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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불쌍해

소은정과 만나기 시작한 뒤로 차에 항상 그녀를 위한 플랫슈즈를 준비해 두고 있는 전동하였지만 소은정은 단호한 목소리로 거절했다.

“싫어요. 이 드레스에는 하이힐이 어울린다도고요.”

하하, 우리 은정 씨... 이 와중에도 패션을 신경 쓰다니.

병원에 들어가니 온기가 확 느껴지며 소은정은 몸에 힘이 쫙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제야 소은정은 자신이 전동하의 재킷을 걸치고 있는 걸 발견했다.

다친 주제에 얇은 셔츠 하나만 있고 있는 전동하를 바라보니 왠지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

“왜 그래요?”

소은정이 말없이 재킷을 벗으려던 그때 전동하가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냥 입고 있어요. 오랜만에 운동했더니 온몸에 열이 넘치네요.”

잠시 후, VIP 병동.

간호사가 전에 이곳에 입원했었던 소은정의 얼굴을 바라보고 바로 다가왔다.

“이쪽 환자분한테 전체적으로 점검 좀 부탁드려요.”

순간 간호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상에... 이쪽이 환자였어?

고개를 끄덕인 간호사가 바로 휠체어를 끌고 오고 소은정이 고갯짓을 했다.

누가 보면 다리라도 부러진 줄 알겠네.

어이가 없었지만 이런 과잉보호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전동하도 휠체어에 앉았다.

2시간 뒤, 전동하가 의료진들에게 잔뜩 둘러싸여 검사실에서 나오고 소은정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일어섰다.

“얼굴에 생긴 외상과 팔에 생긴 타박상을 제외하고 다른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연고 바르면 3일 안에 다 나을 거예요.”

소은정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 크게 다친 건 아니라 다행이야.

잠시 후, 오피스텔.

평소와 달리 오늘은 소은정이 전동하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얼른 들어가요. 들어가는 거 보고 나도 갈 테니까.”

“큭, 왠지 우리 두 사람 대사가 바뀐 것 같은데요?”

평소에는 내가 하는 말이었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그리고 지금 동하 씨는 환자예요. 내가 보살펴 주는 게 당연하죠! 그러니까 얼른 들어가 쉬어요.”

고개를 든 전동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은정 씨. 내가 어떤 상태든 내가 먼저 은정 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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