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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Author: 진헤이
한편, 못 잔 잠을 보충하고 유영이 느긋하게 침실을 나섰을 때, 소은지는 이미 출근하고 집에 없었다.

식탁에는 친구가 남긴 메모가 붙여져 있었다.

[아침 준비했으니 데워서 먹어.]

용건만 적은 메모임에도 유영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소은지는 여전히 그녀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재벌 사모님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자기도 출근하느라 피곤할 텐데 아침까지 챙겨주다니.

그 마음에 깊은 감동이 몰려왔다.

아침을 먹고 있는데 외삼촌 정국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네, 외삼촌.”

“조민정 씨를 청하에 보냈어. 앞으로는 네가 하려는 일을 도울 거야.”

조민정?

해외에 3개월 동안 같이 있으며 조민정이 정국진의 오른팔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녀에게 이 소식은 뜻밖이었다. 이렇게까지 배려해 줄 줄이야.

이제는 나가봐야 할 시간이었다.

“감사해요, 외삼촌.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시고.”

“그 인간들에게 똑똑히 보여줘야지. 내 조카는 놈들이 마구 쥐고 흔들 정도로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말이야!”

예상치 못했지만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마워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정국진의 말이 틀린 게 아니었다.

과거에는 기댈 곳 하나 없는 고아라서 강이한에게 모든 걸 의지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유영은 꽤 배움이 빠른 사람이었다.

취직은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 굳이 강이한이 도와주지 않았어도 스스로 먹고 살 일자리를 마련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강이한의 입장은 달랐다.

“내 여자는 생계를 위해 힘들게 일할 필요 없어!”

이게 그의 주장이었고 지금은 그 주장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요구였는지 알고 있다.

강이한과 결혼한 뒤로 사람들은 그녀가 돈을 보고 그와 결혼했다고 비난했지만 오히려 그녀를 새장 안에 가둔 사람은 강이한이었다.

물론 거기에는 쉽게 상대에게 주도권을 넘겨준 유영의 미성숙함도 있었다.

진영숙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는 점을 이용해 유영을 압박한 것이었다. 유영이 강이한이 쳐준 울타리를 떠나면 살아갈 수 없다고 판단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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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48화

    한 시간 뒤.유영은 이마에 식은 땀을 흘리며 병상에 누워 있었다. 전에 강이한 때문에 다쳤던 팔이 결국 또 탈골되었다.“푹 쉬고 조심하셔야 해요. 한번 탈골된 뼈는 재발하기 쉬워요.”의사가 그녀의 팔에 깁스를 해주며 당부했다.유영은 극심한 고통 때문에 대답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강이한은 굳은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치료가 끝난 뒤, 의사와 간호사는 병실을 나갔다.병실에 두 사람만 남게 되자 유영은 고개를 창밖으로 돌리고 그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강이한이 명령하듯 말했다.“앞으로 운전대 절대 잡지 마.”다행히 경차랑 부딪혀서 최악의 상황을 피했지만 상대 차량이 트럭이었다면 큰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다.유영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대답하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그녀가 대답이 없자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내 말 안 들려?”유영은 드디어 고개를 돌리고 그를 바라보았다.“당신이 상관할 바는 아니지.”“뭐라?”강이한은 폭발하기 직전이었다.주제도 모르고 깝치는 모습이 가소로우면서도 짜증이 치밀었다.그는 숨을 고르고 뭔가 얘기를 꺼내려던 찰나, 조형욱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말해.”“대표님, 산 사람의 망막을 기증 받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요. 아무리 돈이 궁한 사람이라도 그런 제안을 받을 사람은 없어요. 그리고 청하시는 원래 장기 기증이 활성화된 도시가 아닙니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이 대부분이라 기증 동의를 받아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한지음의 망막 이식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유영도 저도 모르게 바짝 긴장됐다.그녀는 조용히 강이한을 바라보았다. 강이한의 시선이 조심스럽게 그녀에게로 향했다.착잡함, 안타까움, 온갖 감정이 뒤섞인 눈빛을 하고 있었지만 유영은 그 배후에 숨은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전화를 끊은 강이한은 말없이 유영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대치하고 있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서로를 유심히 바라본 적이 언제였던지 기억이 가물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49화

    그는 유영이 모든 것을 꾸몄다고 확신했기에 망막을 되돌려주는 개념이라고 주장했다.핸드폰이 울리며 유영이 상념에서 깨어났다.조민정이었다.“미안해요. 지금 병원이라 오늘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괜찮아요. 이미 알고 있어요.”정유라의 말에 유연이 흠칫 놀랐다. 이렇게 빨리 그쪽까지 소식이 들어갔을 줄이야.역시 괜히 정국진 오른팔이 아니었다. 소식이 이렇게 빠를 줄이야.유영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수화기 너머로 담담한 목소리가 전해졌다.“많이 다쳤어요? 제가 그쪽으로 갈까요?”“아니에요. 내가 그쪽으로 지금 갈게요.”“그럴 필요는 없어요. 일단 다친 곳 잘 치료하고 이쪽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이제 다 나았어요. 정말 괜찮아요.”유영이 고집스럽게 말했다.정국진까지 나서서 밀어주는데 스스로 더 강해져야 그 도움에 보답할 수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유능한 직원을 보내준 그의 마음에 미안할 지경이었다.파리에서 그토록 잘나가던 조민정을 국내로 불러들였으면 그 책임을 져야 했다. 그녀가 괜히 시간 낭비하게 할 수 없었다.유영은 고집스럽게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문을 나서는데 마주 오던 강이한과 마주치고 말았다.“어딜 가?”남자의 목소리는 늘 그랬듯 싸늘했다.의사가 나간지 얼마나 됐다고 지금 외출하겠다는 거지?“나랑 얘기 좀 해.”유영이 뭐라고 답하기도 전에 강이한은 그녀를 압박하여 병실로 다시 들어갔다.유영은 싸늘한 눈빛으로 남자를 노려보며 말했다.“할 얘기 있으면 해.”유영은 병상에 앉고 강이한도 의자를 끌어와서 그녀와 마주하고 앉았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착잡했다.그리고 유영은 그런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결국 얘기하려는 건가?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유영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할 말 없으면 이만 가볼게.”“수술 말인데….”등 뒤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에서 간절함이 느껴졌다.유영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뒤돌아선 그녀의 눈에는 사무치는 증오가 그대로 드러났다.결국 이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0화

    그녀에게서 증오를 그도 느꼈다.하지만 이미 결단을 내린 이상 굽힐 수 없었다.“평생 시력을 잃고 살아가게 하지 않을 거야. 일시적인 거야. 한지음 씨는 지금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가망이 없어. 이번 수술만 무사히 마치면 당신에게 적합한 기증자를 내가 꼭 찾아줄 거야….”짝!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영은 손을 번쩍 들어 남자의 뺨을 때렸다.일시적?어떻게 저런 말을 쉽게 뱉을 수 있을까?유영은 마지막으로 남자를 힐끗 바라보고는 뒤돌아섰다.“난 망막을 기증할 이유 없어. 못 들은 걸로 할게.”말을 마친 그녀는 분노에 치를 떠는 남자를 남겨둔 채, 병실을 나갔다.결국 그에게서 그 말을 듣고 말았다.더 이상 그에게 미련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가슴이 아프고 쓰렸다.10년을 함께해 온 정을 뿌리칠 만큼 그 여자에게서 매력을 느꼈던 걸까?아니면 진짜 다른 말 못할 이유가 있었을까?유영은 스스로 질문을 던졌지만 답을 찾을 수는 없었다. 강이한이 입을 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것들이었다.유영은 자신이 무슨 정신으로 병원을 빠져나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핸드폰이 울려서 받으니 절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소은지의 목소리가 좋지 않았다.“유영아.”“은지야, 너 괜찮은 거지?”강이한이 했던 말이 떠올라서 가슴이 철렁했다.강이한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또라이였다. 결국 그 피해가 소은지에게까지 간 걸까?“지금 집으로 가고 있어. 넌 집이야?”“나도… 곧 갈 거야.”“가는 길에 장 봐서 갈게. 내가 오늘은 맛있는 거 해줄 테니까 기대해.”소은지는 애써 가벼운 말투로 말했지만 유영의 짐작대로라면 그녀는 아마 로펌에서 해고 통지서를 받았을 수도 있었다.결국… 칼을 빼들었구나!하긴, 그녀에게조차 이렇듯 잔인하게 대하는 사람이 그녀의 주변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었을 리는 없었다.전화를 끊은 뒤, 유영은 한참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증오로 가득한 눈동자에 물기가 돌았고 투명하고 광 나던 피부는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1화

    단순히 협박에서 끝났다면 이렇게까지 절망하지 않았을 것이다.유영은 어떤 말로 지금 기분을 표현해야 할지 몰라 대답을 삼갔다.강이한을 죽여 버리고 싶을 마큼 증오가 차올랐다. 과거에 그렇게 서로를 사랑했던 두 사람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이해도 가지 않았다.유영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말했다.“은지야, 넌 이제 내 일에서 손을 떼.”“바보야. 내가 아니면 누가 너 도와주겠어?”소은지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하며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다.“걱정 마. 이미 컨택이 온 로펌이 있어. 곧 새로운 로펌으로 옮길 거야. 소송은 끝까지 내가 책임질게.”소은지에게 유영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친구였다.지금 안 도와주면 강이한 옆에서 또 무슨 꼴을 당할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손등에 무언가가 툭툭 떨어졌다.그것은 유영의 눈물이었다.“뭐야? 고작 이런 거로 감동했어? 그 눈물 닦아두고 너 스스로 일어서. 그 인간들에게 우리 유영이가 남자한테만 기대는 못난 여자가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겠어?”“풉….”슬픔에 잠겼던 유영은 마치 웃어른처럼 자신을 가르치는 말투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이제 기분이 좀 풀렸어? 거봐. 웃으니까 예쁘잖아. 남자 하나 때문에 눈물 흘리는 건 너무 바보 같은 짓이야.”“그럼!”유영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그와의 10년이 아까워서 눈물을 흘리는 건 바보 같은 짓이었다.소은정은 유영을 끌고 거실로 가서 앉았다.사실 직접 요리를 할 기분은 아니었기에 배달을 시켰다.한참이 지난 뒤에야 소은지는 깁스를 하고 있는 유영의 팔을 보고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별거 아니야.”“빨리 말해!”소은지가 정색하며 말했다.유영은 다가온 강아지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강이한 때문이지 뭐. 네가 로펌에서 잘린 것도 그 인간이 한 짓이고.”“그건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마.”유영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이미 알고 있었어?”“뻔하잖아. 너랑 소송하기 싫으니까 로펌에 수를 써서 날 내치게 한 거지.”소은지는 이혼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2화

    유영은 최근 해외에서 있었던 일들을 상세하게 소은지에게 얘기해 주었고 소은지는 조용히 듣기만 했다.그리고 막장 드라마를 봤을 때나 짓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변호사 일로 바쁜 몸이지만 일이 없을 때 소설을 보는 게 소은지의 취미였다.그리고 유영이 겪은 이 말도 안 되는 일들을 소설로 써도 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외삼촌이라고?”“맞아. 해외 언론에 보도된 사진에서 나랑 같이 있었던 분은 내 외삼촌이야.”“강이한은 그걸 모르고 그 난리를 피운 거고?”“알았으면 파리까지 찾아가서 외삼촌한테 달려들지는 않았겠지.”“왜 사실을 말하지 않았어? 오해가 이대로 쌓이는 건 너한테도 불리할 텐데?”“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해야 이혼을 빨리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 만약 이런 오해로 그 사람이 이혼할 결심을 내린다면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소은지에게도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이라 믿기지 않았다.유영도 마찬가지였다.지난 생의 그녀는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에게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하늘이 그녀를 불쌍하게 여겨서 없던 외삼촌을 보내준 걸까?그래도 지난 생처럼 신변에 아무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그때는 강이한이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했고 그를 잃으면 세상이 무너질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아니었다.“강이한한테 배신을 당해서 안타까워서 도와주려고 했는데 대단한 외삼촌이 나타났으니 내 도움도 필요 없겠네?”소은지가 허탈한 표정으로 말했다.“로열 글로벌, 우리 로펌에서 금융 소송 전담인 진금용 씨라고 있는데 그분 큰아버지가 그 회사에 계시잖아. 연봉만 해도 20억이라고 들었는데 그런 대단한 회사 회장님이 네 외삼촌이라는 거 아니야?”소은지는 존경스러운 표정으로 유영을 바라보고 있었다.유영이 그녀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그런 부담스러운 눈빛으로 보지 말라고.”“오늘부터 네가 내 여신님이야.”소은지가 정색하며 말했다.그러면서 예전에 불쾌했던 일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너희 시어머니 있잖아. 만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3화

    그날의 사고는 유영에게 지우지 못할 악몽이 되었다.“네 말이 맞아. 아이가 없을 때 끝내는 게 깔끔하지.”그녀가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세강 오너 일가가 그들의 아이를 원치 않았다.임신한 그녀를 끝까지 몰아세워 유산하게 만들었고 그것을 빌미로 그녀를 그 집안에서 밀어내려고 했다.그리고 드디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되었다.처음 아이를 잃었을 때, 유영은 그 사실을 강이한에게 알리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멍청한 결정이었다.그들이 언젠가는 자신을 받아줄 거라고 생각하고 덮은 일이었는데 그들은 처음부터 유영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마음이 없었다.소은지가 소송에서 손을 떼게 되면서 유영은 법률대리인을 양승호 변호사로 변경했다. 소은지는 소송에서 손을 떼게 되었기에 원래 로펌으로 출근했다.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그 소식은 강이한에게 전해졌다.이날은 유영과 조민정이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그들은 조민정이 새로 구한 사무실에서 보기로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강이한의 세강바이오 건물 바로 옆 건물이었다.물론 세강바이오는 건물 전체가 세강 소유였고 유영의 사무실은 옆 건물의 한 층만 차지했다.조민정이 유영에게 말했다.“관련 서류는 다 준비되었고 오후에 고객사 미팅이 있어요. 내일에도 있고요.”“알겠어요.”유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조민정이 말했다.“일이 조금 많기도 하고 새로 창설된 집단이라 서로 부딪힐 일이 많을 거예요. 그래도 유영 씨한테 돌아가는 일은 제가 특별히 신경 썼으니까 너무 조급할 건 없어요.”“고마워요.”처음부터 미팅이 잡혔다는 게 중요했다.조민정은 참 능력 있는 직원이었다.청하에 도착한지 며칠이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일을 따냈다는 게 그 증거였다.아마 해외에 있을 때부터 청하시 상황에 대해 공부했을 것이다.첫 시작은 유영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순조로웠다.오후가 되자 유영은 조민정과 함께 고객을 만나러 건물을 나섰다. 건물 대문을 나서는데 하필이면 회사로 돌아오는 강이한의 차와 마주쳤다.남자가 차를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4화

    예전에 그와 사이가 좋았을 때 야근하는 직원을 챙긴다고 직접 도시락을 싸서 직원들에게 돌린 적 있었다. 그래서 직원들이 기억하는 유영은 온화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하지만 최근 도는 소문이 그들의 생각을 바꾸었다.사무실로 들어간 강이한은 짜증스럽게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유영과 마주 앉았다.커피잔을 쾅 소리 나게 테이블로 내려놓은 남자가 차갑게 말했다.“홍문동으로 들어가. 거기가 당신 집이야.”“나 아주 편하게 지내고 있어.”“여자 둘이서 20평도 안 되는 좁은 오피스텔에서 비집고 사는 게 편하다고?”남자가 차갑게 물었다.유영도 온기 없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랬다.소은지가 사는 오피스텔은 그의 기준에서 크지 않았다.거실 하나 방 두 개 딸린 작은 오피스텔이었다.물론 큰 집에서 오래 지낸 사람들이 보기에 좁은 건 맞았다.유영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래. 당신을 만나고 내 삶의 질이 풍족해진 건 사실이야. 먹는 거 입는 거 사는 곳, 모두 최상을 누렸지.”“하지만 좁은 욕실에서 간단히 샤워하고 옷방도 따로 없는 침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아침은 간단히 샌드위치로 때우는 이런 생활이지만 자유롭고 만족해.”“뭐라?”“인정해. 당신이 사는 세상에는 모든 게 완벽하고 안일했지. 하지만 한번이라도 나한테 물어본 적 있어? 지금 사는 삶에 만족하냐고?”강이한은 침묵했다.“당신이 사랑하는 바깥의 애인을 위해 나한테 시망막을 기증하라고 하면 내가 얼마나 아파할지는 생각해 봤어? 아니면 당신은 나를 그저 당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거야?”강이한의 동공이 거세게 흔들렸다.그는 착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살아온 시간에 대해서 그녀가 자신의 입장을 얘기한 건 처음이었다.유영이 계속해서 말했다.“당신하고 결혼하고 세강의 며느리로 살아온 3년이 내 인생에서는 가장 비참한 경험이었어. 당신은 나한테 풍족한 물질적 삶을 줬지만 당신 옆에 있는 난 사람들의 냉대를 받아야 했고 수많은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어.”“난 당신이 기르는 강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5화

    지금 뭘 들은 거지?너무 화가 나서 환각이 들린 게 틀림없었다.그는 유영의 삶을 풍족하게 해주면서 만족감을 느꼈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아니었다고 말한다.“젠장! 정말 미쳤네!”잘 달래서 홍문동으로 데리고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모든 게 틀어져 버렸다.아무리 생각해도 한지음 일 때문에 그녀가 성질을 부리는 게 틀림없었다.예전처럼 생각할 시간만 주면 알아서 다가와줄 줄 알았다.이제 이렇게 된 이상 더는 망막 기증에 관한 얘기를 쉽게 꺼낼 수 없었다.건물을 나오자 조민정이 차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객을 만나러 가는 길, 잠시 고민하던 유영이 말했다.“지금 하고 있는 일도 그 인간이 방해를 놓지 않을까요?”청하시에서 강이한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유영이 가장 잘 알았다.로펌의 최고 에이스인 소은지마저 퇴사를 시킬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막강했다.지금도 그들의 싸움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이러다가 새로 생긴 사무실마저 영향을 받는 건 아닌지 걱정되었다.조민정이 말했다.“회장님도 그 부분을 걱정하셔서 유영 씨에게 주는 의뢰는 전부 회장님과 친분이 두터운 분들로만 선별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그럼 그분들도 저와 외삼촌의 관계에 대해 안다는 얘기예요?”“그건 아니고 회장님이 직접 전화하셔서 잘 부탁한다고 미리 말씀하셨을 거예요.”유영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하지만 다른 걱정이 떠올랐다.최근 그녀와 정국진의 스캔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 상황에서 그런 연락을 받고 의뢰인이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기업과 기업 사이에 얽힌 것도 많고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이한의 귀까지 들어간다고 봐야 했다.그렇게 된다면 또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했다.일을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커다란 장애물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기분이었다.고객 미팅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그들은 그녀에게 디자인을 의뢰하기로 했다.그런데 다음 날 만나기로 예정된 고객은 만만치 않았다.청하시에서 가장 큰 건물 중 하나가 세강타워라는 강이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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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95화

    그렇게까지 생각한 적 없었던 이유영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차가운 눈빛을 번뜩였다.“어디 한 번 도망쳐 봐.”비서는 순간 움찔했다.감히 그럴 수가 없었다. 이유영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지금 맡은 일은 로열 글로벌의 것이었고 그녀는 로열 글로벌의 전 대표님이었기에 서주에서 살아남으려면 감히 그녀를 속일 수 없었다....두 시간 후, 비서와 지혁이 돈을 한 아름 안고 다시 돌아오자 이유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거기 경비원들이 바로 내쫓았어요.”말이 끝나자 이유영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어떤 성격의 사람이길래 이런 짓을 벌이는지 이유영은 혼란스러웠다.“윙!”그때 마침 휴대폰이 울렸고 화면을 확인한 순간, 그녀는 기절할 뻔했다.[내일까지 안 오면 변호사가 찾아갈 거야.]‘협박인가? 도대체 무슨 속셈이지? 차 수리비는 물론이고 직접 사과까지 하라는 건가?’이유영은 숨이 턱 막혔다. 이런 사람은 처음이었다.이런 일일수록 더 읽히고 싶지 않았던 이유영은 재빨리 답장을 보냈다.[아직 더블루 리버스에 계세요? 제가 지금 바로 갈게요.]빨리 사과하고 이 일을 끝내고만 싶었다.통화하다가 부딪혔으니 명백한 본인 불찰로 생긴 사고였고 CCTV에도 찍혔으니 어쩔 수 없었다.곧 답장이 왔다.[네.]아직 그곳에 있다면 된 것이다. 이유영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지혁 씨.”“네, 아가씨.”깔끔하게 슈트를 차려입은 지혁이 이유영 앞으로 다가갔다.“저랑 같이 가요.”만만한 상대가 아닌 것 같아 지혁과 함께 가는 게 안전할 것 같았다.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네.”이유영은 코트를 걸치며 돈을 지혁에게 건넸고 돈을 건네받은 지혁과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오늘 일정으로 바쁜 하루였지만 더 골치 아파지기 전에 이 일을 빨리 해결해야 했다....30분 후에 더블루 리버스에 도착했고 이번에는 경비원들이 막지 않았기에 두 사람은 아무 문제 없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그들이 온다는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94화

    “바래다줬어?”“네.”“서재욱은 아직도 거기 살아?”“네.”말이 떨어지자 박연준은 온몸에 위압적인 기운을 뿜어내며 벌떡 일어섰다.그의 주변 공기가 날카롭게 변하며 문기원의 심장은 긴장감에 조여들었다.박연준이 발을 내디디려는 찰나, 문기원이 먼저 나서서 말했다.“아마 오해가 있을 거예요. 지금 나온 기사는 다 찌라시잖아요.”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는 매체에서 나온 말이었고 그곳에서 나온 기사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박연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그는 문기원의 말이 사실이기를 바랐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서재욱이 잠옷 차림으로 문을 여는 모습 한 장면만이 가득했다.“지금 너무 늦었으니, 내일 가는 게 어떻습니까?”문기원은 신중하게 조언했다.오늘 이유영이 서재욱을 만난 것만으로도 찌라시가 퍼졌다.이건 누군가가 분명 뒤에서 조종하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그게 누구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랬는지는 알지 못했다.혹시 엔데스 가문과 관련이 있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그들은 왜 서재욱을 끌어들이려는 걸까?온갖 의문이 떠올랐지만 박연준은 그저 단호하게 문기원에게 말했다.“너 먼저 들어가.”그 순간 그가 얼마나 큰 힘으로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지 문기원은 알 수 있었다.문기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내려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오랜 시간 박연준을 곁에서 지켜본 경험상, 지금처럼 감정을 억누르고 있다면 오늘 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그날 밤, 이유영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잠들었다.하지만 박연준은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원래라면 내일 서주로 돌아가야 했지만 그는 모든 계획을 미뤘다.아침 식탁.“월이야, 빨리 먹어. 먹고 나면 엄마랑 같이 갈 거야. 어제 엄마가 말했지, 늦으면 안 된다고.”이유영은 시간을 확인하며 월이에게 말했다.정국진과 여진우가 집에 없는 관계로 이유영이 월이를 유치원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다.다음 날 아침.이유영은 평소처럼 아이를 데리고 유치원에 다녀온 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93화

    차 안에서 문기원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이유영을 바라보았다.방금 차 안에서 오간 대화를 그는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들었고 이것은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이유영이 박연준에게 가하는 복수라는 사실을 그는 알고 있었다.예전에 서주에서 큰 파장을 일어났던 것처럼 지금은 그 모든 것이 박연준에게도 되풀이되고 있었다.이유영은 누구도 용서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선생님과 서재욱 씨의 관계가 특별하신 만큼 신중하게 결정하시길 바랍니다.”문기원의 말은 분명 어떤 일은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듯했다.박연준과 서재욱은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이였다.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을 일으켜 이유영이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일까?이유영은 흔들림 없이 답했다.“문기원 씨는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서재욱은 이유영이 지금 박연준과 어떤 관계인지 알면서도 망설임이 그녀를 찾아왔다. 그러니 이유영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문기원은 그녀의 단호한 태도에 잠시 말을 잃고 미간을 찌푸렸다.“사실, 박 선생님도 불쌍한 사람이에요. 굳이 그렇게 행동하실 것까진 없잖아요.”적어도 문기원의 눈에는 박연준도 상처받은 사람이었다.“불쌍하다고요? 문기원 씨, 농담하시는 거죠?”그가 불쌍하다면, 세상에 불쌍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문기원은 조심스럽게 덧붙였다.“사실 연서 씨는 이유영 씨가 생각하는 것만큼 선생님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어요.”“문기원 씨!”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유영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갈렸다. 그녀는 이 주제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생각한 사람이 10년 동안 자신을 속여 오며 연서의 대역으로 삼았단 말인가?결국 가장 가치 없는 사람은 자신이었다. 연서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절대 없었다. 적어도 박연준과 강이한에게는 가장 중요한 사람일 것이다.문기원은 그녀의 감정이 격해지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어떤 말도 의미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에게 이 문제는 너무 무거운 과거였다. 너무 깊은 상처를 남긴 탓에 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92화

    마음이 이 정도로 깊지 않았다면 감정을 이렇게까지 억누를 수 있었을까?박연준은 아마도 과거 연서에게조차 이렇게까지 감정을 억누르지 않았을 것이다.강이한이 마지막 순간 이유영을 놓아주면서도 박연준과 그녀 사이에 개입하지 않았던 것은 모두 이 이유였을 것이다.지금 보니, 박연준은 언제나 진심이었다.진심으로 마음이 움직였기에 오늘 밤 벌어진 모든 일이 이토록 견디기 힘들었던 것이다.“내일 가도 되잖아.”박연준은 돌아서며 깊은 눈빛으로 이유영을 바라보았다.오는 동안 감정을 철저히 억눌렀지만 결국 남은 것은 그녀에 대한 끝없는 아픔뿐이었다.“그 여자는?”진영숙을 말하는 것이었다.박연준은 순간 미세하게 움찔했고 그 반응을 본 이유영은 입가에 조용한 미소를 띠었다.“흥!”진영숙과 이유영이 과거에 어떤 관계였는지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 지금 도대체 뭐 하려는 걸까?“너와 그 여자가 또 어떤 거래를 했을지 누가 알아.”그녀는 한 발 다가가며 비꼬듯 물었다. 강이한의 어머니까지 신경 쓰고 있다는 게 묘하게 신경 쓰였다.진영숙을 대하던 태도가 나쁘지 않았던 걸 생각하며 박연준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박연준은 잠시 이유영을 바라보다가 깊이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딱 하루만이야.”“넌 내가 그 여자와 같은 공간에 머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이유영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과거 강이한과 결혼했을 때, 강이한을 위해 모든 건 참아내면서조차 강씨 집안에 머문 적은 없었다.신분과 지위가 아무리 다르고 아무리 고개를 숙여도 이유영에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선이 있었다.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그런 식으로 대하면 안 돼.”“뭐라고?”이건 어제부터 박연준이 몇 번이나 반복한 말이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대하면 안 되는지 이유영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과거의 일들이 떠오르자 이유영은 다시 진영숙을 향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박연준의 말의 의도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남자의 시선이 이유영에게 고정되었다.이 지경이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91화

    그런 말은 원래 박연준의 입에서 나올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왜 이런 말을 하는 걸까?그가 분노로 온몸을 떨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이유영은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그의 분노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남자라도 자기 소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다른 이가 침범하는 것을 참지 못할 테니까.“강이한과 한지음은 불륜이었어. 재욱 씨는 연우 씨에게 분명히 이야기할 거야. 어떻게 같아?”강이한은 한지음과 끊임없이 스캔들을 일으키면서도 이유영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것이 가장 가슴 아프고 참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서재욱과 이유영 사이에는 애초에 그런 감정이 없었기에 그녀는 더욱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박연준의 말은 아무런 책임감 없는 터무니없는 말이었다.박연준은 숨이 막힐 정도로 화가 치밀었다.평생 이렇게까지 화가 난 적이 있었던가? 이런 순간은 보통 강이한에게서 많이 봤었다. 강이한은 박연준의 공격과 복수를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기에 이렇게 분노하곤 했다.그리고 지금, 이유영은 그 모든 것을 박연준에게 되돌려주고 있었다.“너...”박연준은 이유영의 무심한 태도를 보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생각한 끝에 겨우 입을 열었다.“그 사람 만나지 마. 유영아, 내가 억지로 조치 취하게 하지 마.”그의 목소리는 무겁고도 위험했다.박연준의 말 속에 담긴 위협을 이유영은 단번에 알아채고 도전적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안 그러면 어쩔 건데?”아무도 박연준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을 것이고 지금 이유영은 그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었다.그가 다시 이유영을 바라볼 때, 그의 눈빛에는 끝없는 위험이 서려 있었다.“내가 뭘 할 것 같아?”10년 동안 한 사람을 계략적으로 속일 수 있었던 남자였다. 그의 성격이 얼마나 극악무도한지는 익히 알고 있었다.“날 협박하는 거야?”“난 그럴 생각이 없어.”그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예전에는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에 파리에 돌아온 이후, 이유영의 행동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90화

    그때의 박연준은 결코 이런 상황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많은 사람 중에 왜 하필 서재욱이야?”박연준은 분노를 억누르며 쏘아붙였다.“그냥 내가 좋아하니까? 서재욱은 좋은 사람이잖아.”좋은 사람? 그녀의 태도를 명확히 보여주는 말이었다.그녀의 말에 박연준의 눈빛이 흔들렸다. 좋은 사람은 서재욱을 두고 하는 말인가? 정말 그렇게 확신하는 걸까?“그 사람을 믿는 거야?”마치 이빨 사이로 힘겹게 짜내듯 그의 목소리는 무겁고 거칠었다.이유영은 단호하게 답했다.“너희들보다 훨씬 믿음직한 사람이야.”이유영의 눈에는 서재욱이 박연준이나 강이한보다 훨씬 믿음직스러웠다. 적어도 10년 동안이나 한 사람을 속이는 짓은 하지 않았으니까.박연준은 이유영이 그런 말을 주저 없이 내뱉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이것이 바로 강이한이 말한, 그들 사이에는 미래가 없다는 진짜 의미였을까? 그렇다면 그에게 미래란 존재하는 걸까? 그녀는 정말 단 한 조각의 마음도 남기지 않은 걸까?“서재욱 비서가 임신한 건 알아? 그의 아이라고! 그런 쓰레기 같은 놈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예전 같았으면 박연준의 입에서 절대 나올 리 없는 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왜 굳이 이런 말을 하는 걸까?쓰레기라고? 단지 서재욱에게서 이유영을 떼어놓기 위해서라면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다는 건가?“알아.”“뭐?”“그 애를 지우고 나에게 좋은 미래를 약속했어. 안 될 이유라도 있어?”박연준이 이런 식으로 그녀에게 충격을 주려는 거라면 아무 소용이 없었다.이 판은 이유영이 이겼다.박연준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지고 분노로 온몸을 떨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유영은 오랜만에 묘한 통쾌함을 맛보았다.사람들은 말한다. 감정이란 더 많이 신경 쓰는 쪽이 지는 거라고. 예전에 강이한 앞에서 언제나 졌던 것처럼.하지만 지금의 이유영은 이런 일에 진심을 다할 수 없었다.“그러니까, 꼭 서재욱과 함께해야겠다는 거지?”박연준은 분노로 몸을 떨었다. 그는 항상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89화

    이유영은 몽롱한 상태로 박연준에게 이끌려 파리 타워를 나섰다.차에 오르자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과 날 선 분위기가 온몸을 감쌌고 운전석에는 문기원이 앉아 있었다.만약 박연준이 직접 운전했다면 차가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한 속도로 내달렸을 것이다.문기원조차도 그의 음산한 기류를 감지한 듯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왜 하필 그 사람과 함께 있었어?”한참을 침묵하던 박연준이 낮고 서늘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고 이유영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대꾸했다.“왜, 안 돼?”“이유영!”그의 목소리가 더욱 차갑게 가라앉았다.음산한 기운이 차 안을 더욱 짙게 뒤덮었고 문기원의 손이 순간 미세하게 흔들리며 핸들이 살짝 틀어져 차가 미세하게 흔들렸다.이유영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며 비웃듯 물었다.“설마 우리 진짜 결혼한 사이로 생각했던 거야?”박연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멍하니 이유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어두웠던 눈빛이 한층 더 깊은 먹구름으로 가려졌다.“어이가 없군.”이유영은 냉소를 띠며 웃었다. 그녀에게 이 결혼은 처음부터 아무 의미도 없었다.이유영의 태도에 좁은 차 안의 공기는 더욱 차가워졌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성냥이 켜졌다.“치익.”박연준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거칠게 몇 모금 빨아들였다. 차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담배 연기로 짙어졌고 살짝 내려진 창문 사이로 차가운 밤바람이 들어와 연기를 천천히 흩어놓았다.두 사람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로에게 너무 무거운 주제이기도 했고 이 이야기만 나오면 박연준은 언제나 격렬하게 반응했다.서재욱이 파자마 차림으로 문을 열었을 때, 박연준의 마음속에 어떤 격렬한 충격이 휘몰아쳤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그의 모든 이성이 무너져 내렸었다.차가 풍산 그룹에 거의 다다를 즈음, 박연준이 끝내 참았던 감정을 터뜨렸다.“이유영,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 생각이야?”목소리에는 한계에 다다른 감정이 묻어 있었다.“왜? 이제 겨우 시작인데 벌써 못 참겠어?”그렇다면 그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88화

    “재욱 씨가 보기엔 아직 가능성이 있을 것 같나요?”서재욱은 질문에 직접 답하지 않고 자신을 향해 반문했다.아직 가능성이 있을까?분명 없었다.청하시에서 이유영이 강이한 곁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강이한이 그녀에게 얼마나 냉혹한지 직접 목격했다.강이한의 매서운 눈빛을 보며 서재욱은 그가 평생 후회할 일을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만약 후회한다면, 그것은 곧 그의 파멸을 의미할 것이었다.그리고 지금, 강이한은 결국 그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고 이유영은 강이한에게 일말의 희망도 남겨놓지 않았다.“그럼 박연준은 어떻습니까?”최근 김연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서재욱은 이유영과 박연준의 관계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그래서 두 사람의 결혼 소식은 그에게도 큰 충격이었다.이유영은 박연준의 이름이 나오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딩동딩동!”두 사람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던 그때, 초인종 소리가 급하게 울렸다.이유영과 서재욱은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았다.“다른 손님이 또 있나요?”“아니요.”그는 오직 이유영을 만나기 위해 파리에 왔기에 다른 사람과 연락할 이유가 없었다.그렇다면 지금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이유영은 서재욱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가서 확인해 보죠.”“네.”서재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곤함에 지친 파자마 차림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긴장감이 감돌았다.그는 문 앞에 서서 먼저 문 너머를 살피고는 이내 뒤돌아보며 이유영을 바라보았다.“무슨 일이에요?”왜 문을 열지 않는 거지?“박연준이에요.”‘박연준? 여길 왜 온 거지?’서재욱을 찾아온 걸까?박연준은 어떤 소식이든 빨리 접하다 보니 서재욱이 파리에 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서재욱이 문을 열자 박연준의 주먹이 바람처럼 날아들었다. 서재욱이 재빨리 피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얼굴을 맞았을 것이다.이유영은 문 앞에서 벌어진 소란을 들으며 긴장하고 있었다.박연준이 온몸에 살기를 내뿜자 이유영의 마음도 덩달아 흔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87화

    이유영은 서재욱이 왜 하필 이 시점에서 자신을 찾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거절할 여지도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서재욱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분노하게 해야만 나타날 거야.”‘분노해야만 나타난다고? 얼마나 몰아세웠기에 분노해야만 모습을 드러낼 정도란 말인가?’이유영은 말문이 막혔다.자신과 강이한의 관계가 이미 충분히 복잡하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에는 그보다 더 얽히고설킨 관계가 많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결국 그녀는 서재욱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떠올리니 마음이 무거웠다....한편, 풍산 그룹에서 박연준은 이유영에게 몇 차례나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응답은 없었다.결국 문기원이 그녀의 행방을 알아냈고 그 사실을 보고받은 박연준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다.그는 문기원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물었다.“지금 파리 타워에 있다고?”“네. 이미 방에 들어갔다고 합니다.”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박연준의 주먹이 단단히 쥐어졌다.‘결혼 증명서를 발급할 때부터 시작된 반격이 계속되는 것도 모자라 이런 식으로까지 나오다니.’다른 사람이었다면 몰라도 하필 서재욱과 얽히는 것에 박연준은 내심 못마땅했다.‘나와 서재욱의 어떤 관계인지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파리 타워 레스토랑에서 저녁 시사를 마치고 곧장 방으로 들어갔습니다.”문기원의 목소리에도 무거운 긴장이 감돌았다.이유영이 서재욱과 그런 관계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이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박연준을 겨냥한 의도적인 행동일 가능성이 컸다.그 말에 박연준은 벌떡 일어났고 그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의자가 바닥에 나뒹굴었다.문기원이 말릴 틈도 없이 그는 성난 황소처럼 방을 빠져나갔다.차가운 분노가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고 그가 어디로 향하는지, 무엇을 하려는지는 불 보듯 뻔했다.문기원은 서둘러 그를 따라나섰다.차는 빠른 속도로 밤거리를 질주하며 파리 타워를 향해 달렸다.평소에도 거친 운전 실력으로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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