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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진영숙은 절대 한지음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녀가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안 되겠다. 병원에 다녀와야겠어.”

“같이 가, 엄마.”

강서희의 두 눈이 간사하게 빛났다.

이 판에 한지음을 끌어들인 건 강서희였다. 그랬기에 한지음의 생각에 대해 그녀보다 잘아는 사람은 없었다.

이제 유영을 해결했으니 한지음도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과는 다르게 진영숙은 고개를 저었다.

“넌 집에 있어. 네가 끼어들 상황이 아니야.”

싸우러 가는 현장에 어릴 때부터 애지중지 키운 양녀를 데려가고 싶지는 않았다.

아주 오래 전부터 진영숙은 나름 최선을 다해 강서희의 보호막이 되어주었다.

“알았어.”

고집을 부릴 상황이 아니었기에 강서희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진영숙이 떠난 뒤, 강서희의 입가에 진한 비웃음이 드리웠다.

뒤에서 아줌마가 다가오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아가씨, 디저트를 새로 만들었는데 드셔보실래요?”

“좋죠.”

강서희는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 집에서 가장 까탈스러운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강서희였다. 고용인들이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버럭 화를 내던 그녀였다.

하지만 왕숙은 달랐다. 진영숙이 가장 신임하는 고용인이었기에 강서희는 왕숙에게만큼은 예의를 갖춰서 대했다.

“맛있네요.”

“맛있으면 많이 드세요. 여기 코코넛 밀크도 있어요. 피부에도 좋다잖아요.”

“고마워요, 아줌마.”

“어서 들어요.”

왕숙은 인자한 얼굴로 강서희를 바라보았다.

한편, 유영은 씩씩거리며 스튜디오로 돌아왔다.

조민정이 다가오며 물었다.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괜찮다고는 했지만 사실 속은 이미 뒤집어진 상태였다. 남자의 냉철함을 이미 경험해서 아는 그녀였지만 망막 기증 얘기를 다시 꺼냈을 때 저도 모르게 긴장되고 온몸이 떨려왔다.

그 한마디로 인해 그에게 남았던 마지막 미련마저 사라지게 만들어 버렸다.

지난 생에서 그랬듯이 결국 똑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민정 씨.”

“네, 듣고 있어요.”

“강서희 사생활 좀 조사해 줘요.”

만약 강이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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