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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조형욱이 용기를 내서 말했다.

“사모님께서는 현재 강성건설과 협업 관계가 있으니….”

그가 난감한 얼굴로 말끝을 흐렸다.

공적으로는 유영도 강성건설과 손을 잡은 사람이니 경쟁사인 세강 대표의 사무실에 들어가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였다.

유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접대실에서 기다리죠.”

어디에서 기다리든 상관은 없었다.

그녀는 걸음을 옮기며 강이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괜히 기다리면서 시간을 낭비할 생각은 없었다.

잠시 후, 그가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지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나 지금 당신 사무실이야.”

“거긴 왜?”

강이한은 유영이 좋은 마음으로 사무실까지 찾아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가 원하는 건 처음부터 끝까지 이혼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유영이 말했다.

“어제 사람들 앞에서 나랑 이혼하겠다고 공표했잖아. 서류에 사인 받으러 왔어. 그래야 당신도 자유로워질 거 아니야.”

“자유는 당신이 나보다 더 원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말해도 난 할 말 없어.”

“뭐?”

강이한은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얼마나 그가 싫었으면 아침부터 이혼 서류를 들고 찾아왔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강이한은 가슴 한구석이 쓰리고 아팠다.

“그래, 알았어.”

한참이 지나 남자가 말했다.

수화기 너머로도 그의 분노와 실망이 전해지고 있었다.

유영은 눈을 질끈 감았다.

여자의 아름다운 얼굴에 드디어 미소가 피어났다.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

“지금은 못 돌아가.”

유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병원으로 와. 사인해 줄 테니까.”

남자가 차갑게 말했다.

유영은 병원 얘기가 나오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했다.

그녀는 병원이라는 곳에 트라우마가 있었다. 강이한이 그녀를 병원으로 부를 때마다 깊은 공포마저 느꼈다.

“그럼 언제 돌아올 거야?”

유영이 물었다.

어차피 서류에 사인하는 건 어디서나 가능했기에 굳이 병원까지 찾아갈 이유는 없었다.

남자가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말했다.

“왜? 무서워?”

“자극해도 소용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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