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2화

작가: 진헤이
유영은 최근 해외에서 있었던 일들을 상세하게 소은지에게 얘기해 주었고 소은지는 조용히 듣기만 했다.

그리고 막장 드라마를 봤을 때나 짓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변호사 일로 바쁜 몸이지만 일이 없을 때 소설을 보는 게 소은지의 취미였다.

그리고 유영이 겪은 이 말도 안 되는 일들을 소설로 써도 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외삼촌이라고?”

“맞아. 해외 언론에 보도된 사진에서 나랑 같이 있었던 분은 내 외삼촌이야.”

“강이한은 그걸 모르고 그 난리를 피운 거고?”

“알았으면 파리까지 찾아가서 외삼촌한테 달려들지는 않았겠지.”

“왜 사실을 말하지 않았어? 오해가 이대로 쌓이는 건 너한테도 불리할 텐데?”

“그렇긴 하지만 이렇게 해야 이혼을 빨리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 만약 이런 오해로 그 사람이 이혼할 결심을 내린다면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소은지에게도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이라 믿기지 않았다.

유영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생의 그녀는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에게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하늘이 그녀를 불쌍하게 여겨서 없던 외삼촌을 보내준 걸까?

그래도 지난 생처럼 신변에 아무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때는 강이한이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했고 그를 잃으면 세상이 무너질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아니었다.

“강이한한테 배신을 당해서 안타까워서 도와주려고 했는데 대단한 외삼촌이 나타났으니 내 도움도 필요 없겠네?”

소은지가 허탈한 표정으로 말했다.

“로열 글로벌, 우리 로펌에서 금융 소송 전담인 진금용 씨라고 있는데 그분 큰아버지가 그 회사에 계시잖아. 연봉만 해도 20억이라고 들었는데 그런 대단한 회사 회장님이 네 외삼촌이라는 거 아니야?”

소은지는 존경스러운 표정으로 유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영이 그녀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

“그런 부담스러운 눈빛으로 보지 말라고.”

“오늘부터 네가 내 여신님이야.”

소은지가 정색하며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불쾌했던 일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너희 시어머니 있잖아. 만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3화

    그날의 사고는 유영에게 지우지 못할 악몽이 되었다.“네 말이 맞아. 아이가 없을 때 끝내는 게 깔끔하지.”그녀가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세강 오너 일가가 그들의 아이를 원치 않았다.임신한 그녀를 끝까지 몰아세워 유산하게 만들었고 그것을 빌미로 그녀를 그 집안에서 밀어내려고 했다.그리고 드디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되었다.처음 아이를 잃었을 때, 유영은 그 사실을 강이한에게 알리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멍청한 결정이었다.그들이 언젠가는 자신을 받아줄 거라고 생각하고 덮은 일이었는데 그들은 처음부터 유영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마음이 없었다.소은지가 소송에서 손을 떼게 되면서 유영은 법률대리인을 양승호 변호사로 변경했다. 소은지는 소송에서 손을 떼게 되었기에 원래 로펌으로 출근했다.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그 소식은 강이한에게 전해졌다.이날은 유영과 조민정이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그들은 조민정이 새로 구한 사무실에서 보기로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강이한의 세강바이오 건물 바로 옆 건물이었다.물론 세강바이오는 건물 전체가 세강 소유였고 유영의 사무실은 옆 건물의 한 층만 차지했다.조민정이 유영에게 말했다.“관련 서류는 다 준비되었고 오후에 고객사 미팅이 있어요. 내일에도 있고요.”“알겠어요.”유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조민정이 말했다.“일이 조금 많기도 하고 새로 창설된 집단이라 서로 부딪힐 일이 많을 거예요. 그래도 유영 씨한테 돌아가는 일은 제가 특별히 신경 썼으니까 너무 조급할 건 없어요.”“고마워요.”처음부터 미팅이 잡혔다는 게 중요했다.조민정은 참 능력 있는 직원이었다.청하에 도착한지 며칠이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일을 따냈다는 게 그 증거였다.아마 해외에 있을 때부터 청하시 상황에 대해 공부했을 것이다.첫 시작은 유영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순조로웠다.오후가 되자 유영은 조민정과 함께 고객을 만나러 건물을 나섰다. 건물 대문을 나서는데 하필이면 회사로 돌아오는 강이한의 차와 마주쳤다.남자가 차를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4화

    예전에 그와 사이가 좋았을 때 야근하는 직원을 챙긴다고 직접 도시락을 싸서 직원들에게 돌린 적 있었다. 그래서 직원들이 기억하는 유영은 온화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하지만 최근 도는 소문이 그들의 생각을 바꾸었다.사무실로 들어간 강이한은 짜증스럽게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유영과 마주 앉았다.커피잔을 쾅 소리 나게 테이블로 내려놓은 남자가 차갑게 말했다.“홍문동으로 들어가. 거기가 당신 집이야.”“나 아주 편하게 지내고 있어.”“여자 둘이서 20평도 안 되는 좁은 오피스텔에서 비집고 사는 게 편하다고?”남자가 차갑게 물었다.유영도 온기 없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랬다.소은지가 사는 오피스텔은 그의 기준에서 크지 않았다.거실 하나 방 두 개 딸린 작은 오피스텔이었다.물론 큰 집에서 오래 지낸 사람들이 보기에 좁은 건 맞았다.유영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래. 당신을 만나고 내 삶의 질이 풍족해진 건 사실이야. 먹는 거 입는 거 사는 곳, 모두 최상을 누렸지.”“하지만 좁은 욕실에서 간단히 샤워하고 옷방도 따로 없는 침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아침은 간단히 샌드위치로 때우는 이런 생활이지만 자유롭고 만족해.”“뭐라?”“인정해. 당신이 사는 세상에는 모든 게 완벽하고 안일했지. 하지만 한번이라도 나한테 물어본 적 있어? 지금 사는 삶에 만족하냐고?”강이한은 침묵했다.“당신이 사랑하는 바깥의 애인을 위해 나한테 시망막을 기증하라고 하면 내가 얼마나 아파할지는 생각해 봤어? 아니면 당신은 나를 그저 당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거야?”강이한의 동공이 거세게 흔들렸다.그는 착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살아온 시간에 대해서 그녀가 자신의 입장을 얘기한 건 처음이었다.유영이 계속해서 말했다.“당신하고 결혼하고 세강의 며느리로 살아온 3년이 내 인생에서는 가장 비참한 경험이었어. 당신은 나한테 풍족한 물질적 삶을 줬지만 당신 옆에 있는 난 사람들의 냉대를 받아야 했고 수많은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어.”“난 당신이 기르는 강아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5화

    지금 뭘 들은 거지?너무 화가 나서 환각이 들린 게 틀림없었다.그는 유영의 삶을 풍족하게 해주면서 만족감을 느꼈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아니었다고 말한다.“젠장! 정말 미쳤네!”잘 달래서 홍문동으로 데리고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모든 게 틀어져 버렸다.아무리 생각해도 한지음 일 때문에 그녀가 성질을 부리는 게 틀림없었다.예전처럼 생각할 시간만 주면 알아서 다가와줄 줄 알았다.이제 이렇게 된 이상 더는 망막 기증에 관한 얘기를 쉽게 꺼낼 수 없었다.건물을 나오자 조민정이 차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객을 만나러 가는 길, 잠시 고민하던 유영이 말했다.“지금 하고 있는 일도 그 인간이 방해를 놓지 않을까요?”청하시에서 강이한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유영이 가장 잘 알았다.로펌의 최고 에이스인 소은지마저 퇴사를 시킬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막강했다.지금도 그들의 싸움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이러다가 새로 생긴 사무실마저 영향을 받는 건 아닌지 걱정되었다.조민정이 말했다.“회장님도 그 부분을 걱정하셔서 유영 씨에게 주는 의뢰는 전부 회장님과 친분이 두터운 분들로만 선별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그럼 그분들도 저와 외삼촌의 관계에 대해 안다는 얘기예요?”“그건 아니고 회장님이 직접 전화하셔서 잘 부탁한다고 미리 말씀하셨을 거예요.”유영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하지만 다른 걱정이 떠올랐다.최근 그녀와 정국진의 스캔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 상황에서 그런 연락을 받고 의뢰인이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기업과 기업 사이에 얽힌 것도 많고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이한의 귀까지 들어간다고 봐야 했다.그렇게 된다면 또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했다.일을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커다란 장애물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기분이었다.고객 미팅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그들은 그녀에게 디자인을 의뢰하기로 했다.그런데 다음 날 만나기로 예정된 고객은 만만치 않았다.청하시에서 가장 큰 건물 중 하나가 세강타워라는 강이한의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6화

    “들어보니 그렇네요.”유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사무실의 명성을 알릴 수 있는 큰 계약이니 만큼, 그녀는 신뢰를 보여줘야 했다.그녀는 속으로 예상 질문을 복기하며 어떻게 대화를 끌어나갈지 집중해서 생각했다.엘리베이터를 나선 유영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감탄하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강이한의 회사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을만큼 큰 회사라는 것이 느껴졌다.“긴장 풀어요.”“네.”유영은 여전히 살짝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을 본 비서실 직원이 공손히 인사했다.“일단은 손님 접대실로 가셔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대표님은 지금 회의 들어가셨습니다.”“네.”두 사람은 함께 직원을 따라 접대실로 갔다.비서가 차를 내왔다. 그러는 모습조차 평소에 훈련을 받은 사람처럼 동작 하나하나가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었다.대기업 출근 경험이 없는 유영이었지만 강이한의 회사에서 직원들이 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은 있었다.어제 만났던 고객들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분위기와 품위가 느껴졌다.잠시 후, 접대실 문이 열리고 정장을 입은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안경을 착용하고 머리는 왁스를 발라 깔끔하게 넘긴 모습으로 서늘하면서도 차분한 매력을 풍기는 남자였다.“문 비서님, 안녕하세요. 저는 로열 글로벌의 조민정입니다.”“대표님께서는 사무실로 가셨습니다. 저를 따라오시죠.”“네.”자리에서 일어선 유영은 문 비서라는 사람을 따라 안으로 이동했다.남자의 걸음걸이는 차분하고 흔들림 없었다.저런 사람을 부하 직원으로 부린다는 건 대표의 취향도 깐깐하고 신중하다는 것을 의미했다.조금 풀렸던 긴장이 다시 차오르기 시작했다.문 비서가 가볍게 노크하자 안에서 들어오라는 소리가 들렸다.목소리가 참 매력적인 사람인 것 같았다.이게 박 대표에게 느낀 유영의 첫인상이었다.조민정이 말했다.“들어가시죠.”말을 마친 그녀가 걸음을 옮기려는데 문 비서가 불러세웠다.“이유영 씨만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당황한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7화

    유영은 길게 심호흡하고 남자와 시선을 마주하며 정중하게 말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오로라 스튜디오의 이유영이라고 합니다. 예약하고 대표님을 만나러 왔습니다.”그녀가 신분을 밝히자 남자의 깐깐한 시성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유영이 바짝 긴장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대… 대표님?”“아는 얼굴이군요.”유영은 뜻을 알 수 없는 그의 표정을 빤히 바라보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시군요.”그녀는 바짝 긴장한 채로 서서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앉으시죠.”“네, 그래요.”유영이 부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소파로 다가가서 앉았다.자리에서 일어선 남자가 느긋한 걸음걸이로 다가왔다. 한눈에 봐도 190은 넘을 것 같은 훤칠한 신장에 흔들림 없는 걸음걸이는 저도 모르게 넋을 놓고 보게 됐다.소파로 다가온 남자는 우아하게 다리를 꼬고 앉았다.유영은 준비한 포트폴리오를 남자에게 건넸다.“이건 전에 제가 그렸던 디자인 초안인데 한번 보시겠어요?”“내려놔요.”존대는 하고 있지만 뭔가 명령 어투가 담긴 말투에 저도 모르게 긴장하게 됐다.유영은 조용히 서류를 내려놓았다.어떻게 대화를 풀어가야 할지 준비한 멘트는 떠오르지 않고 등 뒤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그에게서 풍기는 강한 카리스마에 압도당한 느낌이었다.그녀가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 남자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속을 알 수 없는 깊은 눈동자에 유영이 흠칫했다.남자가 입을 열었다.“기한은 3일입니다.”“네?”“15일에 동교 신도시 개발 입찰이 있습니다. 오늘은 11일이니까 늦어도 14일 전에는 디자인을 끝내주셔야 한다는 말씀입니다.”유영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기회를 주겠다는 건가?비록 일정이 빠듯했지만 이 남자에게서 디자인 업무를 따냈다는 것 자체가 좋아할만한 일이었다.그녀는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3일이면 시간이 촉박했다. 하지만 3일 안에 멋진 디자인으로 이 회사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했다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8화

    유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한테 3일 준다고 했어요. 14일 퇴근하기 전까지 설계도를 마무리하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의뢰를 우리한테만 준 것 같지는 않았어요.”“그건 당연하겠죠. 동교 신도시 프로젝트면 청하 시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라고요. 우리만 믿고 일을 추진할 이유는 없어요.”오늘 미팅을 오기 전에 조민정은 이미 강성건설에 대해 충분한 조사를 진행했고 대략 어떤 의뢰를 맡게 될지 예측한 바가 있었다.하지만 느닷없이 동교 프로젝트를 내어줄 줄은 몰랐다.“많이 바빠질 것 같네요.”“네. 그래서 일단은 현장을 한번 가보고 싶어요.”유영이 말했다.어쨌든 건설 현장을 가봐야 대략적인 방향이 잡힐 것 같았다.동교로 이동하는 중에 유영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진영숙, 그녀는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얼마 못가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본가의 전화기로 걸려온 전화였다.“받아봐요.”조민정이 말했다.“계속 이런 식으로 전화가 걸려오면 고객들의 전화를 받을 수 없어요.”유영은 그제야 자신은 이미 전직 주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챘다.이제 그녀는 업무 상으로도 연락을 많이 주고받아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어제 두 명의 고객을 만나본 뒤로 그쪽에서 세부 사항을 조율해야 한다며 벌써 네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그녀는 마지못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진 여사님께서 어쩐 일이시죠?”“뭐라? 진 여사?”새로운 호칭에 당황한 건 진영숙이었다.“아직 이혼도 하기 전인데 어머니라고 부르기도 싫다는 거야, 뭐야? 그 아비 뻘 되는 남자가 그렇게도 좋아?”유영의 두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녀는 싸늘한 말투로 대꾸했다.“세강과는 상관없는 일이죠. 바라던 바 아닌가요? 뭐가 그렇게 불만이세요?”“이혼한다고 하더라도 내 아들이 널 버린 게 되어야 해. 넌 먼저 이혼을 말할 자격이 없어.”“어쨌든 제가 먼저 이혼을 얘기했고 여사님께서 그게 불만이시라면 당장 소송을 철회할게요. 아드님한테 다시 소송을 제기하라고 설득해 보시겠어요?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59화

    그쪽에서 감정을 앞세워 그녀를 가해자로 몰고 간다면 그녀는 있는 사실을 토대로 반격할 것이다.“알겠어요. 제게 맡겨요.”조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정국진에게 자초지종을 들었을 때까지만 해도 유영이 그들을 어떻게 상대할지 걱정스러웠는데 지금 보니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유영은 외부의 비난과 선동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조민정은 조용히 핸드폰을 꺼냈다.‘폭력의 가해자, 세강의 안주인, 사과 거부. 권력자들의 갑질은 어디까지….’왜 진영숙이 유영을 본가로 불렀는지 기사를 보고 알 것 같았다.“정말 시끄럽게 떠들어대네.”유영이 피식 쓴웃음을 지었다.제대로 반격하지 않으면 그들의 횡포는 점점 선을 넘을 것이다.유영은 주저하지 않고 정국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쯤 파리면 잠자는 시간일 테지만 그런 걸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수화기 너머로 자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래, 유영아.”“죄송해요. 주무시는데 깨웠죠?”유영이 미안한 어투로 말했다.비록 모든 걸 무시로 일관하기로 했지만 기사에 한번씩 오르락내리락할 때면 가슴이 옥죄어 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괜찮으니까 어서 말해봐.”급한 일이 아니면 이 시간에 전화할 일도 없다는 걸 알기에 정국진은 여전히 자상한 목소리로 달래주듯 말했다.유영은 긴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강이한이 악플러들과 합의해 줬어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한지음쪽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한지음 납치범들을 빨리 찾고 이 사건을 빨리 마무리 짓고 싶어요.”이 사건은 길게 끌수록 유영에게 불리했다.강이한이 이렇게 그녀를 공격하는 이유도 한지음이 두 다리와 시력을 잃었기 때문이다.왜 이렇게 극단적인 방식으로 그녀를 몰아세우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만큼 사랑에 눈이 멀었단 걸까?하지만 진짜 한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라면 절대 이런 이상한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래, 알았어. 내가 알아보마.”정국진이 말했다.그가 나서기로 한 이상 이 일은 별 차질 없이 마무리될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60화

    한지음이 강이한을 좋아한다는 건 뉴스를 통해 이미 확인된 사실이었다. 그랬다면 강이한을 위해서 희생하겠다는 거나 다름없었다.진영숙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런데 왜 이런 기사가 나간 거야?”“이유영이 사과를 거부하고 있으니까.”강서희가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진영숙은 다시 뒷목을 잡았다.그녀는 당장이라도 유영이 앞에 있었으면 머리카락이라도 쥐여뜯고 싶었다.“그런 악랄한 짓을 해놓고 망막을 기증해 줘도 모자랄 판에 사과를 거부해?”진영식이 다시 콧김을 내뿜으며 욕설을 뱉었다.대체 피해자가 용서해 준다는데 사과를 거부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강서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계속 저렇게 나오면 한지음도 증거를 경찰에 넘기겠다고 했어.”“이런 망할 년!”진영숙이 발을 동동 굴렀다.이미 온갖 기사와 억측이 난무하는 상황에 세강의 이미지는 날로 추락하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유영이 감옥에라도 간다면 세강에게도 큰 타격이 될 것이다.생각할수록 분했다.결국 진영숙은 다시 유영에게 전화를 걸었다.“본가로 와.”그녀는 다짜고짜 소리부터 질렀다.무슨 일이 있어도 유영이 사과하고 이 사건을 무마하고 싶은 마음이었다.시어머니라면 자다가도 벌벌 떨던 유영이 차갑게 대꾸했다.“바빠요.”“네가 바쁠 게 뭐가 있어? 너 우리 집에 시집온 뒤로 놀고 먹기만 했으면서 뭐가 그렇게 바빠? 어디서 거짓말이야?”하지만 전화는 끊어졌고 시끄러운 알림음만 들려올 뿐이었다.진영숙은 부잣집 사모님의 품위는 이미 포기했는지 신경질적으로 휴대폰을 바닥에 던져버렸다.“정말 날이 갈수록 건방져지는구나!”강서희는 씩씩거리는 진영숙을 더 부추겼다.“오빠도 문제야. 이혼하지 않을 거면 마누라 관리는 똑바로 했어야 할 거 아니야. 오빠가 데리고 가서 사과하면 다 끝날 일을 왜 여태 해결하지 못하고 질질 끄는 거야?”물론 강서희는 유영이 끝까지 사과는 하지 않을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단지 이런 방식으로 유영과 강이한의 유대감을 끊어버리려는

최신 챕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27화

    연서.그 이름은 강이한과 박연준에게 오랫동안 입에 올리는 것조차 두려운 존재였다. 그 기억은 피처럼 생생하면서도 잔인했다.만약 이유영이 이번에 진실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강이한과 박연준은 평생 서로를 외면하며 살았을지도 모른다.강이한은 박연준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박연준, 참 가엾네.”연서… 박연준은 연서에게 흔들린 적이 있었던가? 그조차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연서를 데려가려 했을 때는 이미 모든 게 돌이킬 수 없었다.“가엾든 말든 상관없어. 그렇게 할 거야, 말 거야?”그가 말하는 것은 서주였다. 강이한은 그의 말을 듣고 조소를 터뜨렸다.“평생 계획하던 일을 이제 와서 포기하겠다고?”과거 박연준의 계획 중심에는 항상 서주가 있었다.처음엔 연서가 그 중심이었고 이후엔 이유영이 그 중심이었다. 박연준의 복잡한 속내를 완전히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다.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강이한조차 박연준의 속내를 완벽히 알 수는 없었다. 그런 박연준이 이제 와서 포기한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그 말 뒤에는 분명 다른 꿍꿍이가 숨겨져 있을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박연준은 단호히 말했다.“나는 이유영만 있으면 돼.”다른 건 모두 필요 없었다.과거의 교훈은 피로 새겨진 기억처럼 그에게 깊게 남아 있었다. 이번만큼은 무의미하게 놓치고 싶지 않았다.이번에는 다시는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강이한은 비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웃기지 마,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을 놓고 이렇게 대립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강이한의 눈에 비친 박연준은 감정을 논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었다.이유영만 원한다고?“이유영은 사람이야. 살아있는 사람!”이유영은 물건이 아니었다. 원한다고 가질 수 있는 존재도 아니었다.사람의 감정은 상호 존중이 기본이다. 과거에는 몰랐던 이 사실을 강이한은 이제야 뼈저리게 깨닫고 있었다.박연준은 냉소적으로 되받아쳤다.“이유영이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나 보군.”박연준은 강이한이 우천시를 떠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26화

    이유영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라고?“지금...”“넌 이미 이유영에게 너무 많은 상처를 줬어. 이유영은 절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그녀는 평생토록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였다.박연준은 강이한이 지금 여기 있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박연준 자신은?참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늘 모든 사람을 조종하던 강이한이 이번에는 스스로 그 틀에 갇힌 셈이었다.이유영의 눈이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박연준의 마음속은 폭풍처럼 요동쳤다.병원으로 돌아가는 길, 그의 머릿속은 온갖 생각들로 혼란스러웠다.이유영과 강이한의 관계가 끝나게 된 이유는 강이한의 우유부단함이 컸다.하지만 자신이 꾸민 일과 계산도 분명히 한몫했다.만약 자신이 이유영에게 진심으로 대했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감옥에서 일어난 화재 같은 비극도 이유영의 삶에 없었을 것이다.그 화재만 없었다면, 이유영의 눈은 무사했을 것이다.“하하, 참 우습군!”오랜 침묵 끝에 강이한이 비웃음을 터뜨렸다.“이건 네가 내게 진 빚이야.”진 빚? 그렇다.강이한은 연서와 관련된 일로 박연준에게 진 빚이 있었다. 하지만 그 빚을 갚기 위해 이유영을 이용하는 건 지나치지 않나?“꿈도 꾸지 마!”강이한은 박연준이 이유영에게 품은 마음을 오래전부터 알아차렸다.그렇지 않았다면 이유영이 연서에 대해 알아갈 무렵, 박연준이 급히 이유영을 알프산으로 데려가지 않았을 것이다.그 모든 행동은 박연준이 진심으로 혼란스러워했음을 보여줬다.그리고 그 당황의 이유는 바로 이유영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이유영과의 관계를 위해 박연준에게 길을 내주어야 한다는 뜻인가?강이한은 박연준을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히 말했다.“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속여왔으면서, 진실이 뭔지 알고나 있어?”진실?오랫동안 사람들을 조종하며 살아오다 보니, 박연준은 자신조차 진실을 혼동하고 있었다.박연준의 눈빛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그러나 강이한은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박연준, 감정이라는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25화

    병원 맞은편의 카페.박연준은 강이한을 깊은 눈빛으로 응시했다. 그의 입가에는 싸늘한 미소가 번졌다.“놀랍네. 이런 상황에서도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어.”지금 서주의 상황이 얼마나 복잡한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강이한의 차가운 눈빛에는 점점 더 날 선 위협이 깃들었다.“아무래도 엔데스 회장은 이번 달을 넘기지 못할 것 같네.”그의 목소리는 확신에 찬 어조였다. 진실을 알고 있다는 뉘앙스가 깃들어 있었다.“이번 달은 못 넘긴다고?”엔데스 가문이 어떤 상황일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강이한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박연준이 이어서 말했다.“게다가 지금까지도 엔데스 회장의 유언장은 나오지 않았다고 해.”따라서 이 시점에 작은 사고라도 발생하면, 그 결과는 대단히 끔찍할 수 있었다.서주는 지금 아주 중요하 시기를 맞고 있었다.엔데스 회장이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그 문서는 핵심 열쇠로 작용할 거였다.강이한은 박연준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전기봉...”그 세 글자를 뱉어내며 강이한은 이를 악물었다.전기봉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했지만, 모두가 전기봉이 강이한의 손에 있다고 믿고 있었다.박연준은 전기봉을 찾으려는 의도가 전혀 없어 보였다. 도대체 뭘 하려는 걸까? 박연준은 담배 연기를 천천히 내뿜으며 냉소를 띤 채 말했다.“전기봉, 네가 데리고 있지?”“박연준!”강이한은 이를 갈며 말했다.밖에서 떠도는 소문은 모두 박연준이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돌린 것이 분명했다.이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모든 걸 넘길게.”“...”그 뜻밖의 말에 강이한은 온몸이 굳어버렸다.모두 넘겨준다니?“전기봉의 행방을 찾는 즉시, 너에게 넘길게.”“무슨 뜻이야?”강이한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박연준은 대답 대신 담배를 깊게 들이마시며 눈빛에 결연한 의지를 담았다.박연준은 강이한의 물음에 직접적으로 대답하지 않고 돌려 말했다.“염 선생이 그러더라고. 석 달 후에도 약이 아무 효과가 없다면... 이유영의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24화

    염 선생의 눈빛에는 불편한 기색이 서려 있었다.“전남편이든 현재 남편이든, 두 분 모두 이유영 씨를 아꼈다면 어째서 이유영 씨의 눈을 이렇게 심하게 다치게 했나요?”눈은 사람의 창밖을 비추는 창문과도 같은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신체 부위였다. 하지만 이유영의 눈은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특히 이유영이 정국진의 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비극은 더욱 납득하기 어려웠다.“석 달 후, 이유영 씨는 어떻게 되나요?”그 순간, 박연준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다. 더 많은 말을 하고 싶지 않은 듯 보였다.“만약 석 달 후에도 아무런 개선이 없다면... 이유영 씨의 눈은 아마...”염 선생은 여기서 말을 멈추고 잠시 박연준을 응시했다. 그의 눈빛은 한층 더 깊어졌고 이어서 염 선생이 다시 입을 열었다."이유영 씨의 두 눈은... 아마 복구가 불가능할 겁니다."“...”복구 불가능. 그 단어가 박연준의 머릿속에 깊게 새겨졌다. 박연준의 머릿속은 갑자기 울리는 폭발음으로 가득 찼다.복구가 불가능하다는 끔찍한 결과가 이유영에게 어떤 의미일지 상상조차 너무 끔찍했다.만약 이유영의 눈에 희망이 없다면, 이유영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박연준은 알고 있었다.“반드시 회복시켜야 합니다!”박연준의 목소리에는 단호한 결의와 위협적인 기운이 깃들어 있었다.염 선생은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저를 협박하는 겁니까?”박연준은 차갑게 말했다.“선생님의 아들, 염명훈 말입니다.”“뭐라고요?”“이유영 씨의 눈이 회복된다면, 선생님의 아들을 찾아드리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염명훈. 염 선생이 가장 아끼는 막내아들이자 동시에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자식이었다. 염 선생이 은퇴를 결심한 이유도 상당 부분이 아들 때문이었다.“좋습니다.”현재 염명훈에게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이 거래를 승낙하는 순간, 염 선생의 눈에는 깊은 체념과 결심이 스쳐 지나갔다.박연준은 차가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그렇다면 잘 부탁드립니다.”설득만으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23화

    지난밤은 단지 짧은 하룻밤이었을 뿐이었다.이유영은 정말로 추워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우지가 이유영에게 이불을 더 덮어주었지만, 여전히 추위를 느꼈다.그 추위는 마치 뼛속 깊은 곳에서부터 스며 나오는 것 같았다. 결국,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몸이 유난히 불편했다.결국 링거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는 이유영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었다. 과거에 강이한이 이유영을 병원에 데리고 올 때마다, 이유영은 항상 싫다고 투정을 부렸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무서워하지 마.”박연준은 옆에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유영을 달랬지만, 이유영은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이유영은 마치 모든 감각이 사라진 듯 무기력했다.연서라는 사람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 이유영은 더욱 단단해진 듯 보였다. 기댈 수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자신만을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었다.박연준은 이유영과 자신 사이에 뚜렷한 벽이 느껴졌다.병실 침대에서.“물 좀 마셔.”박연준은 컵에 빨대를 꽂아 이유영의 입 가까이 가져갔다. 그러나 이유영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목마르지 않아.”사람들은 열이 나면 몸이 뜨겁고 목이 바싹 타들어 가는 느낌이 든다고 말하곤 했다.그러면 사람들은 물을 많이 마시려고 하는데 이유영은 그런 느낌 대신 온몸이 춥기만 했다.병원에서 제공한 얇은 담요는 추위를 막기에 역부족이었고 링거를 맞은 손등에서 느껴지는 싸늘한 감각이 팔 전체로 번졌다.“박연준.”“응?”“염 선생을 만나고 싶어...”이유영은 잠시 생각하다가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박연준은 이유영이 왜 염 선생을 만나고 싶어 하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예전에 강이한이 이유영을 병원에 데리고 왔을 때, 진료 후의 협상은 모두 강이한과 염 선생이 나섰기 때문에 이유영은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박연준은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염 선생은 왜 만나려고 해?”박연준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이유영이 말을 하기도 전에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다.강이한은 이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22화

    파리 지역에서는 엔데스 회장과 관련된 소문이 계속 퍼졌지만, 신뢰할 만한 정보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만약 정말로 무슨 일이 발생한다면, 그 문서가 핵심이 될 것이다.“잘 감시해!”강이한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의 뒷모습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마치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억누르는 것 같았다. 강이한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신시욱은 강이한의 단호한 결심에 자신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이번에 강이한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유영의 편에 서겠다는 굳은 결심을 내리고 있었다.그것이 바로 강이한이었다. 과거에 이유영 곁에 머물지 못했던 자신을 대신해, 이제 어떤 일이 생겨도 이유영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었다....우천시.날씨는 변덕스럽고 험난했다.“콜록콜록...”이유영은 기침을 멈추지 못했고 코도 막혀 있었다. 이유영의 모습은 몹시 기운 없어 보였다.우지와 우현은 이유영의 쇠약해진 상태를 보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여기 공기가 좋긴 하지만, 기후가 너무 험난하네요.”우지는 걱정스레 말했다.이유영은 지금 감기에 걸리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미 증상이 시작된 것 같았다.더욱이 이유영은 이미 많은 약을 복용 중이었고 약기운 탓에 어지럼증까지 호소하고 있었다.박연준은 이유영의 힘겨운 모습을 보더니, 갑자기 이유영을 가로로 들어 올렸다.“병원으로 가자.”“박 선생님! 박 선생님!”이유영을 안고 밖으로 나가려는 박연준을 보고 우지가 급히 그를 막아섰다.지금 밖에는 비가 많이 오고 있었다.“병원은 안 가!”이유영은 힘없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나약한 목소리에서 현재 이유영의 건강 상태가 얼마나 악화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잘 버티는 듯했지만, 결국 견디지 못한 것이다.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이렇게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하물며 이유영은 더욱 힘들었을 거였다.이유영의 몸 상태는 원래도 좋지 않았고 파리에 있을 때는 임소미가 세심히 돌봤지만 이제 임소미도 곁에 없었다.이유영의 건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21화

    이유영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 사람이 날 그렇게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면, 너도 다르지 않을 거야.”강이한은 연서 때문에 이유영에게 접근했고 박연준은 강이한과 연서 때문에 이유영에게 접근했다.그 말이 끝나자, 박연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박연준이 무언가 말하려는 찰나, 이유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너희 두 사람은 서로 무엇 때문에 대립하든, 하나의 공통점은 분명해.”“유영아!”“연서는 너와 강이한에게 똑같이 특별한 사람이잖아.”박연준은 연서로 인해 강이한을 증오했고 그 감정은 이유영까지 복잡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했다.연서라는 여자가 두 사람의 마음속에서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명백히 알 수 있었다.박연준은 이유영을 응시했다.박연준은 이유영을 바라보며 가슴 깊은 곳에서 답답함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박연준은 따뜻한 손바닥으로 이유영의 차가운 손등을 감쌌지만, 이유영은 즉각 손을 빼냈다.“유영아.”“이럴 필요 없잖아.”이유영은 냉소를 띤 채 다시 말했다.그 한마디는 박연준의 가슴을 옥죄며 숨이 막히게 했다.그는 입술을 움직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유영이 진실을 알아버린 지금, 박연준과 강이한이 두려워했던 악몽이 현실이 되었다. 이유영은... 그들을 용서할 수 없었다....한편, 강이한 쪽.강이한이 서주에 도착한 후, 신시욱의 말을 듣고 아이가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아가씨는 단순히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갔을 뿐이었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단순한 감기라니?“게다가 지금은 이식 거부 위험 기간도 지났기 때문에 더 이상 문제는 없을 겁니다.”신시욱은 강이한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하지만 강이한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고 눈빛은 차갑게 얼어붙었다.“박연준은 지금 어디에 있어?”아이가 건강하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강이한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이름은 박연준이었다.신시욱은 대답했다.“박연준 씨는 며칠째 서주에 계시지 않았습니다.”서주에 없다고?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20화

    강이한을 용서할 수 없는 것처럼 박연준 또한 이유영에게는 마찬가지였다.남자는 이유영의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대신 이유영의 눈앞에서 손을 흔들며 물었다.“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야.”박연준의 질문에 이유영은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박연준은 조용히 의자를 끌어 이유영의 옆에 앉았다.테이블 위에는 우지와 우현이 정성껏 끓인 영양죽이 놓여 있었다. 대추를 넣어 이유영의 몸 상태를 배려한 것이었다.정씨 가문 사람들은 늘 이유영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었다.“정말 미안해.”박연준의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 박연준의 사과는 알프산에서 있었던 일을 가리키고 있었다.그는 단지 이유영이 연서의 일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하려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알프산의 눈과 태양이 이유영에게 이렇게 깊은 상처를 줄 줄은 몰랐다.이유영은 담담히 말했다.“결국 일어날 일이었어.”이유영은 박연준의 사과를 의외로 평온하게 받아들였다.시간이 흐르면 사람은 사소한 일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 이유영은 이제 그런 사람이었다.이유영에게는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 과거의 이유영이었다면 분명 감정을 폭발시키고 히스테릭하게 굴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의 이유영은 자신의 시력 문제에 대해서 이미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과거 의사 선생님은 이유영의 눈은 수술 외에는 회복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다만 염 선생이 있었다면 수술 없이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단지 가능성일 뿐, 절대적인 보장은 없었다.“네가 그랬어?”이유영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유영이 묻는 것은 이온유의 일이었다.강이한이 떠나자마자 박연준이 우천시에 나타난 것을 보고 이유영은 이 사건은 박연준과 관계있다고 생각했다.남자는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이미 눈치챘군.”이유영은 냉소적으로 말했다.“역시 네가 꾸민 일이네.”강이한이 또다시 박연준의 손에 놀아난 것이다. 그리고 이유영 역시 다르지 않았다.이제는 강이한을 멍청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019화

    결국 강이한은 떠났다.이온유의 병세가 재발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는 이유영 앞에서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결국 발걸음을 옮겼다.식당은 한동안 적막에 잠겼다.우지와 우현은 고개를 숙인 채 마음 아프게 이유영을 바라보았다.“아가씨.”우지가 앞으로 다가가 이유영을 안아주려 했다. 하지만 이유영은 차분히 손을 들어 우지의 움직임을 멈췄다.“편애가 뭔지 알겠죠?”편애.그랬다. 만약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면, 그 사람은 많은 순간에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선택할 것이다.그리고 그 선택이 나를 향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라도 결국엔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과거의 이유영은 이런 이치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깨달았다.이유영은 강이한의 마음속에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을까? 물론 이유영도 소중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대역으로서의 자리였다. 대역은 결코 그 사랑을 받을 수 없었다.“아가씨, 이제 더는 신경 쓰지 말아요. 네?”우지가 다정하게 위로하며 말했다. 우지의 말에 이유영은 눈길도 돌리지 않은 채 대답했다.“우지 씨.”“네, 아가씨.”“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키는 법을 배워야 해요.”세상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만큼 단순하지 않았다.과거 강이한과의 관계에서, 이유영은 자신을 너무 과신했다.그리고 그 과신은 결국 이유영에게 큰 상처와 고통을 남겼다.“네, 아가씨.”“...”“기억할게요.”이유영과 강이한의 관계를 본 이상, 감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는지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자칫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되는 법이다....강이한은 우천시를 떠났다.강이한의 행적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박연준은 강이한의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강이한이 우천시를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박연준은 즉시 우천시로 향했다.강이한은 서주에 도착했고 박연준은 우천시에 도착했다.다음 날 아침.이유영의 방에는 여전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