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61 - 챕터 1170

2631 챕터

제1161화 방해꾼

소은정과 전동하가 레스토랑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이 다가왔다.“소은정 대표님? 소 대표님이 룸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두 분과 합석을 원하시는 것 같은데요.”직원의 말에 소은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소 대표님? 누구지?전동하 얼굴 역시 긴장감으로 굳어버렸다.“아, 소은호 대표님이요.”소은정과 전동하가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았다.아니 많고 많은 레스토랑 중에 하필 오빠가 여기 있다고?소은호가 있는 룸은 마침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었고 두 사람이 함께 손을 잡고 들어오는 걸 본 그가 바로 직원을 시켜 두 사람을 초대한 것이었다.소은호의 맞은 편에 앉아있는 한시연이 고개를 저었다.“왜 굳이 이렇게까지 해? 두 사람 편하게 식사하게 내버려두지...”“이렇게 만난 것도 우연인데 같이 먹으면 좋잖아?”“하, 여동생 주기 아까워서 그런 거 아니야? 설마... 질투하는 거야? 아가씨도 행복해지길 바라는 거 아니었어? 이제 겨우 새로운 연애 시작했는데 오빠 때문에 겁 먹고 도망치면 어쩌려고.”한시연의 말에 소은호가 픽 웃었다.“이 정도로 도망치면 겨우 그 정도 그릇이라는 거겠지.”아이고, 불쌍한 아가씨...바로 이때 누군가 룸 문을 두드렸다.소은호가 들어오라는 말을 하기 전에 소은정이 문을 벌컥 열었다.“하, 오빠도 데이트 중이었어? 우리가 눈치없이 낀 거 아니지?”그녀의 뒤를 따른 전동하가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다.“아가씨,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고 오빠한테 한 마디 했더니 바로 직원한테 부탁해서 부르는 거 있죠. 두 사람 식사하는 데 내가 방해된 건 아니죠?”“에이, 언니도 참. 언니 부름이라면 언제든지 응해야죠.”두 여자의 가식적인 대화에 소은호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이에 한시연과 소은정이 동시에 소은호를 흘겨보고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전동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럼 실례하겠습니다.”“어서 앉으세요.”한시연이 우아한 손짓으로 전동하를 안내했다.잠시 후 두 커플이 마주앉고 분위기가 묘하게 가라앉았다.먼저 침묵을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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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친절한 사람

소은호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한시연은 소은정의 눈치를 살폈다.이것은 전동하에 대한 소은호 나름대로의 테스트라는 걸 두 여자 모두 눈치챘지만 그 누구도 섣불리 입을 열지 못했다.소은호의 질문에 전동하는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다.“아마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을 테고 그것이 두렵지 않다면 그것도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곳에 있습니다. 이 세상에 제 사랑보다 더 중요한 건 없어요.”전동하의 돌직구에 소은호의 장난스러운 미소가 살짝 굳었다.한시연도 흠칫 놀란 표정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지만 그의 당돌한 고백에 이미 익숙해진 소은정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소은호 역시 소은정, 전동하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관계 변화를 느꼈지만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식사 분위기는 나름 화목했지만 소은호와 전동하에 오가는 공적인 대화에 소은정은 도저히 식사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이제 곧 끝나겠네...식사를 마친 소은정이 화장실로 향하고 한시연도 말없이 그 뒤를 따랐다.“아가씨, 오빠도 아가씨 걱정돼서 저러는 거예요. 화내지 말아요...”“저도 알아요. 그리고 내가 어떻게 오빠한테 화를 내겠어요. 아빠도 은호 오빠 화내는 건 무섭다고 하더라니까요.”“전 대표님 좋은 사람처럼 보이긴 하는데... 그래도 좀 더 지켜봐요. 충동적인 결정으로 후회할 일 만들지 말고요.”“저도 알아요. 오빠도 언니도 제 걱정 많이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요. 하지만 난 동하 씨 믿어요. 언니가 모든 걸 포기하고 오빠를 선택했던 것처럼 동하 씨도 그럴 수 있을 거예요.”소은정이 한시연을 향해 싱긋 웃고 한시연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아가씨는 이미 결정을 내린 모양이네.한시연 역시 전동하에 대한 인상이 나쁘지 않았지만 소은호는 이미 남자에게 한 번 데인 여동생이 상당히 걱정되는 모양이었다.소은정이 다시 룸으로 돌아왔을 때 소은호와 한시연은 이미 자리를 뜬 뒤였다.소은정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전동하를 향해 싱긋 웃어보였다.“아까 긴장 많이 됐어요?”“견딜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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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3화 벗어

뒷좌석에 앉은 기사는 말 그대로 좌불안석이었다.운전은 원래 그의 일인데 그것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상석인 뒷좌석에 앉게 하다니.가시방석이 있다면 여기가 아닐까 싶었다.한편 전동하도 어이가 없긴 마찬가지였다.사실 소은정이 기사를 돌려보내면 손이라도 잡고 가려고 한 건데...기사를 뒷좌석에 앉힐 줄이야.이럴 줄 알았으면 뒷좌석에 앉는 건데...잠시 후, 차량이 이글 엔터 건물 앞에 도착하고 짧은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소은정이 먼저 차에서 내렸다.도준호가 내려보낸 직원이 그녀를 맞이했고 소은정은 바로 대표 사무실로 향했다.소은정이 사무실로 들어오자 통화 중이던 도준호가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손호영 씨에 관해 말씀드릴 게 있었는데 가시죠?”도준호가 그녀를 어딘가로 안내하고 소은정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성과요?”소은정의 질문에 도준호는 생각만 해도 기쁜지 헛웃음을 지었다.“며칠 전 바이올렛 잡지 편집장이 저희 쪽으로 연락을 줬었어요. 손호영 씨를 이번 달 잡지 모델로 쓰고 싶다더라고요. 대표님도 아시다시피 전 세계 패션잡지들 중 불굴의 1위지 않습니까?”예상치 못한 좋은 소식에 소은정의 눈도 휘둥그레졌다.“정말요?”“사실 저도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다니까요. 얼마 전까지 가정폭력남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손호영 씨에게 먼저 이런 제안이 올 줄이야. 하지만 워낙 좋은 기회이니 일단 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화보 촬영 중인데 같이 가보실래요?”소은해를 따라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에는 수없이 가보았지만 잡지 촬영현장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소은정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도준호의 안내로 소은정은 촬영 현장에 도착한다.시끌벅적한 드라마 촬영장과 달리 화보 촬영장은 수많은 직원들이 움직이고 있음에도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곧이어 셔터 소리가 촬영장을 가득 채웠다.“저기요. 너무 뻣뻣한 거 아닙니까?”“손호영 씨, 지금 장난해요?”“옷 좀 더 위로 올려요. 아니 팬티 라벨 드러내라니까. 아니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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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예술은 돈으로 바꿀 수 없는 법

한편, 포토그래퍼는 도준호와 소은정의 안색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다.소은정의 뒤를 지키는 든든한 SC그룹도 무서웠지만 그녀의 셋째 오빠인 소은해는 연예계에서 말 그대로 절대신과 같은 존재, 괜히 건드렸다간 포토그래퍼로서의 인생이 끝날 수도 있으니 일단 굽히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소 대표님, 저희 쪽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 적당한 압박은 모델이 빠르게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하지만 말도 안 되는 그의 변명이 소은정에게 먹힐 리가 없었다.“글쎄요. 그렇다면 잡지를 보는 대중들의 입장에서 얘기하죠. 손호영 씨는 얼마 전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졌죠. 이런 상황에서 노출 사진이 뜬다면 대중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건 그쪽이 더 잘 알 것 같은데요.”소은정의 날카로운 지적에 포토그래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전... 전 그게 아니라...”분위기가 어색해지자 편집장이 또각또각 걸어왔다. 잘 관리된 몸매에 세련된 옷차림, 성숙한 여인의 분위기가 인상적인 여자였다.“소은정 대표님? 여기 이세준 씨는 업계에서 알아주는 포토그래퍼예요. 수많은 대작들을 만들어냈죠. 모델로서 세준 씨 앞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영광입니다. 얼마나 많은 연예인들이 이 기회를 바라는지 아세요?”묘하게 변한 분위기에 도준호가 어색한 기침을 내뱉었다.“이쪽은 바이올렛 편집장 장고은 씨입니다. 손호영 씨를 표지 모델로 추천한 분이시기도 하죠.”소은정이 고개를 돌린 순간, 장고은은 자신의 눈동자에 저도 모르게 스치는 질투의 감정을 지워내기 위해 애를 쓸 수밖에 없었다.패션화보 편집장으로 있으면서 수많은 연예인과 모델들을 만났지만 소은정의 몸매와 얼굴은 그리고 분위기는 가히 독보적이었다. 아마 연예인으로 데뷔했어도 많은 사랑을 받았을 게 분명할 터.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매력을 가진 여자.미모는 물론이고 지혜와 재력까지 모든 걸 가진 여자...저런 여자에게도 콤플렉스라는 게 있을까?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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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5화 싫으면 말고

소은정의 목소리가 촬영장에 울려 퍼지고 직원들 중에는 쾌재를 부르는 이들도 꽤 있었다.바이올렛이 연예인들을 상대로 등급을 나눈다는 사실은 패션업계에서 다 알고 있는 비밀이나 마찬가지.하지만 매출이나 대중들의 반응이 워낙 좋다 보니 모델로 찍힌 연예인들도 순간적인 모욕감보다 인기를 선택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뒤에서 욕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바이올렛과 일하기 위해 편집장과 포토그래퍼의 눈치를 보는 것이 이 바닥의 룰이었다.하지만 추악한 그들의 밑낯을 포장하는 예쁜 포장지를 걷어낸 것이나 다름없는 소은정의 말에 장고은도 이세준도 조용히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이 상황을 어떻게 넘어가야 하나 고민하던 그때, 가만히 있던 도준호가 어떻게든 이 분위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입을 열었다.“대표님, 바이올렛은 섹시 화보를 모토로 하는 패션잡지입니다. 촬영 중에 작은 트러블이 있었던 것 같긴 한데... 다들 한 발씩 물러나는 게 어떨까요? 호영 씨 촬영은 계속 진행하되 노출 수위는 낮춰주세요. 손호영 씨는 곧 SC그룹의 신제품 모델을 맡게 될 사람입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추구하는 SC그룹에게 손호영 씨의 노출사진은 결코 이득이 되지 않을 거예요. 만약 이 사진 때문에 SC그룹의 신제품 매출에 영향이 간다면... 손호영 씨는 물론이고 세준 씨, 고은 편집장님도 입장이 난처해지지 않겠어요?”도준호가 물꼬를 틀어주자 장고은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럼 도 대표님 말씀대로 진행하죠. 세준 씨, 잘 알아들었죠?”하지만 소은정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이번 촬영은 없었던 걸로 하죠. 다들 철수해 주세요.”소은정의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비록 바이올렛 쪽에서 먼저 촬영을 제안한 건 맞지만 손호영 정도 레벨의 연예인에게 바이올렛 화보 촬영은 하늘에서 내려준 기회 그 자체, 감지덕지해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엎어버린다니...애써 미소를 유지하던 장고은의 표정도 어느새 굳고 말았다.“대표님, 사업만 하셔서 잘 모르나 본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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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6화 이 바닥의 룰

도준호가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제 실수입니다. 대표님을 모시고 여기로 오는 게 아니었는데...”“아니요. 잘 하셨어요. 대표님 말씀이 맞아요. 손호영의 일거수일투족은 SC그룹의 이미지나 마찬가지예요. 그 어떤 부정적인 이미지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지금 여기서 노출남 이미지까지 씌워지면 저희가 지금까지 들였던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되는 거예요.”어느새 옷을 갈아입은 손호영이 그녀에게 다가왔다.“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화보 촬영은 중단됐지만 앞으로도 연기 활동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요즘... 절 지켜보는 파파라치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이미지 관리 제대로 하겠습니다.”손호영의 대답에 소은정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좋아요. 화보 촬영건은...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어떻게든 해결할 거니까.”다른 연예인들과 달리 끝까지 자신의 자존심을 지킨 손호영의 모습에 소은정도 속으로 꽤 감탄하고 있는 중이었다.명예와 돈 때문에 인격, 자존심 같은 건 버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보니 손호영 같은 이들이 진흙속의 진주처럼 느껴졌다.손호형은 매니저와 함께 자리를 뜨고 소은정과 도준호도 세트장을 떠나 사무실로 돌아왔다.현장에 남겨진 스태프들이 그제야 참았던 감탄을 내뱉었다.“은정 대표님 진짜 너무 멋지시다. 아까 마녀랑 싸우는 거 봤어? 나 반하는 줄 알았잖아.”“하, 마녀 생각이야 뭐 뻔하지 뭐. 손호영 누드 사진으로 어떻게든 협박해서 더러운 짓거리를 하려는 거잖아. 하, 나이로 치면 자기 조카 뻘인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나 몰라. 그렇게 외로운가?”“은정 대표님이 와서 다행이었어. 손호영 씨가 안 벗겠다고 계속 고집을 부렸잖아. 진짜 큰일나는 거 아닌가 걱정했었는데...”“윽, 나도 이 바닥에서 일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이럴 때마다 너무 현타 온다. 이렇게 마녀한테 이용 당하는 연예인들 한두번 보는 것도 아니고...”“어쨌든 오늘도 은정 대표님은 멋지셨어!”한편 도준호 대표의 사무실.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는 소은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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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7화 안 되면 다 사버려

잠깐 고민하던 소은정이 물었다.“지금 패션업계에서 인기가 가장 많고 영향력이 가장 좋은 잡지사가 어디죠?”뜬금없는 질문에 도준호가 고개를 갸웃했다.“그건 왜 물으시는지?”여유롭게 커피를 한 모금 마신 소은정이 대답했다.“이왕 찍으려면 최고의 잡지사에서 찍는 게 좋지 않겠어요?”SC그룹이라면 분명 최고의 잡지사 화보 촬영건을 따낼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최고의 잡지사가 흑역사를 가지고 있는 B급 연예인을 표지 모델로 쓰려고 할까?그쪽도 업계 1위로서 프라이드가 있을 텐데.도준호는 불가능하다고 확신했지만 답을 기다리고 있는 소은정의 표정에 솔직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잡지사는 미국 패션 잡지 입니다. 패션업계의 트렌드세터이기도 하고...”도준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거기로 하죠.”순간 도준호의 눈이 커다래졌다.“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도 대표님이 생각하는 그 뜻 맞아요. 정 안 되면 그 잡지사 저희가 인수할 겁니다.”“네?”금방이라도 눈동자가 튀어나올 듯 도준호의 눈이 커다래졌다.하지만 소은정의 표정을 보아하니 이미 마음을 굳힌 듯했다.“아니, 조금 더 고민해 보시는 건 어떠실지. 사실 국내 잡지사도...”하지만 소은정은 귀찮다는 듯 손을 저었다.“아니요. VJ 그 잡지사로 해요. 다른 건 내가 싫어요.”말을 마친 소은정이 사무실을 나서고 허탈한 얼굴로 한참 앉아있던 도준호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멀리 해외에 있는 소은해에게 문자를 보냈다.“은해 씨 여동생 드디어 미쳤나 봐! 를 인수하겠대!”잠시 후, 소은해에게서 답장이 도착했다.“은정이 하고 싶은대로 내버려둬.”도착한 그의 답장에 도준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미쳤어. 이 집안 사람들은 다 미쳤어...한편, 회사로 돌아온 소은정은 잠시 고민하다 김하늘에게 전화를 걸었다.김하늘은 패션업체 대표이니 이쪽으로는 훨씬 더 잘 알고 있을 테니까.통화연결음이 몇 번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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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8화 아무것도 모르는 나

한참 동안 기침을 하던 김하늘은 한참 뒤에야 말을 이어갔다.“야, 소은정 또 무슨 짓을 꾸미려는 거야. 너희 집안 돈 네가 다 말아먹겠다.”김하늘의 말에 소은정이 가소롭다는 듯 픽 웃었다.“뭐야? 너 나 지금 무시해? 아니면 VJ 잡지사가 그렇게 대단한 곳이야?”“뭐 그건 아니지만...”게다가 소은정이 마음을 먹은 이상 그녀의 가족들도 전력으로 응원해 줄 게 분명할 터...“그래도 인수는 너무 극단적이지 않아? 내가 사람 한 명 소개해 줄게. 아마 도움이 될 거야.”딱히 누군지는 말하지 않고 뜸을 들이는 김하늘의 모습에 소은정이 짜증스레 입을 열었다.“얼른 말하지 그래?”“동하 씨 말이야. 남자친구 두고 왜 엄한 돈을 써?”“동하 씨? 동하 씨가 연예인도 아니고 잡지사랑 얽힐 일이 있나?”“너 정말 네 남자친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구나?”겨우 물 한 모금을 마신 김하늘이 말을 이어갔다.“VJ 잡지는 연예인만 취급하는 곳이 아니야. 몇 년 전부터 전동하 대표에 관한 인터뷰를 싣고 싶다고 사정사정 한 것 같은데 다 사절한 것 같더라고. 그래도 그쪽 편집장이랑은 사이가 꽤 좋은가 봐. 같이 파티에도 참석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고. 나보다는 동하 씨한테 부탁하는 게 훨씬 더 빠를 것 같은데...”김하늘의 말에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오케이. 고마워.”통화를 마친 소은정이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하고 마침 사무실로 들어온 우연준이 고개를 갸웃했다.“지금 가시는 겁니까?”“네. 드디어 퇴근이네요. 그럼 이만...”더 말을 걸 틈도 없이 사라지는 소은정을 바라보던 우연준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아니, 오늘 사무실에 두 시간도 안 계셨으면서 드디어 퇴근이라니...소은정은 유명한 레스토랑으로 향해 음식들을 포장한 뒤 오피스텔로 돌아갔다.잠시 후, 전동하의 오피스텔 문 앞에 선 소은정은 손을 뻗었다가 다시 어색하게 거둬들였다.비밀번호는 이사 첫 날부터 전동하가 알려주어 알고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말없이 들어가 본 적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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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안 돼?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소은정이 입을 떡 벌렸다.“적당히 먹어요. 그러다가 체하면 어쩌려고...”마지막 반찬까지 집어먹은 전동하가 티슈로 손을 닦았다.“은정 씨 정성이 담긴 음식인데 하나라도 남기고 싶지 않아서요.”전동하도 워낙 자기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사람이라 이렇게까지 과식한 건 몇 년만에 처음이었지만 마음만은 달콤했다.마치 온 세계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이랄까?두 사람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마주치자 소은정이 먼저 싱긋 웃어보였다.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에서 평소에는 느껴지지 않는 묘한 적극성에 전동하가 먼저 물었다.“혹시 부탁할 거 있어요?”소은정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바이올렛 장고은 편집장이 손호영 씨한테 누드 화보를 강요해서 제가 거절했거든요. 그쪽도 기분이 많이 상했을 테니까 가만히 있진 않을 테고 그래서 지금 바이올렛보다 영향력이 더 큰 잡지사 화보를 찍어야 하는 상황이에요. 미국 패션잡지 VJ 정도면 괜찮을 것 같은데... 은해 오빠도 곁에 없고... 혹시 동하 씨가 아는 사람이면 다리 좀 놔줄 수 있어요?”소은정의 설명을 가만히 듣고 있던 전동하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은정 씨가 먼저 나한테 부탁을 해줬어. 이런 기회는 절대 쉽게 오지 않는 건데...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안 될까요?”한참이 지나도 아무 대답 없는 전동하의 모습에 소은정이 다시 눈치를 살폈다.동하 씨도 안 되면... 은해 오빠한테 부탁할 수밖에...잠시 후 눈동자가 이쁘게 휘어지도록 웃던 전동하가 대답했다.“아니요. 무조건 도와야죠. 아니, 은정 씨를 도울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바로 휴대폰을 꺼낸 전동하는 VJ 편집장에게 전화를 걸었다.소은정이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지켜보던 와중에 전화 연결음이 몇 번 울리기도 전에 낯선 사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동하 씨? 무슨 일로 먼저 전화를 다 했어요. 미국에는 언제 들어와요? 저번에 말했던 인터뷰...”수화기 저편에서 들리는 목소리 톤을 보아하니 두 사람 사이 듣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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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0화 너무 쉽잖아

이어서 수화기를 통해 실리아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미쳤나 봐...”전동하가 다시 실리아를 설득하려던 그때 소은정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은해 오빠.”이름을 확인한 소은정이 싱긋 웃었다.분명 도준호 대표한테서 뭔가 들었을 테고 이렇게 전화가 왔다는 건... 뭔가 방법이 있다는 뜻일 테니까.휴대폰을 가리킨 소은정이 베란다로 향했다.“어, 오빠.”평소 같지 않은 소은정의 달콤한 목소리에 소은해의 뒷덜미에 소름이 돋았다.“VJ 인수하겠다고 했다면서?”소은해의 단도적인 질문에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응. 우리가 직접 인수해서 내가 원하는 연예인 좀 쓰려고. 다른 잡지사들 눈치 보는 거 짜증 나.”“뭐 일리있는 말이네. 응원해.”한편 전동하는 통화 중인 소은정을 돌아보았다. 붉은 노을이 소은정을 비추고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모습에 전동하는 넋을 잃은 채 한참을 바라보았다.그의 감상을 방해한 건 바로 실리아의 목소리였다.“동하, 아까 그 여자 누구야? 뭔데 우리 VJ를 인수하겠다느니 그런 소리를 해?”실리아라는 여자는 지금 당장이라도 한국으로 달려와 소은정과 한판 싸우려는 기세였다.“SC그룹 소은정 대표, 내 여자친구기도 하죠.”여자친구라고 당당히 말하는 전동하의 입가에 의기양양한 미소가 피어올랐다.SC그룹 대표라는 말에 놀란 것인지 전동하가 연애를 한다는 사실에 놀란 것인지 한참을 침묵하던 실리아가 훨씬 더 차분해진 목소리로 물었다.“진심이에요?”“뭐가요?”“VJ를 인수하겠다는 말, 사실이냐고요.”“물론이죠.”“사실... 몇 개월 전인가? 소은정 대표를 표지 모델로 쓰고 모시려고 했었거든요. 외모며 분위기며 워낙 완벽하니까. 그래서 회사로 정식으로 공문까지 보냈는데 미팅은커녕 바로 거절당했었죠.”그룹 대표가 연예인도 아니고 대단한 관종이 아닌 이상, 잡지 표지모델 제안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마 찾아보기가 힘들 것이다.특히 SC그룹처럼 이미 기반이 탄탄한 회사는 대표가 얼굴을 팔아서 홍보할 필요도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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