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Bab 1071 - Bab 1080

2631 Bab

제1071화 화병

소은정이 다가가자 기사가 내려 문을 열어주었다.뒷좌석에 앉은 전동하가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오늘 왜 이렇게 이뻐요?”남자친구의 칭찬에 소은정이 웃으며 머리를 뒤로 넘겼다.“그런 칭찬은 너무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네요.”소은정의 자뻑에 흠칫하던 전동하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뭐 그래도 내 칭찬은 다 진심이니까 흘려듣지 말아요.”하여간 말은 참 잘한다니까...소은정이 괜히 전동하를 흘겨보았다.한편 운전석에 앉은 기사는 달콤한 분위기를 뿜뿜하는 두 사람을 최대한 무시하며 운전에 집중하기 위해 애를 썼다.HL 호텔에 도착하고 전동하가 자연스럽게 그녀를 에스코트했다.그녀가 들어가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한참을 응대하던 그녀는 겨우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떴다.소파에 앉아 한숨 돌리고 있던 그때 전동하가 다가왔다.“파트너 이렇게 버리고 가기 있기에요?”섭섭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시달려 잔뜩 지친 그녀가 안쓰러운 전동하였다.멈칫하던 소은정이 머리를 긁적이더니 멋쩍게 웃었다.“오빠들이랑 왔을 때는 등장할 때만 같이 있고 그 다음엔 따로 다녔었거든요. 그게 익숙해졌나 봐요.”바로 그때, 마침 파티장에 입장한 강서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그 무서운 소은정에게 저런 환한 미소가 있었던가 싶던 그때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한 강서진의 얼굴이 어색하게 굳었다.아이고, 오늘 형 또 잔뜩 화나겠네.그 뒤를 따라 들어온 박수혁 역시 소은정을 발견하고 시선을 홱 돌렸다.“형, 그냥 새로운 남자에 대한 신선함? 그런 걸 거야. 마음에 담아두지 마.”차가운 시선으로 두 사람을 훝어보던 박수혁은 별말없이 다른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강서진은 몰래 한숨을 돌렸다.잠시 후, 파티 호스트가 무대에 올랐다.“초대에 응해 주신 귀빈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오늘 이 파티는 미국에서 돌아온 오랜 제 친구를 위해 마련했답니다. 미국 전인그룹 전인국 회장님이십니다. 다들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전인그룹?소은정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다.나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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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물고기 밥

전동하의 무덤덤한 태도에 전인국은 화가 치밀었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파티 호스트가 웃음을 터트렸다.“전동하 대표가 자네 아들이었어? 어쩐지... 미국에서 온 데다 전씨이기도 했지. 내가 왜 진작 눈치를 못 챘나 몰라?”친구의 너스레에 전인국이 피식 웃었다.“운이 좋아서 우리 집 핏줄로 태어난 거겠지.”무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던 전동하가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운이 좋아서요? 전 제가 전생에 나라라도 팔아먹은 게 아닐까 생각하면서 살았는데요?”“전동하!”전인국이 목소리를 높이자 호스트가 두 사람 사이를 중재했다.“아이고, 자네 화 좀 줄여. 부자 사이에 무슨 오해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천천히 얘기하면서 풀어. 난 그럼 저쪽에 한번 가봐야겠네.”호스트가 눈치껏 자리를 피해 주고 더 이상 친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서인지 전인국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전동하, 기섭이 어디에 숨겼어? 네가 한 짓이지?”아버지의 추궁에 전동하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바다에 던졌습니다. 지금쯤 물고기 밥이 됐을 거예요.”“어찌 됐든 네 삼촌이야.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데 넌 어쩜... 내가 왜 너 같은 걸 데려왔는지...”아버지의 잔인한 질타에 전동하의 표정도 차가워졌다.“피가 물보다 진하다고요? 어차피 다들 절 키워준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자식으로 생각하시는 거 아닙니까? 제가 싹싹하게 나오면 오히려 적응이 안 되실 것 같은데.”순간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전동하의 한 발자국 뒤에 서 있던 소은정은 불꽃을 튀기는 두 부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아이고, 곁에 사람들 없었으면 아주 볼만했겠는데... 재벌집의 권력 다툼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거였나?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난 것이 새삼스럽게 감사하게 느겨졌다.그리고 아무리 동생이라지만 아들의 안부 따위는 걱정하지 않는 듯한 전인국의 태도가 놀라웠다.“그래서? 풀어줄 생각없다... 이거냐?”“네. 그렇다면 어떻게 하실 거죠?”날카로운 아버지의 시선을 마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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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가식적인 칭찬

한숨을 푹 내쉰 전인국이 진심으로 전동하에게 실망했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어차피 내가 죽으면 내가 가지고 있는 지분은 다 너한테 넘어가게 돼있어. 그런데 삼촌을 그렇게까지 몰아세워?”“전 대표, 아버지 말이 맞아. 그리고 이 대한민국에서 감금이라니. 그게 말이 되나?”“그래. 지금까지 키워주신 은혜를 생각해야지.”“어차피 시간 지나면 다 자네 몫이 될 걸 왜 마음이 그렇게 급하나.”...전씨 일가 내부 상황을 알 리가 없는 사람들은 그저 전인국의 선동에 이끌려 맞장구를 칠 따름이었다.아무것도 모르면서 다들 함부로 말하긴...게다가 전동하는 이 업계에서 나름 젠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전인국의 말 한 마디로 지금까지 쌓은 이미지가 무너지는 건 물론 괜히 가식적이며 욕심 많다는 프레임이 씌워질 수도 있었다.그건 안 되지...지금까지 뒤에서 구경만 하던 소은정이 한발 앞으로 다가섰다.“전동하 대표님과 협력하기 전 재산 상황에 대해 대충 조사를 해 본 적이 있긴 한데... 제 기억이 맞다면 전동하 대표가 가진 자산 중 전인그룹과 관련된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회장님께서는 왜 전동하 대표가 가문의 재산을 위해 이런 짓을 저지른 거라 단언하시는 건가요?”소은정이 갑자기 끼어들자 주위의 사람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전인권 역시 묘한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보다 피식 웃었다.“SC그룹 소은정 대표님이신가요?”“네.”어차피 다 알아봤을 거면서 모르는 척은...“기섭이한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미모와 능력을 겸비한 재원이시라고. 오늘 보니 역시 그러네요.”“고맙습니다.”소은정이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전기섭의 뱀 같은 얼굴이 떠오르며 왠지 소름이 돋았다.같은 칭찬이라도 왠지 가식적으로 돌린단 말이야...“하지만 소은정 대표님. 저희 가문 사정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군요. 동하가 정말 혼자 힘으로 오늘 날의 명성을 얻었다 생각하십니까?”하지만 소은정은 이런 말에 기가 죽을 사람이 아니었다.“글쎄요. 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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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수준이 안 맞으니까

전동하의 말은 마치 고요한 수면 위에 던진 조약돌 같았다.납치?감금도 모자라 이제 또 납치라니...미국 재벌들은 다 이렇게 살벌하게 싸우는 건가?다들 잔뜩 겁 먹은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헛소리 아닙니다. 증거가 있어요. 그리고 아버지가 먼저 오시길 기다렸습니다. 그때 발표하는 게 가장 확실할 테니까요.”“전동하...”그에게 공격을 날리 듯 전인국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지만 전동하는 오히려 미소를 짓더니 와인잔을 들었다.“자, 먼길 오셨으니 한잔 하셔야죠. 아버지, 일단 진정하시고 대화는 이제 따로 나누도록 하죠. 지금은 아버지께서 아직 준비가 안 되신 것 같네요.”말을 마친 전동하는 잔에 담긴 와인을 전부 마신 뒤 주위에 몰린 구경꾼들을 향해 싱긋 웃었다.“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돌아선 전동하가 소은정을 바라보았다.“난 밖에서 숨 좀 돌리고 올게요. 혼자 괜찮겠어요?”전동하의 눈동자에 담긴 미안함이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동하 씨 잘못도 아닌데 왜 미안해 해요...하지만 별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묘한 말을 남긴 채 전동하가 자리를 뜨자 분위기는 더 이상하게 번져갔다.잠깐 당황하던 전인국이 코웃음을 쳤다.“흥, 하여간 도망 하나는 잘 친단 말이야. 아이고, 본의 아니게 저희 집안 치부를 드러냈네요. 부끄럽습니다.”“아닙니다.”상황이 종료되고 사람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떴고 소은정도 휴식 구역에서 안면이 있는 이들과 인사를 나누었다.이때 누군가 다가오는 듯한 기분에 그녀가 고개를 홱 돌렸다.전인국이었다.그녀를 향해 웃으며 다가오는 전인국은 누가 봐도 사람 좋은 점잖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방금 전 잠깐 동안의 대화를 통해 그가 단순한 호의로 다가오는 게 아님을 소은정은 알고 있었다.“회장님, 저한테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전인국이 다가오자 대화를 나누던 이가 눈치껏 자리를 뜨려고 하자 소은정이 그에게 악수를 청했다.“네, 그럼 다음에 다시 얘기해요.”잠시 후,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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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새로운 결혼상대

살짝 당황하던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하하, 이런 상황은 드라마에서나 봤던 건데 저한테도 일어날 줄은 몰랐네요. 돈으로 저한테 겁을 줄 생각이시라면... 적어도 전인그룹의 절반은 내주셔야 할 겁니다.”돈이라면 나도 많아. 어디서 유세야?“아, 내 말을 오해한 것 같은데. 난 소 대표님한테 불만없어요. 오히려 마음에 꼭 듭니다. 그저 난...”입술을 깨물던 전인국이 말했다.“동하 말고 저희 기섭이랑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서요.”쿠궁!”순간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뭐지? 내가 잘못 들은 건가? 소은정이 눈을 깜박였다.“전기섭 대표요?”전기섭? 그 바보, 변태랑?그녀의 질문에 전인국이 고개를 끄덕였다.“전인그룹의 차기 상속자는 기섭입니다. 실력도 좋고 가문의 지지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이거죠. SC그룹과 전인그룹이 손을 잡는다면 소 대표 장래에도 나쁠 게 없다고 생각되는데요?”전인국의 말에 소은정은 분노보다는 안쓰러움을 느꼈다.아, 이 사람... 지금까지 이런 취급을 받고 있었구나. 능력 하나 없는 전기섭은 가족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고 동하 씨는 사생아라는 이유로 온갖 오명을 뒤집어 쓰고 가문에서 쫓겨났어... 그런데 동하 씨가 사생아로 태어난 게 동하 씨 잘못은 아니잖아. 지금 뻔뻔하게 이런 말을 하는 이 아저씨 때문이지...그 누구의 도움과 신뢰도 받지 못한 채 지금의 성과를 얻어낸 전동하가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이제야 정정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텐데 이제 하다하다 멀쩡히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까지 빼앗기게 생겼다니...전인국은 의미심장한 미소로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알아본 바에 따르면 소은정은 굉장히 이성적인 여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적합한 정략결혼 상대인 태한그룹 박수혁과는 이미 틀어진 상태이니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터.그런 그녀에게는 전인그룹이 최적의 선택이 될 거라 전인국은 확신했다.소은정, 네가 정말 현명한 여자라면 내 제안에 무조건 흔들리게 될 거야. 명분없는 사생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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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길은 개도 안 막는다는데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든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강서진 씨, 옛말에 앞길은 개도 안 막는다는데. 참... 여전하네요?”소은정의 비아냥거림에 강서진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여전히 독설가 면모를 보여주는 소은정에게 화가 안 난다면 거짓말이지만 알몸 사진을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 평생 굽실거릴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가 처량할 따름인 강서진이었다.하지만 형을 위해서라면 이쯤이야...!강서진이 다시 용기를 냈다.“은정 씨, 그게 아니라... 그냥 좋은 마음에 충고 하나 하고 싶어서요. 전동하 그 사람 은정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한 사람 아니에요. 지금 속고 있는 거라고요.”강서진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소은정이 웃음을 터트렸다.“이 바닥에 그 정도 가면 하나 안 쓰는 사람 있나요? 그리고 설령 날 속이는 게 맞다 해도 내가 속고 싶어서 속아주는 거예요. 강서진 씨가 뭐라 할 건 아니라고 보는데요?”강서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아, 괜히 말했네...소은정이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던 그때 훤칠한 그림자가 그녀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고 박수혁의 존재를 느낀 그녀 또한 미소를 감추었다.파티 내내 박수혁은 다른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소은정을 향한 그리움을 누르려 애썼다.하지만 저도 모르게 그녀에게로 향하는 시선은 박수혁도 막을 길이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와 미소 하나하나가 박수혁의 주의력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강서진도 이미 넋이 반쯤 나간 박수혁이 안쓰러워 먼저 다가온 것인데 기꺼이 속아주겠다니...마침 그 말을 들은 박수혁의 표정도 차갑게 굳었다.요즘 박수혁은 매일 소은정이 하루빨리 전동하의 진짜 모습을 눈치채길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그리고 그 진짜 모습을 알아채게 되는 계기에 그의 그림자가 남아있지 않도록 온갖 심혈을 기울였다.행여나 소은정이 질투로 인한 그의 모함이라 의심할까 봐 두려워서였다.하지만...너무나 차가운 소은정의 말에 박수혁은 영혼이 블랙홀로 끌려가는 기분이었다.성큼성큼 다가온 박수혁이 물었다.“너도 전동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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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7화 개싸움

참 비굴하고 가련하기까지 한 한 마디.3년, 아니 2년 전에라도 이 말을 들었다면 기쁨의 눈물을 흘렸을 테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저 웃고 싶을 뿐이었다.박수혁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던 소은정은 자신의 마음을 더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아, 나 이제 이 남자... 정말 사랑하지 않는구나.“후회하고 싶지 않으니까. 똑같은 남자한테 감정 낭비하는 건 아무 가치없는 일이니까.”소은정의 솔직한 대답에 박수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항상 무표정이던 얼굴이 넋을 잃은 듯 무너졌다.가슴을 마구 쑤시는 듯한 차가운 말에 마지막 자존심까지 무너져버리고 말았다.하지만... 다음 순간, 고개를 숙인 박수혁이 소은정에게 다가갔다.이제 네가 누굴 사랑하는지 관심없어. 넌 내 거야. 아니, 내 거여야만 해...불행인지 다행인지 소은정이 빠르게 고개를 돌리고 박수혁의 차가운 입술은 그녀의 볼에 닿고 말았다.소은정은 온힘을 다해 반항했지만 남자의 힘 앞에서 그녀의 반항은 아이들 장난처럼 우스워보였다.두 손을 꽉 잡한 소은정은 두려우면서도 화가 치밀었다.이렇게 박수혁에게 잡히는 게 아닐까 싶어 두려웠고 왜 갑자기 이런 미친 짓을 할까 싶어 화가 났다...이때 차가운 바람이 소은정의 얼굴을 스치고 신음소리를 흘리던 박수혁이 중심을 잃고 기둥쪽으로 쓰러졌다.다행히 박수혁이 제때에 손을 놓아준 덕분에 소은정은 곧바로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휘청이며 한발 물러선 박수혁이 무시무시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그리고 자신을 공격한 사람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그의 눈동자에 살기가 서렸다.전동하가 잔뜩 굳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평소 보여주던 친절의 가면을 집어던진 전동하의 포스는 박수혁 못지 않게 날카로웠다.박수혁을 노려보던 전동하가 소은정에게 다가갔다.“괜찮아요?”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던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아요.”다시 고개를 돌린 전동하의 표정은 더 어두울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지만 박수혁은 거만하게 코웃음을 쳤다.“왜? 겨우 이 정도로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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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쌤통이다

강서진이 부랴부랴 달려왔다.“두 사람 다 그만해. 전동하 대표, 경고하는데 수혁이 형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태한그룹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감당할 수 있겠어요?”소은정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강서진을 노려보았다.“왜 이제 와서 겁이라도 나나 보죠? 말끝마다 돈돈... 돈이라면 나도 있어요. 품위없게... ”소은정의 말에 강서진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하, 이 상황에서 전동하 편을 든다고?소은정의 말에 화가 더 치민 박수혁은 더 거센 공격을 이어나갔다.박수혁은 군인 출신, 진짜 전쟁과 테러를 겪은 그에게 이런 싸움쯤은 아무것도 아니어야 마땅했다.하지만 얌생이처럼 생긴 전동하의 생각밖의 실력에 박수혁도 조금 당황하기 시작했다.뭐야, 아예 영혼이 바뀐 것 같잖아?승부를 알 수 없는 개싸움이 이어지고 방금 전 강서진이 소란을 피운 덕분에 구경꾼들이 슬슬 몰려들기 시작했다.한숨을 내쉰 소은정이 두 사람 앞으로 다가갔다.“그만!”그녀의 목소리에 한덩이로 엉켜있던 두 사람이 바로 떨어졌지만 시선만은 여전히 맹수처럼 사나웠다.박수혁도, 전동하도 광대에 멍이 들고 입가에서도 피가 맺혀있었다.전동하가 소은정을 향해 다가가고 그의 상태를 살짝 살핀 소은정이 자연스레 그의 팔짱을 끼며 돌아섰다.그녀의 선택에는 그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박수혁은 왠지 모를 허탈감에 사로잡혀야 했다.“은정아...”박수혁이 속삭이듯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소은정이 발걸음을 멈추었다.순간 어두운 박수혁의 눈동자에 살짝 빛났다.“아까 당신이 나한테 한 짓... 충분히 맞을만 했던 거 알지? 동하 씨가 안 했으면 내가 때렸을 거야.”차가운 눈동자로 그를 노려보던 소은정이 다시 돌아섰다.잠깐 빛이 돌았던 박수혁의 얼굴이 다시 어두워지고 왠지 무거워 보이던 전동하의 뒷모습은 갑자기 홀가분해졌다.박수혁에게 얻어맞은 곳이 전혀 아프게 느껴지지 않았다.한편, 싸움 구경을 위해 모여든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박수혁과 전동하가 싸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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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불쌍해

소은정과 만나기 시작한 뒤로 차에 항상 그녀를 위한 플랫슈즈를 준비해 두고 있는 전동하였지만 소은정은 단호한 목소리로 거절했다.“싫어요. 이 드레스에는 하이힐이 어울린다도고요.”하하, 우리 은정 씨... 이 와중에도 패션을 신경 쓰다니.병원에 들어가니 온기가 확 느껴지며 소은정은 몸에 힘이 쫙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그제야 소은정은 자신이 전동하의 재킷을 걸치고 있는 걸 발견했다.다친 주제에 얇은 셔츠 하나만 있고 있는 전동하를 바라보니 왠지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왜 그래요?”소은정이 말없이 재킷을 벗으려던 그때 전동하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그냥 입고 있어요. 오랜만에 운동했더니 온몸에 열이 넘치네요.”잠시 후, VIP 병동.간호사가 전에 이곳에 입원했었던 소은정의 얼굴을 바라보고 바로 다가왔다.“이쪽 환자분한테 전체적으로 점검 좀 부탁드려요.”순간 간호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세상에... 이쪽이 환자였어?고개를 끄덕인 간호사가 바로 휠체어를 끌고 오고 소은정이 고갯짓을 했다.누가 보면 다리라도 부러진 줄 알겠네.어이가 없었지만 이런 과잉보호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전동하도 휠체어에 앉았다.2시간 뒤, 전동하가 의료진들에게 잔뜩 둘러싸여 검사실에서 나오고 소은정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일어섰다.“얼굴에 생긴 외상과 팔에 생긴 타박상을 제외하고 다른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연고 바르면 3일 안에 다 나을 거예요.”소은정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휴, 크게 다친 건 아니라 다행이야.잠시 후, 오피스텔.평소와 달리 오늘은 소은정이 전동하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다.“얼른 들어가요. 들어가는 거 보고 나도 갈 테니까.”“큭, 왠지 우리 두 사람 대사가 바뀐 것 같은데요?”평소에는 내가 하는 말이었는데.“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그리고 지금 동하 씨는 환자예요. 내가 보살펴 주는 게 당연하죠! 그러니까 얼른 들어가 쉬어요.”고개를 든 전동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은정 씨. 내가 어떤 상태든 내가 먼저 은정 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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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0화 백이 있는 느낌

한참을 가만히 있던 전동하가 말했다.“괜찮아요, 은정 씨. 난 괜찮아요...”어렸을 때부터 사생애아라는 오명 때문에 전동하는 기 한번 못 펴고 살았다.비록 재벌가의 자제였지만 그저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이 사는 사생아였을 뿐.왜 태어난 걸까? 생각이라는 걸 하게 된 순간부터 전동하의 머릿속을 꽉 채운 의문이었다.허영만 가득 찬 엄마, 책임감 없는 아빠, 그리고 무력한 자신...아무런 걱정 없이 밝기만 한 또래 아이들을 볼 때마다 부러움을 넘어 질투가 느껴졌다.그가 전씨 일가에서 배운 건 침묵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감추는 것뿐이었다.하지만 그렇게 굽히고 들어가도 그를 향한 전기섭의 적대감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전인그룹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처음 두각을 드러내자 전인국은 바로 함정을 파 그를 회사에서 쫓아냈다.어디서 더러운 사생아 주제에 기어오르려고. 평생 지옥에서 살아...그를 바라보는 전기섭의 시선은 항상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그래서 모든 걸 버리고 집을 나왔고 말 그대로 혈혈단신으로 월가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다졌다.내가 비참하게 살길 바라? 그럴 수록 더 떡하니 잘 살아주겠어.자기 힘을 키워야 아들과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죽기 살기로 일했고 이제야 좀 숨통이 트이나 싶을 때 소은정이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좋다... 이런 게 행복인 걸까?잠시 후, 한참을 훌쩍이던 소은정이 고개를 들었다.눈물에 셔츠가 흠뻑 젖은 걸 발견한 소은정이 멋쩍은 얼굴로 셔츠를 어루만졌다.“어쨌든 앞으로 그 누구도 동하 씨 괴롭히지 못하게 내가 지켜줄게요. 얼른 들어가요.”소은정의 말에 전동하의 가슴이 살랑거렸다.이렇게 예쁜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한편, 파티장 앞.오늘 밤은 밤바람이 유난히 차가웠다.차에 기댄 박수혁이 자신의 상태를 살폈다.셔츠에 달렸던 다이아몬드 커프스 단추가 어느새 사라져버렸지만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마음이 허했다.차가운 얼굴로 담배를 입에 문 박수혁이 주머니에서 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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