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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강이한이 병실을 나가자 강서희는 피곤한 기색의 진영숙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도 피곤하면 돌아가지 그래?”

진영숙은 아직 자고 있는 한지음을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어투로 말했다.

“아니야. 여기 있을래. 마취가 깨는 순간이 가장 고통스러울 거야.”

“내가 잘 돌볼 수 있어. 엄마 피곤할까 봐 그래.”

“지음이 깨는 것만 보고!”

진영숙의 단호한 태도에 강서희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나 한지음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신이 맹장수술을 할 때 간병인만 보내고 병실에 한번 찾아온 적 없던 모습이 떠올랐다.

진영숙은 항상 강서희를 친딸처럼 아낀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지만 한지음을 대하는 걸 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고 며칠 사이 강이한은 유영을 찾지 않았다.

그는 회사 일을 처리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고 유영도 마찬가지였다.

신제품 출시 시즌이 다가오기에 유영은 공모전을 내고 당첨자의 작품을 신제품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유영도 보석 디자인에는 일가견이 있지만 크리스탈 가든의 스타일은 매우 독특했다. 유행 요소도 고민해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그들만의 독특한 개성을 살리는 게 관건이었다.

그 중에서도 한정판 제품 디자인이 가장 골머리가 아팠다.

유영은 인수인계 작업만 해도 골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정국진은 그녀에게 회사를 맡긴 뒤로 운영에 손도 대지 않았다.

대표로 부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전임 대표는 일부 디자이너의 뇌물을 받고 다른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묻어버린 사실이 들통나면서 해임되었다고 했다.

“대표님, 이거 좀 보세요.”

디자인 팀장이 선별한 원고를 유영에게 건넸다.

전임 대표에게 뇌물을 바친 디자이너의 작품도 있었는데 솔직히 나쁘지 않았다.

유영이 물었다.

“이거 어떻게 된 거죠?”

“회장님께서는 다시는 이 디자이너의 작품을 채용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 작품이 왜 내 앞에 나타난 거냐고요.”

유영의 말투가 날카로워졌다.

디자인팀 팀장 장정윤은 식은땀만 삐질삐질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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