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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도망칠 거야?

잠시 후, 경호원들과 다시 올라온 우연준은 엉망이 된 소은정의 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청소가 끝나고 혹시나 소은정에게 트라우마라도 남았으나 어쩌나 싶어 우연준이 먼저 물었다.

“아, 여기서 지내는 게 불편하시면 다른 방으로 바꾸시는 게 어떠시겠습니까? 아니면 아예 다른 호텔로 옮기시는 것도 괜찮고요.”

하지만 소파에서 일어 선 소은정은 여유로운 미소로 응했다.

“아니에요. 오늘은 대충 여기서 묵고 내일 아침 바로 여길 뜨죠.”

“도망치시는 겁니까?”

무의식적으로 질문을 내뱉은 우연준은 혀라도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으면 어떡해.

하지만 소은정은 화 대신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네. 당연히 도망쳐야죠.”

전기섭의 내뱉은 여러 가지 개소리 중 굳이 한 가지 정확한 말을 고르자면 미국은 확실히 전인그룹의 영역이었다.

마지막으로 살아있는 걸 확인하긴 했지만 혹시나 전기섭이 그 사이에 죽기라도 한다면 일이 더 복잡해질 터.

그쪽에서 소은정이 한 짓임을 알아내기 전에 먼저 이곳을 뜨는 게 어떻게 보나 현명한 선택이었다.

소은정이 화를 내지 않자 우연준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바로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은정도 측과 세미에게 촬영 장소를 변경하는 게 어떻겠냐 제안했다. 물론 모든 비용은 그녀가 지불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소은정이 제안한 새 촬영 장소가 더 끌리는 곳이기도 했고 모든 비용도 소은정이 부담하겠다고 했으니 양쪽 모두 별 이견 없이 그녀의 제안에 응했다.

통화를 마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소은정은 그제야 전동하에게서 총 89개의 부재중 전화가 도착해 있음을 발견했다.

아, 걱정 많이 하고 있겠네.

그녀가 전동하에게 전화를 다시 걸려던 그때, 휴대폰 액정이 다시 반짝였다.

“여보세요?”

“하... 드디어 받았네요. 괜찮은 거죠? 전기섭 그 개자식은요? 경호원들은 도착했어요?”

전동하의 다급한 목소리에서 초조함이 고스란이 느껴졌다.

그 목소리에 방금 전까지 그녀를 예민하게 만들던 날카로운 얼음가시가 사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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