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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유 선생은 하얗게 질린 배준석의 얼굴을 보고 다가가서 물었다.

“무슨 일 있어요?”

배준석은 수술복을 벗어 던지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이 수술, 유 선생이 집도해요.”

그 말에 유 선생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네? 그건 좀….”

“환자 상황은 나보다 유 선생이 더 잘 알잖아요. 그리고 이식 수술도 많이 해봤다면서요. 자신 없어요?”

“하지만 강 대표님 쪽은….”

“시간이 없어요. 하던 대로 하면 돼요!”

강이한이 이 수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배준석은 잘 알고 있었다.

한지음과 유영 사이에 많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결국 강이한은 되도록이면 유영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쪽으로 배려했다.

그래서 한지음이 광명을 회복하는 일은 강이한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배준석은 그의 복잡한 감정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오늘 수술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여 기증자 쪽에 문제가 생긴다면 상황이 얼마나 곤란해지는지도 알고 있었다. 다만 그에게도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

“강 대표님한테는 뭐라고 설명할까요?”

유 선생이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세강이 청하시에서 어느 정도의 권력을 미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갑자기 자신이 주치의로 집도해야 한다니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각막 이식 수술을 처음 해보는 것도 아니었지만 막중한 부담감 때문에 자신이 없었다.

무조건 성공해야 하고 실패를 용납할 수 없는 수술이었다.

“그건 나중에 내가 돌아와서 설명할게요.”

배준석이 겉옷을 입으며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유 선생의 대답을 듣지 않고 곧장 밖으로 나갔다.

유 선생만 남아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가 사라진 곳을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배준석은 그와는 입장이 전혀 달랐다.

만약 수술이 실패하더라도 강이한이 아끼는 후배였기에 비난을 피해갈 수 있었다.

수술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유 선생은 벌써 식은땀에 등이 축축하게 젖었다.

한편, 유영은 정국진의 차를 타고 순정동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최대한 아무 일 없던 것처럼 행동했지만 사업판에 오래 몸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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