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경 엔데스 명우는 지금 소은지라는 이유영의 약점을 잡고 있었다. 소은지... 이유영이 지금 믿을 수 있는 많지 않은 사람 중 한 명이었다.파리가 제일 혼란스러울 때, 그리고 이유영이 주변의 상황을 잘 알아보지 못했을 때, 소은지는 여전히 이유영 마음속의 믿음의 버팀목이었다.그런 소은지를 이유영이 어떻게 마음에 두지 않을 수 있을까?오후, 엔데스 명우는 예복을 보내왔다. 이유영의 패션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아주 밝고 현란한 하늘색 예복이었다.이유영은 종래로 이런 색상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이 키고 작으니, 이런 화려한 색을 감당하지 못할 거라고 스스로 생각했다.하지만 결국 예복을 갈아입고 보니 이유영은 또 엔데스 명우의 독특한 안목에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예복의 디자인은 마침 아주 적절하게 옷 색깔에 대한 이유영의 불만을 없애주었다.집에 돌아온 정국진은 이유영을 보며 물었다.“너 이 옷차림은 뭐야?”“저녁 연회요!”“여섯째 도련님이랑?”“그렇죠!”여섯째 도련님 얘기가 나오자마자 이유영은 화가 치밀어올랐다. 지금 이 남자는 쇠뿔도 단김에 뺄 셈으로 이유영을 데리고 다니면서 얼굴을 익히기로 한 것이었다.엔데스 명우는 지금 온 천하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정씨 가문이랑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는 것을 알리려는 셈이었다.정국진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이 연회에 대해 아주 탐탁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걱정하지 마세요. 외삼촌,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할게요.”정국진이 자신을 걱정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유영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정국진은 이유영의 머리를 문지르며 말했다.“너도 참!”그의 말투에는 어쩔 수 없다는 기운이 깃들어있었다.정국진도 당연히 이유영이 비즈니스에서 자신의 독특한 강인함과 매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적인 공간에서도 자신만의 총명함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녀는 자신이 말한 것처럼 아주 이성적으로 모든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으며 지금의 그녀는 예전에 강이한 곁에 있던 남에게 의지하고
하지만 현재, 이유영과 강이한 두 사람의 관계성은 이미 정과는 무관했다!그저 강이한이 지금 이 파리의 정세에 대한 영향, 이 사람이 그중에서 어떤 존재인지와 상관이 있었다.지금 보니, 강이한 이라는 존재가 파리에 있어서 엄청 관건이 되는 것 같았다!관건이 되는 이상, 정씨 가문에 대해서는... 또 어떤 영향이 있을까!?이러고 보니, 이유영과 강이한 사이에는 이렇게 이익과 미지의 리스크가 그 무엇보다 더 중요해지게 되는 날도 있었다....연회에서 엔데스 명우는 자기 신변의 배천명 보고 이유영을 맞이하라고 했다. 갑작스럽게 불쑥 나타난 정식 약혼녀 이유영에 대해 배천명은 비록 태도가 공손했지만, 이유영도 그 사람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쌀쌀맞은 기운을 느꼈다.차에서 내리기 전, 이유영은 자신을 위해 문을 열어주는 배천명을 곁눈질하며 그에게 물었다.“당신 설신비라는 사람과 친한가요!?”“이 대표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그게 아니라면 전 그쪽이 저를 싫어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네요!”전에 조형욱이라는 전례가 있으니, 이유영은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었다.이유영의 말을 듣자, 배천명은 몸이 굳어졌다.그리고 몸에서 내뿜던 쌀쌀한 기운은 이 순간 몇 푼 더 차가워졌다.배천명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이유영은 그의 턱을 잡고는 세게 그의 머리를 치켜들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 순간, 배천명은 이 작은 여인의 눈 밑에서 남다른 독기를 보았다.이유영이 입을 열고 말했다.“당신이 설신비랑 무슨 사이였든지 저는 상관 안 해요. 당신이 그 사람으로 하여금 소은지한테 무슨 짓을 했다는 것만 저에게 들키지 마세요. 아니면 전 반드시 단칼에 당신의 목을 그을 거예요!”이유영의 말투는 유달리 사나웠다.말을 마친 후 이유영은 눈 밑이 순간 차갑고 사납게 변한 배천명을 휙 뿌리쳤다.배천명이 고개를 숙인 그 순간, 그의 눈 밑에는 셀 수 없는 위험이 깃들어 있었다.이유영은 씨익 입꼬리를 올리며 냉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고고하게 위에 있는 여왕처럼 온몸에
엔데스 명우는 이유영의 차가운 손을 잡으며 그녀를 자기의 품속으로 끌어당겼다. 이 행동은 마치 그녀를 자신의 품속에 감싸는 것만 같았다.그래서 이 동작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숨을 들이켜게 했다.엔데스 명우에 관한 스캔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공식적인 자리에 사람을 데리고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심지어 지금 도는 소문에 의하면 엔데스 명우는 로열 글로벌의 대표 이유영을 위해 자신의 주변 여자들을 깔끔히 정리했다는 말까지 있었다. 그야말로 왕이 미인을 위해 주변의 여인들을 다 정리한 셈이었다.지금 이유영을 바라보는 그 눈빛들은 어디 증오뿐이겠는가?완전 이유영을 엔데스 명우의 품속에서 끌어내지 못해 안달 난 독기 가득한 눈빛이었다.“봐요. 이렇게 내 곁에 있으니, 당신도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상대가 되었잖아요.”이유영은 여전히 웃는 표정을 지었지만, 말투는 유달리 사나웠다.“저 사람들은 날 잡아먹으려는 거예요.”‘이 남자는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정말 내가 모든 사람의 선망 상대가 되는 걸 바란다고 생각하나 봐?’무도회에서의 춤 타임은 그야말로 친밀하고 애매했다.아담하고 뽀얀 이유영과 엔데스 명우가 무도장 플로어의 한가운데서 춤을 추는 것이 정말 독특한 풍경이었다. 비록 이유영의 외적인 모습은 전혀 고귀하고 패기 넘치는 왕비랑 서로 연상시킬 수 없었지만, 그녀가 엔데스 명우한테 품속에 안긴 모습은 사람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면서도 부럽게 만들었다.“저기 봐요. 저 여인들이 당신을 보는 눈빛이 더욱 뜨거워졌어요!”“나도 알아요.”이유영은 원래 화가 났지만 지금 엔데스 명우가 자기의 귀에 대고 이 말을 하는 것을 들으니 더욱 화가 났다.‘이 남자는 저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나를 그런 눈빛으로 보는지 알기나 한가? 저건 절대로 내가 미워서 잡아먹으려는 눈빛이야.’연회 한 번에 기세가 등등했다.전에 한번 공항 기사가 나서, 전 파리 사람들은 다 엔데스 가문의 여섯째 도련님과 정씨 가문의 후계자 사이에 경사가 날
여자의 일관적인 사유에 따르면, 남자는 일단 한 여인이 자기의 아이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여자에 대해 어떤 감정이 있든지 다 그 여자가 떠나게 가만히 있고만 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만약 진짜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고 이 아이의 출생에 대해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이 아이가 태어나게 두지 않을 것이었다.아무튼, 어떤 상항이든 엔데스 명우가 이 아이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다면 절대로 지금처럼 소은지가 파리를 떠나게 놔두지 않을 것이었다.“여섯째 도련님은 아직 모르고 계십니다!”“그럼, 당신이 영원히 그 사람한테 알려주지 말길 바라요. 필경 당신도 은지가 여섯째 도련님의 아이를 낳는 것을 바라지 않을 거잖아요...”말을 마친 후 이유영은 배천명에게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바로 몸을 돌려 집으로 걸어갔다.하지만 배천명은 오만스러운 이유영의 뒷모습을 보며 미간을 찡긋했다.‘근데 정말이지 이 아담한 여자한테는 보기 드문 굳센 기운이 있네. 만약 여섯째 도련님이 정말 이 여자랑 함께한다면 이 여자가 도련님에게 도움이 많이 될 수도 있겠네.’‘근데...’뭐가 떠올랐는지 배천명의 눈초리에는 짙은 매서운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이유영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정국진을 뵈러 들어가기도 전에 루이스의 전화를 받았다. 루이스의 전화는 발신자 표신 제한으로 되어있어서 전화번호도 알 수 없었고 어디서 전화를 걸어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그저 루이스가 이유영에게 알렸다.“이미 안전한 곳에 도착했습니다!”“그래요. 알겠어요. 그녀는 잘 있어요?”그녀는 소은지를 가리켰다.아까 배천명의 말이 떠올라 이유영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조여들었다.소은지는 엄청나게 오기 만만한 사람이었다. 만약 누군가가 소은지가 사랑 때문에 누군가의 아기를 임신했다고 하면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소은지가 엔데스 명우의 곁에서 당한 일들은 다시 한번 이유영의 마음을 세게 졸였다.“아뇨. 이분... 임신하셨습니다.”루이스는 조금 엄숙한 말투로 말했다.“...”이유영은 잠
한편 파리의 고요함은 점점 한 점씩 찢어졌다.여론에서 이유영이 엔데스 명우의 약혼자이며 남자 측에서 곧 고가의 예물로 결혼할 거라고 소문이 팔팔 들끓었을 때, 원래 조금씩 고요함을 잃고 있던 파리에는 또 갑자기 큰일이 한 개 일어났다.로열 글로벌에서 [이유영 대표의 로열 글로벌에서의 일체 직무를 해제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순식간에 파리를 떠들썩하게 했다.전에 사실 이유영이 정국진 외동딸의 위치를 넘어서 이미 정식으로 로열 글로벌의 미래 후계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엔데스의 여섯째 도련님과 혼인을 맺기 직전인 이 타이밍에 로열 글로벌의 모든 직무를 해제한다고?그럼, 그 말인즉 이유영은 더 이상 로열 글로벌의 후계자가 아니란 말인가?심지어 더 사람의 마음을 뒤흔든 건, 이 소식이 발표된 지 불과 반날 만에 더욱 중대한 소식이 터져 나왔다는 것이었다. 그게 바로 [이유영은 앞으로 더 이상 정씨 가문과 털끝만큼의 관계가 없으며 이미 정씨 집안에서 나갔다]는 소식이었다.이 소식은 그야말로 핵폭탄 같은 소식이었다.심지어 오전에 나온 소식보다 더 충격적이었다.이건...지금 이유영이 로열 글로벌의 후계자가 아니라는 것뿐만 아니라 이제 정씨 가문에서 쫓겨났다는 말이었다.“그러니까 친 자식이 아닌 건 정말 남이라니까요.”“그러게, 말이에요. 전에 나대던 모습을 생각하니 이제 꼴이 좋네요. 지금은 아예 정씨 가문이랑 아무 사이가 아니니 별것도 아니네요?”“몰래 무슨 일을 범했는지도 몰라요!”“뭐겠어요? 엔데스 여섯째 도련님이랑 이유영이 가당키나 해요? 아무래도 자기 친 자식이어야죠.”“하긴, 걔가 정씨 가문에 들어선 후부터 조카라는 자가 친딸의 모든 풍조를 빼앗아 간 것도 모자라서 지금은 엔데스 가문과도 관계를 맺으니...”지금 파리는 온통 미친 여론 때문에 들썩이고 있었다.지금 사람들은 다들 이유영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혀를 놀려대고 있었다. 다들 뱀은 뱀이지, 결국 용이 되진 못한다고 말하고 있었다.지금, 이유영도
성진남은 무의식적으로 배천명을 보며 그의 눈에는 그윽한 느낌이 스쳐 지나갔다.배천명도 엔데스 명우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위험한 기운을 느껴서 다시 입을 열 때 말투도 따라서 바짝 긴장해졌다.배천명이 입을 열었다.“정 회장님 쪽 사람들도 어느 정도 능력이 있었습니다!”그 말인즉 소은지의 행방을 놓친 게 분명하다는 말이었다.배천명의 말이 끝나자마자 재떨이는 바로 그를 향해 날아왔다.그는 피할 엄두도 없어서 그저 제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날아오는 재떨이는 쿵 하고 그의 이마에 맞았다. 그는 머리가 조금 어지러웠고 피고... 이마를 따라 주르르 흘러내렸다.사무실 안의 분위기는 몇 점 더 싸늘해졌다.하지만 배천명은 여전히 제자리에 선 채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배천명, 너 참 죽일 놈이야!”“네! 제가 최대한 빨리 74번을 찾아내겠습니다!”74번이라는 수자에 대해 배천명은 강조하였다. 마치 엔데스 명우에게 소은지가 그의 곁에서 어떤 존재였던지, 또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 지를 일깨워 주는 것만 같았다.성진남의 한데 일그러진 미간은 배천명을 볼 때 다시금 더 엄숙해졌다.엔데스 명우가 입을 열었다.“됐어!”다시 입을 열 때 그의 싸늘하던 말투는 더욱 차가워졌다.“너 먼저 나가 있어.”배천명을 보고 한 말이었다.배천명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무실을 나갔다.사무실에 엔데스 명우와 성진남만 남았을 때, 엔데스 명우는 탁탁 라이터를 켜서 담배에 불을 피우고는 매섭게 한 모금 들이켰다.한참 지나서야 엔데스 명우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지아 보고 알아보라고 해.”지아, 본명 도지아!성진남은 종래로 침착하고 듬직한 남자였다. 하지만 엔데스 명우의 이 말을 들었을 때 차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여태껏 지아한테는 아무렇게나 임무를 배정해 준 적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그녀가 나서서 처리해야 하는 일이면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었다.‘지금 고작 여자 한 명을 찾는데 지아를 시킨다고?’“네.”성진남은 수만 가지 생각을 거친 후에 바로 고개를 끄
엔데스 명우는 전에 로열 글로벌에 갑자기 뜬금없이 후계자가 나타난 것도 아주 의외롭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 정국진이 이런 대응도 엔데스 명우가 보기에는 이유영의 꾀가 적지 않게 들어갔다고 생각되었다.이유영의 머리에는 잔꾀가 많았을 뿐만 아니라 보기에는 무심해 보여도 도리어 상대방에게 주먹을 한 대 날릴 수 있었다.그러니 이번 일도 엔데스 명우가 보기에는 이유영이 또 무슨 방법을 써서 일을 뒤엎을 게 뻔했다.당연히... 이번 일로 이유영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지는 못한다고 해도 이번 일을 계기로 이유영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엔데스 명우는 생각했다....파리는 지금 난리법석이었다.그리고 정씨 가문에서는 그럴듯하게 정말 이유영을 집에서 내쫓은 행세를 보였다. 이유영은 정말 공개적으로 백산 별장에서부터 반산월 쪽으로 이사를 갔다.현재 반산월에서 이유영은 한가하게 소파에 누워서 엔데스 명우가 자신이 따로 숨겨둔 약혼녀가 있다는 소식 또는 이유영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화에서 외숙모가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다.“여섯째 도련님은 아주 교활한 사람이야. 난 너희가 이렇게 한다고 해도 그 사람이 그렇게 쉽게 관두지 않을까 봐서 걱정이야.”이번 일이 터진 후 외숙모는 당장 퀘벡에서 돌아오려고 했다.하지만 퀘벡 쪽에 일 때문에 도무지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다행히 파리에 정국진이 있어서 외숙모도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근데 지금 파리가 들썩일 정도로 일이 커진 이상 아무리 멀리 퀘벡에 있는 외숙모도 거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정씨 가문...요 몇 년이래, 아무리 정국진이 일을 크게 벌였다고 해도 이 정도로 난리가 난 적이 거의 없었다.지금 눈이 뜨인 셈이었다.“엔데스 명우가 그 당시에 그런 요구를 제기한 것도 원래 정씨 가문의 지원을 받으려고 그런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정씨 가문이라는 배경이 없어진 이상 그 사람도 더 이상 나한테 관심이 없을 거예요.”이유영을 투덜거리며 말했다.
이유영은 손에 든 핸드폰을 꽉 쥐었다.그녀는 기사를 두고도 엔데스 명우가 자기를 향해 도발하는 모습이 상상되었다.“이런... 빌어먹을 남자!”지금의 이유영은 그야말로 화가 나 폭발할 것만 같았다.가슴이 턱턱 막히고 혈압이 오르는 것만 같았다. 분명한 건 지금 그녀는 엔데스 명우에게 한 방 먹은 것이었다.그러기도 한 것이 엔데스 명우의 예전 소문들은 다 만만하지 않았다. 그런 남자를 이유영이 갖고 놀자고 하니 그리 쉬운 일일 수가 없었다.지잉 지잉.전화가 울렸다.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정국진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이유영은 이 진동이 마치 손을 데는 것만 같이 느껴졌다.지금 이유영은 정말 머리가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어떡하지!? 정말 미쳐버리겠네.’우지는 아주 걱정스레 이유영을 바라보았다.이유영은 숨을 깊게 몇 번 들이마셨지만, 여전히 가슴속의 답답한 느낌을 짓누를 수 없었다.그러자 이유영은 입을 열어 자신을 달랬다.“괜찮아. 괜찮아.”그러고는 전화를 받았다!“외삼촌.”“기사는 봤어?”전화 반대편 정국진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네. 봤어요.”이 순간 분위기는 얼어붙는 것을 넘어 정지된 것만 같았다. 이유영은 지금 어이가 없어 미칠 것 같았다.‘이게 다 무슨 일이래?’이유영은 정말 화가 나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외삼촌, 저도 엔데스 명우가 이렇게 드세게 나올 줄 몰랐어요.”‘상황이 이렇게 되었는데도 결혼을 견지하다니?’‘도대체 누굴 화나게 하려는 것이야?’지금 파리 사람들은 엔데스 명우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명찰을 줬을 뿐만 아니라 전 파리 사람들은 다 이유영을 여우라고 욕할 것이었다.정국진의 별로 좋지 않던 말투는 지금 더욱 엄숙해졌다.“너 지금 반산월에 가만히 있어. 어디도 가지 마.”“그럼, 삼촌...”“이번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어떻게 처리해요?”일이 이렇게까지 커진 이상 엔데스 명우더러 결혼을 취소하라고 하는 건 아무리 봐도 불가능해 보였다.지금 엔데스 명우는 자기에게 좋은 이미지를 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