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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쌤통이다

강서진이 부랴부랴 달려왔다.

“두 사람 다 그만해. 전동하 대표, 경고하는데 수혁이 형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태한그룹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감당할 수 있겠어요?”

소은정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강서진을 노려보았다.

“왜 이제 와서 겁이라도 나나 보죠? 말끝마다 돈돈... 돈이라면 나도 있어요. 품위없게... ”

소은정의 말에 강서진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하, 이 상황에서 전동하 편을 든다고?

소은정의 말에 화가 더 치민 박수혁은 더 거센 공격을 이어나갔다.

박수혁은 군인 출신, 진짜 전쟁과 테러를 겪은 그에게 이런 싸움쯤은 아무것도 아니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얌생이처럼 생긴 전동하의 생각밖의 실력에 박수혁도 조금 당황하기 시작했다.

뭐야, 아예 영혼이 바뀐 것 같잖아?

승부를 알 수 없는 개싸움이 이어지고 방금 전 강서진이 소란을 피운 덕분에 구경꾼들이 슬슬 몰려들기 시작했다.

한숨을 내쉰 소은정이 두 사람 앞으로 다가갔다.

“그만!”

그녀의 목소리에 한덩이로 엉켜있던 두 사람이 바로 떨어졌지만 시선만은 여전히 맹수처럼 사나웠다.

박수혁도, 전동하도 광대에 멍이 들고 입가에서도 피가 맺혀있었다.

전동하가 소은정을 향해 다가가고 그의 상태를 살짝 살핀 소은정이 자연스레 그의 팔짱을 끼며 돌아섰다.

그녀의 선택에는 그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박수혁은 왠지 모를 허탈감에 사로잡혀야 했다.

“은정아...”

박수혁이 속삭이듯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소은정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순간 어두운 박수혁의 눈동자에 살짝 빛났다.

“아까 당신이 나한테 한 짓... 충분히 맞을만 했던 거 알지? 동하 씨가 안 했으면 내가 때렸을 거야.”

차가운 눈동자로 그를 노려보던 소은정이 다시 돌아섰다.

잠깐 빛이 돌았던 박수혁의 얼굴이 다시 어두워지고 왠지 무거워 보이던 전동하의 뒷모습은 갑자기 홀가분해졌다.

박수혁에게 얻어맞은 곳이 전혀 아프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편, 싸움 구경을 위해 모여든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박수혁과 전동하가 싸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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