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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물고기 밥

전동하의 무덤덤한 태도에 전인국은 화가 치밀었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파티 호스트가 웃음을 터트렸다.

“전동하 대표가 자네 아들이었어? 어쩐지... 미국에서 온 데다 전씨이기도 했지. 내가 왜 진작 눈치를 못 챘나 몰라?”

친구의 너스레에 전인국이 피식 웃었다.

“운이 좋아서 우리 집 핏줄로 태어난 거겠지.”

무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던 전동하가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운이 좋아서요? 전 제가 전생에 나라라도 팔아먹은 게 아닐까 생각하면서 살았는데요?”

“전동하!”

전인국이 목소리를 높이자 호스트가 두 사람 사이를 중재했다.

“아이고, 자네 화 좀 줄여. 부자 사이에 무슨 오해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천천히 얘기하면서 풀어. 난 그럼 저쪽에 한번 가봐야겠네.”

호스트가 눈치껏 자리를 피해 주고 더 이상 친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서인지 전인국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전동하, 기섭이 어디에 숨겼어? 네가 한 짓이지?”

아버지의 추궁에 전동하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바다에 던졌습니다. 지금쯤 물고기 밥이 됐을 거예요.”

“어찌 됐든 네 삼촌이야.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데 넌 어쩜... 내가 왜 너 같은 걸 데려왔는지...”

아버지의 잔인한 질타에 전동하의 표정도 차가워졌다.

“피가 물보다 진하다고요? 어차피 다들 절 키워준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자식으로 생각하시는 거 아닙니까? 제가 싹싹하게 나오면 오히려 적응이 안 되실 것 같은데.”

순간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전동하의 한 발자국 뒤에 서 있던 소은정은 불꽃을 튀기는 두 부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이고, 곁에 사람들 없었으면 아주 볼만했겠는데... 재벌집의 권력 다툼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거였나?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난 것이 새삼스럽게 감사하게 느겨졌다.

그리고 아무리 동생이라지만 아들의 안부 따위는 걱정하지 않는 듯한 전인국의 태도가 놀라웠다.

“그래서? 풀어줄 생각없다... 이거냐?”

“네. 그렇다면 어떻게 하실 거죠?”

날카로운 아버지의 시선을 마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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