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41 - 챕터 1150

2631 챕터

제1141화 만병통치약

집사 아저씨도 소은정의 차를 보고 의외라는 표정을 짓다 곧 환하게 웃으며 그녀를 맞이했다.“아가씨, 식사 하셨어요? 그런데 술 드셨어요? 일단 꿀물이라도 드릴까요?”“아니에요. 술 먹고 운전을 어떻게 해요. 그냥 냄새가 묻었나봐요. 꿀물은 괜찮으니까 일찍 쉬세요, 아저씨.”소은정의 미소에 집사 아저씨도 자상한 미소로 화답했다.집으로 들어간 소은정은 소은호가 거실에 앉아 메일을 확인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소은호 역시 여동생의 갑작스러운 귀가가 의아한 듯 물었다.“오늘은 왜 여기로 왔어?”대충 미소로 대답을 대신한 그녀가 물었다.“아빠는?”“주무셔.”이에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나 방으로 들어간다?”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소은호가 여동생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감정 변화에 무딘 그마저도 소은정의 모습이 왠지 이상하게 느껴졌으니까.방으로 들어온 소은정은 바로 욕조에 물을 받아 몸을 담그었다.어디서 나타난 건지 소호랑이 소파에 폴짝 뛰어올랐다.“엄마, 나 이번에 또 선물 많이 샀어요. 엄마한테 주려고요.”소호랑의 새 취미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던 그녀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그래, 고마워.”비록 역시 그녀의 카드로 긁은 거겠지만 그녀를 위해 준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기뻤다.“호랑아, 나 물 한잔만 줄래?”소은정의 말에 소호랑은 방안의 스마트 시스템을 이용해 정수기를 가동시켰다.물 한 잔을 한꺼번에 넘겨버린 소은정이 깊은 한숨과 함께 침대에 오르려던 그때.“똑똑똑.”노크 소리에 소은정이 고개를 돌렸다.“은정아, 나야.”오빠가 왜 이 시간에...?소은호의 목소리에 소은정은 다시 아무렇지 않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었다.“응, 오빠...”문 밖에 서 있는 소은호가 선물 상자를 건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시연이한테 주려고 했는데 다시 보니까 너한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더라고. 에르메스 신상이야. 음... 여자들은 백이 만병통치약이라며.”무뚝뚝한 오빠의 선물에 눈시울이
더 보기

제1142화 무시하세요

오빠의 질문에 흠칫하던 소은정은 침묵으로 대답했다.멍하니 바닥만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소은호가 강수를 두었다.“말 안 할 거야? 그럼 내일 우 비서한테 물어볼 수밖에 없겠네. 네가 오늘 어딜 갔었고 누굴 만났었는지 말이야.”입술을 깨물던 소은정이 살짝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 오늘 하나 씨 만났어.”뜬금없이 추하나를 언급하자 소은호가 미간을 지푸렸다.코를 훌쩍이던 소은정이 말을 이어갔다.“강서진 씨 전 와이프 말이야. 얼마 전까지 우혁이랑 잘 사귀고 있었는데 오늘 만났더니 다시 강서진 씨랑 재결합한다더라고. 그 남자 아이를 가졌다면서... 로펌도 다 포기하겠대.”소은호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고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망설이던 소은정이 오빠의 눈치를 살피다 결국 그녀의 기분을 엉망으로 만든 가장 큰 이유를 뱉어냈다.“박수혁 그 개자식이 술 먹고 날... 실컷 욕을 해주긴 했지만 기분은 별로 안 좋네.”소은호의 시선이 순간 차가워졌다.“그 자식이 널 범하려고 한 거야?”“뭐 그렇게 심각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기분은 기분이 더러워. 난 추하나랑은 달라. 감히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려 봐. 정말 죽여버릴 거니까. 박수혁도 내가 그런 사람이란 걸 아니까 끝까지 행하지 못한 거겠지.”소은정이 이를 악물었다.“왜 그걸 이제야 말해? 박수혁 그 자식... 정말 제대로 미쳤네. 너랑 전 대표가 사귀는 걸 알고도 가만히 있는 게 이상하다 싶었어.”“개자식... 맞아도 싸.”여전히 코를 훌쩍이는 그녀의 모습에 소은호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어떻게 복수를 하고 싶어? 오빠한테 말해. 내 동생이 나약하게 애 때문에 전 남편에게 돌아가는 꼴은 못 보니까. 둘 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가만히 안 놔둘 거야.”대한민국에서 감히 박수혁에게 칼을 들이밀 세력이 있다면 아마 SC그룹뿐일 것이다.소은호의 말에 우울하던 소은정의 마음도 조금 편해지는 기분이었다.“나도 그렇게 말했어.”누가 남매 아니랄까 봐 말투도 똑같은 모습에 괜히
더 보기

제1143화 버티기

이른 아침.깊은 잠에 빠져있던 소은정은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에 부스스 눈을 떴지만 곧 다시 잠을 청했다.적어도 이 집에서 그녀의 잠을 방해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내가 잘못 들었나...?하지만 연이어 들리는 노크 소리와 발톱으로 문을 긁는 것 같은 소음이 이건 그녀의 착각이 아님을 말해 주고 있었다.베개로 귀를 막던 소은정이 결국 짜증스레 일어나 맨발로 방문을 벌컥 열었다.이에 문에 기대 있던 소호랑이 중심을 잃고 털썩 쓰러졌다.몸통이 동그란 것이 호랑이 무늬만 없었다면 아기 돼지라 해도 믿을 정도였다.그 귀여운 모습에 머리끝까지 치밀던 짜증이 신기하게도 사그러들었다.하지만 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괜히 화난 척 소호랑을 노려보았다.“소호랑, 너 귀여우면 다야? 또 엄마 잘 때 방해하면 확 팔아버린다?”데굴데굴 구르던 소호랑이 잔뜩 불쌍한 표정으로 소은정의 잠옷 치맛자락을 물었다.“안 돼요! 엄마... 그리고 은호 삼촌이 엄마 깨우라고 시킨 거란 말이에요!”역시나 고개를 든 그녀의 시야에 우유 한 잔을 마시며 2층으로 올라오는 소은호의 모습이 들어왔다.“하, 깼어? 난 네가 죽은 줄 알았네.”이에 소은정이 바로 오빠를 노려보았다.“오늘 휴가 낼 거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깨워?”시계를 확인하던 소은호가 진심으로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벌써 오전 10시야. 언제까지 잘 거야? 새벽에 낚시 나가셨던 아빠도 아까 돌아오셨어...”하,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도 몰라?잔뜩 화난 소은정이 결국 한숨을 푹 내쉬었다.“농담이고 내려가 봐. 애타게 널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까.”의아한 표정을 짓던 소은정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설마...뭔가 깨달은 듯한 소은정이 바로 방을 나서려던 그때, 소은호가 그녀의 옷깃을 잡았다.미간을 찌푸린 채 그녀의 꼴을 살피던 소은호가 말했다.“뭐가 그렇게 급해? 세수하고 옷도 갈아입고 나가. 어차피 이미 충분히 오래 기다렸어. 10분 정도는 더 기다려도 돼.”어쩔 수 없이
더 보기

제1144화 서프라이즈

어제 저녁 자신이 보였던 추태를 생각한 소은정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그러면 안 되었던 건데...한강에서 뺨 맞고 종로에서 화풀이라고... 박수혁에게서 얻은 부정적인 기운을 전동하에게 풀면 안 되는 것이었다...이건 동하 씨한테 너무 불공평하니까...그녀의 발걸음 소리를 들은 건지 전동하의 뒷모습이 살짝 떨려왔다.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부드러운 전동하의 이목구비에 햇살이 드리웠다. 미간 사이에 피곤함이 살짝 드리운 모습에 소은정의 가슴이 욱신거렸다.그녀를 향해 팔을 벌린 전동하가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서프라이즈. 나 보니까 좋아요?”익숙한 목소리에 흠칫하던 소은정은 코끝이 시큰해졌다. 또 우는 거야? 소은정, 너 왜 이렇게 약해졌어...하지만 그 이유를 자세히 생각하기도 전에 그녀의 다리는 전동하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그렇게 전동하와 소은정은 주위 사람들의 시선 따위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 서로를 와락 끌어안았다.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전동하의 체취가 소은정의 코끝을 스쳤다.출장 내내 매일 통화도 문자도 하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했지만 그 동안 소은정은 단 한 번도 그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집 앞까지 찾아온 전동하를 본 순간 소은정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아, 정말 보고 싶었었구나...언제부터인가 전동하도 그녀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 되어 버렸다.처음 사귀기로 했을 때는 분명 전동하에 대한 보상 심리도 조금 담겨있었다.그녀가 마음을 끝까지 열어주지 않는다면 전동하가 스스로 지쳐 떨어져나갈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전동하와 함께 지내며 바뀐 건 오히려 그녀였다.언제부터 이렇게 빠져버린 걸까? 기억도 나지 않았다.한참을 안고 나서야 그녀를 풀어준 전동하가 그녀의 얼굴 구석 구석을 훑어보았다.그의 눈동자가 그리움과 반가움으로 일렁거렸다.“이렇게 보고 싶어 하는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일찍 올 걸 그랬네요.”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소은정이 다급하게 손을 빼냈다.“누가 보고 싶었대요?”
더 보기

제1145화 당신에게만

집사의 안타까운 말투에 소은호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전 대표가 들어오기 싫다고 했겠죠. 은정이도 남자친구랑 밥 먹으려고 도망친 거고요.”“아니... 그래도 인사는 하고 가시지... 아가씨도 참...”어렸을 때부터 소은정을 지켜봐 온 집사가 왠지 섭섭한 말투로 말했다.연애가 아무리 좋아도 망정이지 평소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어디 가신 건지...행여나 또 남자에게 상처를 받을까 걱정이 앞섰다.집사의 말에 소은호가 코웃음을 쳤다.“은정이 성격 잘 아시잖아요. 연애만 한다 하면 애가 미쳐버리는 걸...”한편 전동하의 차 안.여유로운 음악소리가 차 안을 가득 채웠다.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손을 꼭 잡은 두 사람은 그 누구도 먼저 손을 풀지 않았다.귓볼이 살짝 달아오른 소은정은 이 상황이 쑥스러웠지만 마음 한켠만은 따뜻했다.잠시 후, 차량이 멈춰 서고 레스토랑이 아닌 마트 지하주차장인 걸 발견한 소은정이 고개를 갸웃했다.“엥? 왜 여기 세웠어요?”“식자재 좀 사서 직접 요리 하려고요. 지금 이 시간에 레스토랑 가기엔 너무 애매할 것 같아서요.”전동하의 말에 소은저이 고개를 숙였다.괜히 낮잠을 자서는... 오빠가 아니었다면 정말 점심 때까지 잤을지도 몰라.이에 소은정은 고분고분 전동하의 뒤를 따라 마트로 들어갔다.프리미엄 마트라 그런가 제품 대부분이 수입품인데다 가격도 눈이 튀어나올 정도였지만 전동하는 가격 따위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 식자재 하나하나를 열심히 골랐다.가끔씩 레시피까지 펼쳐보다 보니 시간이 조금 걸리고 여기저기 구경하다 지루해진 소은정이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아, 마이크도 데리고 올까요? 동하 씨도 마이크 못 본 지 꽤 됐죠?”마음 같아선 매일 마이크를 보러 학교로 가고 싶었지만 전동하가 출장을 떠나기 전 신신당부를 했던 것도 있고 괜히 얼굴을 보였다가 새 학교에 적응하는 데 방해가 될까 봐 그리움을 꾹꾹 눌러왔던 그녀였다.불쌍한 마이크... 아빠가 얼마나 보고 싶을까?학창시절 소은정도 기숙제 학교를 다녔
더 보기

제1146화 눈 뜬 뒤에도 당신이 있길

“동하 씨가 운이 좋았네요.”소은정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전동하가 싱긋 웃었다.“수잔은 전에 전씨 일가에서 일하던 사람이었어요. 마이크 생부와도 친했고... 제가 집을 나올 때 수잔도 사직서를 제출하고 절 따라나왔죠. 마이크한테 정이 많이 들었는지 자기가 먼저 보살피고 싶다고 나서더군요.”그의 말에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그렇게 두 사람을 신뢰하는 거예요?”“사실 집을 나오고 나서 전 월가에서 자리를 잡느라 집을 비울 때가 많았어요. 그 사이에 마이크가 위험해질 뻔한 적도 많았는데 두 사람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죠.”전동하의 눈동자가 살짝 어두워지고 분위기도 괜히 무거워졌다.괜히 말을 꺼냈나?후회가 밀려들었지만 다행히 곧 오피스텔에 도착하고 두 사람은 자연스레 화제를 돌렸다.잠시 후, 집에 도착한 전동하가 자연스레 주방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소은정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먼 길 오느라 힘들었을 텐데 일단 눈 좀 붙여요. 식사는 내가 준비할게요.”생각지 못한 제안에 전동하의 눈이 살짝 동그래졌다.그 모습에 피식 웃던 소은정이 그의 등을 밀어냈다.“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뭐 주방 폭파라도 시킬까 봐요? 밤새 제대로 자지도 못했을 거 아니에요. 얼른 가서 눈 좀 붙여요.”오는 내내 전동하는 최대한 밝은 척 하며 그녀와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가끔씩 비치는 피곤한 듯한 표정이 계속 신경 쓰였던 그녀였다.요리를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어제 잘못한 것도 있고 남자친구를 위해 밥 한끼 해주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니까.전동하가 그녀의 손을 만지작거렸다.“이럴 줄 알았으면 나가서 먹을 걸 그랬어요.”소은정의 표정이 살짝 굳자 전동하가 바로 말을 이어갔다.“아니, 내 말은 은정 씨 힘들까 봐 그러죠. 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나서 이런 일은 못해 봤을 거 아니에요.”“글쎄요...? 오늘 내가 한 음식 맛 보면 해봤는지 안 해봤는지 알게 되겠죠?”소은정이 고집을 부리기도 했고 정말 피곤함이 몰려오는지 전동하가 미간 사이를 꾹꾹 눌렀다
더 보기

제1147화 훨씬 더 잔인한 사람이니까

흠칫하던 소은정이 낮은 목소리로 수화기 저편의 누군가와 뭔가를 말하더니 바로 전화를 끊었다.종종걸음으로 다가온 그녀가 물었다.“나 때문에 깬 거예요? 나름 조용하게 통화한다고 한 건데...”“아니요. 음식 냄새가 너무 좋아서 깬 거예요.”식탁을 힐끗 바라보던 전동하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계란프라이라 하나만 내와도 태우지만 않으면 맛있게 먹어줄 각오가 되어 있었는데 생각보다 풍성한 식사에 놀라움을 넘어 당황스럽기까지 했다.정말... 요리할 줄 아는 사람이었구나.힘들었을 그를 위해 요리를 했을 소은정의 정성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하며 피곤함이 눈 녹 듯 사라졌다.전동하의 손을 잡고 주방으로 걸어가던 그녀가 국을 퍼주었다.“얼른 맛이나 봐요.”숟가락으로 국물 맛을 보던 전동하가 괜히 심각한 표정으로 한참을 있더니 곧 환하게 웃으며 엄지를 척 내밀었다.“진짜 맛있는데요?”“당연하죠. 누가 한 건데.”“그런데 아까 누구랑 통화하고 있었어요? 되게 신나 보이던데.”“아, 하늘이랑요. 며칠 전에 내가 말했잖아요. 촬영장 놀러갔다가 하늘이 뒷담화 하는 여배우들이랑 마주쳤다고. 그날 주동자는 이미 연예계에서 은퇴했고 그 얘기에 맞장구를 쳤던 배우들도 전부 교체됐대요.”그녀의 말을 듣던 전동하가 고개를 끄덕였다.하늘 씨... 평소에는 말수도 적고 차분해 보이더니 가차없네... 오히려 은정 씨보다 더 잔인한 면이 있어. 하긴... 자수성가로 사업체를 그렇게 키웠다고 했지?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인 은정 씨랑은 품고 있는 독기 자체가 다를 거야.“어떻게 처리한 건데요?”“뭐 작품을 하지 못하게 막은 거죠. 하루에도 신인들이 물 밀 듯이 쏟아지는 게 요즘 연예계에요. 사람들 시선에서 사라지면 잊혀지는 건 시간 문제죠.”대충 고개를 끄덕인 전동하는 본격적으로 식사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곧 그릇을 거의 다 비웠다.혼자 먹는 사람 머쓱할까 봐 소은정도 몇 술 뜨긴 했지만 전동하가 먹는 모습만 봐도 왠지 배가 불렀다.식사를 마치고 전동하는 그릇들을 세척기
더 보기

제1148화 별로

그녀의 질문에 당항하던 전동하의 눈동자가 차갑게 식었다.하, 끝까지 말하지 않을 생각인가 보네.소은정이 자신의 손을 빼내려 했지만 전동하가 다시 손에 힘을 꽉 주었다.그녀를 바라보던 전동하의 미간 사이에 살짝 주름이 생겼다.“혹시 무슨 얘기 들었어요?”“글쎄요?”사실 대놓고 왜 말 안 했냐 따질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은 건 소은정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소은정의 표정을 몇 초간 살피던 전동하가 고개를 숙이더니 쿡쿡 웃기 시작했다.“알겠다.”“뭘요?”“혹시 내가 파산 위기라는 소리를 들은 거예요?”그의 질문에 소은정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침묵이 답을 대신해 주고 있었다.그녀의 손을 만지작거리던 전동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거 내가 퍼트린 가짜 소문이에요. 그래서 은정 씨한테는 말 안 했던 거예요.”예상치도 못한 답에 소은정이 막연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가짜 소문이요?”전동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전인그룹에서 수를 쓴 것 같더라고요. 내가 함정에 뛰어들길 바라는 눈치인데 그렇다면 일단 그쪽에서 원하는 대로 해줘야죠. 물론... 이제 그 함정은 날 위한 게 아니라 그쪽 사람들을 잡기 위한 게 되어버렸지만요.”입을 벙긋거리던 소은정이 뭔가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동하 씨처럼 월가에서 자수성가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파산이라는 게 말이 돼? 게다가 주가 조작이라는 이유로 말이야...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바로 제대로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내가 괜히 동하 씨를 오해했네...“이제 다 알았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요...”그를 흘겨보던 소은정이 손을 홱 빼냈다.“걱정 안 했거든요?”화가 난 듯한 소은정의 모습에 전동하는 당황하긴커녕 오히려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자존심 때문에 걱정한 적 없다곤 했지만 소은정 역시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동하 씨도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었구나. 다행이다... 별일 아니라서...“워낙 조용히 움직여서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텐데. 누구한테
더 보기

제1149화 가식 모드

소은정의 대답에 전동하도 살짝 안심하긴 했지만 왠지 찜찜함은 지울 수 없었다.어젯밤에는 분명 평소와 달랐단 말이야... 다른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뭐지?소은정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손길과 달리 전동하의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음침했다.“은정 씨, 난 은정 씨가 물으면 뭐든 솔직하게 말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은정 씨도 나한테 그 무엇도 숨기지 말아줘요. 네?”전동하의 진지한 얼굴을 바라보던 소은정이 잠깐 침묵하다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요. 술 취했는지 이상한 소리를 하더라고요. 동하 씨가 파산 위기라는 소리도 그 인간한테서 들었고... 그렇게 힘든 상황이면서 나한테 말 한 마디 하지 않는 동하 씨한테 왠지 심통이 났었나 봐요... 미안해요...”말을 하면 할 수록 소은정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지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전동하의 눈동자에도 죄책감이 서렸다.“미안해요. 내가 진작 말해 줬어야 하는 건데.”“솔직히 걱정보다는... 나한테 숨긴 게 괘씸해서 화냈던 거예요.”그녀의 잔머리를 넘겨주던 전동하의 손이 살짝 떨려왔다.“정말 걱정 안 했다고요? 나 파산하면... 은정 씨랑 결혼 못할 수도 있는데요?”어느새 장난스럽게 변한 전동하의 목소리가 소은정의 귀를 파고들고 그녀는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심장아, 나대지마... 거리도 가까운데 진짜 들키면 어쩌려고.빨개진 귀를 괜히 만지작거리던 소은정이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다.“누가 동하 씨랑 결혼해 준대요? 그리고... 최악의 경우 정말 동하 씨가 파산한다 해도 내가 동하 씨 하나 못 먹여 살릴까 봐요?”왜 이래 나 소은정이야. 내가 내 남자 한 명 못 케어할까 봐?소은정의 대답이 예상 밖이었는지 전동하가 웃음을 터트렸다.“아, 내가 깜박했네요. 은정 씨가 나보다 더 부자였죠? 말 하는 것만 봐서는 거의 세계 1위 부자인데요?”“세계 1위는 좀 오버죠...”...소은정은 두 시간 밖에 자지 못한 전동하가 쓰러질까 봐 얼른 쉬라며 등을 떠밀었지만 소은정의
더 보기

제1150화 돈이 더 중요하지

전동하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지만 이 영화는 이글 엔터가 투자한 작품으로 관객수는 그녀의 수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다.그러니까 이 정도 연기의 구멍은 관객들이 너그러이 넘어가길 바랄 수밖에...“아, 뭐 주제는 신선했어요.”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던 전동하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풉, 지금 응원해 주는 건가? 귀엽네...영화를 다 보고 나니 어느새 오후 4시.시간을 확인한 소은정이 물었다.“정말 안 들어가봐도 돼요? 여기 며칠이나 있을 예정이야?”“내가 빨리 가길 바라요? 아니면 그 반대인가?”틈만 나면 그녀의 마음을 살랑이게 만드는 전동하의 여우짓과, 여우짓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항상 설레이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어이가 없었다.뒤이어 전동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아쉬워도 어쩔 수 없어요. 오늘 저녁 비행기로 바로 미국 들어갈 거예요. 한... 7시간 정도 남았네요.”미국이라는 단어에 소은정이 눈을 반짝였다.“미국이요? 전기섭 만나러 가는 거예요?”골치 아픈 듯 이마를 짚고 있던 전동하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얼마나 의기양양해 하고 있는지 내가 직접 확인해 보고 싶어요.”이때 스마트 집사가 목소리를 냈다.“대표님, 문 밖에 약 181cm인 남성이 도착했습니다. 문 열까요?”이에 전동하가 소파에서 일어섰다.“내가 나가볼게요.”전동하가 문을 열고 곧 사람들의 발걸음소리가 어지럽게 들려왔다.“대표님, 물건은 어디에 둘까요?”“현관에 둬요.”무슨 물건인가 싶어 현관으로 가보니 온갖 명품 브랜드 옷가지와 백이 현관을 발 디딜 틈도 없이 꽉 채우고 있었다.끝도 없이 들어오는 물건들에 소은정의 입에 떡 벌어졌다.한참 뒤에야 물건을 모두 집에 들인 비서가 전동하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이게 마지막입니다. 그럼 이만.”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전동하가 소은정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마음에 들어요? 은정 씨가 적어준 물건들인데.”쇼핑백을 대충 흝어본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물건들 중 일부는 분명 그녀가 부
더 보기
이전
1
...
113114115116117
...
264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