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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가고 싶으면 며칠 후 내가 데려다줄게.”

전연우는 비밀번호를 누른 뒤 손잡이를 아래로 당겼다. 문을 열자 익숙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장소월이 예전에 쓰던 향수였는데 냄새가 청아하고 달콤했다. 당시 그녀는 조수석에도 이 향수를 놓아두었지만 그 후 전연우가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새로 산 가구들도 모두 놓여있었다. 핑크색 소파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집안일은 모두 도우미가 시간 맞춰 와서 할 거야. 넌... 매일 밥 해놓고 내가 오길 기다리면 돼.”

방안 인테리어는 그녀의 취향대로 전체적으로 단란하고 따뜻했다.

반면 장소월은 조금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림 그리고 싶으면 그려. 내가 널 위해 작업실을 하나 만들어 두었으니까.”

그 작업실은 전연우의 서재 옆방이었는데 큰 창문이 들어서 있어 찬란한 햇볕이 따뜻하게 쏟아지고 있었다.

그 외에도 방이 3개 더 있었는데 그들의 안방, 장소월 전용 옷방, 그리고 전연우의 운동방이었다.

침실엔 자신도 모르는 상황에서 찍힌 많은 장소월의 사진들이 걸려있었다. 그중 한 장은 검은색 셔츠를 입고 두 손을 모은 채 침대에서 잠든 모습이었다. 검은색 셔츠는 허벅지까지 드리워져 있었는데 그 아래로 길고 매끈한 다리가 곧게 뻗어있었다. 이 중 임의로 사진 한 장을 골라도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 될 것이다.

그녀는 도원촌에 있을 때 전연우에 의해 강제로 찍힌 사진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한 장 한 장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니, 장소월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 사진들... 다 네가 사람을 보내 몰래 찍은 거야?”

전연우의 뜨거운 숨결이 장소월의 목덜미에 뿌려졌다. 그가 등 뒤로 그녀를 끌어안았다. 어느덧 단단한 물건이 그녀의 엉덩이를 찌르고 있었는데 당장이라도 욕망을 분출할 듯한 기세였다.

“별로야? 다음엔 사람을 바꿔 다시 찍으라고 해야겠어.”

“이 침대에 누워봐. 내가 널 위해 선택한 거야.”

3일 동안 그녀와 하지 않았으니 체취를 맡은 순간부터 전연우는 자신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 곧바로 손을 뻗어 그녀의 가디건을 벗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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