그렇게 분부한 건가?“알겠어요. 마지막까지 수고해 줘요.”짧게 대답한 전동하는 전화를 끊었다.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 준 소은정의 자상함에 전동하의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졌다.전동하의 차량은 어두운 밤거리를 달려 공항으로 향했다....한편, 밤중의 소동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소은정은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한 숙면을 즐겼다.이른 아침.우연준의 부름 소리에 부스스 눈을 뜬 소은정이 문을 열어주고 다급하게 방으로 들어온 우 비서는 그녀의 짐을 정리하며 왠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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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5화 버텨야 해요

소은정의 날카로운 질문에 어색하게 시선을 피한 우연준이 대답했다.“그게...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어차피 언젠가 밝혀질 일이기도 하고 대표님이 걱정돼서요...”말문이 막힌 소은정은 우연준을 흘겨본 뒤 발걸음을 옮겼다.어휴, 돌아가면 은호 오빠한테 한 소리 듣겠는데?이제야 발걸음을 재촉하는 소은정의 모습에 우연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한편, 이른 아침. 전인국 저택.잔뜩 굳은 표정의 전인국이 화려한 거실 중간에 서 있다.밤새 한 숨도 못 잔 건지 유난히 지쳐보이는 그의 앞으로 의사가 다가왔다.“회장님.”“어때?”“긍정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오랜 시간 질식된 것 같은데... 뇌는 5분만 산소가 차단되어도 손상이 시작되는 민감한 부위라...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대표님께서 의식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군요...”의사의 브리핑에 전인국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져갔다.“그래서 결론이 뭐야!”전인국의 호통에 움찔하던 의사는 결국 최악의 경우를 말하고 만다.“최악의 경우 하반신 마비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군요.”사형 통보와 같은 의사의 설명에 다리에 힘이 풀린 전인국이 비틀거리고 그의 뒤를 지키던 직원들이 그를 부축했다.“회장님, 진정하세요!”“진정?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누가 감히 내... 동생에게!”“아들”이라는 단어가 목구멍까지 튀어올랐지만 그를 바라보는 직원들의 시선에 결국 억지로 삼켜버리는 전인국이었다.하지만 워낙 평소 전기섭을 아껴왔던 전인국이었기에 직원들도 딱히 이상하다는 느낌 없이 너도나도 위로를 건넸다.“어젯밤 도련님이 만났던 사람들을 조사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어제 하필 CCTV에 문제가 생겨서 누가 도련님을 문 앞에 두고 갔는지 알아낼 방법이...”집사가 말끝을 흐리고 전인국은 눈을 질끈 감았다.처음 전기섭을 발견했을 때 그 비참했던 모습이 다시 떠오르며 전인국은 숨이 턱 막혀왔다.선명하게 남은 목 졸린 흔적과 살아있다고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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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화 재미있는 일

밤을 새운 탓인지 박수혁의 목소리는 살짝 잠겨있었다.정신을 차리기 위해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는 박수혁을 바라보던 이한석은 말없이 돌아섰다.어제 소은정을 만난 뒤로 어딘가 이상해지셨단 말이야...한 시간 뒤, 누군가 차창을 두드리고 잠깐 눈을 붙이던 박수혁이 눈을 번쩍 떴다.“HY 투자 정하겸 회장 아들 정인규입니다. 전에 파티에서 한 번 뵀었습니다.”파티에서 박수혁과 어떻게든 말이라도 걸어보려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그들을 일일이 다 기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쩌면 못 알아보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이한석의 소개에 박수혁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귀찮긴 하지만 HY 투자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으니 일단 상대해 주는 게 좋겠어...먼저 차에서 내린 이한석이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정 대표님 오랜만입니다. 여기서 다 뵙네요.”정인규는 재벌 2세 특유의 거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어제 여기서 파티가 있었는데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아예 하룻밤 묵었거든요. 난 내가 잘못 본 줄 알았는데 정말 박 대표님이시네요?”이에 이한석이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지금 손님 기다리는 중이시거든요.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정인규와 눈이 마주친 박수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정 대표님, 오랜만이네요.”“그러게요. 그런데 누굴 기다리시는 겁니까? 제가 아는 사람일 수도 있잖아요.”어떻게든 태한그룹 박수혁과 친해져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정인규는 최대한 적극적인 표정을 지어보였다.“친구 기다리는 중입니다.”“남자분? 아니면 여자친구?”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정인규를 바라보는 박수혁의 표정이 차갑게 굳고 이한석이 바로 대신 해명했다.“아, 한국 친구분이라 정 대표님은 잘 모르실 거예요.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한국이요?”잠깐 멈칫하던 정인규가 피식 웃었다.“아, 아쉽네요.”하지만 잠시 후, 뭔가 생각하던 정인규가 고개를 들더니 말을 이어갔다.“그러고 보니 어젯밤 아주 재밌는 일이 있었다는군요. 한국에서 온 여자라는데 무슨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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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7화 마녀

이한석의 질문에 정인규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뭐가 그렇게 급해요? 뭐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마 괜찮을 거예요. 야밤에 경호원 수십 명을 대동할 수 있는 여자가 어디 보통 사람이겠어요?”하지만 정인규의 답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은 이한석의 시선이 천천히 박수혁에게로 향했다.왠지 그의 주위만 더 춥게 느껴질 정도로 어마무시한 냉기를 내뿜던 박수혁이 최대한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비서, 당장 가서 알아봐. 어젯밤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단 하나도 빼놓지 말고 당장!”이한석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리고 정인규를 향해 고개를 돌린 이한석이 입을 열었다.“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게 저희 대표님은 따로 볼일이 있으셔서...”이에 정인규도 눈치껏 고개를 끄덕였다.“아, 제가 대표님 시간을 너무 많이 뺏었네요.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네.”박수혁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탓인지 살짝 쉰 듯한 목소리는 감출 수 없었다.바로 차문을 닫은 이한석이 정인규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안녕히 가십시오, 정 대표님.”“네, 이 비서님도요.”잠시 후, 차에 탄 이한석은 바로 호텔 지배인에게 전화부터 걸었다.20분 뒤.통화를 마친 이한석이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대표님, 호텔 CCTV 확인 결과 전기섭 대표가 술을 마시고 소 대표님 방으로 찾아간 것 같습니다.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 비서와 경호원들이 방으로 들어가고 얼마 후 전기섭이 사람들에게 들린 채 나왔다고 합니다. 정신을 잃은 상태로요.”이한석의 설명에도 박수혁의 표정은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선팅된 창문으로 비추는 햇살이 박수혁의 얼굴을 더 어둡게 만들어주었다.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고? 은정이는 괜찮은 걸까? 혹시 다치진 않았을까?“지금 어디 있대?”옷매무새를 정리한 박수혁이 손잡이에 손을 올린 순간.이한석이 다급하게 말을 이어갔다.“아, 대표님. 소 대표님은 오늘 아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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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8화 별거 아니야

그녀를 꼭 안은 전동하의 미소는 더 밝아졌다.포옹은 꽤 긴 시간 동안 이어졌고 왠지 콧등이 시큰해지는 기분과 함께 소은정이 입을 열었다.“겨우 하루 못 본 건데... 보고 싶었어요.”소은정을 안은 전동하의 팔에 더 힘이 들어가고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소은정의 등과 머리를 쓰다듬었다.“나도요.”한편, 두 사람의 애정행각을 가만히 보고 있던 누군가가 결국 참지 못하고 헛기침을 내뱉었다.“크흠.”예상치 못한 인기척에 부랴부랴 전동하의 품에서 벗어난 소은정은 차가운 표정의 소은호를 발견하고 흠칫했다.“오빠?”소은호의 옆에 서 있던 한시연이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손을 저었다.“아가씨.”“하, 소은정, 이 오빠는 보이지도 안 나봐?”소은호가 눈을 흘기며 불평을 내뱉자 한시연이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미간을 찌푸린 채 전동하를 돌아본 소은정이 구시렁댔다.“난... 동하 씨 혼자서 온 줄 알았는데...”오빠랑 새언니랑 다 같이 온 거야? 그럼 아까 모습도 다 봤다는 거 아니야. 윽... 민망해. 쪽팔려!잔뜩 굳은 표정의 소은호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출국한 지 하루만에 해외에서 그 큰 사고를 쳤으면 바로 돌아올 것이지 그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와? 겁이 없는 건지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건지...”오빠의 꾸지람에 소은정이 메롱 표정을 지어보였다.“괜찮을 거라고 예상하고 잔 거야. 오빠는 내가 바보인 줄 알아?”이때 다가온 한시연이 설명을 이어갔다.“괜찮아 보여서 다행이에요. 오빠 말은 이렇게 해도 어제 잠 한숨 못 잤어요. 미국까지 직접 찾아가려다가 괜히 시선만 끌 것 같아서 겨우 참았다니까요.”“우리 오빠도 새언니처럼 말 좀 이쁘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이에 혀를 한 번 찬 소은호가 손가락으로 소은정의 이마를 살짝 밀었다.“지금 네가 내 태도로 뭐라고 할 상황이야? 시연이도 너 때문에 잠 한 숨 못 잤어. 새벽까지 미국 형사법을 들여봤다고.”소은호의 말에 흠칫하던 소은정은 그제야 한시연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았다.하얀 한시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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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화 직접 방문

눈썹을 치켜세운 채 전동하를 바라보던 소은정이 웃음을 터트렸다.긴장했나 봐. 인사드리고 싶다고 그렇게 노래를 부르더니...전동하도 이 상황이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지만 이렇게 된 이상 피할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전동하와 서로 시선을 주고 받는 동생을 바라보던 소은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하, 소은정... 아주 좋아 죽네... 도저히 못 봐주겠다.“얼른 가요.”소은정이 전동하의 팔짱을 꼭 끼었지만 소은호의 눈치를 살피던 전동하가 그녀의 손을 스르륵 떼어내려 했다.하지만 그런 전동하를 골통 먹이려고 작정이라도 한 듯 소은정은 팔에 더 꽉 힘을 주며 싱긋 웃어보였다.내숭은... 평소엔 더 심한 짓도 하면서.행복하게 웃는 소은정을 바라보던 우연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이다... 어쨌든 무사히 돌아오셨으니 한고비 넘겼어.차에 탄 소은호가 우연준을 돌아보았다.“우 비서는 이만 퇴근해요. 내일 바로 회사로 출근하고요.”소은정을 힐끗 바라본 우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네.”“우 비서님 세미한테 연락해서 화보 촬영장 상황 계속 지켜보는 거 잊지 마세요.”“네, 대표님.”다행이다. 일을 맡기시는 걸 보니 고자질한 건 그냥 넘어가실 건가 봐. 잠시 후, 소은정의 본가.소은정의 예상과 다르게 소찬식은 낚싯대를 든 채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린 소찬식이 짧은 통화를 마쳤다.“왔어?”고개를 끄덕인 소은호가 한시연의 팔을 끌고 거실로 향하고 부랴부랴 소찬식을 향해 인사를 한 한시연은 그런 소은호를 살짝 흘겨보았다.“자리 피해주는 게 나아. 저기 계속 있다간 우리한테까지 불똥 튄다고.”이에 소은정이 오빠를 흘겨보았다.오빠, 다 들려... 아빠 화 많이 나셨겠지?역시나 심상치 않은 표정의 소찬식의 눈치를 살피던 소은정이 먼저 잘못을 인정했다.“아빠... 잘못했어요.”“뭘 잘못했는데?”하, 여자친구랑 싸우는 남자친구가 된 것 같네.우물쭈물하던 소은정이 솔직하게 말했다.“솔직히 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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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화 축하 파티

”하하, 그래.”고개를 끄덕인 소찬식이 전동하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가고 집사가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소은정의 곁으로 다가갔다.“아가씨, 뭐 드시고 싶으세요? 점심은 아가씨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준비할게요.”휴, 한 고비 넘긴 건가?한숨을 내쉰 소은정이 배를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급하게 떠나느라 아침도 못 먹었더니 배가 고프네요.”멀미로 인한 울렁거림이 사라지니 바로 배가 고프기 시작한 소은정이었다.“아니. 아침을 안 드시면 어떡해요. 제가 일단 디저트라도 준비할게요.”말을 마친 집사가 부랴부랴 집으로 들어가고 소은정도 여유롭게 그 뒤를 따랐다.옷을 갈아입고 내려오는 소은호, 직원들에게 뭔가를 분부하는 한시연, 거실 소파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전동하와 소찬식을 바라보던 소은정이 생각에 잠겼다.뭔가 허전한데? 아! 은해 오빠! 은해 오빠가 없으니까 틱틱댈 상대가 없네...이때 소찬식이 고개를 들리더니 그녀를 흘겨보았다.“거기 멍하니 서서 뭐 해? 어서 앉아.”아직도 화가 덜 풀린 듯한 소찬식의 모습에 소은정은 쪼르르 다가가 소파에 앉아 반짝이는 눈동자로 아빠를 바라보았다.그 맑은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소찬식도 차오르던 분노가 사르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나도 참 딸바보라니까. 내내 벼르고 있었는데 저 눈을 보니 화를 못 내겠어.“너 그런 사고를 쳤으면 바로 집에 연락부터 해야지. 그래야 해결을 하든 할 거 아니야. 그런데 그 호텔에서 하룻밤 자고 와?”“어쨌든 무사히 돌아왔잖아요. 축하해 주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축하?”어이없다는 듯 웃던 소찬식이 물었다.“네가 뭘 잘못했는지 알아?”갑자기 진지해진 소찬식의 목소리에 전동하가 움찔했다.이때 커피잔을 든 채 다가온 소은호가 털썩 소파에 앉았다.“그렇게까지 때리면 안 되는 거였는데... 아니다. 아예 죽여버렸어야 하나요?”소은정이 뒷말을 하지 않았다면 전동하는 진심으로 그녀가 반성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커피를 뿜을 뻔한 소은호가 동생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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