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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남자의 눈동자는 뚜렷하지도 않은 영상 속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전연우는 십여 초 뒤에야 시선을 거두고 아이패드를 넘겨주며 말했다.

“블레어 씨한테 얘기해. 파리 파티에 제시간에 도착할 거라고.”

기성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대표님.”

기성은이 나가자 전연우는 송시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왜? 장소월을 데려오는 게 싫어?”

“대표님은 아직도 장소월을 놓지 못하네요!”

송시아가 씩씩거리며 두 손을 가슴에 교차했다.

“제가 했던 말 잊었어요? 저번생에서 장소월은 우리 두 사람을 갈라놓았어요. 당시 우리 사이엔 아이도 있었다고요! 장소월만 없었다면 우린 절대 헤어지지 않았을 거예요.”

전연우가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눈동자를 보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다만 송시아가 전생을 언급할 때마다 항상 반신반의하곤 했다.

한 사람이 다시 태어나고, 심지어 전생의 기억까지 갖고 있다는 걸 어떻게 쉽게 믿을 수 있겠는가. 그녀가 미치광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클 것이다.

하지만 송시아가 해온 모든 일들은 전연우를 믿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녀가 했던 모든 말들은 틀림없는 진실이었다.

전연우가 잠시 무언가 생각하고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네가 다시 태어난 게 사실이라면 말해봐. 나 전생에서 어떻게 죽었어?”

그 질문에 송시아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어 슬픔이 담긴 눈으로 그를 쳐다보더니 천천히 몸을 돌려 창가로 걸어갔다.

“독 때문이에요. 대표님은 55세까지 살았어요. 우리가 결혼한 뒤, 장소월은 대표님에게 독을 먹였고, 몇 년 후 당신은 떠났어요. 그 후 저 혼자 아이를 키웠죠.”

“아마 하느님께서 어린 나이에 남편을 잃은 절 가엾이 여겨 다시 대표님 곁으로 돌려 보내준 걸 거예요.”

“우리가 만난 건 운명이에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죽을 위기에서 눈을 떴을 때, 처음 본 사람이 바로 대표님이었잖아요.”

“연우 씨, 아직 전생의 기억이 없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괜찮아요. 제가 옆에서 천천히 기억을 찾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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