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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1화 화병

소은정이 다가가자 기사가 내려 문을 열어주었다.

뒷좌석에 앉은 전동하가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오늘 왜 이렇게 이뻐요?”

남자친구의 칭찬에 소은정이 웃으며 머리를 뒤로 넘겼다.

“그런 칭찬은 너무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네요.”

소은정의 자뻑에 흠칫하던 전동하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뭐 그래도 내 칭찬은 다 진심이니까 흘려듣지 말아요.”

하여간 말은 참 잘한다니까...

소은정이 괜히 전동하를 흘겨보았다.

한편 운전석에 앉은 기사는 달콤한 분위기를 뿜뿜하는 두 사람을 최대한 무시하며 운전에 집중하기 위해 애를 썼다.

HL 호텔에 도착하고 전동하가 자연스럽게 그녀를 에스코트했다.

그녀가 들어가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한참을 응대하던 그녀는 겨우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떴다.

소파에 앉아 한숨 돌리고 있던 그때 전동하가 다가왔다.

“파트너 이렇게 버리고 가기 있기에요?”

섭섭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시달려 잔뜩 지친 그녀가 안쓰러운 전동하였다.

멈칫하던 소은정이 머리를 긁적이더니 멋쩍게 웃었다.

“오빠들이랑 왔을 때는 등장할 때만 같이 있고 그 다음엔 따로 다녔었거든요. 그게 익숙해졌나 봐요.”

바로 그때, 마침 파티장에 입장한 강서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무서운 소은정에게 저런 환한 미소가 있었던가 싶던 그때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한 강서진의 얼굴이 어색하게 굳었다.

아이고, 오늘 형 또 잔뜩 화나겠네.

그 뒤를 따라 들어온 박수혁 역시 소은정을 발견하고 시선을 홱 돌렸다.

“형, 그냥 새로운 남자에 대한 신선함? 그런 걸 거야. 마음에 담아두지 마.”

차가운 시선으로 두 사람을 훝어보던 박수혁은 별말없이 다른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강서진은 몰래 한숨을 돌렸다.

잠시 후, 파티 호스트가 무대에 올랐다.

“초대에 응해 주신 귀빈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오늘 이 파티는 미국에서 돌아온 오랜 제 친구를 위해 마련했답니다. 미국 전인그룹 전인국 회장님이십니다. 다들 박수로 맞이해 주세요.”

전인그룹?

소은정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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