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서부터 이번 생까지, 두 사람의 사이는 셀 수 있을까?‘예전?’이유영은 더욱 비웃으며 말했다.“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예전을 운운하는데?”이유영의 평온하고 비꼬는 웃음은 순간 강이한을 정신 차리게 했다.그는 무의식적으로 이유영한테 다가가려 했다. 하지만 마침 이때, 최익준의 차가 도착했다. 이유영은 차 소리를 듣고, 그리고 반짝이는 차 불빛을 보고는 강이한을 보며 웃었다. 더욱 진하고 비웃는 웃음이었다.이유영이 입을 열었다.“강이한, 내가 예전에 얼마나 악독한 사람이었든 간에 당신은 다 인정하고 그냥 넘겨버리는 수밖에 없잖아. 안 그래?”“...”“그리고 이온유, 내가 그 애랑 가까이해서 그 애를 다치게 한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얼마든지 그 애를 데리고 파리를 떠나가면 되잖아!”“...”이 말을 들은 강이한은 머리가 띵 해나는 것만 같았다.이유영의 눈 밑은 평온함과 풍자함, 그리고는 막연함이었다, 이런 막연함은 전혀 아무것도 개의치 않는 것만 같았다.이유영이 이렇게 막연하다는 태도를 보이자 강이한의 마음은 유달리 당황했다.그는 입을 열어 뭐라고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순간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해명?사실 두 사람 사이에 오해가 생겼을 때 해명은 적지 않게 했었지만, 해명하는 중점이 틀렸었다. 지금...“유영아. 지음은 사실...”강이한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를 대답하는 건 쿵 문이 닫히는 소리였다. 이유영은 차에 올라타자마자 바로 차 문을 닫았다.강이한은 제자리에 선 채 찬바람만 맞았다.한참 동안,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이유영이 한지음과 이온유에 대한 저촉 심리가 얼마나 강렬한지 강이한은 보아낼 수 있었다.심지어 그의 곁에 이온유가 있으면 이유영이 있을 수 없고, 반대로 이유영이 있으면 이온유가 있을 수 없게 되었다.하지만 이유영은 아무것도 모른다. 한지음이 그녀에게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지잉 핸드폰이 진동하였으며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이유영이 보내온 문자 메시지였다.그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이미 11시가 넘었다. 도우미는 나가 계셨고 이유영은 침대 옆의 울타리를 다 세웠다.이래야만 월이의 안전을 더 보장할 수 있었다.“엄마, 엄마.”꼬맹이는 헤헤 웃으면서 이유영의 몸 위로 바라 올랐는데 아주 신나 보였다.월이를 쳐다보는 이유영의 눈빛은 점점 더 자상해졌다.“우리 공주님!”꼬맹이는 이유영의 품에서 비비적거렸다. 아이의 몸은 아주 민첩한 것이 이유영의 품에서 구르는가 하면 또 그녀의 몸 위를 바라 올라가기도 하고 아니면 자신의 작은 얼굴로 이유영의 얼굴을 비비기도 했다.두 사람은 웃음꽃이 활짝 핀 상황에서 아주 화목하였다.이유영은 저도 모르게 이온유에게 부드럽게 대하는 강이한이 떠올랐다. 비록 그녀는 강이한에게 별 감정이 남아있진 않았지만, 그가 이온유를 대하는 모습을 생각하자 마음이 다소 조금 불편하였다.그건 아마도... 이유영이 강이한의 세계에서 항상 뒷전에 놓인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저도 모르게 월이와 이온유를 비교하게 되었다.‘만약 이온유와 월이에게 동시에 사고가 일어난다면 그때 강이한은... 아마도 예전에 나랑 한지음을 대했던 것처럼 마음이 한쪽으로 치우치겠지?’이유영이 보기엔 강이한은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었다!지금 그가 이온유를 대하는 태도를 생각하면 정말 그럴지도 몰랐다.“엄마. 우유.”꼬맹이는 이유영의 품에서 비비적거리며 웅얼거리는 것이 딱 봐도 졸려 보였다.이유영은 월이를 제대로 안고는 흐리멍덩해진 꼬맹이의 눈을 보며 그저 마음이 떨리는 것만 같았다.‘우리 꼬맹이 왜 점점 갈수록... 닮아가지? 강이한과 월이를 최대한 못 마주치게 해야겠어.’딸은 갈수록 아버지를 닮아간다는 말이 있으니, 이유영은 지금 강이한이 파리에 있는 것 자체가 큰 복병이라고 생각했다.월이에게 우유를 풀어주자, 꼬맹이는 우유병을 안고 한쪽으로 돌아누웠다. 엉덩이가 이유영을 향한 채 조용하게 있는 월이의 모습은 정말 귀엽기 그지없었다.이유영이 작은 담요를 잡아당겨 월이에게 덮어주었더
차 안에서 이유영은 월이를 다시 안으려고 했지만, 순간 아이의 몸 상태가 엄청 심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월이는 잠시 경련을 하더니 어두운 불빛 아래서도 보일 정도로 얼굴에 빨간 점들이 돋아났다.이건 체온이 너무 높아서 생긴 것 같았다.이유영은 놀란 나머지 냉기를 한숨 들이켰다.“월아...”여진우는 월이를 감싼 담요를 휙 떼어내더니 월이의 몸에 있던 옷들을 다 벗겼다. 이것을 본 이유영은 마음이 싸늘했다.“너...”“아이 지금 체온이 너무 높아.”이렇게 열이 계속 났다가는 정말 큰일 날지도 몰랐다. 아직 채 2살도 안 되는 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이유영은 가슴이 턱턱 막혔다.금방 병원에 도착했다.의료진들은 이미 대기하고 있었으며 여진우를 본 순간 아주 공손하게 앞으로 다가왔다.“여진우 도련님!”그러고는 얼른 아이를 넘겨받고는 응급실로 들어갔다.이유영은 그들이 월이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여진우가 입을 열고 물었다.“집에 있었을 때 체온이 얼마였어?” “39.5도!”“왜 의사를 안 불렀어?”열이 났을 때 진작에 의사를 불러야 했다.이렇게까지 열이 높게 나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었다.“갑자기 열이 난 거야.”이유영은 온밤 별로 잠들지 않았다. 월이의 이마가 뜨겁다는 것을 느낀 순간, 이유영은 바로 체온을 쟀다.하지만 그때는 이미 체온이 높았으며 이유영은 전혀 반응할 겨를이 없었다.이유영은 응급실 쪽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눈을 한시도 떼지 못했다. 심장은... 이미 목구멍까지 차올랐다.이유영은 두려웠다!“진우야.”“난 네 오빠야.”“...”그 순간 이유영은 여진우의 말투가 유달리 무겁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엄숙하고 심각하게 압박 하에 이유영은 가족의 든든함을 절실하게 느꼈다.그녀는 기억이 있고부터 평생 줄곧 외동딸이었으며 주변에는 형제자매가 없었다.그 뒤에 갑자기 한지음이 나타났지만, 이유영은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었다.한지음한테서 제일 많이 받은 건 보복이었지 추호의 가족애를 느끼지
현장 분위기는 순간 터져버렸다.“진우야, 넌 먼저 아이랑 가...”여진우가 주먹을 꾹 쥐고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이유영이 입을 열었다.두 남자의 눈빛이 서로 마주친 순간, 마치 두 무리의 늑대가 서로 맞붙은 것처럼 살벌했다.“가라니까.”여진우가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을 본 이유영은 매섭게 그에게 경고의 눈길을 보냈다.결국 여진우는 강이한을 한눈 째려보고는 자리를 떴다.월이는 이미 병실로 옮겨졌다.주차를 마치고 들어온 엄수현은 의사가 밀고 가는 아이를 힐끔 보았다... 비록 한 눈이었지만 그는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그는 무의식적으로 앞에 있는 광경을 보았다. 특히 그의 앞으로 지나가는 여진우는 몸에서 차가운 기운을 가득 내뿜고 있었다.비록 그가 기운을 단속하긴 했지만, 서주에서 여진우를 만난 적 있었던 사람이라면... 그가 차가운 기운을 얼마나 많이 감추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여진우가 떠난 뒤, 강이한은 이유영을 소독수 냄새가 가득한 벽에다 대고 세게 누르고는 붉은 두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전화는 왜 안 받았어?”“지금 당신은 내가 매정하다고 탓하는 거야? 그 애가 아파서 엄마를 찾는데 내가 전화를 안 받았다고 지금 내게 뭐라고 하는 거야?”이유영은 비꼬며 강이한에게 되물었다.“...”순간 강이한의 두 눈은 분노 때문에 더욱 붉어졌다.강이한이 입을 열기도 전에 이유영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그 애를 위해 나한테 전화를 얼마나 많이 한 거야? 아니면 당신은 여태껏 내가 어떤 태도인지 모르겠어?”‘알아볼 때도 됐잖아. 이젠 알아봐야지!’“유영아, 넌 온유한테 그렇게 대하면 안 돼!”이런 똑같은 말을 강이한은 정말 여러 번이고 말했다. 하지만 도대체 이유영이 왜 이온유를 그렇게 대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서 그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한지음에 관한 얘기가 나오기만 하면 뒤에 얼마나 큰 이야기가 엮여있는지를 막론하고 화제는 단 한 번도 계속 이어진 적이 없었다.“강이한, 내 딸도 열이 39.5도로 났어.
“얘기하세요.”이유영은 아주 무뚝뚝하게 입을 열었다.마치 엄수현이 무슨 얘기를 할 것을 알아차린 것만 같았다.오늘 도원산에서 떠날 때, 이유영은 강이한 주변의 사람들이 원념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것을 느꼈다.‘마음이 참 독해... 고작 어린애인데 아이한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그래서 지금 엄수현이 특별히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도 이유영이 도대체 어떤 여자인지를 얘기하려고 하는 줄로 생각했다.엄수현은 이유영을 보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이유영은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내내 두 사람은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으며 분위기는 점점 심각해졌다.이유영이 엘리베이터에서 나가려는 순간, 엄수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사모님, 그 아이가 왜 도련님을 닮았죠?”엄수현의 말이 끝나자, 이유영은 머리가 팡 터지는 것만 같았다.이유영은 고개를 돌려 충격이 가득한,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두 눈으로 엄수현을 바라보았다.‘이 사람... 월이를 딱 한 눈 보았는데 월이와 강이한이 닮았다는 것을 보아낸 거야?’이유영은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이 순간 이유영의 마음속에 어떤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있는지 아무도 몰랐다.저녁에 침대 위에서 이유영은 월이의 변화를 보면서 강이한이 파리에 있는 한 시종 큰 복병이 될 것으로 생각했었다.하지만 그녀의 생각이 이렇게나 빨리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강이한 주변의 엄수현이 이렇게 쉽게 눈치를 챘다니 그녀는 정말 믿기지 않았다.이유영은 크게 숨을 몇 모금 들이켰지만, 여전히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사모님, 만약 도련님이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되면 사모님께 더...”“더 잘해 줄 거라고요?”엄수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유영은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이유영의 호흡은 조금 가빠졌다.‘강이한의 신변에서 지내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한 거 아냐? 강이한이 나한테 잘해 줄 거라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이유영은 연달아 심호흡을 몇 번 하고는 그제야
병실 안에서 여진우는 침대 위에서 곤히 잠든 월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열이 난 아이는 쉽게 졸려 했기에 집에서 병원으로 오는 길 내내 한 번도 깨어나지 않았다.여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꼬맹이의 작은 코와 입이 다 그 사람이랑 많이 닮았어!”이유영은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조금 전 엄수현이 자기를 막아선 것이 어쩌면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만약 그녀를 막지 않고 바로 강이한에게 사실을 얘기했으면 아마 전 파리가 떠들썩해졌을 것이었다.강이한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큰 난리를 피우는 사람인데 만약 아이의 정체를 알아버리면 일이 어떤 지경까지 이르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그 얘기는 그만해줘.”“강이한이 아까 서주 쪽에 전화했대.”“또 너를 건드렸어?”이유영은 골치가 아파 나는 것만 같았다.강이한의 성격은 줄곧 이랬다. 일의 시비곡직을 따지지도 않고, 무슨 일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매번 일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놨다.예전에 결혼하기 전에 이유영은 강이한의 성격이 이런 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이 인간은 왜 성격이 점점 더 지랄 같아지는 거 같지!?’“강이한이 너에게 나를 정씨 저택에서 내보내라고 제기했어?”“어.”확실히 그 말을 했었다.하지만 이유영은 그저 강이한이 미친 사람같이 느껴졌다. 이혼까지 한 마당에 이런 짓거리까지 만들어 내다니 이유영은 어이가 없었다.“연회는 3일 뒤에 진행될 거야.”“그럼, 네 쪽에는...”“넌 서재욱 씨 쪽이나 신경 써.”3일 뒤, 연회에서 여진우와 이유영의 신분은 드러나게 될 것이다.그럼, 강이한은 자연스럽게 더 이상 여진우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었다.하지만 서재욱 쪽은?강이한이 이유영에게 하는 짓거리를 보면, 서재욱과 이유영에게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안 이상, 강이한은 절대 서재욱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 뻔했다.그 사람과는 얘기가 전혀 안 통하는 것이 문제였다. 자격이 없다고, 그가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말해도 그는 전혀 듣지를 않았다. 강이한은 그저
월이의 머리에 꽂혀있는 주삿바늘을 보더니 임소미는 마음이 정말 아팠다.이유영이 입을 열었다.“제가 이렇게 잘 보살피고 있었잖아요!”“그래도 병원에 들어갈 때 나한테는 말해 줬어야지.”임소미는 화병 나 죽을 것만 같았다.“저랑 진우가 다 있었는데요.”“진우라니. 넌 오빠라고 불러야지!”“...”만약 예전 같았으면 이유영은 꼭 말대꾸를 한마디 했었을 텐데 오늘은 특히 월이의 상황 때문에 이유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빠가 있으니 사실 좋은 것도 있네.’...이유영의 상황과 달리 강이한 쪽 이온유의 상태는 별로 심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날이 밝은 뒤 이온유는 퇴원했다. 병원의 로비에서 나갈 때, 여진우는 냉기를 한가득 내뿜으며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강이한의 차가운 두 눈동자랑 마주친 순간, 두 사람은 대 아침부터 눈빛으로 스파크를 일으키곤 하였다.“아빠.”잠에서 깬 이온유는 강이한의 옷깃을 살짝 잡아당겼다. 강이한은 정신을 차리고 안절부절못하며 품속에 있는 이온유를 쳐다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가자. 집으로 가자.”“네.”이온유도 여진우의 적의를 선명하게 느꼈으며 조금 불편했다.아이들은 그런 것이었다. 일단 불편함을 느끼면 무조건 피하는 것을 선택하곤 하였다.차 안에서, 강이한은 이온유를 잘 안착시키고는 저린 미간을 주물럭 했다.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는 방금 만난 여진우의 쌀쌀한 눈빛이 계속 떠올랐다.그토록 낯익어 보였으며 그의 얼굴 윤곽이... 어딘가 모르게 익숙했다.“엄수현 씨.”“네, 도련님.”“조금 전 여진우를 봤을 때 무슨 느낌이었어요?”‘여진우?엄수현은 눈썰미가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그는 어젯밤에 월이와 강이한이 닮았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던 것처럼 오늘도 당연히 이상한 낌새를 눈치챌 수 있었다.하지만 그동안, 상류사회에서 떠도는 소문들은 무시할 수 없었다.“제가 느끼기에는 여진우 도련님이랑 사모님이 무척 닮았습니다!”‘그래, 무척 닮았어. 조금 닮은 정도가 아니야.’그저 남자와
3일이란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다!전날, 이유영은 맞춤 예복을 여러 벌 받았으며 게다가 자기네 회사 크리스탈 가든에서 보낸 브랜드들도 있었다.메이크업 선생님도 다 안배해 놓았다.스케일이 이렇게 큰 것을 보면서 이유영은 골치가 아팠다.“엄마, 사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어요.”“왜 필요가 없어? 내일 너는 진우랑 같이 오프닝 댄스를 춰야 해. 우리 공주님은 당연히 제일 이쁘고 제일 아름다워야지.”임소미는 강조하면서 말했다.“그래도 이건 너무...”“...”“제 물건이 너무 많아서 넘칠 지경이에요.”이유영의 말은 사실이었다. 그녀의 물건은 정말 넘칠 정도로 많았다.정씨 가문으로 돌아온 후, 그 당시 외숙모인 임소미는 정말 온 천하에서 제일 좋은 것들을 다 이유영에게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자기와 정유라 사이의 차별에 대해 이유영은 한동안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알아차렸다.게다가 이 2년 동안, 정국진은 줄곧 여진우를 찾고 있었기에 로열 글로벌이라는 큰 짐은 자연스럽게 이유영의 어깨에 놓인 것이었다.지금 여진우도 돌아왔으니, 정국진의 정신도 돌아온 셈이었으며 이유영도 한결 편안해졌다.“유영아.”임소미는 이유영의 머리카락을 정돈해 주면서 부드럽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왜요?”“너무 좋다.”임소미는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그녀의 눈시울은 살짝 붉어졌다.지금 이런 삶은 진실을 알고 난 뒤 임소미가 꿈에도 그리던 장면이었다. 지금은 드디어 이뤄졌다... 딸과 아들이 다 돌아왔다.자고로 사람은 평소에도 선을 행하고 덕을 쌓아야 한다더니, 진실을 알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은 다 그녀의 품속으로 돌아왔다.이 2년 동안, 임소미는 자선을 엄청나게 중요시하게 여겼다.하나님의 연민에 감사드렸다.“엄마. 지금 이게 뭐 하는 거예요? 나랑 진우가 엄마 곁에 있잖아요.”“바보야. 진우는 네 오빠야.”임소미는 이유영의 호칭을 바로잡았다.이유영도 아마 혼자로 지내던 것이 습관 되어서인지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