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하니, 정국진의 갑작스러운 말 한마디에 이유영은 정말 많이 놀란 것 같았다.2년 전, 강이한은 강서희와 한지음 때문에 이유영 주변의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들을 주었다. 심지어 지금 실종된 소은지마저도 그 속에 연루되었다.특히, 정유라는 그 속에서 아주 큰 피해를 보게 되었다. 그래서 2년이나 지났는데도 이유영은 아직도 정유라에 대해 미안함과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하지만 지금 외삼촌의 말씀은… 심하준 그 일이 강이한이랑 상관이 없다고?정국진은 다시 한번 답했다.“그래.”“그럼…”“난 바빠서 이만, 먼저 끊을게.”정유라의 일에 대해 정국진도 긴 얘기하기를 꺼리는 것 같았다.이유영이 채 반응을 하기도 전에 전화 반대편의 정국진은 이미 전화를 끊어버렸다.근 2년 동안, 항상 정유라의 얘기만 나오면 외삼촌과 외숙모는 모두 얘기를 꺼리며 화제를 돌렸다.지금과 같이, 외삼촌이 강이한이 심하준의 일과 상관이 없다고 하는데도, 더 이상의 긴 얘기는 피해 하셨다.그저 이렇게 한 마디만 남긴 채, 더 자세한 건… 얘기하지 않았다.전화 속에서 들려오는 ‘뚝- 뚝-” 소리를 들으며 이유영은 그 자리에 선 채로 굳어버렸다. 몸에는 심지어 소름이 돋았다!‘심하준 일이 강이한이랑 상관이 없다고?’‘어떻게 그럴 수가!?’‘정말로 상관이 없다면…!’이유영은 안색이 변했다. 머릿속은 이미 뒤집어졌고 머리가 하얘졌다, 한참이 지나서야 드디어 평정심을 되찾았다!“후…”이유영은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눈을 감고 머릿속의 혼난 속에서 벗어나려 했다.‘상관이 없으면 없는 거지 뭐!’이유영은 생각을 정리했다.‘상관이 없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나? 유라의 일과 상관이 없다고 해도 강이한이 죽을죄를 지은 죄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그리고 그가 동교, 크리스탈 가든에 한 짓들, 심지어… 2번의 생에 자기한테 한 짓들!?’그것들을 생각하면 정국진이 전화에서 이유영한테 한 얘기는 정말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다.루이스가 들어왔다.얼굴에 걱정이 가득한 이유영을
2년이란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다.‘은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왜 파리에서 갑자기 사라진 거고, 왜 꼬박 2년이나 나한테 연락이 없는 거지?’매번 소은지에 대해 떠올리면 이유영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목구멍에 차오르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정말로 겁이 났다!마음속으로 수천 번 수만 번 은지가 꼭 무사하기를 기원했다.루이스가 나가자, 사무실에는 이유영 혼자만 남게 되었다. 팔을 내밀자, 옷깃은 자동으로 위로 올라가면서 이유영 손목의 상처들을 드러냈다.차가운 손가락으로 울퉁불퉁한 화상자국이 남은 피부를 만졌다. 그때 당시, 높은 온도로 벌겋게 다루어진 철 몽둥이들이 그의 팔에 내리쳤을 때, 그 순간… 이유영은 아직도 그때 피부가 타는 찍-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이유영은 아직도 그때의 그런 심장이 찢어지는 것만 같은 고통이 기억에 생생하였다.‘쿵!’사무실 문이 갑자기 열렸다. 밖에 있던 사람의 힘이 얼마나 셌는지 문은 벽에 맞히면 아주 천둥소리를 냈다.깊은 사색에 잠겨있던 이유영마저 소리를 듣고 정신이 들었다.문 쪽으로 눈길을 돌리니 문 앞에 서있는 박연준이 눈에 들어왔다. 온몸에 있는 진귀한 차림도 그의 차가운 아우라를 감추지 못했다.이런 모습을 한 박연준을 본 이유영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비서는 박연준의 뒤에서 고개를 내밀고 말했다.“대표님, 이분께서…”“먼저 나가서 일 보세요.”비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유영은 그의 말을 가로채고 일어서서 박연준한테로 다가갔다. 마음속에는 은근히 조마조마함을 지니고 있었다.이와 동시에, 박연준한테서 뿜어져 나오던 차가운 기운들도 점점 사그라졌다. 이유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무사한 이유영을 보고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웬일로 왔어요?”이유영은 시간을 확인해 보니 박연준이 한창 바쁠 시간이었다.박연준은 이유영의 손을 잡고 한편으로 와서 자리에 앉았다.이유영의 말에 대답도 안 한 채 그저 물었다.“그 사람이 당신을 해치진 않았나요?”이유영은 말이
하지만 그래도 입장을 밝혔다.“어떤 일은 그래도 제가 꼭 직면해야 하잖아요. 안 그래요?”이유영은 외삼촌 서재에서 봤던 그 사진이 떠올랐다.순간 그녀의 눈에는 진한 빛이 반짝였다!그리고 박연준이 입을 떼기 전에 먼저 입을 열고 물었다.“연준 씨는 전에 그 사람이랑 무슨 일 있었어요?”이유영은 항상 직설적인 사람이었다.비록 이렇게 바로 직접적으로 물어보면 박연준이 아마 대답해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꼭 물어봐야 했다!이유영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박연준도 순간 멍해 있었다.“유영 씨는 저랑 그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다고 생각해요?”“저는 당연히 몰라서 연준 씨한테 물어보는 거잖아요.”이 말을 할 때도 이유영의 눈길은 시종 박연준의 얼굴에 있었다.이유영은 박연준의 얼굴에 있는 그 어떠한 미세한 변화도 놓치지 않았다.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지켜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아내지 못했다.“난 그 사람이랑 별로 안 친해요!”결국 이유영의 뜨거운 시선하에 박연준은 이렇게 한마디만 남겨 놓았다.‘안 친하다고?’‘하지만 그 사진을 보면, 특히 두 사람만 찍혀 있는 사진이었는데 안 친하다고 하기에는 너무 말이 안 되잖아.’“그럼, 유영 씨도 별일 없어 보이니 저는 이만 가볼게요.”이유영이 마저 물음을 제기하려고 하던 때에 박연준은 이미 일어섰다.그래서 이유영은 목구멍까지 올라온 질문들을 그저 삼켜 버렸다.박연준이 문을 나가는 모습을 보고 이유영은 몇 발짝 다가가서 그래도 엘리베이터까지 데려다주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박연준은 걸어 들어갔다.이유영이 입을 열었다.“조심히 운전하세요.”“네, 저녁에 데리러 올까요? 같이 저녁 먹으러 가요.”“그래요.”이유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약속에 응했다.박연준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것까지 보고서야 이유영은 몸을 돌려 사무실로 갔다. 그리고 필요한 문건을 들고 회의실로 갔다.강이한이 돌아온 것에 대해 이유영이 신경을 쓰든 안 쓰든 이미
암흑 속의 세상에서 제일 두려운 건 이사였다. 매번 새로운 곳에 갔을 때마다 또 기나긴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2년이란 시간이 지나, 한지음은 이미 이곳에 대해 충분히 적응했다. 지금 또 다른 곳으로 가야 된다는 소리를 들이니 마음속 첫 반응은 거부였다.정 집사의 말투는 더 차가워졌다.“주인님께서 말씀 주셨어요. 아가씨는 앞으로 한동안 파리에서 살 겁니다!”파리!?그곳에 대해 한지음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 그곳은… 이유영 외삼촌의 구역이었다!이유영을 떠올리자 한지음은 얼굴색이 또 새하얘졌다. 마음속의 거부반응은 이 순간에 더욱 깊은 배척으로 변했다.“안, 안 가면 안 되나요?”아니면 다른 곳으로 가도 좋았다.하지만 이유영이 있는 곳으로 가는 건, 좀…!“그 애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바로 다음 순간, 정 집사의 차가운 말소리가 들렸다.한지음은 순간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 말을 듣자마자 세상이 다 조용해지는 것 같았다.온몸은 자기도 모르게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정 집사가 말한 그 애가 누구인지 한지음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아직 살아 있는 거지?한지음이 말을 하기도 전에 정 집사는 마저 얘기를 꺼냈다.“계속 안에서 안 나오시던 강 도련님도 이미 그쪽으로 갔습니다!”원래 새하얗던 한지음의 얼굴은 이 말을 듣더니 더욱 하얗게 질렸다.‘걔가 살아있다고!’‘그리고 그 사람이, 걔를 찾으러 갔다고?’2년…!지금까지도 한지음은 자기가 도대체 어떻게 그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강이한을 한 번만 봐 달라고 사정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하지만 결국 얻은 대답은 강이한이 자기 스스로 나오기 싫어한다는 것이었다.강이한은 자기 자신에게 벌을 주고 있는 것이었다.강이한은 모든 것에 대해 다 알았다. 모든 것은 다 강서희가 한 짓이고 자기는 이유영에게 누명을 씌웠다는 것을 알게 되자 강이한은 자기가 받아야 할 벌을 받는 거라고 했다.2년 동안, 한지음은 강이한을 찾으러 간 적이 있었다. 하지만 강이한은 종래로 한지음을 만나주지
한지음이 바들바들 떨면서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네, 저 갈게요!”말이 끝나자, 유 아주머니의 그 위험하던 예리함은 다시 따뜻한 미소로 변했다.“참 잘 됐어요. 아가씨가 말을 잘 들으니, 주인님도 기뻐하실 거예요!”한지음의 꼭 쥔 주먹은 유 아주머니의 이 말을 듣고 더욱 화가 나 오금이 저릴 지경이였다.…다시 파리 쪽으로 돌아왔다!이유영은 끝내 엔데스 가문의 다섯째 도련님을 만나러 가지 않았고 박연준과 함께 식사했다.매번 박연준과 식사를 할 때면 그는 엄청 배려심 많고 다정하게 스테이크를 잘라서 이유영에게 건네주었다.“오늘의 맛이 어떤지 한번 먹어봐요.”“네, 고마워요.”이유영은 넘겨주는 스테이크를 건네받고 포크로 한 조각을 찍어 입어 넣었다. 이유영의 동작은 아주 우아하고 현숙했다… 다만 부족한 게 있다면 키가 좀 작은 것이었다.이유영을 바라보는 박연준의 눈빛에는 온유함과 부드러움뿐만 아니라 그리고 깊고 그윽했다!강이한에 대해선 두 사람 모두 자동으로 입에 꺼내지 않았다.“오늘 맛이 괜찮네요.”이유영이 박연준에게 말했다.매번 박연준이 이유영을 데리고 식사를 할 때면 그는 종래로 이유영을 실망하게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이유영 입맛에 맞는 음식들로 잘 골랐다.2년이란 시간 동안을 지내다 보니, 박연준은 이유영 자기 자신보다도 이유영을 잘 아는 것 같았다.박연준은 이유영을 한눈 보더니 입을 열었다.“엔데스 다섯째 도련님께서 약속을 신청했다면서요?”“네 일과 관련된 문제 때문에요.”이유영은 아주 담담하게 답했다.“그 사람 성격이 좀 급해요. 그 애 탓하지 마세요.”“연준 씨 말을 들으니, 두 사람 사이가 괜찮나 보네요?”“네.”박연준은 자기 앞에 놓인 와인잔을 들고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이유영은 멈칫했다.아무리 박연준이 이곳 파리에서 심상치 않은 존재라는 걸 알고 있었어도 이 말을 들었을 때 그래도 조금 놀랐다. 그때 당시 청하시에 있었을 때와 지금 파리의 모든 것을 비교했을 때, 정리해 보면, 박연준은 청하시
이렇게 박연준의 손은 허공에 뜨게 되었지만, 그는 전혀 화내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거뒀다.이유영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일말의 책망도 없었다. 심지어 아까보다 더 부드러웠다.“화났나 보네요!”이유영은 말없이 그저 조용히 음식을 먹었다.하지만 이런 고요함이 더 그녀의 기분에 신경 쓰게 만들었다.“유영 씨?”말이 없는 이유영을 보자, 박연준은 그녀의 손을 살짝 끌어당겼다.그래도 여전히 말이 없었다. 심지어 박연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오늘 강이한을 만난 것부터, 그리고 엔데스 도련님 일까지 다 돌이켜보고 나니 이유영은 그제야 그런 생각이 들었다. ‘2년 동안… 연준 씨는 내 곁에 나 모르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안배해 둔 건가?’아무리 박연준이 자기를 해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도 이런 선을 넘는 행위는 이유영한테는 조금 부담스러웠다.박연준이 자기를 보호한다는 이유라고 한들… 그래도 안 되었다!원래 데이트였던 이번 식사는 결국 불미스럽게 끝났다.돌아가는 길에 두 사람 모두 말이 없었다. 백산 별장에 도착해 이유영이 문을 열고 내리려는 순간, 박연준은 뒤에서 그녀를 불렀다.“유영 씨는 지금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해요?”갑작스러운 질문에 이유영은 순간 제자리에 굳었다.‘어떻게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냐고?’진짜 말해서 그는 전혀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뒤돌아 박연준이랑 눈이 마주쳤다…!“청하시에서 여기로 온 이후부터 저는 쭉 유영 씨를 지켰어요!”이유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박연준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이 말을 들은 이유영은 마음속이 따뜻해졌다.박연준의 부드럽고 엄숙함이 깃든 눈을 바라보는 순간, 이유영은 마치 그때의 청하시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처음 박연준을 만났을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이 남자는 그때도 이런 엄숙한 분위기가 그윽했고, 심지어 그때는 박연준이 도대체 이후에 어떻게 자기 와이프랑 지낼지 의심도 했었다.이유영은 깊게 숨을 들이키고는 가슴속의 아픔을 꾹 짓누르며 말했다.“
“대표님.”조민정은 앞 차가 강이한의 차인 것을 알아보고 온몸의 경계를 다 세우며 이유영을 불렀다.이유영은 찡그린 미간을 살살 어루만지며 루이스한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네!”차에서 내리려던 루이스는 이유영의 말을 듣고 동작을 멈췄다. 옆에 있던 조민정은 더 바짝 긴장을 세웠다.이유영은 깊게 한숨을 들이키고는 눈을 떴다.어차피 마주해야 할 일은 어떻게든 마주하게 되어 있다…!‘이 사람이 이렇게 찾아온 이상, 나에 대해 궁금한 게, 물어볼 게 참 많았을 거야.’이유영은 이렇게 생각하며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탁-’ 문이 열리면서 강이한의 기다랗고 큰 손바닥이 이유영의 눈앞에 훅 들어왔다.매우 젠틀한 동작이었지만 강렬한 패기가 느껴졌다.조민정은 걱정스럽게 이유영을 바라보았다.끝내, 이유영은 강이한의 손에 자기의 손을 올렸다.그러자…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강지한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이 살짝 사그라진 것을 느꼈다.강이한의 차에 탄 이유영은 그저 창밖을 내다보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말해 봐. 이번에는 또 무슨 얘기를 하려고 불렀어?”“당신 혹시 풍산이 파리에서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있어?”풍산?박연준!이 두 자 사이에 일정한 연관이 있는 건 분명했다. 박연준이 풍산의 배후 주인이며 그리고 그 신비한 주인님이 이 몇 년 동안 무슨 일을 벌였는지 이유영은 당연히 알고 있다.“알아.”“그런데도 당신이랑 박연준을 그리 가깝게 지내게 하다니, 당신 외삼촌도 참 마음씨가 어지간히 넓으신 게 아니네.”강이한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이유영은 강이한을 바라보며 똑같이 비꼬는 말투로 답했다.“나도 전에는 마음씨가 참 넓었었지!”마음씨가 넓기로 이렇게 독사 같은 사람이랑 같이 결혼까지 갔지.이유영의 말이 끝나자, 작은 차 안의 공기는 또다시 꽁꽁 얼어붙었다.앞에 앉은 기사님과 이시욱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났다.이유영의 비꼬는 눈빛에는 사람을 몰아세우는 예리함, 그리고… 그녀만의 소탈함이 담겨 있었다.이런 말을
강이한은 덥석 이유영의 손목을 잡았다!두 사람 눈이 서로 마주친 때, 강이한은 모든 것을 다 자기 손에 장악하고 있는 사람처럼 눈빛에는 온통 예리함만 가득했다.비록 이유영이 지금 위에서 강이한을 내려다보고 있지만 강이한을 바라보고 있는 이 순간에도 마치 이 남자는 여전히 그녀가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에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이유영이 아무리 노력해서 높이 올라간다고 해도 강이한은 여전히 손쉽게 그녀의 인생을 조종할 수 있었다. 심지어 그녀의 목을 조를 것조차 쉬운 죽 먹기였다.그렇다고 해도 이유영은 지금 눈에 두려움이 일도 없었다!강이한은 이유영의 눈에 비친 폭풍 후 고요함을 보고 천천히 살금살금 아까처럼 다시 손을 그의 옷깃 안으로 집어넣었다.차가운 손가락은 살며시 그녀의 아랫배에 있는 10인치 길이의 흉터를 쓰다듬었다. 강이한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이 흉터가 맹장 수술로 인한 흉터라고 할 생각은 하지 말고!”아까 강이한이 갑자기 이렇게 무례한 행동을 한다고 했더니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구나. 이유영이 당황한 틈을 타서 이 일에 대한 질문에 손쓸 겨를이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강이한이 아이를 물어보자, 이유영의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방금보다 더 차가워졌다.심지어 일말의 위험한 분위기를 풍겼다!“당신 그럼 내가 그때 임신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말하는 이유영은 웃고 있었으나 그 웃음은 마치 도깨비처럼 서늘했다!2년이나 평온했던 그녀의 두 눈에는 여성 사업가의 예리한 눈매만 남아 있었는데 지금 보니 색다른 독기까지 갖고 있었다!하지만 그 눈에는 유독 강이한에 대한 미움만 없었다!왜 미움이 없는 걸까?그건… 이제 아무렇지 않기 때문이다!그녀에게 있어서 강이한은 이제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에 대해 미워할 게 뭐가 있는가?2년이란 시간 동안에 얻은 것들, 새로 가진 것들만으로도 이미 이유영에게 지난 과거를 내려놓을 이유가 충분했다…!그리고 이유영은 얻음 속에서 진짜 내려놓을 수가 있었다.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