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유영은 정말 강이한을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강이한은 서재욱의 많은 프로젝트를 빼앗아 가 사람을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다.게다가 서재욱이 절대 생각지 못한 건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자기한테까지 그런 짓을 했다는 것이었다.“보아하니 강이한은 아직도 당신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모르네요.”한참 지나 서재욱은 이 한마디로 원인을 총괄했다.“...”이 말을 들은 이유영은 제자리에 굳어져 버렸다!‘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모른다고?’비록 이유영은 진작에 마음속으로 이 점을 잘 알고 있었지만, 현재 서재욱의 입에서 이 얘기를 듣자니, 이유영은 정말 속이 말이 아니었다.서재욱이 말한 것처럼 강이한은 종래로 어떻게 타인을 사랑해야 하는지 모른다. 강이한은 사랑을 모를 뿐만 아니라 사랑을 줄 줄도 몰랐다.그의 사랑은... 소유였고 상해였고 또 파멸이었다.“그렇다고 해도 당신은 아직도 그 사람과 함께 하려고 고민 중인가요?”“난 종래로 그 사람과 함께 할 생각이 없었어요!”“그럼, 왜 연준이를...”돌고 돌아 또다시 박연준한테 돌아왔다!솔직히 말해서 지금 서재욱이 느낀 건, 이유영은 강이한 때문에 박연준을 포기한 것이었다.하지만 서재욱의 마음속에서 박연준은 강이한보다 백배 더 나은 사람이었다.“연준 씨는 친구 하기에 아주 적절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재욱 씨, 저랑 그 사람 사이는 당신 본 것처럼 간단하지 않아요.”이 말을 들은 서재욱은 침묵했다.이 사람들의 관계가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서재욱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른 줄 전혀 생각지 못했다.서재욱은 한숨을 내쉬었다.“어휴!”서재욱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유영은 깊게 숨을 한 모금 들이켜고 말했다.“연준 씨와 강이한의 원한은 일찍이 서주에서부터 시작되었어요.”“서주요?”“네.”이유영은 고개를 끄덕이었다.‘엄청나게 먼 얘기지.’서주라는 곳에 대해 서재욱도 낯설지 않았다. 서재욱 같은 상업적인 거두들은 각국의 형
“재욱 씨, 먼저 청하시로 돌아가세요. 여기는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할게요.”이유영은 박연준의 얘기를 그만하고 싶어 화제를 돌려 서재욱에게 말했다.이건 이유영과 강이한 두 사람 사이의 대결이었다!그리고 이유영은 고개를 숙일 수 없었다.서재욱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래요.”이 순간 서재욱이 승낙한 건 이유영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유영이 떠나려고 한 순간, 김연우가 황급히 들어오며 말했다.“대표님, 큰일 났습니다!”이 말을 할 때 김연우는 무의식적으로 이유영을 쳐다보았다.이유영의 마음도 김연우의 말과 함께 쪼여 들었다.서재욱은 이유영을 보더니 김연우에게 물었다.“또 강이한 그놈이야!?”“네!”이유영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강이한은 지금 그녀를 한 발 한 발 몰아쳤으며 그녀에게 숨을 돌릴 기회도 주지 않았다.이유영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재욱 씨, 이 일도 제가 잘 처리할게요. 제가 죄송해요.”죄송하다는 말은 이미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어쨌든 강이한이 이번에 서재그룹에 미친 실질적인 손해는 이유영이 보상해 줄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이유영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해결 방법은 최대한 빨리 이 일을 제대로 수습하는 것이었다.그녀가 일어난 순간, 서재욱이 입을 열었다.“당신과 강이한 사이는 참으로 악연이네요!”“...”이 말을 들은 이유영은 발걸음마저 멈칫했다.‘그래, 악연이네! 이 악연은 시작되고부터 끝까지 다 이토록 끈질기게 엮이다니.’그러니 다들 여자보고 남편을 잘 보고 만나라고 하는 것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여자가 끝이라고 말하면 남자가 끈질기게 달라붙어 영원히 편안하지 못하게 할 것이었다....이유영은 무슨 정신으로 엔젤 국제호텔에서 나왔는지 모른다.호텔 앞에는 강이한의 롤스로이스가 세워져 있었다. 차창을 절반 내린 사이로 강이한의 매섭고 뚜렷한 옆모습이 보였다!아무리 먼 거리를 사이 두고 있었지만, 이유영은 강이한의 몸에서 나는 위험한 기운이 느껴졌다.심호흡을 여러 번 했지만, 이유영은
“...”강이한의 손은 더 아래쪽으로 이동했다!“아니면 여기?”참다 참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이유영은 짝 소리와 함께 강이한의 뺨을 때렸다.분노에 꽉 찬 이유영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따져?”솔직히 말해서 이 세상에서 이유영에게 해명을 달라고 따는 사람 중에서 제일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이 바로 강이한이였다.하지만 강이한은 자신의 처지도 잘 몰랐다.그의 안색은 싸늘하고 위험했다.“당신 정말 그만해!”“박연준이 왜 파리를 떠났고 서주 하프항까지 잃은 줄 알아!?”“...”“서주 하프항이라고 알아?”이유영의 안 좋던 안색은 순간 더욱 어두워졌다.강이한이 생각하기를 이유영이 분노하면서 되물을 줄 알았을 때, 이유영은 그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당신이랑 그 사람 사이의 원한은 나랑 상관이 없어!”서주는 이유영이 언급할 이슈가 아니었다.두 사람이 서주에서 무슨 원한이 있었든 간에 이유영은 다 물어볼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이 사람들이 자기를 그 속에 끌어넣는 것이 싫었다.“하, 하긴. 이제 당신한테 서재욱이 생겼으니, 박연준이 어떻게 해서 서주 하프항을 잃어버렸는지가 왜 중요하겠어?”강이한은 비꼬며 말했다.이유영의 분노는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으며 강이한을 바라보는 눈빛은 어둡기 그지없었다.하지만 그녀가 변명하지 않는 모습에 강이한은 더욱 마음이 심란해졌다. 게다가 서재욱이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이유영이 대 아침부터 달려온 것을 생각하자 강이한은 더욱 미칠 것만 같았다.강이한이 이번 생으로 건너올 기회를 얻은 건 이유영이 자기를 어떻게 배신하는가를 보려고 온 것이 아니었다!공기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으며 강이한만 조용히 미쳐갔다......파리의 많은 것들은 다 베일에 싸여있었다.모든 사람은 다 가면을 쓴 것만 같았으며 보기에는 완벽해 보이지만 가면 뒤에는 어떤 음흉한 모습이 숨겨져 있는지 아무도 몰랐다.도원산에서, 강이한이 윗몸을 벌거벗은 채 차에서 내린 순간, 밖에서 대기하던 집사와 도우
도원산에 왜 이유영의 옷이 있는지에 대해 그녀는 한 글자도 물어보지 않았다...강이한이 지금 무엇을 하든, 이유영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강이한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먼저 엄수현 보고 당신 상태를 좀 봐달라고 할게.”아까 강이한은 선명하게 이상함을 느꼈다!너무 급하게 한 나머지, 이성을 잃었으니 더 세게 해서 이유영을 다치게 한 것이 분명했다.이유영은 몸을 반대편으로 돌리면서 싸늘하게 외쳤다.“나가!’이유영은 강이한이 꼴도 보기 싫었다.강이한은 나가지 않고 침대맡에 앉고는 입을 열었다.“유영아, 내가 박연준을 네 곁에서 밀어낼 수 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로 다 쫓아낼 수 있어! 나 말고 당신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강이한은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이고는 말했다.그의 말이 끝나자, 순간 이유영의 온몸이 굳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얼굴색도 하얗게 질렸다.박연준... 그와 박연준 사이의 원한에 대해 이유영은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의 일은 두 사람이 알아서 처리하면 됐지, 그녀는 그 사이에 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서재욱은...“당신 말대로 난 더 이상 서재욱과 어떠한 왕래도 하지 않을게.”“난 당신을 원해!”그는 아주 기세등등하게 세 단어를 내뱉었다.전에 박연준을 그녀의 세상에서 내쫓은 건 다 이유영을 갖기 위해서였다.“그건 불가능해!”“서재그룹은 얼마 버티지 못할 거야.”“...”이유영은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으며 눈빛에는 울화가 가득했다.강이한이 이토록 뻔뻔하게 나올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서재욱과 왕래를 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자기와 같이 있어 달라고? 이런 뻔뻔한 수단은 아마 이놈만 할 수 있는 짓이야.’“강이한 당신을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뻔뻔하다고 해야 하나?’하지만 이건 뻔뻔한 것을 떠나서 완전... 형용할 수 없는 정도였다.“걱정하지 마, 난 그 아이를 내 친자식처럼 대할 수 있어.”“하!”이유영은 비꼬는 웃음을 지었다.그녀는 아니꼽게 말했다.“전에 나랑
“아니야!”강이한은 이미 등골에 땀이 송골송골 돋았다.서주에 있는 동안, 강이한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웠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는 이유영이 자기와 같은 상황이 아니길 바랐다.만약 정말로 자기와 똑같은 거라면 그럼 이유영은... 두 사람 사이의 아픔과 미움에 대해 이유영은 절대로 내려놓을 수 없을 것이었다.하지만 진실은 정말로 이유영이 생각한 그런 것이 아니었다.근데 홍문동에서 일어난 화재를 떠 올리면 강이한 입가에 나온 해명은 또 아무런 신빙성이 없어지곤 하였다!그녀가 실명했던 것도 진짜였고 임신했던 것도 진짜였으며, 심지어 배 속의 아이마저 그때의 화재에서 같이 불타버린 것도 진짜였다.그건 전생이 이유영이 그와 함께하면서 지불한 대가였다.그녀가 생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냈든, 지난번의 생에서 겪었던 고통은 다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이유영의 목에 있는 화상 상처들을 보며, 강이한은 이유영이 그 당시 도대체 어떤 고통을 감당했을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더 이상 서재욱을 괴롭히지 마. 내 감정에 있어서 난 진작에 아무런 선택도 할 수 없게 되었어.”이유영의 말투는 유달리 평온했다.하지만 그 평온함에는 허전함이 있었다.강이한은 자기 가슴이 더욱 턱턱 막히는 것만 같았다.천만 가지 생각 끝에 강이한은 입을 열었다.“난 당신이 나랑 같이 이곳에서 살기만 바라. 다른 건 요구 안 할게!”그랬다. 이유영을 원하던 데서... 같이 살면 되는 것으로 변했다.이런 전변은 강이한에 있어서 양보나 마찬가지였다.“난 당신이랑 같이 살 리 없어.”이유영이 대답했다.‘절대 그럴 리 없지. 같이 살면서 강이한이 이온유를 어떻게 아끼는지를 보라고!?’“이건 내 최후의 양보야!”원래 아픔을 곁들인 강이한의 말투는 순식간에 싸늘해졌다.이유영의 마음은 그의 말투보다 백배 더 차가웠다....엄수현은 와서 이유영에게 간단하게 검사를 해주었다. 한 의사로서 환자의 여러 가지 병 증세를 봤었다고 해도 그녀는 이유영을 보고 깜짝 놀랐다!방에서 나올 때 엄수
도원산의 밤은 아주 평온했다. 게다가 곤충의 울음소리, 대자연의 소리는 저도 모르게 사람을 안심시켰다.하지만 이유영은 지극히 피곤한 정도가 아니면 절대로 이곳에서 깊이 잠들 수 없었다.도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모르지만, 강이한이 있는 곳이라면 아무리 조용한 곳이라고 해도 그녀의 심란한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잠결에 이유영은 누군가가 자신을 건드리는 것을 느꼈다.피곤한 채로 두 눈을 뜨자, 어둡고 따듯한 불빛 아래 강이한의 뚜렷한 옆모습은 아주 온화하게 보였다.마치 천사처럼 아름다운 것 같았다...하지만 순간 이유영은 정신이 번쩍 들었으며 피곤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그녀는 경계하면서 강이한을 쳐다보았다.특히 강이한의 움직임을 느낀 순간 그녀는 정신이 들면서 분노가 차올랐다.또렷한 짝 소리와 함께 이유영은 강이한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공기는... 순간 얼어붙었다!창밖 곤충의 울음소리는 이 순간에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심지어 이런 상황에서 방안은 고요한 나머지 바늘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조차 선명하게 들릴 정도였다!“당신, 이 미친놈!”이유영은 노호했다.차 안에서의 장면이 부단히 그녀의 머릿속에서 떠 올랐다. 그녀는 눈앞의 강이한을 매섭게 노려보며 마치 그를 찢어버릴 것만 같았다.강이한은 손에 연고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특히 그녀가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볼 때 강이한은 웃었다. 그 웃음은... 그토록 싸늘했다.“왜? 만지면 안 돼?”입을 연 강이한의 말에는 온통 풍자였다.이유영이 조용하게 있을 때 강이한이 느낀 양심의 가책만큼, 이유영이 경계하는 눈빛으로 강이한을 바라볼 때, 강이한은 그만큼 이유영을 길들여 주고 싶었다.‘만지면 안 돼? 그럼, 누가 당신을 만질 수 있는데? 서재욱? 아니면 박연준...?’강이한의 비꼬는 미소를 보며 이유영의 두 눈은 더욱 분노로 가득 찼다.이유영이 다시 손을 들어 강이한의 뺨을 내리치려고 할 때, 강이한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한 대로 모자라?”“날 만지지 마
여진우는 심지어 정씨 저택에 들어가 살기까지 했다!“유영아, 당신 외삼촌은 참으로 여우 같은 사람이야. 네가 서재욱의 아이를 낳은 걸 알면서도 여진우를 백산 별장에서 지내게 들이다니. 참으로 완벽한 수를 뒀네.”강이한의 말투는 쌀쌀맞았다.하지만 그보다 더 쌀쌀한 건... 이유영의 마음이었다. 강이한의 눈을 바라보며 이유영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대답하지 않았다.이유영의 침묵은 강이한이 보기엔 묵인하는 거랑 마찬가지였다.쿵 소리와 함께 강이한은 문을 박차고 나갔다.이유영은 침대에 앉은 채 오랫동안 가만히 있었다. 그녀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졌고 점점 싸늘해졌다.이것이 바로 그녀와 강이한의 관계였다.전생이든 아니면 이번 생이든, 두 사람 사이의 이런 모순은 도무지 피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오해! 해명할 수 없는 오해, 해명해도 믿지 않는 오해, 이것이 바로 두 사람 사이 모순의 관건이었다. 도대체 마음속으로 편애하는 건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 이유영은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이유영이 강이한에 대한 사랑과 온도는 바로 이런 것들 때문에 조금씩 조금씩 식은 것이었다.이유영은 최익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가 파자마를 입고 계단을 내려왔을 때, 이온유가 물컵을 들고 물을 마시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유영을 보자마자 꼬맹이의 눈에는 두려운 기운이 드러났다.이유영은 이온유에게 눈길 한번 주고는 바로 눈길을 거두었다.하지만 입구까지 걸어갔을 때 뒤에서 쾅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이유영이 고개를 돌려 보니 이온유가 손에 든 물컵을 바닥에 떨군 것을 보았다. 유리 조각이 사방에 튀었으며 꼬맹이의 종아리에는 한 줄기 자국이 긁혀져 피가 났다.“흑, 흑...”순간, 이온유는 울음을 터트렸다!소리를 들은 도우미들은 얼른 달려 나왔다. 그리고 이온유가 다친 모습을 보더니 현장은 순간 아수라장이 되었다.강이한도 소란을 듣고 내려왔다.그가 다급하게 이온유에게 달려가는 모습을 본 이유영은 눈에 가시가 든 것처럼 거슬렸다.
이유영이 백산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여진우는 아직 깨어있었으며 마침 통화 중이었다. 전화에 대고 서주 얘기를 하는 그의 안색은 별로 좋지 않았다.이유영의 마음은 다시 목구멍까지 차올랐다.여진우는 급히 전화 반대편의 사람에게 몇 마디 한 후 전화를 끊고는 이유영을 향해 걸어왔다.“왜 이렇게 늦게 들어왔어? 그리고 너 옷차림이...”‘심지어 잠옷을 입고 있네!?’“서주 쪽에 또 무슨 문제가 생겼어?”이유영은 여진우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도리어 그에게 되물었다.서주 얘기가 나오자, 여진우는 미간을 찡그렸다.여진우는 입을 놀리기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파리에 돌아온 후의 신분 변화에 대해 그는 여태까지도 아직 어색해했다.그런 여진우가 유일하게 말을 많이 하는 상대는 아무래도 이유영이었다. 그랑 똑같이 생긴 이유영은 태어나기 전부터 한 공간에 같이 있었던 존재이기에 아무리 몇십 년간 서로 떨어져서 지냈다고 해도 두 사람 사이에는 아직도 케미가 남아있는 것만 같이 저도 모르게 서로에게 마음이 끌리곤 하였다.“별로 큰 문제가 아니야. 걱정하지 마.”여진우가 말했다.“강이한 때문이야?”이 질문을 할 때 이유영의 말투는 점점 날카로워졌다!“그 자식이 널 협박해?”여진우는 거의 이를 꽉 깨물며 이유영에게 물었다.“...”여진우의 눈 밑에 반짝이는 독기를 본 순간, 이유영은 입가에 씩 미소를 짓고는 손을 내밀어 여진우의 얼굴을 어루만졌다.“너...”“걱정하지 마. 나랑 그 인간은 이 몇 년 동안 계속 이렇게 지내왔어. 나도 이젠 익숙해.”전과 다른 건 예전에는 사이가 엮어있는 관계였다면 지금 아무런 사이가 없는 관계였다. 그래서 강이한의 행동은 마음이 이미 다 식어버린 이유영을 다치게 할 수 없었다.여진우는 이유영의 말을 듣더니, 저도 모르게 분노와 애틋한 감정이 살짝 드러났다.여진우는 사람을 시켜 이유영이 강이한과 함께 하면서 그동안 도대체 어떤 날을 보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그 사람의 협박에 넘어가지 마. 그 사람은 지금 미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