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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강이한은 엄마를 바라보며 실망감이 커져만 갔다.

언제부터 엄마가 이렇게까지 냉철하게 변했을까? 그가 어렸을 때는 종종 복지센터로 가서 자원봉사도 했었던 사람이었다.

강서희는 보육원에 봉사하러 갔다가 입양한 아이였다. 비록 양녀로 들였지만 진영숙은 친딸처럼 그녀를 아껴주었다.

“왜 이렇게 변했나요?”

한참이 지난 뒤, 강이한이 실망한 어투로 물었다.

갑자기 달라진 아들의 태도에 진영숙이 당황했다.

분노에 이성을 잃어서 말이 좀 심했던 건데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다.

진영숙은 눈을 질끈 감고 분노를 억눌렀다.

그리고 한결 차분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이한아, 나도 그 아이의 처지가 안타깝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걸 다 네가 떠안을 필요는 없어. 안 그래?”

평생 옆에 끼고 살 게 아니면 차라리 관심을 주지 않는 게 나았다.

세강의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장님을 며느리로 들일 수는 없었다.

강이한은 말없이 모친을 빤히 바라만 보았다.

진영숙이 계속해서 말했다.

“너 잊었어? 나랑 네 아버지가 여기까지 오려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세강은 전대 회장이 돌아가고 방계 가족들과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겪었다. 집안 싸움에 회사가 공중분해 될뻔한 것을 겨우 살려냈다.

강이한이 그만큼 능력이 뛰어났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때 진영숙은 다른 가문들과 암암리에 정략결혼을 약속해서 세강의 입지를 다졌다. 그때부터 그녀는 정략결혼이 가져다 주는 이득에 맛을 들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것도 좋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가문에 도움이 된다면 더 좋은 일이 아닌가.

그래서 강이한이 유영을 데리고 왔을 때 그토록 그녀를 싫어하고 배척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한지음의 존재는 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엄마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강이한의 표정도 조금은 누그러졌다. 세강이 여기까지 오는데 풍파가 적었던 것은 절대 아니었다.

초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고 그가 그룹 경영을 맡으면서 비로소 입지를 튼튼히 다질 수 있었다.

“이한아, 엄마도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사람은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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