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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유영이 병원을 나왔을 때는 이미 새벽 세 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앞뒤로 실랑이를 벌이다 보니 병원에서 시간을 꽤 오래 끌었던 탓이다.

그녀는 미안한 얼굴로 소은지에게 말했다.

“미안해, 많이 기다렸지?”

“됐다. 나한테 그런 말하지 마.”

소은지는 괜찮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친구의 얼굴에 난 상처를 바라보며 그녀는 무조건 이 소송을 이겨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러다가 저 여린 친구의 신변 안전에라도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됐다.

강이한의 주변에는 전부 만만치 않은 인물들이었다. 유영이 그들 사이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안 봐도 눈에 뻔했다.

그들은 유영을 잡아먹을 것처럼 달려들었다.

조작된 증거 이야기를 들은 순간, 소은지는 유영을 제거하려는 세력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날 밤, 유영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강이한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지음의 두 눈이 감염되어 긴박한 치료가 진행 중이었다.

의사는 감염까지 온 상태라면 빠른 수술 만이 답이라고 했다.

수술을 하려면 시망막이 가장 큰 난관인데 조형욱을 시켜 여기저기 알아보고는 있지만 이렇다 할 답은 오지 않았다.

그들이 고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산 사람에게서 각막을 기증받아 이식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이 시국에 아무리 돈이 급해도 자신의 시력을 담보로 거래를 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음 날, 진영숙은 빨리 퇴원하겠다며 난동을 부렸다.

강이한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며 간곡히 말했다.

“의사가 그러는데 아직 3일 정도 병원에서 지켜보는 게 좋다고 했어요.”

“됐어. 내 몸은 내가 알아.”

말은 그렇게 해도 환자가 의사보다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할 리가 없었다. 괜한 고집이었다.

강이한은 바빠 죽겠는데 여기저기에서 일이 터지자 미쳐버릴 것 같았다.

강서희가 물었다.

“지음 언니 상황은 어때?”

질문은 아주 자연스러웠지만 앞에 진영숙과 강이한이 있다는 게 문제였다.

유영을 떠올리자 진영숙은 또 다시 화가 치밀었다.

“유영 그 계집애가 이런 악수를 둘 줄 누가 알았겠니? 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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