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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긴 싸움 끝에 유영은 다시 오피스텔로 올라갔다.

엉망이 된 얼굴로 돌아온 친구를 본 소은지의 분노가 폭발했다.

“그 인간이 너 때렸어?”

소은지가 부르르 떨며 물었다.

유영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불도저 같이 달려들던 강이한을 생각하면 아찔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자신의 귀뺨을 때리던 강이한의 모습을 떠올렸다.

지금도 얼굴이 얼얼하고 숨통을 옥죄던 느낌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소은지는 다가와서 담요를 그녀의 어깨에 둘러주고 외투를 챙기며 말했다.

“일단 병원부터 가자.”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

유영은 친구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저었다.

소은지가 차분하게 말했다.

“이 정도면 가정폭력으로 신고가 가능해. 우리 이혼소송에도 도움이 될 거야.”

유영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곧이어 그녀는 소은지를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가정폭력!

전에는 한 번도 가정폭력과 강이한을 연관 짓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그가 보인 행보를 보면 이건 가정폭력이 분명했다.

과거에 그녀는 남편의 사랑을 믿고 이 세상에 강이한 말고 기댈 사람이 없다고 느낄 정도로 그에게 모든 걸 의지했다. 그리고 강이한 주변 사람들도 그들의 관계를 그런 식으로 바라봤다.

유영은 회귀하면 모든 걸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바뀐 게 없었다.

소은지는 운전대를 잡은 채로 백지장이 된 친구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

“왜? 그렇게까지 몰아가는 건 싫어?”

유영이 말했다.

“그게 아니라 좀 믿기지 않아서.”

강이한에게 귀뺨을 맞고 목까지 졸렸지만 아직도 이 상황을 믿기 힘들었다.

그가 자신을 두고 바람을 피웠다는 걸 알았을 때도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가정폭력까지 언급되다니.

“그 사람은 너랑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이야. 아마 이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을 거야.”

소은지가 말했다.

마치 모든 본질을 꿰뚫고 있다는 말투였다.

유영은 온몸을 바짝 긴장했다.

“그건 알아….”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전생에 그가 보인 행보를 보면 더 심한 건 아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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